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시민천문대 – 과학 시설 방문 프로젝트 5편

9 comments

부산에서 별보러가는 과학시설 방문 프로젝트

정보를 찾아보니 우리나라에도 꽤 많은 천문대가 있었다. 그동안 정보를 찾아보지 않아서 몰랐지만, 수시로 천문대를 방문하여 별을 관측할 수 있는 기회가 있던 셈이다. 그동안 특별한 이벤트를 통해서만 천문대가 개방되는 줄 알았는데 전혀 그렇지 않았다.

김해시민천문대는 부산 인근 시민들이 가볍게 놀러와서 등산하고, 별을 관측하고, 궁금증을 해소하고 귀가할 수 있는 시설이었다. 50만이 넘는 인구를 자랑한다는 김해시에서 운영하는 시설이었는데, 시에서 운영에 정성을 많이 들이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다만 정성을 들일 것이면 전문가-천문대 직원들 등등-와 협의를 해가면서 했으면 좋겠다는 아쉬움이 살짝 들었다. ㅎㅎㅎ

천문대는 각 지역별 특색이 상당히 강하므로 다른 곳과의 비교는 별로 의미가 없을 것 같아 김해시민천문대 자체에 대한 정보만 소개하고자 한다.

참고로 방문한 날(양력 11월 2일, 음력 10월 5일)은 그믐날에 가까워 관측적기라고 생각했지만 날씨가 썩 좋지 못했기에 별을 관찰하고 귀가하지는 못했다. 원래 천체관측은 뽑기같은 것이니까…


이번 프로젝트를 시작하면서 꼭 방문하고자 했던 시설중 하나가 천문대였다. 그리고 검색을 하면서 별로마천문대, 보현산천문대, 대전시민천문대, 김해천문대가 후보로 올랐다. 인터넷으로 접할 때 가장 매력적인 천문대는 별로마천문대였지만, 아쉽게도 그 부근에 과학시설이 전혀 검색되지 않는 외진 곳이었다. 보현산 천문대는 외지지는 않았지만 부근에 과학시설이 없어 방문일정 궁리만 열심히 해야 했다. 만약 이들 천문대를 방문하려고 한다면 하루를 꼬박 소비해야 할 것이다. 그래서 상대적으로 주변에 과학관련 시설도 많고, 사람도 많이 살고, 교통도 편리한 김해천문대와 대전시민천문대만 방문하기로 했다.

김해천문대는 김해시에서 운영하는 공공시설이었다. 김해시의 외곽에 위치하고 있는데, 김해시에서 보면 천문대가 잘 보인다. 이러한 시각적인 장점 덕분에 많은 분들이 더 많이 사용하는 시설이 된 것이 아닐까 생각하게 만든다.

김해천문대

하지만 저 천문대에 가는 일은 쉽지 않았고, 결국 택시를 타야 했다.[footnote]사실 그리 멀게 생각되지 않는데 택시비가 7000원쯤 나왔다. 포항이나 부산에 비해서 김해의 택시비가 비싼 것인가 아니면 내가 바가지 요금을 지불한 것인가? [/footnote] 시내버스가 운행한다지만 횟수가 많지 않아서 외지의 방문객이 이용하는 것은 무리라고 생각되고, 자가용을 사용할 것을 추천한다. 지역주민이라면 운동삼아 천문대까지 걸어가는 것도 나쁘지 않다. 이미 등산로까지 갖춰져 있다고 들었다. 걸어가는 시간은 산밑에서 천문대까지 올라갈 때 50분쯤 걸릴 것 같았다. 내려갈 때 35분쯤 걸렸다.

천문대 입구에는 매우 넓은 주차장이 마련되어 있었다. 그리고 입구에서 600m를 걸어올라가야 천문대를 볼 수 있다. 천문대와 주차장이 먼 것은 자동차 불빛이 별 관측에 방해가 되기 때문인데, 사실 주차장 뿐만 아니라 김해시와도 너무 가까운 편이다.

이를 생각했는지 천문대로 올라가는 도중에 빛공해(광공해)의 심각성에 대한 게시글을 볼 수 있었다. 사실상 우리나라는 이제 천체연구에 적합한 곳이 없다고 하는데, 인구밀도가 지극히 높은 우리나라에서는 어쩌면 당연한 것이리라 생각된다. 우리나라에서 천체관측에 참여하고자 한다면 앞으로는 망원경을 우주로 쏴올리는 허블우주망원경 같은 것을 만들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한편 사람들은 주차장에 차를 세우는 것이 아니라 바로 천문대 입구 앞에 차를 세워놓기 때문에 입구 바로 앞은 주차대란이었다. 별로 보고싶지는 않은 장면…

천문대 입구는 별이 쪼개지는 모습의 조형물로 이뤄져 있었다. 그리고 올라가는 길에는 여러 가지 자료가 전시되어 있었다.

나중에 김해시민천문대 직원분의 말씀을 들어보니 천상열차분야지도에서 잘못된 내용이 있는데, 누군가가 그 것을 지적하면서 고치라고 하셨단다. 정말 대단하다. (사실 우리나라에 보급되어 있는 천상열차분야지도는 모두 세종대왕릉의 것을 복사한 것이므로 세종대왕릉의 것이 잘못되어 있을 확률이 높은 것 같다.)

천문대 올라가는 도중에 김해시를 보면 김해시가 잘 보인다. (날씨가 흐려 뿌옅다.)

천문대로 올라가는 길에는 여러가지 천체사진들이 있었는데, 대부분 NASA에서 촬영한 사진들이었다. 각각 적외선으로 관측한 안드로메다 은하, 토성의 위성 하이페리온과 함께 얼마전에 새로 발견된 토성의 테 사진까지….

토성의 테 사진은 역시 NASA의 홈페이지에 가면 다운로드 받을 수 있다. 오른쪽의 이미지는 내가 직접 NASA에서 원본 사진을 다운받은 것이다. 아직 토성의 테가 왜 생기고, 계속 유지되는지 아직 밝혀진 것이 없는데, 새로운 테가 발견되면서 기존의 이론들은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또 올라가는 길에 따라 가로등이 주욱 있었다. 대략 개수가 25개 정도였는데 태양부터 해왕성까지를 상징하는 가로등이었다. 신경도 많이 쓴 가로등이고, 또 매우 잘 만들었다. 한 가지 아쉬웠던 점은 순서가 마구 뒤섞여 설치되어 있었다.

김해시민천문대에 도착하니 많은 분들이 계셨다. 대부분은 김해에서 운동겸 나들이를 오신 분들이었다. 확실히 지금까지 방문한 과학시설중에는 가장 주민친화적인 입지를 다진 시설이었다.


LOGO

바닥에 새겨져 있는 김해시민천문대 마크

전시관은 새로 손보려고 준비중이라고 한다. 공사는 2009년에 한다는데 설치된지 10년정도 지난 전시물들이라 새로 만드는 작업이 필요하긴 할 것 같았다. 하지만 김해천문대의 중심이 되는 시설이 전시관은 아니므로……

전시관은 천정까지 빙글빙글 돌면서 계속 관람할 수 있도록 되어있었다. 그리고 그 맨 꼭대기까지 올라가면 8개의 행성 모형이 매달려있었다. 지구와 태양이 빠져있는 것 같다. ^^

전시관을 빙글빙글 돌면서 밖으로 나오게 되면 망원경들이 설치되어 거제시내를 볼 수 있는데, 내가 간 날은 워낙 날씨가 안 좋아서 별로 볼 수 있는 것은 없었다. 날이 맑으면 부산시내까지 볼 수 있다고 한다. 날씨가 원망스러운 시간이었다.

주변에는 나무도 많고, 숲이 살아있기 때문인지 각종 새들이 날아다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저 새는 저 위치에서 몇 분간 꼼짝도 않고 앉아있다가 주변에서 다른 새가 우니 날아가 버렸다.


천문대로 올라가는 길이 분기되는 곳에는 인공폭포가 조성되어 있었다. 사람들이 많이 찾아와 휴식을 취하고 가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이 인공폭포는 천문대를 찾아가는 이정표로 삼을 수 있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인공폭포 맞은편에는 대형 놀이공원이 있었는데 계절 때문인지 사람은 많지 않아보였다.


천문대에는 약간의 전시물과 천체투영관이 있었다. 천체투영관은 상영시간이 안 맞아서 구동되는 것을 직접 보지는 못했다.천체투영관은 여러 곳에서 봐왔기 때문에 비교가 많이 됐는데 투영실과 기기 자체는 다른 곳과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문제는 Software가 중요하므로 운영하는 사람의 역량에 많이 좌우되는 시설이다. 따라서 천체투영관이 운영된다는 것만 언급할 수 있을뿐 그 이상을 이야기하는 것은 무리라고 생각된다.

망원경들이 2개의 교육장과 1개의 관측실에 잔뜩 설치되어 있었다. 역시 날씨가 너무 흐려 내게는 무용지물이었지만, 김해시민천문대 홈페이지에서 미리 예약을 하고 방문한다면 충분한 교육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사실 나도 망원경을 개인적으로 다뤄본 적이 없으므로 (망원경의 물리적 원리는 알고 있지만) 조작법은 전혀 모른다. 그래서 언젠가 꼭 배워보고싶었다. 그런데 이게 역시 한두 시간만에 모두 배울 수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이 날은 내가 무언가를 배워오기엔 무리가 있었다.

그 이외에 천문대 직원분과 많은 대화를 할 수 있었다. 천문대 직원분이 전라도 변산반도에 위치한 사설천문대인 ‘금구원 조각공원 천문대‘를 추천해 주셔서 꼭 방문하고 싶었지만 날씨 문제와 일정 문제 때문에 결국 방문하지 못했다. 아쉬움이 남는다.

별을 관측할 수 없다면 일찍 서울로 돌아와야 했기 때문에 어두워질 때까지 기다리지 못했고, 결국 밤에 비가 살짝 왔다. -_-

천문대는 매월 1일과 공휴일이 아닌 월요일에 휴관한다.

휴관하지 않는 날에는 망원경 조작 프로그램과 천체관측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이들 프로그램은 유료이므로 홈페이지에서 요금을 확인해보는 것이 좋겠다. 또 실내 별자리 프로그램은 천체투영관에서 하는데 저렴한 가격에 참가할 수 있다. 천체관측 프로그램에 참가는 망원경 조작 프로그램이나 실내 별자리 프로그램 참가자에게 우선권이 주어진다고 하니 꼭 천체관측을 하고싶은 사람들은 다른 프로그램을 예약하고 오는 것이 좋겠다. 교육참가자가 많을 경우에는 선착순으로 신청을 받는다고 한다.


김해시민천문대는 시민들에게 접근이 용이한 천문대를 만드는 것을 취지로 김해시에서 만들었다고 한다. 민간위탁 경영으로 출발한 김해시민천문대는 최근 김해시 직영운영체제로 바뀌었다고 하며, 그래서인지 새로운 시설들을 갖추기 시작했다.

부산에서 찾아가는 건 쉽지 않은 일이지만 김해시에서는 생활속의 천문대로 충분히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사실 부산에서 오더라도 1년에 몇 번 찾는 것은 무리는 아니다.

꼭 특정 천문대를 찾아가기보다는 집 주변의 천문대를 알아보고 수시로 방문하는 것이 좋겠다는 말로 이 글을 끝맺는다.

※ 이 글은  한국블로그산업협회가 주관한 ‘블로거! 네 꿈을 펼쳐라‘ 이벤트에서 지원받아 작성된 글입니다.

글 쓴 날 : 2008.12.18

9 comments on “김해시민천문대 – 과학 시설 방문 프로젝트 5편”

  1. 빛공해의 심각성에 붙은 사진이 무척 반갑고도 의외네요… 몇 년 전에 처음 저 사진을 볼땐 우주에서 바라본 지구의 꺼지지 않는 빛이었는데… 천체관측에서는 공해가 되는군요.

    1. 맞습니다. 세상의 모든 것은 장점과 동시에 단점을 갖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우주로 나가면 광공해의 피해를 많이 줄일 수 있으니 좀 낫지 않나 생각합니다. 심지어 허블우주망원경에 의해서 촬영된 우주가 생긴 이후 10광전 전후에 탄생한 은하들의 사진들도 나오는 것을 보면.. 미래에는 저 방향밖에 방법이 없는 것 같습니다. ㅎㅎㅎ

  2. 김해천문대 아이들 데리고 가면 참 좋지요. 아는 사람만 가는 곳이기는 해도요…
    작년에 아이들 데리고 일부러 밤에 올라갔는데 상당히 멋진 풍경들과 경험들에 정말 황홀한 시간을 보냈던 기억이. ㅎㅎ
    사진 찍는다고 고생하셨겠습니다. ㅎㅎ

  3. 먼데서 오셨군요. ^^ 참고로 김해시민은 아직 50만이 안될껍니다. 간당간당하죠. 주차장에 주차하고 운동삼아 걸어가기에 딱 맞는 거리입니다.

    1. 50만에서 아주 조금 빠진다고 하더군요. 짖고 있는 아파트 완공되어 입주하면 50만이 넘을거라던데….
      아이디에 ‘?’는 뭔가요? 궁금해요. ㅎㅎㅎ

댓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