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을 잃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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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 내내 『눈의 탄생』을 읽고서 주말에 서평이란 걸 써봤다. 항상 독후감으로 쓰다가 서평으로 쓰니 낯설어서 시간이 특히 오래 걸린 편이다. ‘나’란 주체를 버리고 객관적 시각에서 평해야 서평이 되는 건데, 물론 예전 글보다는 객관에 많이 접근했지만, 서평이라 하기엔 그리 성공적이지 못하다.
아무튼 난생 처음 서평이란 걸 쓰다보니 감을 잃었다. 최근 글쓰기가 블로그 글쓰기에서 벗어나다보니 감을 잃었는데, 가뜩이나 더 감을 잃었다. 쓰는 모든 글은 공개 전에 거의 한 번씩 다시 읽는데, 이전보다 고치는 빈도가 훨씬 줄었다. 처음 쓴 글이 그만큼 고칠 요소가 줄어든다는 뜻이니까 단순히 글쓰기 감을 잃은 것은 아니다. 대신 써놓은 글을 놓고, 이전에는 하지 않던 고민, 이 글이 잘 써진 글인지, 어떤 표현을 넣는 것이 좋을지 하는 고민을 하게 된다. 어떤 문장은 두 표현을 반복해서 왔다갔다 하기도 한다. 물론 좋은 글이란 것에 딱 정해진 정답은 없겠지만, 어떤 글이 좋은 글인지에 대한 감을 잃었다고 할까? 『눈의 탄생』 서평을 쓸 때도 거의 비슷했다. (이걸 어떻게 공개해야 할지 고민이다.)

이렇게 쓴 서평을 가지고 상상서평단에 응모했고, 오전에 뽑혔다는 메일을 받았다. 서평을 배우려는 사람들을 뽑아 서평이 무엇인지 가르치는 교육이며, 네이버 스윗도넛 님이 일하시는 곳이다. 앞으로 한 달에 한두 개씩 서평을 써서 보내고, 첨삭 지도를 받는다.

우리 또래의 이과 출신들은 대부분 글쓰기 지도를 받지 못해 글쓰기를 원할 경우에만 스스로 익힌다. 스스로 익히는 글쓰기는 개성적인 문체로 완성될 가능성이 높을지도 모르겠지만, 익히기는 힘들다. 7 년동안 외로이 블로그에 글을 써온 나도 많이 발전하긴 했지만, 반대로 발전 속도는 느릿느릿해 답답함을 많이 느꼈다.
이런 면에서 첨삭지도는 좀 더 빠르게 글쓰기를 익힐 기회가 될 것 같다.

요즘 이런 생각을 자주 한다.
만약에 학교를 다니는 동안 글쓰기를 배울 기회가 있었으면 어땠을까? 아니, 사회에 나온 이후에라도 글쓰기를 공부할 기회가 있었으면 좋지 않았을까? 초보를 위한 글쓰기 교육을 하는 곳이 없어서 많은 아쉬움을 느꼈다.

4 comments on “감을 잃다”

    1. 글쎄요… 체링 님의 블로그에 올라오고 있는 글 자체만으로는 훌륭한 글쓰기 솜씨를 갖고 계신 걸요. 누군가의 글을 펌하시는 것이 아니라면 (당연히 그러시겠죠) 크게 교정받을 필요는 없어 보입니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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