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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SA, 금성탐사선을 위한 반도체 개발

지금까지 화성에 보낸 탐사선은 몇 년 동안 작동할 수 있었습니다. 대부분 기동부위가 고장나거나, 바퀴가 모래 등에 빠져서 기동력을 상실하여 탐사를 종료했습니다. 탐사는 성공적이었습니다.
그러나 금성 탐사는 성공적이지 못했습니다. 무엇보다 큰 문제는 금성 표면이 뜨겁다는 데 있습니다. 평균온도가 400~500 도에 달하기 때문에 어떤 컴퓨터도 버티지 못하고 망가졌던 것입니다. 지금까지 가장 오래 버텼던 탐사선이 러시아에서 액체질소를 이용한 냉각장치를 붙여 만들었던 Venera-13인데, 2 시간 조금 넘게 탐사했을 뿐입니다.

NASA는 최근 전투기 제트엔진에 사용하기 위해 450 도에서도 작동하는 반도체를 개발했다고 합니다. 이걸 금성 탐사선을 위해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합니다. 문제는 기판, 회로, 납땜, 저항, 축전기 등의 다른 부품도 고온에서 작동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아마 머잖아서 이런 부품소자가 개발되어 금성탐사를 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사실 고온반도체의 원리는 생각보다 간단합니다. 반도체를 구성하는 원자격자는 높은 에너지벽으로 서로 분리되어 있습니다. 각 원자가 갖는 전자 중에 최외각전자(또는 에너지가 가장 높은 전자궤도에 있는 전자)는 에너지를 충분히 갖고 있지 않아서 다른 원자로 옮겨갈 수 없습니다. 이런 격자에 열이 가해지면 최외각전자가 열을 받아 에너지가 높아집니다. 전자의 에너지는 점점 늘어나며, 특별히 큰 에너지를 갖게 되는 전자는 에너지벽을 넘어서 다른 원자로 갈 수 있습니다. 이런 전자를 자유전자라고 하죠.
양자컴퓨터가 아닌 이상, 반도체가 작동하기 위해서는 자유전자의 양이 특정한 양보다 많아야 합니다. 따라서 에너지벽을 넘어설 수 있는 에너지를 갖고 있는 전자가 최소한의 양보다 많아야 합니다. 그래서 반도체는 특정 온도보다 낮은 온도에서는 작동하지 않게 됩니다. 반면, 자유전자가 많아지면 전류가 더 쉽게 흐르고, 전류가 쉽게 흐르면 과부하로 열이 너무 많이 나서 반도체가 파손됩니다. 따라서 특정 온도보다 높은 온도에서는 회로가 망가지게 됩니다. 같은 이유로 방사선이 많은 환경에서는 반도체가 쉽게 파손됩니다. 체르노빌이나 후쿠시마에 있는 사고가 난 원자력발전소에서 로봇을 쓰지 못하는 이유가 이 때문입니다. 강한 태양풍이 발생하거나, 고에너지 우주선(cosmic ray) 폭격이 일어날 때 인공위성이 쉽게 망가지는 것도 같은 이유 때문입니다.

따라서 고온반도체가 개발이 완료되면, 앞서 개발목적이었던 제트엔진 같은 고온 환경, 방사능이 많은 환경, 우주환경 같은 극악의 환경에서 안정적으로 작동하는 회로를 만들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이런 부품이 꼭 특별한 경우에만 사용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고온에 대비한 각종 안전장치, 산업기기, 발열이 큰 문제로 대두되는 컴퓨터 등에도 적절히 사용할 수 있을 것입니다. 펜티엄 이전의 cpu처럼 쿨링팬이 없는 컴퓨터가 나오길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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