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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 IE6 업그레이드 캠페인?

섹시고니닷컴에서 ie6를 사용하는 사용자들이 많아서 웹개발자들이 고생한다며 이를 구글 크롬, 모질라 불여우, MS ie7, 오페라, 사파리 등의 최신 브라우저로 업그레이드하자는 캠페인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웹브라우저의 최강자 ie6

ie6가 표준도 안 따르고, 보안에 취약하기도 하고 버그도 산재하는 등 사용자와 개발자에게 안 좋은 것은 분명합니다. 그러나….

사람들이 ie6을 많이 사용하는 것은 그동안 개발자들의 편의주의 등이 누적되어온 결과입니다. 개발자들을 위해서 소비자들이 업그레이드를 해야 하는지는 솔직히 맘에 안 드는 구석이 많습니다.

우리나라는 아직도 ActiveX를 너무 많이 사용하여 웹을 개발하고, 이를 이용해서 보안까지 다루고 있습니다. 웹표준이요? 이거 지키는 개발자들이 솔직히 얼마나 있는지 살펴보세요. MS는 불여우에 밀려 ie7을 개발했지만, 결국은 정품 Windows 사용자들만 업그레이드할 수 있도록 철저히 막아오고 있습니다. 이 정책은 앞으로도 한동안 안 바뀔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 정부에서는 새로 개발되는 MS 운영체제가 있을때마다 MS에 ActiveX를 돌아가게 해달라고 구걸하고 있습니다. 구걸하는 이유는 ActiveX가 없으면 우리나라 웹이 마비되는데, ActiveX를 사용하지 않는 웹환경으로 체질개선을 하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지난 여름에 두 번째 ActiveX 파동(?)이 발생했을 때 우리나라 중소기업에서는 ActiveX를 사용하지 않으면 개발비용이 너무 많이 든다고 정부에서 주장하더군요. 그러나 MS가 ActiveX를 사용하지 않기로 결정한 뒤에 처음 우리 정부가 구걸한 다음에 과연 얼마나 ActiveX를 사용하지 않도록 체질개선을 위해서 노력했는지 의아합니다. 만약 체질개선을 하고자 노력했다면 가장 먼저 ActiveX를 사용해야만 하는 인터넷 사용자인증 체계 관련 법률을 바꾸려고 했어야 하는데, 2007년 1월 첫 번째 파동 이후 전혀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지금도 인터넷뱅킹을 하기 위해서는 ActiveX를 대여섯 개씩 깔아야 하는 이유가 바로 이것 때문입니다.

FireFox 로고 : 배경인 지구(?)가 사실은 ie6의 로고를 상징하는 것이 아닐까? ^^

ie6 하나로 브라우저가 통일되는 것이 개발환경에 더 편하다고 생각한 웹개발자들때문에 사실상 웹브라우저가 하나로 통일됐다고 볼 수 있습니다. 2000년쯤에 웹개발자들 중에 MS예찬론자들이 많았는데 (그 중 한 명은 우리 과 선배였음 -_-) 그들이 ie에만 맞는 웹페이지를 많이 만들었기 때문입니다. ie 이외의 사용자들은 눈물을 흘리며(?) ie로 갈아타야 했습니다. 그런데 과연 그들이 조금 힘들어졌다고 사용자들이 움직여줘야 할까요?[footnote]물론 “그 때의 개발자와 지금의 개발자는 다른 사람들이잖아요.” 라고 주장할 수도 있을듯 합니다. 그러나 이런 걸 원죄라고 하는 것이겠죠. 분명 개발자들이 그동안 체질개선을 못 한 것이 사실이고, 그래서 스스로 우선 해결해야 합니다. [/footnote]

정말 맘에 들지 않는 이벤트입니다. 이런 이벤트를 하기보다는 꼭 바꿔야 하게끔 웹체질개선을 우선 해주길 바랍니다.

우선 ActiveX를 사용하지 않는 웹페이지를 제작하고, 웹표준에 맞는 웹페이지를 제작한 뒤에 이런 캠페인을 해 주십시오.

사용자들이 움직이면 개발자들도 그에 맞는 웹페이지를 만들겠다는 건 너무 개발자 편의주의 아닙니까?

[추가]

댓글에 daybreaker 님과 주성치 님께서 제 의견에 이견을 말씀해 주셨습니다. ie로 편중시킨 원죄가 있는 옛 개발자들과 캠페인을 펄치는 지금의 개발자들은 다르다는 말씀이십니다. 이에 대해서 생각해보면 같을수도, 다를수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최근 FireFox(불여우) 최신버전을 사용하고 있는 제 상황을 살펴볼까요?

다른 대부분의 사용처는 불여우로 잘 사용하고 있지만, 절대로 불여우로 사용할 수 없는 곳이 있습니다. 제가 경험한 곳은 다음과 같습니다.

이렇게 중요한 사이트들이 불여우를 사용할 수 없고 오직 IE만 사용할 수 있습니다. 왜 그런지는 대부분 ActiveX 때문입니다. 이유를 알 수 없는 상황에서 IE만을 지원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포털의 일부 사이트나 온라인게임 홈페이지의 대부분)

결국 캠페인에서 업그레이드 하라고 나열한 IE7, 불여우, 크롬, 오페라, 사파리 등에서 IE7을 제외한 하나로 업그레이드 하고자 맘먹었다고 한다면 더불어 IE7도 업그레이드해야 합니다. 결국 이 캠페인에 참여한다면 MS만 이득을 보게 되는 셈이겠죠.

제가 이 글에서 왜 개발자가 우선 ActiveX를 사용하지 않고, 웹표준을 잘 지키면서 웹사이트를 구현한 뒤에 이런 캠페인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는지 그 이유를 좀 더 확실히 아셨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오늘날의 개발자들도 과거 8년전의 개발자들이 ie만 사용할 수 있도록 웹페이지를 제작하여 ie만 살아남을 수 있도록 만들었던 선배 개발자들과 전혀 바뀌지 않은 환경을 만들어왔기 때문에 다르다고 주장할 자격이 없음은 당연한 것입니다.

물론 그 당시나 오늘날의 개발자들중에 일부는 웹표준과 다양성을 위해 노력해왔다는 것을 알고, 인정하고 싶습니다. 하지만 ‘개발자’란 직업군 전체를 따졌을 때는 그들은 극히 일부일 뿐이고, 이런 캠페인에 당위성이나 공감을 얻기에는 너무 미진하다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결국 IE를 완전히 사용하지 않아도 될 환경이 된 뒤에야 이런 캠페인이 취지에 맞는 활동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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