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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2.0에 대한 탐구 – 『우뇌를 자극하는 이미지 학습』

『우뇌를 자극하는 이미지 학습』
서울미술고등학교 엮음 (이인규 교감 외 7명의 선생님)
ISBN 978-89-87355-32-0
280쪽/12000원
말과창조사 펴냄/드림엔터 기획
2008년 5월

글 쓴 날 : 2008/07/22 13:11

내가 서울시민이 아닌 촌놈이어서 관련은 없지만 7월 30일에 있을 서울시 교육감 선거에 대해 깊숙히 살펴보다보니 후보들의 저서가 눈에 띄었다. 모든 후보들이 다수의 논문같은 책을 쓴 것이 공통이지만 유독 이인규 후보와 주경복 후보의 일반인들을 위한 책들이 눈에 띄었다. 그런데 주경복 후보의 일반인을 위한 책은 어딘지 매니악[footnote]어떤 한 분야에 심취하여 그 방면으로 넓고 깊은 지식이나 체험을 쌓은 사람을 일컷는 말. 일반적으로 좋아하고 쫒아다니면서 정보를 수집하는 사람들을 매니아라고 부르는데, 매니악은 매니아를 넘어서 새로운 지식과 기술 등을 창조하는 수준의 사람들을 일컷는다.[/footnote]의 냄새가 나서 읽기가 꺼려져 결국 이인규 후보의 책을 읽어보기로 했다. 이인규 후보의 일반인 상대 저서는 한 권 『우뇌를 자극하는 이미지 학습』 뿐이었다.

우선 이 책은 ‘서울미술고등학교 엮음’으로 저자가 처리되어 있다. 이인규 후보(교감)를 비롯하여 국영수, 윤리, 역사 선생님 등 모두 여덟 명이 글쓴이로 되어 있다. 각 교과 선생님들이 각각 20쪽씩 글을 쓰고, 이인규 후보는 전체적으로 글의 조율을 맡았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1장 이미지와 이미지 학습”을 읽어보면 기존에 알려진 지식에 대한 반론으로 시작한다.
좀 길지만 대뜸 인용해보면 다음과 같다.

가. 교육 패러다임의 변화와 이미지 학습의 출현
현대 사회를 규정짓는 다양한 용어들이 산재한 가운데, ‘미디어와 이미지의 시대’라는 말이 점점 그 영역을 확고히 하고 있다. 이는 우리의 전 삶에서 미디어가 차지하는 영역, 그리고 그 속에서도 이미지가 차지하는 영역이 점차 확장되고 그 영향력이 커지고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말이다. 현대인은 다양한 매체 중에서도 이미지화된 영상과 그림, 그리고 심상을 자극하는 매체에 익숙해져 있으며, 생활 또한 그러한 이미지들 속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지식을 둘러싼 인식론의 영역, 교육의 영역에서도 나타나고 있으며, 그 결과 절대적이고 객관적으로 존재하는 기존의 지식에 대한 회의와 새로운 지식의 탐구 방법에 대한 관심이 교육 현장에서 새로운 주제로 떠오르고 있다. 비록 분절되어 있으나 공식적이고 권위적인 지식으로 인정받던 근대적 지식관이 사라지고, 주관적이고 상대적이지만 맥락을 강조하는 새로운 지식관이 출현하였다. 학생들은 원래 존재하는 객관적 세계를 얼마나 잘 기억하느냐보다 자신들이 행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과 어떻게 하면 해당 문제의 해결로 손쉽게 접근할 수 있느냐 하는 방법적 지식에 더 큰 관심을 기울이게 되었다.
고정적이고 확인할 수 있는 대상에 대한 탐구보다는 개인의 사회적 경험을 바탕으로 하여 개인의 인지적 작용에 의해 지속적으로 구성되는 대상에 대한 탐구가 강조되고 있으며, 불확실하고 복잡하고 독특한 것이겠지만 개인에게 의미 있고, 타당하고, 적합한 것이면 모두 진리이며 지식으로 여겨지고 있다. 이는 우리가 살고 있는 현대 사회의 지식의 가치가 창조(creation)와 구성(construction)에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동일한 정보를 학습했다고 하더라도 그 정보에 대한 처리와 가공, 재생의 과정이 학습자마다 개별적으로 이루어지며, 그 결과 또한 상이한 형태로 나타나는 것이다. 이러한 상이한 과정이야말로 오늘날의 학교교육 현장에서 다루어져야 할 새로운 교육적 관심의 대상이며, 그 관심의 출발선상에서 나타난 것이 바로 이미지 학습법이다.
우리는 항상 이미지를 그리고 있다. 일상생활 속에서의 의식적 · 무의식적 활동을 통해 끊임없이 무엇인가를 머릿속에 그리고 있으며, 이러한 과정 속에서 우리는 지난날의 기억과 다가올 미래에 대한 예측, 그리고 현재의 경험이 가지고 있는 의미를 파악하기도 한다.
이미지란 눈이나 귀, 피부 등의 감각기관을 통해 들어온 자극이 신경회로를 통해 우뇌에 자극을 주고 이러한 자극에 반응한 우뇌의 활동에 의해 영상으로 번역된 것으로, 마음속에서 체험하는 감각을 일컫는 말이다. 그리고 이러한 감각적 경험은 우리의 몸과 마음에 영향을 끼친다. 학습활동에서 경험하는 이미지와 관련된 작업은 학습자의 창의적인 상상력을 끌어내어 무한한 서우치의 가능성을 높여준다. 딱딱하고 경직된 수업 현장에 의미와 희망이 담긴 이미지가 개입되는 순간 학습의 집중도와 성취도는 훨씬 높아질 것이다.
이미지를 통해 학습한다는 것은 “마음속에 그림을 그리면서 공부한다“는 것이다. 이는 그동안 우리의 생활 속에 자리잡고 있는 문자 중심, 언어 중심, 기호 중심의 학습 방법을 버리고 문자로 제시된 내용과 관계된 음성, 그림, 사진, 동영상 자료를 함께 제시하여 학습자의 상상력을 자극하고 더 높은 집중력을 발휘하게 함으로써 기억의 효과를 높이고 더 나아가 결과의 창의적인 재생산을 가능하게 한다. 어떤 글자나 문장이든지 마음속에 그 장면을 그림으로 떠올리면 굳이 억지로 외우려고 하지 않아도 저절로 기억되고 재생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또한 마음속에 그림을 그리는 일, 다시 말해 이미지를 활용한 학습은 상상력, 창의력, 사고력, 이해력, 표현력, 논리력, 감성력 등 인간 두뇌 모든 영역의 고른 발달에도 도움을 준다. 단적으로 말하면 마음속에 그림을 많이 그리는 일을 할수록 그만큼 두뇌가 개발된다고 할 수 있다. 이는 평소에 사용하지 않던 우뇌에 대한 자극이 활성화됨으로써 두뇌의 전 영역 고른 발달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 『우뇌를 자극하는 이미지 학습』 12~15 쪽

이 책의 첫 꼭지를 읽으면서 그동안 내가 정리해가고 있던 지식에 대한 새로운 정의를 그대로 발견할 수 있었다. 내가 얼마전에 “위키피디아 백과사전 편집에 참여해보고….“라는 글을 통해서 웹2.0에 가장 출실하다고 불리는 웹사이트 위키피디아 백과사전(이하 위키백과)에 대해 언급한 적이 있었다. 기본적인 위키백과의 운영방침에는 “규칙에 얽매이지 마세요“라는 웹2.0에 어울리는 규칙을 갖고 있다. 이는 한 국가로 말하자면 헌법과 같은 조항이다. 그런데 실무 조항을 살펴보자면 이에 반하는 몇 가지 조항을 발견할 수 있다. 독자연구금지, 중립적 시각, 확인 가능이 그것들인데 이는 분명히 “규칙에 얽매이지 마세요“라는 헌법에 위반되는 실무조항들인 것이다. 국가로 이야기하면 위헌소를 해야 할 정도의 문제다. 그러나 실제 위키백과에서의 운영진도 그 의미와 심각성을 깨닫지 못하고 있었다.

아무튼 난 ‘선인장’ 관련 글을 끝으로 더이상 위키 프로젝트에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 분명 위키피디아는 원리적으로 좋은 시스템을 갖추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이 시스템이 실제 구현되고, 운영되는 것은 컴퓨터와 사람이 하는 일이지 기본 원리가 하는 것이 아니다. 이 상황에서 충분히 효율적이지 못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고, 사람들의 자발적 참여가 잘 이뤄지지 않는 중요한 이유로 작용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현재의 한글 위키피디아가 그 상황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새로운 사용자의 참여를 막는 요소가 한글 위키피디아의 어떤 요소들인지 한 번쯤 진지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지 않나 싶다.

위 문제는 미국에서 생겨난 웹2.0 서비스인 위키백과를 한국으로 들여온 운영진들이 웹2.0에 대해 충분히 이해하지 못하고 있어서 발생하는 문제라고 나는 파악했다. 웹2.0시대에 지식1.0의 개념을 사용하면 그 한계가 어떻게 나타나는지 보여주는 하나의 사례다. 백과사전이라 하더라도 굳이 권위를 지킬 필요가 있을까? 물론 모든 방면에서 개방하여 지식들이 너무 난립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지만, 개인적인 내용을 첨부했을 때 그 부분을 다루는 방법을 고민해야 앞으로 생성되는 의미있는 컨텐츠들이 생성되고, 백과사전으로서의 경쟁력을 잃지 않게 될 것이다.

위에서 책을 인용한 부분은 그대로 지식2.0에 대한 설명이자 정의라고 할만하다. 다중화된 의미, 주관적인 전달 message, 기준이 없는 결과물 등에 대해서 다루는 분야가 꼭 필요한데, 아직까지 우리 사회는 이러한 변화에 대해 충분히 적응하지 못하고 있다. 국어사전에 기록된 죽어있는 단어 정의를 신성시(?)하고, 브리테니커 백과사전은 물론 위키백과마저도 혼자 하는 연구를 금지함으로서 주관적/다원적 의미의 지식을 인정/수용하지 않고 있다. 마케팅에서도 어떠한 뚜렷한 결과물을 수치적으로 제시하지 못하면 투자를 하지 않아 창업률이 최저를 향해 하락하고 있으며, 새로운 매체의 등장을 막는 문턱으로 작용한다. 선거에서도 뚜렷한 정책이 있을 수 없는 부분에까지 뚜렷한 공약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도고 막상 투표는 자신의 주관적 신념과는 전혀 상관없는 후보에게 한다.)
2008년 보령 죽도 해일 사건은 이러한 현상이 어떤 결과를 가져오는지 분명하게 보여준 사건이다. 죽도 해일은 과학적으로 아직 설명할 수 없는 현상이 분명한 현상인데도 언론은 기상청에 설명을 요구했고, 기상청은 전혀 타당성도 없는 답을 내놓았다. 이는 기상청과 언론 모두 절대적이고 객관적인 지식이 있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빠져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기상청은 공식적이고 권위적인 기관이기 때문에 무조건 정답을 말해줘야 한다고 믿기 때문에 불확실한 내용을 기상청 명의를 빌어 발표한 것이다.[footnote]물론 촛불시위가 시작된 이후 5월 말부터 유독 틀리기 시작한 주말 기상예보는 이런 것과는 종류가 다른 것이다.[/footnote]


일단 ‘지식2.0’이 어떤 것인지를 진정 알게 되면 책의 나머지 부분은 읽어볼 필요도 없다고 생각된다. 내가 아직 이 책을 전부 읽어보지 못했지만, 지금까지 읽어본 부분까지만 생각한다면 나의 생각이 옳다고 생각한다. 책의 저자들의 경험과 기본적인 패러다임이 독자의 그것들과 비슷하다면 분명 뒷부분은 거의 같은 생각을 하게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그럼으로 위의 인용문을 올렸다는 것은 책 전체를 올린 것과 같은 것이고, 그런 의미에서 어쩌면 인용의 범주가 아니라 저작권법 위반이 될지도 모르겠다. -_-)

이 책은 좌뇌와 우뇌를 각각 더 우세하게 사용하는 사람의 특징 등을 나열식으로 적어놨다. 이런 나열은 솔직히 좀 지루하기 때문에 “책 전체가 모두 재미있다” 라고 평하기는 힘들다. 이런 부분을 좀 더 잘 처리했더라면 더 재미있는 책이 됐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러나 이 책만 하더라도 충분히 재미있어 보인다.

[#M_ps. 책 구매에 대해서|ps. 책 구매에 대해서|『우뇌를 자극하는 이미지 학습』이라는 책을 구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 나는 이런저런 통로를 거쳐 구했지만 인터넷서점이나 교보문고, 영풍문고 등에 책이 없었기 때문이다. 일반인들이 구하기 위해서는 출판사에 직접 연락하여 송금한 뒤에 택배로 받아볼 수 있다고 한다. 그게 아니라면 교보문고나 영풍문고에 의뢰하면 받아볼 수 있다고 한다. 이 점이 무척 어렵게 느껴진다. 왜 일반판매를 하지 않는지 잘 모르겠다. (물론 일반판매를 하면 유통사업자들의 수익이 30~40%나 되기 때문에 출판사와 저자의 수익률이 지나치게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다.)
구매처 전화번호 : 02-876-5511_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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