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일러 주의
그냥 사용기간이 끝나가는 쿠폰 2 장을 소모하려고 극장에 갔다. (앞으로는 쿠폰이 생겨도 되도록 안 써야겠다. ^^;) 그렇게 해서 어제 본 영화가 [코다]Coda와 이 영화다.
그저께 예매를 할 때 이 영화가 대만영화라는 것과 예매율이 꽤 높다는 것만 보고서 보기로 결정했다. 작년에 가장 높은 평점을 줬던 영화가 대만영화인 [반교:디텐션]이었고, 이전에도 몇 편을 재미있게 봤던 적이 있었기 때문에 약간은 기대했던 것 같다. 영화 정보는 찾아보지 않았다.
아무튼…. 그렇게 극장에 들어가서 첫 화면을 보는데, 대만 제목 ‘你的婚禮’가 나왔다. 응? 시작하자마자 스포일러를 당했다. 30 년 전에 잠깐 공부했던 중국어를 떠올리자면, 대만 제목만으로 ‘너의 결혼식’(엄밀하게 우리말로 번역하자면 ‘네 결혼식’이 더 적절하다.)이라는 의미다. 그러니까 이 영화는 남녀 주인공이 결혼하지 못하며, 둘 중 한 명이 상대편의 결혼식에 간다는 걸 알 수 있다. -_- 시작하자마자 김이 확 빠져버렸다. ㅜㅜ 영화 관계자들은 무슨 의도로 제목을 이렇게 정했을까??
20 분쯤 보고서는 내가 이걸 왜 보고 있는 걸까 하며 후회했다. 편집, 연기, 촬영 모든 면에서 실수가 종종 눈에 띄었고, 특별함을 찾기 힘들었다. 예를 들어 시험을 보는 장면에서 배우들은 뭔가를 계속 써야 한다는 고정관념이 고스란히 나타나 있었다. 이렇게 여러 가지 고정관념과 일상적으로 사용되는 밈이 굉장히 많이 쓰였다.
거기다가 영화가 개성이 너무 없었다. 2000 년대 초중반에 우리나라를 휩쓸었던, 지금은 별로 눈길도 끌지 못하는 영화들의 조합이 아닌가 싶을 정도의 짜집기 영화로 보였다. 영화를 보는 내내 [늑대의 유혹], [클래식], [내 머리 속의 지우개], [엽기적인 그녀] 같은 우리나라 영화가 수도 없이 떠올랐다. 이런 영화들과 비교해서 촬영장비가 좋아진 것 빼고는 별로 나아진 점을 찾기 힘들었다. 일본 만화 [H2] 같은 것도 몇몇 떠올랐다. 참고로 난 일본 만화를 거의 보지 않아서 아는 것도 거의 없는데도 몇 가지가 떠올랐다. 가장 많이 떠오른 건 대만영화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였다. 이 영화가 워낙 인기를 끌자 똑같이 베껴 만든 게 아닐까?
이렇게 베낀 영화들은 영화산업이 발달하는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등장하는 것일까 싶었다. 심지어 영화산업이 가장 앞서가는 헐리웃에서도 이런 일은 비일비재하다. 아무튼 뭐…. 그런 생각을 하며 영화를 보았다.
그리고, 뒷부분까지 쭉 보면서 내 생각과 추측이 전부 맞다는 것만 확인했다. 그냥 명랑한 첫사랑 영화라고 스스로 되뇌이며 보려고 했지만, 제작진의 수준에 대한 생각이 머리속에서 떠나지 않았다. 그냥 그랬다. 우울했다.
별점 주기 힘들다. ★☆
ps.
영화 이외의 두 가지 요소가 눈에 거슬렸다.
1. 번역자 문제다. 예를 들어 영화에서 ‘잘하다’와 ‘잘 하다’라는 대사가 굉장히 많이 나오는데, 번역자는 이 둘의 차이를 잘 구분하지 못해서 뒤죽박죽 섞어서 썼다. 이런 게 몇 가지 있었다.^^;
2. 음향 문제다. 우선 영화관이 음향을 좀 웅웅거리는 느낌이 나도록 조정되어 있었다. 아쉬웠다. 거기다가 주변의 다른 상영관에서 나는 소리가 여러 번 쿵쿵 울렸다. 코엑스 메가박스 9 관의 문제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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