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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유방은 왜 지금처럼 진화했을까?

이 글은 제 개인적인 생각임을 밝혀 둡니다. 기존 학설 중 일부는 이 글보다 비논리적인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논문과 개인의 탐구는 엄연히 다릅니다.

피카소의 1909 Femme nue au bord de la mer

고생대 후기의 화석은 원시포유류는 원시파충류에서 공룡과 거의 동시에 분화됐다는 걸 보여줍니다. 그러나 지구에 산소농도가 매우 적어진 페름기-트라이아스기 대량절멸[대사멸, 대량멸종]이 일어나면서 공룡은 호흡기를 개선해서 생존능력을 높였고, 포유류는 몸집을 쥐처럼 작게 만들어 생존능력을 높였습니다. (몸집이 큰 원시포유류가 모두 멸종한 건 아닙니다.)

그 이후에 원시파충류가 갖고 있던 비늘을 공룡은 깃털로, 포유류는 털로 발달시킵니다.

이후에, 포유류는 이빨을 송곳니를 비롯한 다양한 형태로 분화시킵니다. 먹이가 무척 다양했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체온 조절을 위해 땀샘도 발달시켰습니다. 이후에 땀샘을 변형시켜서 젖샘을 만든 뒤, 젖을 발달시키고, 가장 마지막으로 자궁을 발달시켰습니다. 이렇게 여러 기관이 진화하다보니 각 단계별로 단공류, 유대류, 유태반류가 됐습니다.
인간은 포유류, 그중에 유태반류로서, 모든 몸의 기관은 다른 포유류와 똑같은 얼개로 작동합니다.

그러나 인간, 특히 여성의 젖[유방]은 다른 포유류와는 많이 다릅니다. 사춘기 이후에는 항상 부풀어 있으며, 위치도 배 위에 있는 다른 포유류와 다르게 갈비뼈 위에 있습니다. 다른 동물에게 없는 젖꽃판[유륜]도 있습니다. 

도대체 왜 인간의 젖은 다른 포유류와 확연히 다르게 변했을까요? 인간 진화에 대해서 궁금해 한 적이 있으신 분이라면 젖에 대해서도 꽤나 궁금증을 갖고 있을 것입니다. 피카소 그림을 보면 피카소도 궁금해 한 것 같습니다.

1. 젖은 왜 배가 아닌 가슴에 있는가?

포유동물의 젖은, 고양이과나 개과 동물처럼 새끼를 많이 낳는 동물은 배에서 가슴까지 두 줄로 나열되어 있지만, 소같이 새끼를 적게 낳는 동물은 아랫배에 있습니다. 젖이 아랫배에 있도록 진화한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공룡이 멸종한 이후에 포유류가 지구의 패권을 잡았다고 학교에서 공부했지만, 사실은 공룡이 멸종한 이후에도 처음엔 조류, 즉 새가 지구를 점령했습니다. 날지는 못하지만, 키가 3 m 이상이며, 육식을 하는 새가 모든 대륙에서 최상위포식자가 됐습니다. 이 새를 공포새terror bird라고 부르죠. 이 새가 점령하지 못한 대륙이 딱 한 곳 있었으니, 공룡이 멸종할 때 다른 대륙들과 연결돼 있지 않았던 남아메리카 대륙이었습니다. 남아메리카 대륙은 개와 비슷한 포유류가 최상위포식자로 진화했습니다. (2022.12.01 수정 : 원래 이 내용은 국내외 TV 다큐들에 나왔던 것인데, 리차드 도킨스의 [마법의 비행]을 읽고 취소선 부분을 아래의 글로 수정합니다.) 공포새가 점령한 것은 남미였고, 나머지 대륙은 포유류가 점령했다고 합니다. 공포새처럼 큰 새가 점령한 다른 곳이 또 있었지만, 호주나 마다가스카르처럼 다른 대륙과는 동떨어진 곳이었습니다. 따라서 대부분의 대륙에서 포유류가 힘을 키워 점령할 수 있었습니다.

시간이 흘러 남아메리카 대륙과 북아메리카 대륙이 연결되자, 각 대륙의 최상위포식자였던 공포새와 포유류는 섞여 살게 됩니다. 이들은 이후 수천만 년 동안 패권경쟁을 계속했는데, 재미있는 이유로 포유류가 이기게 됩니다. 포유류는 중생대를 지나면서 허리 부위의 갈비뼈를 퇴화시켰지요. 아마도 출산을 더 쉽게 하기 위한 진화였을 겁니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뼈가 없는 배를 공격받는다면 치명상을 입을 확률이 높아질 겁니다. 그러나 숨 쉬기도 편하고, 허리를 움직이거나 돌닐 수 있게 되면서 유연성과 지구력이 좋아져서 생존에 유리했습니다. 그런데도 포유류가 대부분의 공포새를 멸종시키고 확실하게 우위를 점하는데는 5500만 년 정도가 필요했습니다. 공포새와 같은 분류의 새는 현재는 아프리카에 사는 타조Ostrich와 뉴질랜드에 사는 키위kiwi 정도가 남아있습니다.

새끼를 많이 낳는 포유류의 전형적인 포유자세
Photo by Sasha Maslova on Pexels.com

허리를 움직일 수 있다는 장점은 싸움에만 유용했던 것이 아닙니다. 새끼를 포유할 때 젖을 새끼가 물기 좋도록 허리를 돌려서 자세를 잡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대부분의 포유류는 젖이 배쪽에 위치하게 됩니다.

젖이 가슴에 있는 동물은 인간을 포함한 영장류와 코끼리밖에 없습니다. 코끼리는 젖을 빨 때 새끼의 코가 걸리적거리기 때문에 젖의 위치가 가슴에 있는 것일 겁니다. 코끼리 새끼가 젖을 빠는 모습을 보면 젖이 가슴에 있는데도 무척 힘겨워 보입니다.

젖을 먹는 코끼리 자세는 대략 이렇다.
Photo by Rachel Claire on Pexels.com
여성의 젖은 가슴에 위치한다

영장류는 젖이 가슴에 있습니다. 인간과 가까운 침팬지나 보노보뿐만 아니라 영장류 중에 원시적인 여우꼬리원숭이 같은 종류도 가슴에 있습니다. 왜 이렇게 진화한 것일까요?

가장 유력한 기존 학설은 여성이 선 상태(직립)에서 의자 같은 곳에 앉은 남성 시각을 자극하여 짝짓기하기 위한 방편이라는 것입니다. 실제로 여성의 가슴과 앉았을 때의 남성의 눈 높이가 대충 맞습니다. (그래서 지하철에서 시선처리가 어렵죠.) 그런데 진짜로 이 이유 때문에 젖을 가슴으로 끌어올렸을까요?

그러면 유인원도 젖을 볼 때 성적인 자극을 받을까요? 아쉽지만, 젖을 성기로 인식하는 것은 사람 뿐입니다. 성행위를 가장 활발히 한다는 보노보Bonobo조차도 성교시에 젖에 신경쓰지 않습니다. 더군다나 의자에 앉는 행동은 인간이나 합니다. 암컷의 젖을 수컷이 쉽게 보려면… 음…. 유인원은 어떤 자세를 하더라도 어렵습니다. 따라서 성적인 이유로 젖이 가슴으로 올라왔다는 이론은 설득력이 전혀 없습니다.

그렇다면 유인원들은 왜 젖을 가슴까지 끌어올렸을까요? 유인원은 직립보행을 하기 시작하면서…. 나무를 타고 다니기 시작하면서 앞발이 손으로 바뀌었습니다. 그런데도 젖이 아랫배에 있다면 어땠을까요?

새끼가 배에 매달려 젖을 빠는 동안은 움직이기가 매우 번거로워졌을 것입니다. 보듬고 보살피기도 그랬겠죠. 더군다나 천적에게 공격받기라도 하면 젖에 매달린 새끼를 챙겨들고서 자세를 고쳐 도망가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려서 잡아먹히기 쉬웠겠지요. 새끼가 젖을 빠는 동안에도 언제든 도망갈 수 있는 자세를 유지하는 게 유리할 겁니다.

고릴라의 육아자세
(사진의 출처 : Ape List Pongoland)

또, 유인원은 앉아서 새끼에게 젖을 물리면서 네발 달린 포유류와 상황이 반대가 됩니다. 앉은 자세에서 허리를 돌리면 배 부위는 고정되어 있고, 움직이는 건 상체죠. 따라서 젖이 배보다 가슴에 있을 때 젖을 새끼를 향해 돌리기 쉽고, 그래서 젖을 물리기에 더 유리합니다.

새끼 입장에서도 물렁물렁한 배보다 딱딱한 뼈가 있는 가슴에 매달리는 것이 더 편했을 것이므로 생존율도 더 높았을 것입니다.
물론 아이가 없는 여성 입장에서도 덜렁거리는 젖이 아무것도 없이 물렁거리는 배보다는 갈비뼈로 지탱되는 가슴에 붙어있는 것이 여러 이유에서 생존율이 높았을 것입니다. (물론 이건 가슴이 부풀어오른 이후의 이야기입니다. 젖을 처음으로 위로 옮겼던 초기 영장류는 젖이 부풀지 않았으므로, 이런 측면에서는 아무런 의미가 없습니다.)

나무를 타기 시작하면서 두 팔에 자유가 주어진 순간, 사지를 이동수단으로만 사용하던 포유류에게서는 존재하지 않던 이유들이 젖 위치를 바꾸도록 진화를 촉진했을 것입니다. 그래서 손의 기능 변화에 맞춰 젖이 가슴으로 올라왔을 것입니다.

Photo by Sangeet Rao on Pexels.com

2. 젖은 왜 항상 부풀어 있는가?

인간의 사촌격인 동물, 즉 침팬지나 고릴라 같은 동물도 인간처럼 젖이 항상 부풀어 있지 않습니다. 오히려 출산하여 젖을 물릴 때에도 젖이 거의 부풀지 않습니다. 인간도 가슴 크기와 수유 능력이 아무런 연관이 없습니다. 태어난지 일주일이 안 된 인간의 간난아기는 성별에 무관하게 젖꼭지에서 젖이 나옵니다. 태아 때 젖을 만드는 유선조직을 만들기 시작해서, 태어날 때는 거의 완벽한 유선조직을 갖추고 있는데다가, 태아 때 어머니로부터 젖분비 자극 호르몬LTH, lactogenic hormone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튀어나온 가슴은 전부 지방입니다. 그런데 그 지방은 아이를 수유할 때도, 여성이 굶주릴 때도 쓰이지 않습니다. 영향 공급 측면에서 쓰임새가 없다는 것입니다.

쓸모도 없이(?) 늘 부풀어 있는 사람의 젖

이런걸 생각하면, 동물이 젖을 안 부풀리는 건 당연해 보입니다. 야생동물이 부푼 젖을 계속 달고 있다면 생존에 매우 불리할 것입니다. 근육이 없어 덜렁거리는 젖은 운동에 도움도 안 되고, 에너지도 훨씬 많이 소모시켜서 지구력을 약하게 만듭니다. 매우 큰 젖은 몸을 뒤틀어지게 만들기도 합니다. 즉 부푼 젖은 장점은 하나도 없이 단점만 있습니다.

두 젖은 위치와 크기가 다르다.

물론 운동할 때 극심한 충격이 몸에 가해지지 않도록 왼쪽 젖이 약간 더 크고, 위치도 좌우가 살짝 다르게 진화했습니다. 하지만 그정도로는 걷거나 가볍게 뛰는 정도에 도움이 될 뿐, 격한 운동에는 여전히 방해가 됩니다.

이건 동물도 마찬가지입니다. 쉽게 생각해서 암사자가 큰 젖을 달고 먹잇감을 뒤쫓는다면….. 아마 사냥에 99% 실패할 것입니다. 이것은 사냥당하는 쪽도 마찬가지여서 얼룩말이나 엘팔파 같은 동물도 젖이 크면 도망가기 힘들 것입니다. 그래서 동물 중에 늘 부푼 젖을 갖고 있는 종은 거의 없습니다. 제가 알기로는 젖소 뿐입니다. 그것도 야생 상태의 소는 안 그렇고, 인간이 개량하여 키우는 사육개체만 그렇습니다.

그렇다면 인간이 부푼 젖을 평생 유지하는 이유는 격렬한 운동을 포기할 만큼 큰 이득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것이 무엇일까요?

아마도 남성 시선을 잡아둘 수 있기 때문이었을 겁니다. 생리를 숨기는 것과 가슴이 부푼 것이 모두 비슷한 시기에 나타난 특징이었을지도 모릅니다. 이 아이디어가 맞는 것이라면, 털이 없어진 이후에 가슴이 부풀었다는 추정도 가능합니다. 털이 있으면 부푼 가슴이 눈에 잘 안 띄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여성의 부풀어오른 가슴

아프리카에는 우리가 아는 봉긋한 젖과는 전혀 다른 형태의 젖을 갖는 부족도 있습니다. (극단적인 경우엔 아이를 등에 업은 상태로 젖을 물릴 수 있을 정도로 가슴이 길쭉한 부족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부족은 여성이 육아하는 동안에도 계속 생업에 종사하는 풍습이 있습니다. 그렇다면 여성이 젖을 부풀린 것은 ‘일을 하지 않아도 충분히 먹고 살 수 있다’는 능력 과시용이었을 수도 있습니다. 공작새의 꼬리깃과 비슷하게…. 이걸 핸디캡 가설이라고 부르죠.

또 하나의 이유는 – 정설 중 하나인데 – 아직 목을 가누기 힘든 아이에게 쿠션 역할을 하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인류가 아프리카를 떠난 뒤부터 많은 시간 동안 이동하고 일하면서 수유를 해야 하는 경우가 많았던 것을 생각한다면 이 주장은 설득력이 있어 보입니다. 하지만 반대로 수유기간 이외에도 항상 부풀어 있는 이유를 설명할 방법이 없습니다. 실제로는 젖 크기와 육아 사이의 관계가 별로 없는 것으로 보아 이 아이디어는 신빙성이 적어 보입니다. (오히려 젖이 크면 육아에 어려움을 겪는다고 하네요.) 결과적으로 쿠션이라는 아이디어는 재미있는 발상이긴 하지만, 설득력은 없네요.

그렇다면 사춘기 이후 계속 부푼 상태를 유지하는 여성의 젖은 단지 악세사리라고 생각할 수 있지 않을까요?

3. 왜 젖꽃판이 있는가?

다른 동물에게는 없고, 오직 인간만 갖고 있는 신체기관은 젖꽃판[유륜]이 유일합니다. 따라서 젖꽃판이 왜 만들어졌는지는 인간의 몸만으로 추정해야 합니다. 연구가 어렵겠죠?

젖꽃판은 젖꼭지를 옷과의 마찰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것이 아니었을까?

성적인 목적으로 진화시켰다고 추정하기가 가장 쉽습니다. 앞에서 젖이 가슴에 위치한 이유에 대한 가장 유력한 기존 학설이라고 한, 여성이 선 자세에서 의자에 앉은 남성을 시각적으로 자극하여 짝짓기하기 위한 방편이라는 주장에서 젖 대신 젖꽃판을 대입하면 설득력이 더 커집니다. 앉는 자세를 인간만 취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남성이 의자에 앉고 여성이 서 있다면 가슴 높이와 눈 높이가 대충 맞습니다. (이 아이디어는 최근 매스미디어의 행태를 보면 신빙성이 꽤 높은 것 같습니다.)

인간은 혼자 목도 가누지 못하고, 거의 보지도 못하는 영유아기가 다른 동물보다 훨씬 깁니다. 1 년도 넘죠. 이것도 젖꽃판의 진화에 직접적인 원인일 수 있습니다. 젖꼭지보다 더 넓은 젖꽃판은 아기가 시력이 약할 때 젖꼭지를 찾도록 도움이 되기 때문입니다. 이 추정은 임신하고 출산했을 때 젖꽃판이 검어져서 더 두드러져 보이는 것을 보면 신빙성이 높습니다.

하지만 이 아이디어는 분명한 한계를 보이는데, 시력이 약한 간난아이는 시력이 아닌 냄새에 의존해서 젖꼭지를 찾기 때문입니다.

신재은@인스타
가슴이 부풀면 옷에 젖꼭지가 쓸리게 된다.

또 다른 이유를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젖꽃판에는 몽고메리선이라는 기름샘이 발달해 있어서 젖꼭지가 건조해져서 갈라지는 것을 막아줍니다. 특별히 보호하는 것이지요. 그럼 왜 젖꼭지를 특별히 보호해야 했을까요? 제 생각에는 옷과 관련이 있는 것 같습니다.

마라톤 같은 격한 운동을 하는 사람들은 젖꼭지에 반창꼬를 붙입니다. 옷에 쓸리면 아프고, 끝내 피가 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젖꽃판은 이런 사고를 줄일 수 있을 것입니다. 이 추측이 맞는지 확인하기 위해서는 옷을 입기 시작한 시기와 털이 없어진 시기와 더불어 젖꽃판이 생긴 시기를 비교해야 할 것입니다. 옷과 털의 관계는 알아내는 것보다, 옷과 젖꽃판의 관계를 알아내는 것이 더 어려울 것 같네요.

참고로, 사람의 이를 연구한 결과에 의하면, 옷을 입기 시작한 것은 최소한 약 17만 년 전이라고 합니다. 이는 사람이 옷을 입기 시작한 뒤에야 머릿이로부터 진화해서 종분화 할 수 있었기 때문이죠. 그리고 사람이 등장한 것은 약 25만 년 전입니다.


전체적으로 살펴보면, 젖은 몇백만 년 전에 수유 목적으로 가슴으로 올라간 뒤, 인간Homo sapiens으로 진화한 25만 년 이후에야 부풀어 오르면서 (기능과는 아무런 상관 없이) 아이를 잘 키울 수 있다는 것을 남성에게 상징적으로 보여주며 점차 성적인 의미를 갖게 된 것으로 생각됩니다. 이후에 옷을 입기 시작한 뒤에 젖꽃판도 생겼을 것입니다.

중국이 모유수유인식의날을 위해 배포한 사진
사람이 젖을 물리는 자세는 유인원과 같다. (출처 : 서울신문)

참고삼아 하나 이야기해 보지요.

제시카 알바

남성은 작은 가슴 못지 않게 큰 가슴도 별로 안 좋아합니다. 앞에서 이야기했듯이, 너무 큰 가슴은 아이 양육에 좋지 않다는 것이 우리 DNA에 프로그래밍되어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최근에는 유방확대술같은 성형수술을 많이 하는 편인데, 그만큼 인류가 활동성을 생존수단으로 보지 않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물론…. 그러한 기준은 시대와 사람에 따라서 다르므로, 남성 본능에 약간의 사회적 학습이 변화의 원인으로 작용하는 것 같습니다. 예를 들어 인간의 젖이 커진 시점은 언제일까요?


유럽인은 대체적으로 냉장고가 보급된 시점에서 가슴이 두드러지게 커졌다고 합니다. 이는 예전 사람들의 그림과 조각을 보면 쉽게 확인됩니다. 물론 냉장고가 직접적으로 가슴의 크기에 영향을 준 것은 아닙니다. 음식물을 유통하고 보관하는데 냉장고가 큰 변화를 주었기 때문에 영양공급이 좋아져서 그만큼 가슴이 커졌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아프리카인은 가슴이 큰 사람과 작은 사람이 뒤섞여서 공존하고 있습니다. 애초에 아프리카는 사람이 산 기간이 길어서 DNA풀이 다양할 것이라 예상할 수 있습니다. 거기다가 게놈프로젝트 연구에 의하면, 가슴이 큰 유럽인 중 일부가 언제인지는 몰라도 다시 아프리카로 돌아간 것으로 조사됐다고 합니다.

반면 동양인은 가슴이 유달리 작습니다. 게놈 연구의 결과를 살펴보면, 가슴이 작은 이유는 환경적 요인이 아니라 유전적인 요인이라고 합니다. 이 연구를 보도한 기사를 인용해 봅니다. (지금은 이 기사보다 조금 더 정교하게 밝혀져 있다고 합니다.)

과학저널 셀은 두꺼운 모발, 더 많은 땀샘, 작은 가슴, 각진 형태의 치아 등 동아시아인의 특징이 3만5천년 전의 유전자 변이에서 비롯됐다는 논문을 게재했다고 15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가 보도했다.

(중간생략)

연구진은 머리카락 등의 두께에 관여하는 `EDAR’ 유전자에 주목했다. 아프리카인, 유럽인들과 달리 대부분의 동아시아인은 EDAR 유전자가 변이를 일으켜 독특한 특징을 갖게 됐다는 것이다.

야나 캄베로프, 파디스 사베티 박사를 주축으로 한 연구진은 이 유전자의 영향을 분석하기 위해 쥐의 EDAR 유전자를 동아시아인처럼 변형시켰다.

성장한 쥐의 털이 동아시아인들의 머릿결처럼 굵어지고 땀샘도 발달한 것이 확인됐다. 연구진은 이 결과를 중국인들에게도 적용해 중국인들이 땀샘이 많다는 것을 알아냈다.

또 변형된 EDAR 유전자를 보유한 쥐들은 동아시아인들처럼 가슴 조직이 덜 발달했다. 이를 통해 연구진은 아시아 여성들의 가슴 크기가 작은 것이 EDAR 유전자와 관련 있다고 추정했다.

출처 동양인은 왜 가슴이 작지?…수만년전 유전변이 때문

그리고 이렇게 가슴이 작은 유전자가 처음 나타난 시기는 인류가 아프리카를 떠난 뒤에 중동에서 유럽인과 분리된 직후인 3`5000 년 전으로 알려졌습니다. 유럽인의 가슴이 큰 유전자도 이 직후에 나타났습니다.

여기에 더불어 동양인, 특히 우리 한국인의 조상인 몽골족이 마지막 빙하기의 극심한 추위를 시베리아 지역에서 버티는 과정에서 이 유전자의 비율이 더 커졌을 것이라 추정할 수 있습니다. 젖은 근육이 없고, 지방층이기 때문에 몸에서 생긴 열이 잘 전달되지 않습니다. 체온을 측정하면 여성의 가슴 부분이 유달리 온도가 낮게 측정되는 이유입니다. 따라서 젖은 크면 추운 환경에서 동상 등으로 손상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즉 추운 환경에서는 작은 가슴이 생존에 더 유리했을 것입니다. (추운 지역에서 키우는 젖소도 마찬가지여서, 동상 위험 때문에 젖가리개를 해준다고 합니다.) 반면 몸 전체를 기준으로 했을 때는 동양 여성의 체지방율이 아프리카나 유럽의 여성보다 높은데, 이것도 빙하시대의 추위와 연관지어 생각할 수 있습니다.

최근에는 미국문화의 영향으로 우리나라의 미적 기준이 서양의 기준과 비슷해지는 것 같기는 합니다.
더 나가서 학자들 사이에는 문화가 성적 인식 등에 영향을 주는지도 연구되고 있습니다. 현재까지는 문화보다 본능이 더 큰 영향을 준다는 연구결과가 더 설득력이 높은 것 같습니다. 페미니스트라는 작자들이 아무리 이런 의견에 반감을 품고 있다고 하더라도, 단순한 수유 한 가지 목적만 맞다고 볼 수는 없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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