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에 대학교를 처음 입학했을 때 입학선물로 컴퓨터를 사주는 부모님들도 계셨지만 나의 부모님을 비롯한 대부분의 부모님들은 그렇지를 못했다. 그래서 대부분 1~2 학년이 끝나고 겨울방학때 컴퓨터를 구매하게 된다. 당시 컴퓨터가 없으면 과제물 등을 작성하기도 힘들었고, 다른 친구들과 대화하는 것도 점점 힘들어지던 시기였기 때문이다. (지금 대학생들은 더할 테지만…)
당시에는 “컴퓨터를 배우려면 게임을 배워라”라는 말이 있었는데, 막상 내가 컴퓨터를 산 뒤에 게임을 별로 하지 않았다. 게임을 배워서 익힐 수 있는 컴퓨터 수준은 컴퓨터를 사기 이전에 책으로 벌써 익혀 버렸기 때문이다. 물론 당시에는 온라인 게임이란 것은 없었고, 불법복제되어 인터넷에 떠돌아다니던 PC용 패키지들이 난무하던 시절이었다.
당시 해봤던 기억에 남는 게임으로는 “지뢰찾기”, “소코반”, “supaflix”같은 퍼즐형, “동급생”으로 대변되는 일본RPG류, DOOM으로 대변되는 어드벤티지류, “Simcity”나 “프린세스 메이커”로 대변되는 성장시뮬레이션류 등이 있었다.
하지만 어느새인가 서서히 일반 PC게임들은 사라지고, 일반 PC게임들과 온라인 게임의 중간격인 “Starcraft”를 거쳐 “리니지”를 대표하는 온라인 게임으로 바뀌게 되었다. 사실상 온라인게임이 대중화 하는 과정은 Starcraft의 네트워킹 기술이 중요하게 작용했을 것이다.
일반적으로 컴퓨터는 초창기 온라인이 활성화되지 않았을 때는 나 스스로의 창작물 생성과 시간때우기가 주된 사용처였다. 하지만 온라인으로 넘어오면서 지식을 서로 나누는 작업(지금은 UCC로 불리는 활동들)과 타인과의 의사소통이 주가 되었다. 그리고 많은 친구들이 하는 게임의 경우는 지식을 나누는 작업을 하지는 못하지만 친구들과의 의사소통의 목적으로는 사용될 수 있을 것 같아서 꽤 많이 했던 기억이 난다. 물론 유료로 게임을 한 적은 없다. 그만큼 게임에 푹 빠진 적은 없었으니까…..
하지만 온라인 게임이란 것이 시간을 너무 많이 써버리는 경향이 있는데다가 레벨이 달라지면 같이 게임할 수 있는 환경이 되지 않다보니(레벨에 따라서 가장 효율적으로 게임을 할 수 있는 장소가 다른 경우가 대부분이다. 대부분 득템을 하거나 렙업이 게임의 주된 목적이기 때문이다.) 친구들과 즐길 수 있다는 초기의 기대는 사실상 무너지지 않을 수 없었다. (내가 제일 열심히 한 게임이 “단군”인데 같이 게임하고 싶은 사람과 레벨을 도저히 맞출 수 없어서 결국은 게임도 접을 수밖에 없었다.)
결국 게임을 하는 목적이 타인과의 친분도모라던지 뭔가 새로운 것을 얻거나 창작하는 것이라면 게임에서는 얻을 것이 없다. 1년간 수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인 결과가 기껏해야 랩 백수십짜리 캐릭터와 아이템들 뿐이니까….(그것 자체가 의미있는 것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것에 의미를 두는 – 그래서 현거래까지 하는 – 사람들은 정신나간 사람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결국 게임은 게임으로 끝나고, 인터넷 활동은 “채팅 → 동호회 활동 → 기우회 활동 → 각종 사이트 회원활동 → 블로그 활동” 의 순서를 거치게 된다.
사람들간의 의사소통이 원활하려면 사람들간의 평등이 우선되어야 한다. 일반 사회에서도 계급의 분화나 신분의 구분 등이 있으면 의사소통이 제약되는 것처럼 다른 곳에서도 비슷한 양상을 띈다. 게임 내에서 다른 사람들과 의사소통을 하려면 같은 장소에 있어야 하거나 채팅창을 통해서 대화할 수밖에 없는데, 같은 장소에서 게임을 하는 것은 여러가지 제약이 따를 수밖에 없고, 채팅창을 통해서 채팅하는 것은 각자가 대화에 집중하지 않고 하는 대화이므로(각자 게임을 하면서 대화하게 된다.) 대화 자체가 의미를 두기 어렵다.
우리나라가 IT강국, 특히 온라인 게임에 강한 것은 IMF와 무관하지 않다. 당시 많은 업계에서 어려움을 겪었고, 게임산업도 마찬가지였으나 정부에서 어려움을 극복하는 한 방편으로 IT업계를 밀어주면서 게임산업이 국내 산업규모에 비해서 너무 커진 것이다. 그리고 당시 뛰어난 인재들이 돈이 모이는 IT업계로 프로그래머, 디자이너, 기획자 등등의 이름으로 진출하게 됐다. 그 결과 IT업계, 그리고 그 중에서도 게임업계의 실적이 비정상적으로 좋았고, 많은 사람들이 더 몰려들게 됐다. 하지만 좋지않은 환경 탓에 초창기의 인물들은 모두 빠져나오면서 질이 떨어진다고 생각되는 인재들로 치환되는 현상이 일어나게 되었다고 생각된다.
질이 떨어지는 인재들로 바뀌어가자 게임업계에서는 더이상의 발전은 없어졌다. 프로그래머라는 직업이 어느순간엔가 3D 업종중에도 노가다로 대표되는 업종으로 전락한 것이다. 다들 알겠지만 2000년에 나온 게임과 2006년에 나온 게임의 차이가 얼마나 있는가? 각종 화면상의 화려함을 위해서 요구하는 컴퓨터 사양만 급속도로 올라가지 않았는가? (물론 컴퓨터 사양을 많이 요구해서 좋은 결과를 얻어내면 좋지만(Doom3의 경우처럼…) 우리나라 게임이 혁신적인 경우는 거의 보지 못했다. engine을 만들기보다는 user interface만을 만들어온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현재는 온라인게임이 일본이나 중국에 추월될 위기에 있다는 뉴스가 간혹 보이고 있다. 하지만 그 추월이 위기일까? 게임산업계에서는 위기이겠지만 우리나라 전체로 보자면 뭔가 새로운 것이 나오지도 않는 게임산업계에서 좋은 인재들을 독점하기보다는 다른 더 나은 결과를 얻을 수 있는 업계로 인재들이 분산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인재의 분산은 자연스럽게 게임산업의 어려움을 발생시키는 것이다.
내가 사실 게임을 하지 않는 이유는 노가다를 하기 싫어하고, 또 어떤 새로운 것에 잘 적응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또 하나 단순반복을 하는 것을 많이 싫어하기 때문이다.[footnote]개인적으로 생각할 때 많은 어린 학생들이 단순노가다를 안 지루해하고 잘 하는 것은 많은 학생들이 어려서부터 단순히 학습지나 문제지 등을 푸는 것에 적응되어 있어서 단순반복작업을 하는 것에 더 강력하게 적응된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더군다나 게임은 중독성이 강하니…. 가능하면 애초에 게임에 접하지 못하게 하는 것이 더 나을듯 싶다.[/footnote]
게임을 하기 위해서는 랩업을 해야 하고, 랩업을 하기 위해서는 속칭 노가다라고 불리는 단순반복작업(몬스터를 사냥하는 단순반복작업)을 하루에도 열시간 이상씩 해야 한다. 그런 단순반복작업을 지루하게 어떻게 그렇게 많이들 할 수 있는지 내 시각에서는 신기할 따름이다.
많은 사람들이 지루한 게임에 매달릴 수 있는 현상은 다른 사람들이 할 수 없는 것을 게임상에서는 할 수 있는, 일종의 평등사회가 게임상에서는 구현되기 때문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현실사회에서는 여러가지 이유로 불평등한 조건에서 출발해야 하는 상황과 비교해서 게임에서는 게임시간에 비례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으므로 현실에 대한 분풀이라고나 할까? 하지만 그러한 게임은 어디까지나 거기서 그만이다. 거기에 빠질수록 현실에서의 타인과의 격차는 점점 더 벌어지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나는 그보다는 좀 더 현실적으로 얻을 것이 있는 온라인 활동을 택했고, 그 대상이 동호회 활동에서 기우회 활동, 사이트 회원활동을 거쳐 블로그 활동까지 이르게 됐다.
30시간 노가다 뛰어서 랩 1 업되고, 아이템 몇 개 얻는 것보다는 글이 몇 개 씌여지고, 그 중에서 가치있는 글이 생기는 것이 훨씬 얻는 것이 많을테니까…..
나의 친구가 기획한 게임이 머지않아 세상에 공개될 것 같다.
그 친구는 학교 다닐 때부터 열심히 게임을 했고, 게임을 연구했다. 게임업계에 종사하고, 게임을 열심히 하는 사람은 그런 친구들 정도면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다른 사람들은 머리를 식히고 싶을 때 간혹 들어가서 게임을 하는 정도면 충분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IMF 이후 2000 년대 초반에 IT 붕괴 현상이 있었지만, 게임업계는 아직도 거품이 잔뜩 끼인 것이 아닐까?
나는 많은 사람들, 특히 많은 것을 배워야 할 학생들이 게임에 빠지는 것이 안타깝다. 그 학생들이 전부 게임업계로 진출할 것이라면 충분히 납득이 가지만 온 세상이 게임만 있다고 생각하는 아이들 – 게임만 하면 모든 것이 해결될 것이라고 생각하는 아이들이 게임업계에 진출하지 못하면 어떻게 살게 될 것인가??? (그보다도 게임을 잘 만들려면 게임 이외의 세상을 더 잘 알아야 하는 법이니 이들이 게임업계에 진출하면 좋은 게임을 만들지 못할 것이 당연하니 이것이 더 안습이다.)
그래서 난 게임을 하지 않는다.
물론 내 주변의 많은 사람들이 게임을 하고, 나는 그들을 나무라지 않는다. 나도 고2~대2 사이에 전자오락실에서 많이 게임을 했었지만, 게임을 적당히 하는 것은 삶에 활력소가 된다. 그래서 게임산업이 사라지면 안 된다.
그러나 단순반복 작업을 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하도록 교육받고, 또 게임에서도 단순반복작업만 해대는 사람들이 크면 할 수 있는 일은 뻔한 것이 아니던가?
세상에는 단순반복작업을 하기에는 해야 할 일들이 너무나 많아 새로운 것을 찾아다니기에도 바쁘다.
ps. 블로그스피어스에도 온라인 게임처럼 블로그를 운영하는 사람들이 많다. 단순히 방문하고 클릭하고 방문하고 클릭하고…. 하다보니 수만~수십만의 글을 보유하게 된 펌로그들…..
열심히 글을 써서 1000 개의 글을 쓴 블로거와 비교해서 10만개의 글을 보유한 그들에게 얻어지는 것은 남의 기억들일 뿐이다.


저 역시 이와 비슷한 이유 때문에 온라인 게임을 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게임에 몰입해야하는 이유를 잘 찾지 못하죠. ‘왜 몰입해야하지? 왜 뭔가를 이루어야 하지?’ 내내 이런 생각들이 뒤덮여 종국에는, 간단한 레이싱 게임이나, 야구 게임 같은 것으로 머리를 식히는 것 같습니다. 점점 무가치해지는 세상인 것 같습니다. 가치있는 것을 찾는 것도 점점 힘들어지는.. 마지막에는 무엇을 손에 꼭 쥐고 있게될런지.. 좋은 글 잘 보고 갑니다.
처음에 재미있어서 조금 하다가, 레벨올리기 지쳐서 포기하곤 합니다.
가끔 테트리스, 오목같은 간단한 게임이 더 재미있더군요^^
저도 정말 많이 하던 게임을 많이 안하게 된 이유가 게임으로 인해 너무나도 많은 시간을 뺏기고 그렇게 뺏기는 시간이 아깝다는걸 느낀 다음인거 같네요.
온라인은 정말 시간낭비라는 생각이 많이 들어요. 특히 레벨 시스템이 있는 게임들은…저도 게임을 좋아하고 지금도 하고 있지만, 그래서 온라인은 손도 안대죠. 뭐 엑스박스로 하는 멀티플레이야 하고 있지만 그것도 그냥 들어가서 즐길 수 있는 것들만 하죠.
지금은 아니지만 한창 ‘라그나로크’의 오픈 베타 시기에…
참 즐거웠던 기억이 있습니다. 당시에 음악방송을 하고 있었는데 청취자들과 라그나로크 게임안에서 뛰어다니며 놀았지요. 게임 자체보다는 그 안에서 쪼그려앉아 채팅하고 이모티콘을 날려댔지만… 너무 즐거웠지요. 덕분에 라그나로크를 지금도 너무 좋았던 게임으로 남아있답니다.^^ (뜬금없는 댓글)
뜬금없다뇨.
서로간의 기억을 공유하는 것이 즐겁습니다. ^^
저는 소위 MMORPG는 같은 이유로 잘 안 하지만 ‘단순반복적이지 않은’ 수많은 재밌는 게임들을 알고 있습니다. 또 MMORPG라고 해서 무조건 무한 반복적인 게임만 있는 것은 아니고요.. 온라인 게임 내에서 커뮤니티의 즐거움(위 라디오키즈님처럼)을 느끼는 분들도 있기 때문에 MMORPG라는 장르 자체를 폄하하는 것도 바람직하게 생각되지는 않습니다. 그런데 인장님 글을 읽으니 MMORPG뿐 아니라 게임 자체가 상당히 무가치하게 여기시는 건 아닌가 하는 느낌이 드네요.. (매일 구독은 하고 있지만 덧글은 몇 번 남긴 적 없는 것 같은데, 거의 첫 번째 덧글이 이래서 죄송합니다. 단지 제 생각을 말씀드린 것뿐이니까 노여워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펄님의 블로그에 몇번 들린 적이 있는 것 같습니다만…
펄님의 댓글을 타고 갔던 적도 있었던 것 같고, 다른 경로를 타고 갔던 적도 있었던 것 같고…..
좋은 게임 있으면 소개 부탁드릴께요.
요즘 게임들, 너무 많은 플레이 타임을 요구하죠..수익 모델 자체가 하루에 몇시간씩 게임에 사용하는 하드 유저들에게 맞추어져 있다보니, 그저 휴식의 의미로 하루에 한 시간씩 플레이 하겠다는 라이트 유저들이 할 수 있는 게임들이 많이 줄어든 것 같습니다..// 단군이라면, ‘단군의 땅’인가요?ㅎㅎ 그림없는 세계의 추억.
‘단군의땅’ 말고, MMORPG 게임이 있습니다.
저는 현실세계를 반영한 온라인 게임보다는, 그냥 현실을 즐깁니다. 해서, 게임은 즐기긴 해도 중독은 되지 않죠.
게임에 중독되지 않는다는 것은 대단히 부러운 능력임에 틀림없네요. ^^
온라인 게임이라기보단 “MMORPG”를 안하시는 것 같군요 ^^
MMORPG 일에 종사하는 입장으로선 이런 글이 무섭습니다. ㅎㅎ
MMORPG 로 밥벌어먹긴 하지만, 한가지 게임을 오래하지 못하는 편이라
여러개의 개임을 생각날때마다 접속해서 찔끔찔끔하고 있죠.
그냥 맛보기 수준이랄까요, 어디가나 라이트 유저 ^0^
가끔 스트레스 풀기용으로 FPS나 레이싱, 캐쥬얼 게임을 하는건 좋은 것 같아요.
MMORPG뿐만 아니라 온라인게임 자체를 안 하는 편입니다. ^^;;;;
스트레스 풀기용으로 가볍게 할 수 있는 게임이 좋은 거 같아요. 요즘엔 그런 용도의 게임 자체가 별로 없는 것 같지만요…ㅎㅎ
http://www.vnewskorea.com/tt/62 이런 글이 있군요.
그건 그렇고, yhoo.co.kr은 어디일까요…
모르겠습니다.
다만 스팸신고를 하였고, 그래서 증거자료로서 삭제하지 않고 있을 뿐입니다. 신경쓰지 마시길~
저도 펄님과 같은 생각입니다. 단순반복적인 mmorpg가 국내에선 주류이긴 하지만, 그렇지 않은 게임들도 많습니다. mmorpg가 아닌 온라인 게임은 더 다양하구요. 게임에 지나치게 몰입하는 것이야 당연히 다른 취미들(당구 같은)과 마찬가지로 개인의 문제일뿐입니다. 지금 학생들의 취미가 게임 일색인 것은 20-30년 전처럼 놀 수 있는 환경이 안되기 때문이고, 그건 게임의 본질과는 조금 무관하다고 봅니다. 교육이나 환경쪽에 더 원인의 무게가 실려있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