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흐의 〈별의 빛나는 밤〉에 대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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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흐는 1889년 5월 8일에 생 레미 요양원에 들어갑니다.
왜 들어가냐건 웃지요…..

1889년 1월 자화상
1889년 1월 고흐가 했던 사업 가운데 가장 성공적이었던 고갱과의 협업관계는 고흐가 자신의 귀를 자르고 그린 자화상 사건 때문에 깨지고 맙니다[footnote]고갱이 고흐의 자화상을 보고 비슷하지 않다고 평하자 고흐가 격분하여 자신의 귀를 자르고서 흐르는 피를 붉은 물감으로 범벅하여 표현한 뒤 “이래도 안 비슷하냐?”라고 했다는 일화가 전해집니다.[/footnote].
이전부터 동생 테오에게 경제적 지원을 받아오고 있었지만, 그 돈으로는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없었습니다. 아니 식사를 위한 빵조차 살 수 없는 궁지로 내몰리고 있었습니다. 고흐는 식비를 절약하기 위해서 가장 질이 나쁘고 딱딱하여 씹기가 매우 어렵고, 소화도 잘 안 되는 빵을 사서 연명하고 있었습니다.
더군다나 주거비용을 내는 것은 더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요양원에 들어간 이유는 결국 고흐가 취할 수 있는 모든 방법 중에 생활비가 가장 싸기 때문이었습니다.

(Starry Night)”]
고흐는 요양원에서 6월 9일 당신의 동생인 테오에게 편지를 씁니다.

지난해 아를에서 그린 <론 강 너머 별이 빛나는 밤>을 곧 있게 될 앙데팡당전에 출품하라면서 “이 작품이 어떤 사람에게 내 것보다 나은 밤의 장면을 그리는 데 아이디어를 제공해줄 것이다”고 했다.
또한 “비록 고갱과 베르나르의 최근 작품을 보지는 못했지만 이 두 습작(<별이 빛나는 밤>과 <올리브 과수원>)이 그들의 작품과 유사할 것이라고 생각된다.”(1889. 6. 9)고 적었다.

– 출처 : 아름다운 미술

즉 동생 테오에게 편지를 쓸 때 이미 <별이 빛나는 밤> 스케치는 완성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후 6월 18일자 편지에는 “결국 난 <올리브나무가 있는 풍경>을 그렸으며 또한 별이 빛나는 하늘에 대한 새로운 습작을 했다”고 적습니다. (출처 : 아름다운 미술)

결국 <별이 빛나는 밤>이 스케치된 시기는 하현달인 것을 고려할 때 1889년 5월 24일(음력 4월 25일)경 새벽일 것으로 추정할 수 있습니다. (그림은 6월에 완성됩니다.)

7월 7일 고흐는 요양소에 들어오기 전에 생활하던 노란 집으로 자신의 짐과 작품들을 가지러 갑니다. 그러나 자기 짐을 맡겨뒀던 친척이 보관상태도 별로 안 좋았을 뿐 아니라 작품들이 형편없는 쓰레기라고 생각하여 크로키와 스케치들은 대부분 버리고, 유화는 인근 고물상에게 헐값 떨이로 판매해 버린 뒤였습니다.
고물장사는 자신의 친구에게 싼 값에 이 작품을 몇 개 넘겼고, 이 친구는 자신이 경영하던 호텔에 이 작품을 몇 개 걸어놓습니다. 또한 고물상에 있던 작품들은 인근의 가난한 사람들이 구매하여 자신의 집에 걸어놓거나 물건을 싸는 용도로 사용했다고 합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호텔의 투숙객들이 이 작품들을 높이 평가하면서 사가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작품의 값이 뛰기 시작합니다. 고흐가 그렇게 바라던 “물감 값보다 더 비싼 값에 자신의 작품을 판매하는” 시점이 드디어 오게 됩니다. 그러나 그 시간 고흐는 이미 이 세상 사람이 아니었습니다. 2~3년 전인 1890년 7월 말 독일의 어떤 장기투숙했던 여관의 인근 들판에서 권총으로 자살을 시도합니다. 고흐는 자살을 시도한 뒤에도 곧바로 죽지 못하고 피를 흘리며 여관까지 왔고, 여관에서 의사와 여관주인의 극진한 간호에도 이틀만에 세상을 떠납니다.(1890년 7월 30일)
고흐의 비극은 앞에서 말씀드렸듯이 식비를 절약하기 위해 딱딱하고 소화가 잘 안 되는 빵을 먹었고, 이는 고흐의 위장과 이를 상하게 하여 점점 더 음식을 섭취하지 못하게 되면서 영양실조, 그리고 영양실조가 정신이상까지 불러오게 된 것입니다.

[별이 빛나는 밤]은 동생 테오에게는 1889년 9월 28일 전달되고, 1890년 4월에 열린 앙데팡당전에 출품했는데 카탈로그에는 “No. 832, Le Cypres”라고 적힙니다.

ps.
이 글은 에삼초이 님께서 고흐의 <별이 빛나는 밤> 작품과 관련된 포스트에 물어주신 그려진 시점에 대한 글입니다. 참고로 이 글에는 추측이 포함되므로 부정확한 이야기가 포함될 수 있습니다. 글 속의 날짜와 이름 정보들은 “아름다운 미술” 내용에서 참고하였으며, 글의 내용은 평소에 알고 있던 것을 정리합니다.
양력과 음력의 날짜 변환은 한국 천문 연구원의 변환기를 사용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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