둥근 거미줄을 치는 거미는 총 다섯 개 과가 있다. 그리고 그 대부분은 왕거미과다.
왕거미과에는 재미있는 녀석들이 참 많은데, 그중에 하나가 기생왕거미다. 기생왕거미는 사냥을 위해 수직의 둥근거미줄을 치고, 그 부근에 은신처를 만든다. 그리고 거미줄 가운데[바퀴통]로 갈 때 거미줄이 망가지는 걸 막기 위해서인지 거미줄 가운데에서 은신처까지 이어지는 줄을 연결해 놓는다. 거미는 그 줄 위를 지나갈 때도 안전실을 유지하므로, 거미가 그곳에서 오래 살수록 줄은 점점 두꺼워진다.
기생왕거미는 짝짓기철인 가을이 되면 암수가 한 곳에 두 개의 은신처를 붙여서 만들어놓고 합방을 한다. 이때 잡으면 단번에 암수를 잡을 수 있다. 얄미운 커플 같으니라고….
아무튼, 기생왕거미는 북아프리카에서 유럽을 거쳐 동남아시아에까지 사는 창문거미(우리나라에는 없고, 태국에서 본 적이 있다.)와 어떤 연관이 있는 게 아닐까 생각해본다.


기생왕거미가 은신처를 만들 곳이 적당하지 않자 먹이잡이용 거미줄을 지지하는 풀에 은신처를 만들어놓았다.

거미줄에서 수직에 가까운 방향에 은신처를 만들고, 둥근거미줄 가운데[바퀴통]와 연결해 놓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