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행중인 신화에 대한 조명 – 『구글드』[googl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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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표기업 세 개를 꼽으라면 대부분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 애플(Apple), 구글(Google)을 꼽지 않을까? 이 세 기업 중 구글은 젊은 회사여서 유독 눈에 띈다. 구글은 우리나라 시장점유율이 별로 높지 않는데도 큰 영향을 미치는 업체가 되었다. 왜 큰 영향을 미치는 기업이 되었을까? 그것은 구글의 슬로건 때문일듯 싶다.

“Don’t be evil.”

지난 몇 년 동안 우리나라 IT는 태평양 한가운데 있는 갈라파고스 제도처럼 고립되어 있었다. 몇몇 IT기업과 정부가 합심하여 대중을 외부 세계와 차단하려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런 틈새를 비집고 외부 IT환경이 조금씩 스며들었고, 결국 대륙과 갈라파고스 제도 사이에는 해저터널이 뚤리게 되었다. 그리고 해저터널은 어찌보면 갈라파고스를 만들던 국내 IT기업과 정부가 뚫어놓은 감이 있다.

이 책은 그런 변화를 유도하고 있는 구글이 어떻게 단순한 슬로건으로 세계 검색엔진 점유율 70%를 만들었는지, 그리고 앞으로 하려는 것이 무엇인지 이야기한다. 제목 ‘구글드(googled)’란 (구글을 이용하여) 원하는 정보를 찾는다는 의미의 신조어로 2005년경 구글 검색점유율이 50%를 넘어서면서 등장했다.

이 책에 대해서 이야기하기에 앞서 한 가지 밝혀야 할 점은 이 책이 『구글 스토리』와 상당히 유사하다는 점이다. 특히 웹과 구글에 대한 역사 부분은 원고를 재편집해서 사용하지 않았을까 싶을 정도의 느낌…. (물론 그렇지는 않았겠지만…)
책을 구매하고자 하실 때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말씀드리자면, 나는 『구글
스토리』
를 절반쯤 읽은 뒤 이 책 『구글드』를 읽었다. 두 책의 우열을 가리기는 쉽지 않겠지만, 아무래도 시간적으로 뒤에 나온 『구글드』가 조금 더 낫다는 생각이 든다. 『구글
스토리』
는 사건이나 서비스 기준으로 설명해서 시간이 너무 앞뒤로 왔다갔다 하기 때문에 내용을 정리하기가 조금 어려웠다.

구글드 Googled6점
켄 올레타(Ken Auletta) 지음, 시너리(김우열) 옮김
타임비즈 출판
정가 : 20000원 / 526쪽
ISBN 978-89-6389-465-2 03320
신국판/양장/2도 인쇄

이 책은 총 4부 14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부, “괴상한 놈들이 나타났다!“는 구글을 큰 그림으로 소개한다.
2부, “구글, 그 혁명과 점령의 역사“는 스탠버드 대학에서 두 창립자 래리 페이지(Larry Page)와 세르게이 브린(Sergey Brin)이 만나 간단한 아이디어로 구글 검색엔진을 출발시킨 이야기부터 에릭 슈미트(Eric Schmidt)를 CEO로 참여시키고 구글 정신(Don’t be evil)을 만들어 지금까지 지속시키고 있는지에 대해서 소개하고 있다.
3부, “구글과 거대집단들의 혈투“는 구글의 세 확장에 따라 구글을 경쟁업체로 인식하고 배척하거나 강력한 동기를 부여받아 함께한 기업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이 과정에서 구글의 한계, 즉 수익원이 광고에만 치중[footnote]2008년 경까지 구글 수익의 98%가 광고에서 나왔다. 광고는 좋은 수익모델이고, 또 수익률 또한 확실히 좋지만 수익이 한 분야에서만 나오는 것은 큰 문제다. 2010년 초 유투브가 처음 흑자가 났다.[/footnote]돼 있는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한 구글의 노력과, 그 노력의 결과 파생되는 사회문제 등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4부, “구글드, 구글이 여는 새로운 세상“은 구글이 앞으로 하려는 사업, 또 구글이란 존재에 의해서 나타나는 사회 변화에 따라 각계의 입장과 대응 등을 설명한다.

이 책의 별점이 3개인 것은 링크걸린 공지대로 이 책이 너무 전문적인 분야에 대한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웹을 제대로 알지 못하는 사람이 이 책을 읽으면 무슨 생각을 할지 뻔하기 때문이라고나 할까?


지식에 대한 혁명은 무엇이 있을까?
1차 혁명은 종이 발명이었을 것이다. 그 이전에는 이집트의 부서지기 쉬운 파피루스나 중국의 대나무를 이용한 기록(죽서竹書나 목간木幹)이 전부였다. 종이가 발명되자 심층적인 내용의 저술이 가능해졌다. 종이가 발명되기 전 사람인 공자가 “남아수독오거서 男兒須讀五車書”라고 이야기했지만, 당시의 다섯 수레의 책은 요즘의 책 대여섯 권 정도 분량밖에 되지 않는다는 것을 고려하면 어떻게 사회를 변화시켰는지 짐작할 수 있다.
2차 혁명은 구텐베르그의 인쇄술 발명이었다. 인쇄술은 값비쌌던 책을 저렴하게 만들어 성경을 대중도 읽을 수 있게 만들었다. 그 결과 유럽은 종교혁명이 일어나게 되었고, 결국 개신교와 청교도가 등장하는 계기가 되었다.
3차 혁명은 인터넷 발명을 통한 디지털 혁명이 아닐까? 인터넷이 등장하면서 지식을 많이 축적하는 것이 별 의미가 없어졌으며, 보통 사람에 의해 생산되는 작은 정보가 모여 거대한 정보의 바다를 만들게 되었다. 그래서 정보 접근에 필요한 시간과 공간 제약이 없어졌으며, 그 덕분에 정보가 축적되는 속도도 훨씬 빨라지게 되었다.

디지털 혁명이 발생하자 그 본질을 가장 먼저 꽤뚫어본 사람이 당시 대학원생이었던 구글 창립자였다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 기존 업체 관계자는 디지털을 돼지털로 보고 있었던 경우가 대부분이었고, 디지털을 그대로 인식한 경우에도 기존 패러다임에 얽매여 한 발자국만 더 내디딘 꼴이었다. 그러나 디지털혁명을 이끈 기술은 정보와 오락을 대중과 매우 가깝게 만들었고, 결국 혁신을 통한 민주화를 부추겼다. 특히 래리 페이지의 인생 모토 “불가능이라는 것을 현명하게 무시하라!“는 혁신 관점에서 특히 눈에 띄는 말이다.[footnote]이들의 또 다른 모습은 주식 판매와 관련되는데, 구글의 주식을 부자가 한꺼번에 구매하여 큰 돈을 버는 것이 싫었기 때문에 단지 몇 주씩 자주자주 판매했다고 한다. 자기 신념을 위해서 얼마나 세심하게 생각하는지 (다른 말로 이야기하면 결벽증에 가까운지) 알 수 있는 일화라는 생각이 든다.[/footnote]

한편 구글 뿐만 아니라 애플, 마이크로소프트까지 포함하여 공통점이 있는데 이는 ‘소비자에게 더 좋은 게 뭔지 소비자보다 더 잘 알 수 있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애플의 CEO 스티브 잡스의 경우는 ‘소비자는 원하는 것을 모른다’라는 말을 하면서 시장조사가 (거의) 필요없음을 주장하기도 했다. 이 점은 마이크로소프트도 비슷하게 생각했었는데, MS가 이끌면 소비자는 따른다고 생각한 것이다. 실제로 이 말은 MS가 Windows Vista와 MS OFFICE 2007을 발표하기 전까지는 대체로 맞는 것 같았다.
그러나 이러한 생각에 조심해야 하는 점은 사업자가 소비자를 처음부터 잘못 알고 있었을 확률이 있다는 점이다. 이 책에도 여러 번에 걸쳐 강조되어 있지만, 구글 창립자들도 사용자에 대한 몇 가지 오해를 지속적으로 하고 있는 것 같다.

구글 삼인방이 오류를 조금 갖고 있었는지 몰라도, 아무튼 구글을 이끄는 명료한 비전을 갖게 된 이유를 살펴보면 조금은 재미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페이지의 답이다. “경험이 적으면 좋은 점도 있고 나쁜 점도 있죠. 우리는 잘 몰랐기 때문에 남들과 다르게 하려고 했어요. 제 생각에 우리는 그런 성향이 남들보다 강했죠. 그게 명료함인지는 모르겠군요.
(중간 생략)
브린도 동급의 답을 내놓았다. “상당 부분은 상식이에요. 상식에, 의심하는 태도가 더해진 거죠. 경험은 이득이 되기도 하지만 장애가 되기도 합니다.”

– p. 188

이들이 이같은 생각을 갖게 된데는 “권위에 의문을 던지고 스스로 생각하도록 교육 받은” 것이 아닐까 정도의 추측을 이 책에서 기술해 놓고 있다.

한편 실리콘벨리의 창작가(?)인 헥트(Albie Hecht)는 웹에 대한 관점 한가지로 ‘배포와 유통만을 담당하는 플랫폼’이 아니라 오히려 양방향의 특성 때문에 ‘플랫폼 자체가 컨텐트’가 된다고 이야기한다. 그런데 이 문장에 ‘웹’ 대신 ‘구글’을 넣어도 뜻이 잘 통하는 것 같다. 물론 ‘구글’이 아니어도 뜻이 잘 통하는 말을 조금은 더 발견할 수 있다.

그 이외에 생각해 볼만한 점에 대해서 이야기하면 다음과 같다.

구글이 추진한 도서 디지털화에 대한 출판사의 반발은 처음부터 디지털화한 e-북의 등장으로 사라질 것이다. 종이책을 기반으로 한 시장 자체가 점차 줄어들 것이기 때문이다. 또 위키백과에서 출처로 언론사 기사나 출판된 저서나 발표된 논문만 허용하는데, e-북 활성화는 이 정책이 유지하지 못하게 영향을 줄 것이 분명하다. 이러한 변화에 대해서 “하나가 따라가면 모두 따라간다[footnote]출처 : p.431[/footnote]”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 시범타가 되려고 하지도 않고, 끝물을 타려고 하지도 않기 때문에 한 구성원이 하면 다른 구성원은 첫 번째 사례를 고려하여 그대로 따라한다는 이야기다. 이를 모방산업이라고 하는데, 집단지성을 바탕으로 하는 산업도 모방산업이 될 수 있을까 하는 점이 궁금해진다.

한편, 평범한 패러다임을 가진 사람에게 유용한(?) 언급도 있다.

당신이 정말 재능 있는 엔지니어라면 무엇 때문에 시티그룹에 들어가겠어요? 조직이 당신의 공로를 높이 사주지 않는 곳에서 무엇 때문에 일하려고 하겠어요? 정치가라면 워싱턴에서 일하고 싶을 거고, 금융가라면 뉴욕에서 일하고 싶을 겁니다. 재능 있는 배우라면 LA에서 일하고 싶겠죠. 엔지니어라면, 실리콘벨리에서 일하고 싶을 겁니다.

– p.458

이 말은 기존의 기업이 왜 변화에 적응하지 못했는지에 대한 이야기인데, 이 말이 맞다면 우리나라에서 새로운 일을 하기보다 안정적인 일만 좇기 때문에 보수화되고 있다고 볼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우리나라 사람이 자기 포장을 잘 못 한다거나 타인의 능력을 잘 안 인정한다는 점에 대해서도 한 번쯤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는 생각도 든다.)

재미있는 점이라면, 우리나라 포털 문제 – 가두리 양식이 사실은 90년대 미국에서도 그대로 나타났었다는 점이다. 그런데 미국은 가두리 양식을 통한 포털이 나중에 힘을 못 쓰게 된 데 비해서 우리나라는 아직도 전체 사용자를 독점하고 있다. 이런 차이가 나타나는 이유는 무엇일까? 또 다른 재미있는 이야기는 “구글은 실리콘벨리 회사들 중 정부 눈에 띄는 데서 놀아야 한다는 걸 인식하지 못한 거의 유일한 회사였어요. 진보적인 스펙트럼 정책을 원하면서 자유주의 시장에 의지해서는 안 되죠.“[footntoe]출처 : p.321[/footnote]라는 것이다. 이 말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잘 모르겠는데, 아무래도 나의 내공이 부족해서인듯 싶다.

바르디의 법칙도 눈여겨 볼만 한 것 같다.

“뭔가 설명하기 위해 슬라이드 400장이 필요하다면, 실은 아무것도 모른다는 뜻이다.” – p.467

보자마자 나를 반성하게 만든 말이다.

한편, 우리나라에서 2009년에 있을 사건에 대한 예언적인 내용도 있는데 다음과 같은 것이다.

반응을 확인할 수 있다는 것 때문에 이런 저급화 현상은 점점 더 악화된다. – p. 480

이 현상은 우리나라 네이버의 뉴스캐스트(Newscast)에서 있었던 문제[footnote]대부분의 언론이 제목만 그럴듯하게 만들어 누리꾼을 낚시한 문제다.[/footnote]이고, 결국 2010년 3월 뉴스캐스트를 개편하게 만든 원인이다. 아마 뉴스캐스트를 만든 사람이 먼저 이 책을 읽었다면 무책으로 언론사에 트래픽을 넘겨주는 일은 안 했을지도 모르겠다.

맺음말
자.. 이 책을 읽으면서 들었던 생각에 대해서 대부분 이야기한 것 같다. 이 책을 읽는 동안 한 가지 생각을 계속 했기 때문에 객관적인 시각으로 메모하지 못했고, 결국 이 글도 완전히 객관적이지는 않다는 점을 인정한다. 그러나 이 책이 디지털 문화에 대해서, 그리고 디지털 문화에서의 구글의 역할에 대해서는 충분히 생각해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물론 책을 읽지 않고, 내 글만 읽는다면 엉뚱하게 생각할 수도 있지 않을까 염려되긴 한다.)

마지막으로 마이크로소프트와 구글의 차이를 생각해보자.
내가 보기엔 크게 다른 점은 없는 것 같고, MS가 소비자[대중]을 대상으로 수익을 올리는 사업주체인 반면 구글은 다른 기업을 대상으로 수익을 올리는 사업주체라는 것이 가장 큰 차이점이 아닐까 생각한다. 이 차이점에 기반한다면 MS와 구글은 돈을 벌기 쉬운/어려운 대상이 다르기 때문에 각각 “evil”과 “Don’t be evil”로 구분되는 것이 아닐까 싶다.
물론 구글이 천년만년 evil이 아닐 것이라는 확신을 하는 것은 아니다. 구글이 소바자를 대상으로 (주)수익을 올리려고 변신할 때 “Don’t be evil” 철학이 깨지는 날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됐을 뿐이다.

ps. 오타

p.94 맨 아랫줄 : ‘웹헤드’들라면 → ‘웹헤드’들이라면
p.245 아래 5줄 : ‘팀 버너스 리Tim Berbers-Lee → 팀 버너스 리Tim Berners-Lee
p. 391 9줄 : 가팔라졌다 →가파라 졌다

ps. 책을 재미있게 읽으신 분에게 추천할만한 책 :『잡스처럼 일한다는 것』

4 comments on “진행중인 신화에 대한 조명 – 『구글드』[googled!]”

  1. 구들드를 읽어 있는 사람입니다.
    한장 한장 읽을때 마다 twitter/@HL1OCJ에 140자로 요약을 올립니다.
    구글의 참모습을 보기 위해 읽고 있는데 혹시 구글의 마케팅 일환으로 쓰여진 책인 아닌지 약간의 의구심을 가지며 읽고 있습니다.

    좋은 블로그 관리 부럽습니다.

    1. 글쓴이가 구글 창립자와 지인관계이니 아무래도 나쁜 소리는 못 하겠죠. ㅎㅎㅎㅎ

  2. 핑백: Inuit Blogg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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