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랭클린의 피뢰침

프랭클린은 미국의 독립을 이끈 독립투사이자 정치가, 과학자이기도 했다.

그가 전기에 대해서 공부한 뒤에 유럽과는 독자적으로 번개를 활용할 방법을 찾게 되었다. 그는 높은 건물의 꼭대기에 전선을 연결해 번개에서 내려오는 전하를 모음으로서 번개가 전기라는 것을 증명하고자 했다. 그러나 건물을 새로 세우거나 기존 건물의 꼭대기와 땅을 도선으로 연결하는데 시간이 오래 걸리기 때문에 그 대신 연을 띄워 연줄을 통하여 전기를 끌어들일 생각을 하게 된다. 이 연 실험은 역사상 가장 유명한 과학실험중 한 가지이다.

프랭클린은 연줄이 소나기에 의해 젖어 도선 역할을 할 때 전기가 자신에게도 흘러올 수 있음을 염려하여 만반의 태세를 갖췄고, 실험은 성공했다.

시간이 흘러 프랭클린의 연 실험을 재연하기 위해서 많은 과학자들이 도전했는데, 그중 어떤 과학자는 번개를 맞아 사망했다. (위인이 되려면 운이 좋아야 한다. ㅋ)

훗날 사람들은 프랭클린의 실험을 바탕으로 큰 나무나 높은 건물에 피뢰침을 설치한다. 당시인 1753년에는 피뢰침을 프랭클린 막대기로 불렀다. 프랭클린은 피뢰침을 세우는 일에 대한 조언을 하러 전 세계를 돌아다니기 바빴다. 이때는 프랭클린이 독립운동에 관여하기 전의 일이었고, 유명한 『프랭클린 자서전』 뒷부분을 쓰던 때다.

일반적인 피뢰침
약간 특이한 피뢰침 : 끝이 둥근 피뢰침의 대용으로 만든 듯하다.

국기봉이 피뢰침으로서 더 적합!

여기서 재미있는 사실 한 가지는….

프랭클린은 피뢰침 끝을 뾰족하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고 한다. 끝을 둥글게 해야 한다는 주장을 한 학자들도 있었지만, 프랭클린의 명성에 의해서 끝을 뾰족하게 만든 피뢰침이 관습적으로(?) 쓰이게 되었다.

최근 한 실험에 의하면 끝을 둥글게 만든 피뢰침이 낙뢰현상에 더 적절하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피뢰침은 전기장을 모으는 원리를 사용하는데, 전기장은 전하가 많을수록 강해진다. 그러나 같은 종류의 전하는 서로 반발하므로 끝이 뾰족하면 전하를 모으는데 불리하다. 그래서 둥근 것이 더 유리하다.

위대한 프랭클린도 고집때문에 착오를 범해버린 것이다.

오늘날은 피뢰침의 끝이 둥글어야 하는가 뾰족해야 하는가에 대한 문제는 물리학과 대학교 1~3학년 학생이라면 한 번씩 생각해보는 문제다. 대학교 교수님들도 “원리상으로는 끝이 둥글어야 한다”는 취지의 말씀을 하시기 때문에 사실상 피뢰침 끝이 둥글어야 한다는 것은 꼭 실험을 할 필요는 없었다. 다만 프랭클린이란 위인의 명성 때문에 수정되는데 실험과 시간이 무척 오랫동안 필요했던 경우라는 생각이 든다.

ps. 사실 우리 조상들도 피뢰침에 대한 개념까지는 없었지만, 번개를 피하기 위해서는 무언가 조심해야 한다는 개념은 갖고 있었던 것 같다. 집에 큰 나무를 심지 않는다거나, 풍수지리설에 입각한 집자리를 선호한다거나…..

ps. 전자기학에 모서리 효과(edge effect)라는 것이 나온다. 뾰족한 부분에 전하가 더 모이고, 전하가 더 모이기 때문에 전기장이 강하게 생성된다는 내용이다. 그런데 모서리 효과는 그 모서리에서 가까운 곳에만 국지적으로 영향을 미친다. 번개처럼 수십, 수백 미터 밖에서 볼 때는 모서리효과 같은 건 전부 무시되고, 모여있는 전하의 총량에 의해서 전기장의 세기가 결정된다. 따라서 전하가 얼마나 모일 수 있느냐만 따져야 한다. 전하는 당연히 둥근 끝에 더 많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