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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에 집단지성이 있나?

블로그스피어(Blogosphere)는 집단지성으로 운영되는가?

집단지성은 많은 수의 대중에 의해서 새로운 지식이 창출되거나 좀 더 발전하고, 혹은 정확한 판단을 하는 것을 말합니다. 어떤 한 글에 대해서 많은 사람들이 반응하고, 그 영향으로부터 더 나아진 새로운 글이 작성되는 되먹임 과정에서 전체적인 이야기는 수준을 높여갑니다. 이러한 되먹임의 지향점은 특별한 방향성을 갖고 있는 것이 아니라 어느정도 불규칙한 창발적인 현상이 보입니다. 그 덕분에 이야기의 시작과는 전혀 상관없는 결말을 갖는 경우가 많습니다.
되먹임 현상이 원활하기 위해서는 독자들이 좋은 글에 대한 반응을 잘 해 줘야 하고, 그럼으로서 더 많은 사람들이 그 글을 읽을 수 있도록 해 줘야 합니다. 그리고 그 글과 관련된 더 많은 글들이 작성되어야 합니다. 그리고 새로 작성된 글들에 대한 새로운 평가가 발생하고, 그 중에서 가장 나은 평가를 받은 글이 새로운 좋은 글에 등록되어야 합니다.

창발성과 되먹임에 의한 집단지성은 특별한 방향성을 갖지 않기 때문에 효율성이 많이 낮습니다. 하지만 효율성이 낮은 것은 많은 사람들에 의한 다양한 시도가 존재함으로서 극복이 가능합니다!! 다시 말해서 충분한 구성원/이용자가 있지 않는 한 집단지성은 작용하지 않습니다.

블로그들에서 쓰여지는 글들과 집단지성의 현재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포털사이트인 네이버에서는 블로그의 글들에 어떤 평가기준을 갖고 있는 것일까요? 저는 거의 네이버에서 검색하지는 않지만 최근 시험삼아 검색을 좀 해봤습니다. 그 결과…. 네이버에서 좋은 위치에 노출되는 글들이 결정되는 방식에 대해서 정확히 잘 모르겠다는 결론을 얻었습니다.
첫 번째로 노출된 글들의 경우에도 양질의 글이 아닌 경우가 비일비재했고, 다른 곳에서 단순히 퍼온 글들이 노출되는 경우도 빈번합니다. 체감상 약 40% 이상은 펌글들로 채워지더군요.

우리나라에서 좀 작은 규모이긴 하지만 Tistory-egloos 축으로 이뤄진 블로고스피어에서는 블로그의 글들에 어떤 평가기준을 갖고 있을까요? 정확히는 알 수 없지만, 다수의 메타의 사용자의 추천이라는 되먹임을 이용해서 평가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IT나 정치같은 일부 특정한 주제에서는 되먹임을 쉽게 관찰할 수 있는데 그 이외의 분야에는 되먹임 자체를 관찰하기가 힘듭니다. 더군다나 글을 읽는 많은 분들이 추천을 해야 하는데 (저부터도) 추천을 거의 하지 않는 상황이 반복되다보니 창발적인 포스팅이 잘 작성되지 않습니다. 그러나 올블로그로 대표되는 이의 시스템이 현재로서는 그나마 가장 나은 시스템으로 생각할 수 있습니다. 특별한 문제가 없는 한 극소수의 운영자에 의한 주관적인 판단이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입니다.

또 다른 메타사이트인 이올린같은 경우에는 아예 활성화가 되지 않고 있습니다. 방문자 수가 그리 많지 않으므로 집단지성이 나타날 가능성 또한 거의 없죠. 그 이외의 메타사이트들인 블로그코리아, 블로그플러스 등의 경우에는 운영자들의 영향이 상당히 강한 편이라고 생각됩니다. 블로그 사이트의 메인페이지인 이글루스 이오공감의 경우에도 순전히 운영자들의 판단에 의해서만 좋은 글이 추천됩니다. 운영자들의 영향이 강하면 강할수록 집단지성은 발휘되기 힘듭니다. 이글루스의 경우에는 전체적인 집단지성은 거의 일어나지 않는다고 봐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살펴볼 블로그 관련 사이트는 다음 블로거뉴스라는 사이트입니다. 현재 다음의 서브태그에 포함되어 있는 사이트죠. 다음 블로거기자단에서는 되먹임 효과를 활성화시키기 위한 방법을 강구하고 있습니다만 너무 강력한 운영자들의 영향력이 있어서 되먹임 효과가 원활히 나타나고 있지는 않고 있다. (현재 나타나는 되먹임 효과조차도 운영자들의 유도에 의한 것이다.) 어떤 분들은 다른 블로그 사이트들이나 메타들에 비해서 주제가 매우 다양화 됐다고 평가하시는 분들도 계시지만 아직 충분히 폭이 넓지 못해서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갖지 못하는 주제에 대해서는 전혀 추천이나 좋은 위치에 노출되는 현상이 일어나는 않고 있습니다.

위에서 살펴본 우리나라의 현실과 마찬가지로 전 세계의 블로그스피어(Blogosphere)에는 IT, 정치, 연예를 중심으로 한 이야기들만 활성화되어 있을 뿐 그 이외의 다양한 주제들은 변두리에서 조용히 묻히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미국같은 경우에는 최근 각 특정 주제별로 메타사이트들이 활성화되기 시작했다더군요. 아마 이를 바탕으로 인터넷의 집단지성이 활성화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상황은 좀 심각합니다. 블로그스피어 자체가 너무 작아서 대중 전체가 관심을 갖지 않는 소재/주제의 이야기들은 점차 소외되고 결국 노출 자체가 안 되고 있는 것입니다. 거기다가 사용자가 적다보니 미국처럼 주제별 메타사이트가 활성화되지도 못하고 있구요….

집단지성으로 운영되는 서비스는 있는가?

집단지성으로 대표되는 우리나라 서비스로는 네이버 지식인이 있다고 합니다. 그 이후 블링크 등의 서비스를 네이버에서 추가로 구현했지만 이들 서비스는 모두 현재 심각한 문제에 봉착되어 있습니다. 문제는 이들 서비스들은 집단지성의 형태를 띄고 있지만 집단지성이 갖어야 할 신뢰성이 없고, 그로부터 평판시스템이 작용하지 못한다는 문제점이 발생하고 있는 것입니다.

현재는 집단지성에 의존하는 인터넷은 없는 것 같고, 집단지성으로 발전하기 위한 씨앗들이 잔뜩 태동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러한 씨앗이 어떻게 작용하여 집단지성이 구현될지 지켜보는 것도 한가지 즐거움인 것 같습니다.

이 글이 쓰여지는 블로그도 아직은 집단지성의 힘을 발휘하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제가 희망하고, 현재 관찰되고 있는 바로는 블로그는 수많은 집단지성이 발생할 수 있는 하나의 씨앗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블로그가 네티즌들에게 ‘평판’이라는 것을 부여하는 첫 번째 도구이자 장치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블로그 자체만으로 집단지성이 구현되지는 못할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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