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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수의 가치는 ○○일 때 빛난다.

진짜 고수와 그냥 숙련자의 차이는 일반적인 상황에서는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 초보보다 그저 조금 더 빨리 일을 처리한다는 정도의 면에서는 숙련자와 고수의 차이는 없을 것이다. 특별한 상황이 되지 않는 한 숙련자는 고수가 한 번 했었던 결과를 계속해서 반복할 수 있고, 반복하는데는 고수보다 숙련자가 오히려 더 빠를 수 있다.

그러나 고수의 존재는 예기치 못한 상황에서 빛나게 된다. 아직 아무도 해 보지 않은 것을 해야 한다거나 판단이 힘든 상황이 닥치면 숙련자는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우왕좌왕 하기 마련이다. 그렇다면 고수는 어떨까?

고수와 숙련자의 차이는 나타나는 현상을 어떻게 바라보느냐의 차이에 기인한다. 숙련자는 어떠한 현상을 당연한 것으로 바라보는 반면 고수는 당연한 것은 없다고 생각한다. 매번 똑같은 현상이 일어나는 것처럼 보여도 그것이 매번 똑같은 것은 아님을 알고 있다. 그래서 충분히 그에 대한 준비를 한다.
충분히 생각하고 충분히 준비하기 때문에 어떤 작은 변화에도 앞으로 일어날 사태를 준비할 수 있게 된다.

중국의 명의 편작의 일화를 잠시 살펴보자.

중국 위나라에 편작이라는 사람이 살고 있었다. 이 사람은 다 죽어 가는 사람도 살려낸다는 명의로 소문이 자자했다. 그 위로 두 형이 있었는데 모두 의사였다.

하루는 위나라 임금이 편작에게 물었다.

“그대 삼 형제 중에 누가 병을 가장 잘 고치는가?”

편작이 답했다.

“저의 큰 형 의술이 가장 뛰어나고 다음은 둘째 형이며, 저는 형제들 가운데 가장 뒤떨어집니다.”

“그런데 그대 형들은 왜 세상에 널리 알려지지 않았는가?”

“저의 큰형은 환자가 아픔을 느끼기 전에 얼굴빛으로 이미 그 환자에게 닥쳐올 병을 압니다. 그리하여 환자가 병이 나기도 전에 병의 원인을 제거하여 줍니다. 환자는 아파 보지도 않은 상태에서 치료를 받게 되어 제 큰형이 자신의 고통을 제거해 주었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하는 것입니다. 제 큰형이 명의로 소문나지 않은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그렇다면 그대 둘째 형은?”

“저의 둘째 형은 환자의 병세가 약할 때 그 병을 알아보고 치료를 해 줍니다. 그래서 환자들은 제 둘째 형이 자신의 큰 병을 다스려 주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둘째 형이 명의로서 이름을 떨치지 않은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그렇다면 그대는 어떻게 환자를 치료하는가?”

“저는 환자의 병이 커지고 환자가 고통 속에서 신음할 때에야 비로소 병을 알아봅니다. 병세가 심각하므로 맥을 짚어 보아야 했고 진기한 약을 먹어야 했으며, 살을 도려내는 수술을 해야 했습니다. 사람들은 저의 그런 행위를 눈으로 확인했으므로 제가 자기들의 큰 병을 고쳐 주었다고 믿는 것입니다. 제가 명의로 소문나게 된 것은 이처럼 하찮은 이유에서 입니다.”

세 형제 중에서 어떤 형제가 고수인가?
물론 여기서 이런 질문을 하면 모두가 큰 형이 고수라고 대답할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직접 다른 사람들을 만날 때에는 누가 고수인지 알아볼 수 있는 사람들은 거의 없다.

사실 우리나라에도 고수는 참 많을 것이다. 하지만….
고수가 누구인지 알아보는 사람도 별로 없고, 또 자신이 고수임을 아는 사람도 별로 없다.
그래서 고수는 평상시에는 전혀 눈에 띄지 않는다.
그러다가 어느 결정적인 순간에….. 모든 것을 홀로 해결하고는…..
또다시 평범한 사람으로 되돌아간다.

그래서…..

고수의 가치는 위기일 때 빛난다.

우리가 고수라고 말하는 사람들을 살펴보자. 사실은 그들 대부분은 뭔가를 보여줄 수 있는 사람들이다. 그들이 얼마나 진정한 고수들인가? 사실 당신이 고수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보다는 당신 또는 당신 옆자리의 평밤한 동료나 식구가 더 고수일 가능성이 높다.

참고 :

고수가 필요한 이유 (dobiho on HCI)

고수가 되어본 사람만이 고수가 될 수 있다. – 개똥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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