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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정화식물이 공기를 오염시킨다.

음이온을 방출한다는 식물들은 몸에 좋을까? 이 글은 이 한 질문에 포함된 여러 형태의 의문에 대해서 적은 글이다.

한동안 선인장을 애지중지하다가 포기한 흔적이 이 블로그에 남아있다. 그 중 하나를 오늘 꺼내본다. 아마도 옛날에 찍었던 선인장 사진은 공개할 기회가 없겠지만, 이렇게 소재/주제를 갖추고 작성한 글은 이렇게 공개할 기회가 있는듯….


음이온 방출에 산세베리아, 전자파 방지에 선인장!?

은행이나 관공서 같은 사람이 많이 이용하는 장소에 가면 책상마다 식물 화분이 한두 개씩 올려진 것을 볼 수 있다. 가정집에도 식물을 실내에 많이 키운다. 이 모두는 미관을 돋보이게 하기 위해서일 뿐만 아니라 건강을 위해서 식물을 이용하려는 행동이다.

건강을 위해 이용하는 대표적인 식물은 산세베리아가 있다. 산세베리아는 다육식물의 일종으로 흙 속에 뻗는 줄기를 갖고, 잎만 지상부로 올리는 식물이다. 잎에는 노란 줄 비슷한 무늬가 있는데, 잎꽂이로 번식시키면 이 무늬가 없어진다. 꽃은 아주 옅은 연두색인데, 꽃봉오리가 꺾인 부분에 맑은 액체가 매달린다. 이 액체는 단물인데 아마도 개미 같은 곤충을 부르려고 만드는 것 같다. 사람 손으로 찍어먹어도 맛있다.

산세베리아는 음이온을 방출해서 사람들의 건강에 좋다는 미국 나사(Nasa)의 발표가 있은 후에 웰빙의 붐을 타고 급격히 보급되었다. 나사의 발표가 있은 뒤로 산세베리아의 산지 가격은 1000 원에서 1만 원까지 10 배 가까이 뛴 상태이며, 우리나라의 생산량이 부족해서 중국과 인도네시아에서 대부분을 수입하고 있다. 그런데 식물은 흙에 심어진 상태로는 수입이 원천적으로 금지되어 있기 때문에 뽑아서 수입된다. 따라서 수입되는 한 달여 기간동안 상품이 안 상하게 하려고 농약을 듬뿍 치며, 이 농약은 (농장을 운영하시는 분들 말씀에 따르면) 적어도 6 개월은 남는다. 산세베리아가 통관을 끝낸 뒤에 농장으로 공급되고, 화분에 심어져서 우리 가정에 배달될 때까지 3~4 개월이 소요되므로 구매한 뒤 몇 달은 농약을 내뿜고 있다고 보는 것이 정확하다.

(사실 음이온이 어쩌구 하는 나사의 발표는 많이 무책임한 활동이라고 할 수 있다. 그나마 위안이 되는 것은 나사같이 대단한 사람들이 모인 집단도 가끔은 이런 쓸데없는 짓을 한다는 것이다.)

토즈(Toz)에서 발견한 산세베리아 – 빛이 너무 약하다.
빛이 부족해 웃자라는 황금사

한때 전자파를 차단하는 효능이 있다는 소문이 돌아서 온 사회에 급격히 판매됐던 선인장은 아직도 전자파 차단을 위해서 선물로 많이 판매되고 있으며, 심지어 어린 선인장이 열쇠고리나 핸드폰줄 고리 등에 산채로 매달려 판매되고 있다.

하지만 선인장이 전자파를 차단하는 효능은 미미하고, 단지 장식용으로서의 기능을 할 뿐이다.

전자파를 차단하는 기능은 선인장의 몸속에 들어있는 물에 의해서 일어나는 현상이다. 물을 포함했다면 선인장 이외의 (사람을 포함한) 다른 생물도 모두 똑같이 전자파를 차단한다. 그러나 전자파는 빛과 같이 직진하므로, 만약 우리가 모니터로부터 전자파를 막고자 한다면 모든 방향의 전자파를 선인장과 같은 생물이나 물, 혹은 도체로 감싸야 한다. (그럼 모니터 화면은 어떻게 본담?)

선인장은 매우 강건한 능력을 지녔기 때문에 적절한 환경에서는 물, 양분, 햇볕이 없이도 2 년정도를 버틸 수 있다. 일반적으로 선인장을 실내에 들여놓는 이유는 이렇게 오랫동안 그 모습을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인데, 우리에게나 선인장에게나 결코 좋은 것은 아니다.

실내에 있는 식물은 건강에 안 좋다.

다육식물이나 선인장으로 대표되는 건조에 강한 캠CAM식물을 실내에 놓는 이유는 밤에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기 때문이다. 일반적인 식물은 낮에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광합성 명반응을 하면서 산소를 방출하고 밤에는 호흡을 하면서 이산화탄소를 방출한다. 그러나 캠식물은 건조한 환경에 적응하면서 수분을 지키기 위해서 온도가 높은 낮에는 이산화탄소를 흡수하지 않고 산소를 방출하지 않으며, 낮에 있었던 명반응에 필요한 이산화탄소와 반응 후에 남는 부산물인 산소는 밤에 방출한다. 따라서 실내, 특히 침실의 경우에는 선인장을 놓는 것이 건강에 좋다는 걸 쉽게 알 수 있다.

부평 경남상가의 한 코너에서 키우는 원예식물

하지만 이러한 생각들은 모두 식물이 햇볕을 받아서 스스로 살아갈 때만 성립하는 이야기다. 일반적으로 광합성을 하지 못하는 환경 속에서는 그 어떠한 식물도 호흡의 부산물인 이산화탄소를 방출할 수밖에 없다. 거기다가 흙 속의 유기물이 분해되면서 나오는 이산화탄소의 양 또한 상당히 많다. 그래서 다육식물이나 선인장을 침실에 놓은 것이 건강에 좋을 것이라는 기대는 충족되지 못한다. 아니 오히려 건강에 안 좋다. 더군다나 캠식물은 수분이 넉넉해지면 일반 식물처럼 밤에는 이산화탄소를 방출하고, 낮에 물과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므로 우리가 기대하는 것과는 전혀 다르게 성장한다.

실내에 놓은 식물이 건강에 안 좋은 것은 선인장뿐만이 아니라 다른 식물에게도 똑같이 적용된다. 식물은 광합성을 하지 못하면 호흡에 의해서 이산화탄소를 방출할 수밖에 없으므로 우리가 기대했던 것과는 동떨어진 결과를 얻는다. 그리고 식물이 방출하고 흡수하는 산소와 이산화탄소는 사람의 호흡과 비교하면 너무나 미미한 양이다. 이정도로 우리의 건강을 지킨다고 생각하는 것은 지나친 기대다.

또 식물이 음이온을 방출한다는 생각도 마찬가지다. 예를 들어 진짜  음이온을 방출한다면 식물 속에는 양이온으로 가득하겠는가? 또 음이온이 “몇 개” 방출된다는 식으로 설명하는데, 이온의 단위는 1 전자전하(1.6X10-19C)이므로 몇 천 개 정도의 음이온은 없는 것이나 다름없다. 숲속에서의 느낌이 음이온 때문이라고 하는데, 그 느낌이 단순히 한 가지 원인 때문에 생기는 것은 아닐 것이다.

식물을 들이고 싶을 땐 환경을 생각하자.

식물을 실내로 들일 때는 실내 환경을 생각하자.
너무 어두운 실내라면 키울 수 있는 식물이 없다. 식물은 기본적으로 어느 정도의 빛이 있는 환경에서 자라는 것이다. 부분적으로 햇볕이 들어오거나 반사된 빛이 많이 들어오는 실내에서는 행운목같은 식물이 적당하다. 그보다 좀 더 어둡다면 허브나 아이비(IVY)같은 그늘에서 자라는 식물이 적당하다. 그러나 선인장, 다육식물, 석화같이 일반적으로 키워지는 식물은 매우 많은 햇볕을 필요로 한다. 이런 식물은 햇볕이 많이 들 수 있는 남측 창가에 놓아야 기를 수 있다.

식물 성질은 매우 까다로우므로 식물을 키울 때는 잘 아는 전문가에게 상담하는 것이 좋다. 어울리지 않는 환경에 식물을 놓고 관상하는 것은 식물을 고문하는 것일 뿐만 아니라 사람에게도 결코 좋은 영향이 가지는 않는다. 환경이 나쁜 곳에는 인조 식물을 놓아두는 것이 더 낫다.

Tip: 잘 알려지지 않은 식물의 효능 – 냄새 제거

햇볕이 잘 드는 곳에 선인장을 많이 놔두면 담배 등의 냄새가 빨리 사라진다. (나는 담배를 피우지 않아서 실험해보지 못했다.) 선인장이 양분으로 사용하려고 냄새입자를 흡수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촛불을 하나 켜두면 냄새 입자가 타서 빨리 사라지는 것과 비슷한 원리다.

그러니 주방에 햇볕이 잘 들어오면 그 자리에 선인장을 놓아보면 어떨까? 특히 고기요리를 주로 하는 음식점에서는 커다란 남측 창문 문가에 거대한 선인장 인테리어를 해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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