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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워》에 대한 모든 평가는 옳다. (주석추가)

80년대에 학창생활을 했던 우리들의 큰 형이었던 심형래 씨가 만든 영화….
오늘 아침 드디어 그《디워》를 보고 왔습니다. 상영관은 메가박스 코엑스점 M관[footnote]메가박스 코엑스점 M관은 디지털 상영관입니다.[/footnote]이었습니다. 이 상영관에서 얼마 전 《화려한 휴가》를 보고 왔습니다만 영화보기가 상당히 편한 것 같습니다. 일반적인 상영관은 의자 등받이가 뒤로 약간 젖혀지는 반면 의자 바닥은 평평해서 영화가 끝날 때쯤 되면 엉덩이가 아파오는데, 이 상영관은 물론 의자가 많이 푹신한 것도 좋지만 의자 바닥의 끝이 약간 들려있어서 엉덩이가 아프지 않아 좋습니다.
의자 양 옆의 손잡이(손걸이?)도 따로따로 존재해서 좋고, 비교적 다른 상영관과 비교해서 여유공간이 많아서 좋습니다.

오늘 조조 타임에 영화관에 가기 위해서 아침 6시에 집에서 나서야 했습니다. (어찌보면 제가 미친 건지… -_-) 너무 이른 시간이라서 사람들이 그리 많지 않더군요. *^^*
조금 일찍 들어가려고 더운 날씨에 뻘뻘거리면서 걸어갔더니 상영관에 들어갔더니 온 몸에 땀이 흘러내렸습니다. 그래서 신문을 들고 <더워><더워><더워><더워><더워> 하면서 부채질하고 있었습니다. ^^;

영화관에서도 사람이 그리 많지 않아서 좋았습니다. 오늘도 제 옆의 한 팀(?)은 오지 않았더군요. 조조타임이라서 못 오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잡담은 이정도에서 끝내기로 하고….

※ 이 영화는 스포일러 신경 쓸 필요가 별로 없어 보입니다.


《디워》의 관객층은 정말 다양했습니다.
혼자 보러 가는 것이 낯선 나로서는 항상 영화보러 갔을 때 커플들에 둘러싸여서 영화를 봐야 하는 것도 일종의 부담이었습니다만, 《디워》를 보러 온 주변 사람들은 머리가 하얀 할아버지 할머니들로부터 (방학이라서인지) 꼬마의 손을 잡고 온 학부모들, 친구들끼리 온 사람들 등등…. 정말 세대가 다양했습니다.
정석대로라면 《디워》는 100% 성공할 수밖에 없는 관객층을 갖고 있는 거죠. ^^

8년간의 준비기간에 어울리지 않는 시나리오


심형래가 8년간 야심차게 준비했다는 이 영화는 사실 8년이라는 기간이 무색하게 많은 문제점들을 드러냈습니다.

우선 85분밖에 되지 않는 런닝타임은 그 자체로 큰 문제를 노출하고 있습니다. 분명히 이 영화의 내용을 살펴볼 때 120분 이상, 제 예상대로라면 145분 정도의 런닝타임을 갖고 있었을 것입니다. 그것이 85분으로 짧아지면서 나타나는 이야기의 허술함 등등이 이 영화가 받는 가장 큰 약점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이 영화의 가장 큰 약점으로 시나리오가 지적받는 것을 고려할 때 너무 흥행을 위해 지나치게 가위질했다고 봐야 옳겠죠.[footnote]추가 : 2007.08.04
조금전 어떤 분의 블로그에서 미국 개봉시에는 런닝타임이 120분이란 이야기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뭐하자는 건지 잘 이해가 되질 않아요. 유출본이 생겨서 그것때문에 흥행에 차질이라도 생길까봐 국내판은 몽땅 잘라낸 것인지…. 어느정도 국내판이 미국판보다 짧겠다란 생각을 하긴 했습니다만(위에서도 런닝타임의 제가 추측한 예상시간에 대해 언급해 놓은 부분이 있죠.) 35분 가위질이라니… 너무 심한 편집이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솔직히 이런 이야기를 하고 싶어요.
“심형래 씨 한국 팬들을 그렇게 못 믿었나보죠?“
봤던 사람들에게 재상영을 해서라도 이해시켜 줘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footnote]

가장 기초적인 부분인 이름에서도 문제가 있는 것이 ….. 나쁜 이무기(Dark Imoogi)의 이름인 ‘브라퀴’라는 명칭이 우리나라 전설에 등장한다는 것입니다. 하늘에서 떨궈준 이름이 아닐바에야 아라비아 전설에서나 나올듯한 이러한 명칭은 이무기의 전설에서는 사용하지 말았어야 하는 부분이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남자 주인공 이든(하람/아무르)에게 보천/우라흐가 사라(Sarah/나린)의 존재를 알려줄 때 우라흐는 어떻게 사라의 존재를 알아채고, 계속해서 사라를 알게모르게 도와주는지 등에 대한 이야기를 명석하게 설명하지도 못하고 있습니다.[footnote]지금 스테판님의 글을 보니 브라퀴와 이튼이 순 우리나라말이라는군요. 역시 제가 무식해서… ^^;)[/footnote]

또 다른 부분을 살펴보면…..
여의주의 존재 자체가 여자(사라)의 몸을 빌어 숨겨지고 보관되며, 여의주를 갖고 태어나는 여자 아기는 결국 20살에 죽을 운명을 타고난다는 것입니다. 여기서 여의주와 여자(사라)를 동일시하게 되면서 《제5원소》와 완전히 동일한 문제점을 노출하게 됩니다. 신성한 대상이 약하고, 보호하기도 매우 어려운 존재이며, 결국 사랑을 느끼며 안타까워해야 할 대상으로 인식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보다 앞서서 생각해보면…. 이무기들은 인간이 존재하기 훨씬 이전인 수백만 년, 수천만 년보다도 훨씬 이전부터 용으로 승천하기 위해서 여의주를 필요로 했었는데, 최근 진화한 인간들이 여의주를 다루게 된다면 하늘이 큰 실수를 한 꼴이 된다는 것입니다. 결국 이야기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용의 승천이 인간이 없더라도 별로 문제가 없었겠금 전설을 구성했어야 한다고 봅니다.

그리고 전반적으로 사건이나 장소에 대한 복선이 전혀(?) 존재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새로운 사건이나 장소가 화면에 나올 때마다 어리둥절해 할 수밖에 없었고, 시간이 지난 다음에야 어느정도 이해할 수 있게 됐습니다.

브라퀴는 IQ가 지나치게 낮다?!


영화 내내 답답했던 것이…
브라퀴는 왜 주인공들을 쫒기만 하고, 막상 잡은 뒤에는 소리만 질러댈까 하는 부분입니다. 애초에 브라퀴가 쫒는 것은 본능에 의한 것일 뿐이고 어떤 목적이 있어 보이지 않기에 나는 ‘브라퀴는 IQ가 지나치게 낮다’고 결론을 내릴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전설의 ending에서도 뭔가 허전한 결말이라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브라퀴가 주인공들을 쫒을 때도 하찮은 무기인 소총을 쏘는 시민 또는 경찰들에게 너무나 오랜 시간을 소모해서 주인공들을 놓치는 장면이 여러 번 반복됐습니다. 어쩌면 브라퀴의 피부가 생각보다 민감해서였을 수도 있긴 하겠지만, 시나리오 작업시에 뭔가 문제가 있었던 것이 아닌가 생각하게 됩니다.

특수효과들에 대한 단상


영화를 보러 가기 훨씬 이전부터 이 영화에 대한 특수효과가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습니다. 우선 샘플로 공개된 동영상을 볼 수 있었고, 영화관에서 본 예고편도 있었습니다.
컴퓨터용 30f 동영상을 보면서 이무기가 시내를 헤집고 돌진하는 장면에서 동영상이 뭉개진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일반적으로 영화화면을 동영상으로 변환하면 선명도가 더 증가하기 때문에 약간 의아해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만, 이 의문은 극장의 예고편을 보면서 비로소 해소됐습니다. 원본 자체가 선명도가 많이 떨어졌던 것이죠.

빠르게 움직이는 뱀의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서 속도감에 관계되는 화소를 뭉갰는데, 사실 뭉개기는 다른 영화에서도 모두 사용되는 기법입니다. 하지만 이 영화에서는 너무 지나쳤다는 생각을 갖게 됐습니다. 그러다가 《화려한 휴가》를 보면서 더 정확한 이유를 알게 됐는데, 안경을 쓰지 않고 이 영화를 보면 더 자연스럽고 재미있게 영화를 볼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그 이후로 나는 심형래 씨의 시력을 의심하고 있습니다.)

영화 전체적으로 브라퀴를 돕는 괴수군대들의 모습을 《반지의 제왕》 전투장면과 비교하면서 비난하는데, 내가 보기에는 《반지의 제왕》 전투장면과는 전혀 비슷하지 않고, 오락 Final Fantasy X의 공개된 오픈 동영상 전투장면과 너무나 비슷했습니다. 몹들도 그렇고, 괴수들도 그렇고…. 하지만 이러한 부분이 비난받아야 할 부분이라고는 생각지 않습니다.

용의 모습은 과거 용가리의 모습과 흡사했습니다. 단지 몸통이 뱀으로 변한 것 뿐으로 보이더군요. 이 모습을 보면서 ‘심형래 씨는 용가리에 상당한 애착을 갖고 있구나!’라고 생각하면서 영화를 봤습니다. 사실 《용가리》의 참담한 실패는 많은 사람들에게 충격으로 다가왔을 것이고, 더군다나 모든 것을 걸었던 심형래 씨에게는 더 큰 충격으로 다가갔을 것이므로 연민을 갖고 지켜볼 수 있었습니다.

전체적으로 특수효과들은 (안경을 안 쓰고 봐야 했다는 단점은 존재하지만) 좋은 점수를 줄 수 있겠습니다. 특히 마지막 용의 모습은 옛날 만원권 지폐 속의 용이 살아온 듯한 모습을 보여줘서 정말 웃기면서도 재미있었습니다. 그리고 승천하는 마지막 장면에 삽입된 아리랑의 변형 음악도 분위기를 잘 맞추고 있습니다. 물론 다른 민족이 어떻게 받아들이느냐는 또 다른 이야기이겠지만…

심형래식 웃음과 시나리오의 한계


영화 곳곳에 심형래식 개그를 볼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곳곳에 미국식(?) 개그도 숨어 있는 것을 볼 수 있었구요. 물론 나와 같이 본 관객들은 심형래식 개그에서는 많이 웃어줬지만 미국식 개그에는 전~~혀 반응하지 않았습니다. ^^;
특히…. 동물원과 관련된 개그는 너무 웃겼어요. (이 부분은 이 글을 읽고 보시는 분들을 위해서 언급을 생략합니다.) 아무튼 심형래식 웃음은 영화의 양념으로는 최고였다는 생각이 듭니다.

반면 시나리오의 한계는 정말 뼈아픈 부분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위에서 말했듯이 편집에 의해서 많은 내용이 잘려서 시나리오가 어설퍼 진 부분이 많다고 생각되지만 시나리오 자체가 어설퍼 보이는 부분도 상당히 많았습니다. 만약 심형래 씨가 내 블로그에 방문해서 이 글을 본다면 심형래 씨에게 한 마디만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다음번에 영화를 만들 때는 꼭 전문 작가를 써야 한다고…
심형래씨가 한참 코미디언이었을 때 IQ가 80이라고 개그하던 것만큼 심형래 씨의 IQ가 우리의 상상을 초월할만큼 높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나도 IQ가 일반적으로 높은 편인데, 심형래 씨는 나보다 훨씬 높다. -_-) 하지만 IQ가 높은 것이 이야기의 논리적 짜임새를 갖추고, 정서적인 면에서, 일관성을 유지하는 면에서 좋은 시나리오를 만들어 내는 것과는 관계가 없는 것 같습니다. 그러므로 심형래 씨가 개그를 구사하는데 전문가이듯이 시나리오를 만드는 일은 그쪽 전문가에게 맞기는 것이 좋지 않을까요?

[#M_심형래 씨의 마지막 넋두리에 대해서|심형래 씨의 마지막 넋두리에 대해서|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구
영화가 끝난 뒤에 심형래는 1분정도 관람객들에게 넋두리를 늘어놓습니다.
아마도 지난 8년간 하고 싶었던 말들을 가슴에 묻어줬다가 내뱉는 말들이었겠죠. 약 10년 전쯤에 다른 분으로부터도 비슷한 넋두리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정년퇴임하시는 대학교 은사 님의 마지막 강의에서였는데…. 그래서 심형래 씨의 넋두리에 더 가슴이 아프더군요.

우리사회는 변해야 합니다. 심형래 씨가 만든 영화에 대해서 무조건 악평을 내놓는 충무로는 무슨 생각으로 심형래 씨에 대해서 악평을 내놓는 것일까요? 그것은 심형래 씨가 자신들이 하지 못하는 것을 하는 영화계의 비주류이기 때문일 것이니다. 그들은 마치 눈이 먼 것 같습니다.
최근 10년간 한국영화는 최고의 호황기를 맞고 있습니다. 이것은 물론 영화의 수준이 많이 높아졌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 이면에 많은 사람들의 희생이 있었고, 많은 관객들의 성원에 의한 것입니다. 그들이 주류이건, 무슨 생각으로 영화를 만들었건 상관하지 않고 한국영화를 이해하고 아끼는 많은 사람들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지요.

그들이 비주류이기 때문에 변방으로, 해외로 내몰았던 김기덕, 심형래 등등의 감독들보다 충무로 인사들이 나은 것은 하나도 없는 것 같습니다. 과연 충무로 인사들이 생각은 있는 것인지? 혹시 그들이 자기들의 밥그릇을 빼앗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아닌지?

아마 심형래 씨는 영화의 끝부분에 이런 이야기를 관객들에게 하고 싶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아마 한국판에만 있는 부분이겠죠.

이런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것이 정말 존경스러운 부분입니다. 그리고 그 대상이 꼭 영화인들이 아니라 우리나라 전체를 두고 하는 말 같습니다._M#]


《디워》에 대한 모든 평가는 옳다.


지금까지 봐온 《디워》에 대한 모든 평가는 옳습니다. 그것이 호평이든 악평이든…..
그것이 자신의 코드 혹은 관심사와 맞지 않을 경우에 악평이 나오는 것이고, 맞을 경우에 호평이 나오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것이 《디워》에서는 더 심하게 적용되는 것 같습니다.)

일반적으로 언론인 또는 영화 평론가는 《디워》에 낮은 평가를 하고, 관객들은 호평반 악평반을 하는 것 같은데, 이러한 평가에 신경쓸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굳이 말하지 않더라도 언론인 또는 영화 평론가의 분석은 의미없는 것이라는 것을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께서는 다들 아시리라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일반 관객들의 평가 결과인 호평 반 악평 반이 적절한 평가라고 생각합니다. 전반적으로 처음부터 호감을 갖고 보느냐 그렇지 않느냐에 따라서 평점은 나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디워》에 대한 모든 평가는 옳은 것이라고 생각하게 됩니다.

제 평가는 어떻냐구요?
전 제 머리 속에 존재하는 편집 전의 영화에 대해서는 호평을 합니다.★★★★★
하지만 현재 극장에 걸려있는 영화에 대해서는 아주 약간(?:많이) 부정적인 평가를 할 수밖에 없습니다. ★★☆

ps.
500년 주기로 찾아오는 승천의 기회에 대해서….. 왜 500년마다 승천하는지에 대한 설명이 없다.
ps.
속편이 나오려면 500년을 기다려야 하는 것인가? -_-
그러나 500년 후엔 드라퀴나 그의 군단들의 힘이 너무 약할듯…. (사람들에 의해서 초기에 모두 진압될 듯…ㅋㅋ)

ps.
영화를 보신 분들께서는 《디워》 홈페이지에서 파일 하나를 다운받아 살펴보세요. 아마 너무나 많이 편집했다고 생각해서 보충자료를 만든 것 같습니다.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Download에 들어가 special Edition을 찾을 수 있습니다. 17MB나 되는 꽤 큰 pdf파일로 28쪽이나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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