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티스토리 블로그 운영 2 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각각 독립적으로 쓴 3 부작 중 두 번째 글이다.
티스토리 블로그 2주년 기념 포럼
위키피디아(wikipedia)는 대규모 백과사전으로서 지금까지 지구상에 있어왔던 단일지식체계로서는 전무후무한 규모를 쌓았다. 특히 영어 위키피디아의 경우 238’7798 개의 글이 작성되어 있다1. 이 컨텐트는 부족한 것도 있겠지만, 학술적인 내용에서 상식까지 충실한 컨텐트가 무수히 등록되어 있다. 생각할 수 있는 모든 것이 위키피디아에 등록된다고 할까? 특히 영어 위키피디아는 전문가 참여가 활발하여 내용이 충분히 전문적이고 풍부한 것이 장점이다. 이미 그 규모면에서 기존의 최대 백과사전이라던 브리태니커를 압도했고, 앞으로 사전 시스템의 모범적인 모델이 된 것이라고 생각한다.

다시 말하지만, 위키피디아는 집단지성 힘을 가장 잘 활용한 서비스로 꼽히고 있다.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컨텐트를 올릴 수 있고, 다른 사람 컨텐트를 보다가 더 아는 것이 있으면 또 누구나 수정하고 보완한다. 이렇게 많은 사람이 한 컨텐트를 올리고 고치고 보완하여 내용이 점점 충실해진다.
이렇게 많은 보통 사람이 모여서 창발적으로 일하는 것을 집단지성이라고 부른다. 집단지성은 이미 많은 학자에 의해서 실험되었고, 검증되었다. 집단지성 요체는 각 구성원이 주어진 환경에 알맞는 최적의 행동을 할 경우에 최고의 결과를 이끌어낸다는 것이다. 전문가 한 명과 비전문가 열 명이 각각 한 가지 컨텐트를 만들면 집단지성 힘을 확연히 알 수 있다. 비전문가 한 사람 한 사람은 전문가보다 좋은 결과를 내놓을 수 없다. 하지만, 열 명이 뭉치면 기상천외한 과정을 거쳐 전문가 한 사람보다 더 확실한 결실을 얻게 된다. 거기다가 영어 위키피디아는 집단지성에 전문가 그룹이 참여함으로서 최고 수준의 컨텐트를 만든다.
분명히 위키피디아는 집단지성의 장점을 훌륭히 활용한 하나의 방법이다. 작년, 그리고 그 이전에도 특정세력에 의해서 위키피디아의 내용을 자신들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편집하려는 시도가 있어왔고, 시스템 관리자는 그에 대해 올바른 기록을 위해 노력했다. 엄밀히 말하자면 그것 또한 집단지성의 일부라고 생각할 수 있으므로 현재까지는 적절하게 집단지성의 힘이 작용한다고 볼 수 있겠다.
그러나 영어 이외의 다른 언어의 위키피디아 사정은 그리 넉넉하지 않다. 한국어 위키 백과에 올라와 있는 컨텐트도 6’3031 개일 뿐이다.2 더군다나 올라와 있는 컨텐트 중 상당수는 아직 내용이 많이 부족하다.
위키피디아 약점은 누구도 위키피디아만을 이용해서 직접적인 부가가치를 창출하지 못한다는데 있다. 자신을 위한 활동으로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것이 (엄밀한 의미에서) 집단지성 힘의 근원이다. 그러므로 간접적인 방법에 의해서만 부가가치의 창출만 할 수 있는 위키피디아는 반쪽짜리 집단지성이다.3
그런 의미에서 구글(Google)이 새로 만들려는 시스템인 놀(knol, 한국어 안내 페이지)이 원리적으로 좀 더 집단지성 힘을 발휘할 수 있는 구조다. 컨텐트 작성자가 수익 활동을 할 수 있는 놀은 빠른 시간 안에 위키피디아를 뛰어넘을 수 있는 집단지성의 장이 될 것도 같다. (2020 추가 : 운영방법 문제 때문인지 놀 서비스는 실패했다. 구글답게 지식체계를 너무 IT에 치중한 게 문제인 듯….)
한국 웹2.0이라고 떠들던 네이버 지식인은 어떤가? 이에 대해서는 이야기를 더 하지 않아도 충분한 대답을 위에서 했다고 생각한다. 위키피디아가 우리나라 정서에 안 맞아서 큰 집단지성 힘을 보여주지는 못하고 있지만, 구글의 놀이 한국어로도 작성되기 시작하고, 그 수준이 10만 개의 글이 되는 순간 지식인은 그 의미를 상실하게 될 것이다. 지식인에 등록되어 있는 실질적인 지식이 과연 10만개가 될까 하는 것도 물론 논란이겠지만, 그 글들이 어느 정도로 전문적이고 풍부한 정보인지 고려한다면 이 위기를 묵과할 수 없게 될 것이다. (특히 지식인의 무차별적인 펌, 복사, 오류, 의도적 변형의 답변들을 생각하면 특히 더 그렇다.)
거기다가 네이버에서 추진하는 폐쇄성은 또 다른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4
물론 네이버 지식인이 구글 놀이 가질 수 없는 하나의 장점이 존재한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다. 그것은 한국 웹 환경에 맞는 생동감 넘치는 변화(?)가 지식인에는 있지만 놀에는 없을 것이라 예상되기 때문이다. 사용자 이용 동기를 유발할 수 있는 기제가 지금까지의 구글 서비스에는 부족했고, 그 부분이 구글이 우리나라에 진출한 이후 고전을 면치 못하는 중요한 이유가 되고 있다. 따라서 구글 놀이 우리나라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놀을 떠받칠 수 있는 부가서비스가 꼭 필요하다. 그럼에도 놀에 큰 기대감을 갖고, 결국 놀의 편을 들어줄 수밖에 없는 것은 집단지성 힘이 그만큼 강하기 때문이다.
구글 놀 서비스에 대해서 위에서 큰 기대감을 나타내는 글을 작성했지만 사실 구글 놀 서비스가 장밋빛 미래만 갖고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최근 구글 Adsense 수익률은 이윤 창출이 힘든 수준까지 떨어졌다. 이러한 변화는 구글 광고에 대한 사용자 태도 변화와 광고를 접하는 소비자가 구글 Adsense 방식에 익숙해졌기 때문이라고 생각된다.
이 방식은 집단지성의 부가가치 창출과는 거리가 너무 멀다. 구글 방식이 한때 선한 활동으로 인식됐지만, 이젠 선과는 거리가 먼 상황이라는 것이 여러 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구글의 변화가 놀에도 적용된다면 놀은 그대로 지식인이나 위키피디아보다는 조금 나을지 모르지만 집단지성과는 거리가 있는 서비스가 될 것이다.
결국 집단지성 힘이 그대로 발휘될 수 있는 시스템이라 한다면 게시물 질에 대한 평가는 이뤄지지만 그 부가가치의 평가는 이뤄지지 않는 시스템이어야 한다고 생각된다.
추가 : 2010.08.19 네이버와 한글 위키백과
2008 년 네이버는 한글 위키백과에 지원금을 주면서 컨텐트를 네이버 검색화면 최상단에 노출시키기 시작했다. 이미 두산백과사전 컨텐트를 제공하고 있던 네이버였기에 당시에는 쉽게 이해할 수 없는 행보였다. 2년이 지난 지금(2010 년) 네이버에서 검색할 때 위키백과 검색결과는 최상단이 아니라 하단의 웹문서 검색결과에 섞여나온다. 왜 이렇게 됐을까?
네이버는 검색품질이 아니라 사용자 이용습관을 유지함으로서 검색점유율을 유지하려는 전략을 갖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 이전에 위키백과를 검색하기 위해 다른 검색엔진을 사용하던 사용자의 검색습관을 네이버로 바꾸기 위해서 위키백과 검색결과를 최상단에 노출하는 일을 했던 것으로 보여진다. 물론 지금 최상단에서 제외된 것은 그런 사용자의 검색습관을 충분히 끌어들였고, 또 위키백과에 지원금을 내면서 같이 만든 네이버 내 백과사전인 오픈백과의 컨텐트가 어느정도 이상 만들어졌기 때문일 것이다.
이것저것 다 좋다고 하더라도… 여전히 네이버 백과사전에 문제가 남는다. 살펴보면 알겠지만, 네이버 서비스답게 역시 펌의 요람이 되어버린 네이버 백과사전에 대해서는 더 할 말이 없다. 괜찮은 글을 발견하면 “오픈백과에 올릴게요.” 정도의 말만 남기고 옮기니 더 말해 뭣하겠는가?
추가 : 2020.11.14 나무위키
한글판 위키백과가 네이버와 다음에서 각각 10 억씩 지원받고, 거기다가 다음에게서 백과사전 컨텐트를 제공받아 완전히 갈아엎어 집단지성과 거리가 멀어졌다. 그러는 사이, 원래 일베의 서브서비스 정도로 만들어졌던 위키사이트였던 나무위키가 일베에서 독립하고, 많은 사용자를 끌어들이더니 결국엔 어마어마한 위키백과로 성장했다. 집단지성이 새 서비스를 찾다가 나무위키로 모였다고 보면 될 것 같다. 최근 몇 년 동안은 위키백과와 나무위키의 같은 항목을 비교할 때, 나무위키보다 나은 위키백과 항목을 찾을 수 없었다. 나무위키의 특징이라면, 항목을 한번 만들면 읽는데 몇 시간씩 필요한 문서로 정리한다. 물론 나무위키에는 일베시절의 흔적이 아주 많이 남아있어 주의를 필요로 한다.
그러는 동안 네이버 백과사전과 한글판 위키백과 모두 효력을 상실했다.
(주석)
- 수정하는 지금 영어 위키피디아에는 337’9000 개 콘텐트가 등록되어 있다. 독일어와 프랑스어로 만들어진 위키피디아도 100만 개 콘텐트가 등록되었다. (2020.11.14에 618’9614개의 콘텐트가 등록돼 있다.)
- 이 글을 고치는 지금, 한국어 위키피디아에는 141,324 개의 컨텐트가 등록되어 있다. (2020.11.14에 241’4690 개의 컨텐트가 등록돼 있다.)
- 2010 년 봄에 위키백과는 활동의 대가를 지급받고 싶은 사람에게 신청을 받았다. 실제 금액과 지급 여부는 미확인….
- 예를 들어 네이버 포토겔러리에서 내가 발견한 한 장의 사진을 살펴보자. (아쉽지만 저작권 허락을 받지 못했으므로 이 링크로 대신한다.) 이 사진은 재미있는 사진이다. 살펴보는 분들 모두들 그냥 부분만 보이는 무지개 사진이겠거니 생각하겠지만, 잘 살펴보면 재미있다. 아무튼 네이버 폐쇄성 덕분에 저런 사진을 발견해도 도통 쓸모가 없다는 것이 문제다. 새로운 창조 활동에 쓸 수 없으니 네이버를 너그럽게 봐서 Web2.0 서비스를 운영한다 하더라도 집단지성 환경을 만들지는 못 한다고 할 수 있다.


네이버 지식인은 지식즐~ 이지요 ;; OTL
집단지성이 빗나간 대표적 사례라능….
지식인에는 집단지성이 없는 것 같은데요. ^^
뭐.. 솔직히 위키피디아와 지식iN과는 성격이 좀 틀리니.. -.-;
예.. 맞습니다. 비교하기 자체가 문제인 것 같네요. ^^
저는 위키페디아를 자주 사용합니다. 이런 아이디어를 낸 사람들에게 얼마나 고마운지 몰라요. 아마도 작년 겨울에 세계적으로 후원금을 받기도 했죠. 좀 많이 어려웠겠죠. 그런데 놀은 수익을 추구하는 사이트인가 보네요 -.-
네, 수익을 목표로 하는 사이트입니다. 기본적으로 사이트가 굴러가기 위해서는 그런 장치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언제까지 기부로 운영될 수는 없는 것이니까요.
지식인은 최근들어 광고 수단으로 변질된 듯한….
물론 안쓰지만은 여기에 많이 집착하는 분들도 꽤 있어서 좀 안타까운….
최근이 아니라 4~5년 정도는 된 듯 싶습니다. 그 이전에도 물론 있었겠지만 티나는 정도는 아니었던 것 같은데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