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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으로 가는 길

가로등 그림자는 아낙의 발뒤꿈치를 잡아끌고

Andre Gagnon의 monologue가 달빛에 얼어 흔들거린다.

바지섭 밑 발목살은 도축장에 끌려가는 소의 목처럼 시리다.

옷소매 속으로 감춰진 주먹 끝 얇은 털자락은 고드름 부러지듯 휘청이고

외딴 골목의 인적은 그보다 훨씬 이전에 동강나 어디론가 흩어졌다.

길가에 매어둔 고운 한우 잔등이엔 계절의 배설물이 한가득 쌓여있다.

볍씨와 함께 뜨거운 이국에서 온 작은 존재들은 발자국조차 남기기 미안하다.

지구는 너무나 온난화되었나보다.

집으로 가는 길

가로수는 전자파로 온 몸을 녹이고

Rachmaninov가 세운 바위는 흔들바위가 되었다.

신체의 곡면 굴곡이 가장 큰 부위마다 천 나부랭이가 나풀거린다.

콧털에는 고드름이 달릴 기세!

그러나 고드름을 따다가 영창에 걸어둬야 할 꼬마신랑은

꽉 막힌 콧구멍 후비느라 여념이 없다.

전봇대 밑에 오손도손 모여 추위를 녹이고 있을 무당벌레들도

콧구멍 파느라 정신없으려나

지구는 너무나 온난화 된 것 같다.

부분과 전체, 전체와 부분….

우리 모두를 하나로 이어주는…

길!

오늘도 길 위에 앉은 할머니의 굽은 손가락은

모두를 가리킨다. 우리

기다린다.

그래도 많이 따뜻해 졌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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