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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욱 소설의『새는』을 읽기 이전에 MBC 베스트극장 〈새는〉으로 먼저 감상했다. Story line이 약간 지루하게 느꼈던 면은 있었지만 너무 재미있고, 이야기하는 3년간의 과정이 고등학교 남학생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머리속에 구상해 봤음직한 과정이었다.
단막극 자체는 한 편의 ‘사랑의 시’였고, ‘교육학의 교보재’로서 부족하지 않았으리라 생각한다.
『새는』을 읽는 시간은 총 5시간 정도였다. 5시간 모두 전철을 타고 어디를 다니면서 귀에는 이어폰을 꼽고 잔잔한 가요를 들으면서 집중하여 주인공들의 변화에 빠져들 수 있었다. 솔직하게 말하자면 MBC 베스트극장 〈새는〉을 열번쯤이나 반복해서 보았기 때문에 소설이 진행되는 장면들이 단막극의 장면들에 투영될 수 있었고, 소설가의 집필의 고뇌와 단막극 극작가의 영상미 추구와 구성의 고뇌를 상당히 느낄 수 있었다.
(사실 소설책을 읽기 전에 단막극을 봐서 소설을 읽는동안 단막극의 강인한 이미지에서 빠져나올 수가 없었다. 이제야 하는 이야기지만, 소설을 읽기 전에 단막극을 본 것이 큰 아쉬움으로 남는다.)
참고글
베스트극장
〈새는〉- 2006년 02월 25일
베스트극장 〈새는〉을 통해 살펴본 공부방법
『새는』은 80년대 고등학생들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 이 소설의 이야기가 전개될 때가 나에게는 초등학교 시절이었다. 아무것도 모르고 세상을 머릿속에 ‥‥ 암흑같을 세상을 머리속에 흔적만 남겨놓았을 그 시절의 이야기를 재미있게 풀어쓴 것이다.
소설의 문체가 화려하다거나 미려하다거나 하지는 않다. 책의 Title로 ‘장편소설’을 붙이고 있지만 사실상 장편소설이라고 하기에는 한참 짧은 200자 원고지 1000장 정도의 분량이다.
책이 짧다보니 문장에 군더더기가 존재하지 않고, 작가가 하고자 하는 이야기에 군더더기가 붙어있지 않다. 이야기 전개는 무언가 모르지만 불만과 불만족으로 가득 차 있던 남자 주인공 은호의 사고의 흐름을 따라간다. 은호는 무언가 만족했던 적도 없었지만 아주 큰 아픔을 겪으면서 자라지도 않은 평범한 한 고등학생일 뿐이었다. 유일하게 아버지에 대한 아픔이 존재하지만 그 아품은 은호의 정신적 성장을 억누르는 역할을 했다고 생각되고, 은호의 마음에 무언가 씌어지거나 더럽혀질 기회를 박탈하게 된다. 일반적으로 정상적인 사춘기 남학생이 걸어가게 되는 길을 박탈당하였기 때문에 은호는 이 소설의 주인공으로서 세상의 주류로 편입하기 위한 아픔을 겪어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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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는』은 하나의 미완성된 ‘사랑’을 이야기하고 있다.
그 사랑은 결코 충족될 수 없는 사랑이며, 어떤 변화의 원동력이다. 변화를 위해서는 동력원이 필요하고, 지향점이 필요하다. 동력원만 존재하면 변화는 random walk일 뿐이며, 지향점만 존재하면 ‘노스텔지어’를 향해 흔들리는 깃발에 불과할 뿐이지 않겠는가?
결국 은호에게 은수라는 노스텔지어를 설정하고 결국 다가갈 수 없을 것을 알면서도 다가갈 방법을 찾아가는 것이 소설의 중심주제가 아닐까? 3년간의 짧은 기간동안 결국 노스텔지어에 도달하지는 못했지만 얼마간의 만족스런(?) 부수적 결과물들을 얻게 된다.
이런 결말은 이미 소설 초기에 작가가 암시해 놓았다. 포근하고 희망차야 할 노스텔지어의 모습에 ‘서늘'[footnote] 베스트극장〈새는〉의 서지혜의 연기에 찬사를 보낸다. (p.32)[/footnote]한 이미지는 당연히 비극적 암시로 손색이 없다.
베스트극장〈새는〉은 ‘사랑의 시’였고, ‘교육학적 교보재’라고 글 초반부에 이야기했었다. 이는 물론 『새는』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새는』 후반부에 사회고발적 내용을 제외한다면 이 두 작품은 거의 동일하지만 베스트극장〈새는〉은 교육학적 교보재로 더 적당하다고 생각되며, 『새는』은 사랑의 시에 더 적절하다고 생각된다. 물론 『새는』에서의 결말은 베스트극장〈새는〉에서 보여주는 happy ending를 암시하는 그 무엇도 존재하지 않는다. 물론 베스트극장〈새는〉에서의 은수의 죽음 같은 것도 없다.
STOP/POWER OFF에서의 event는 베스트극장〈새는〉에서는 은수의 장례식이지만 『새는』에서는 대학동기의 가정불화로 처리된다. 은수의 장례식은 노스텔지어의 상실을 의미하면서 동시에 은호가 비로소 현실로 되돌아오는 것을 이야기하는 반면 대학 동기의 가정불화는 은호 스스로 행복과 거리가 있던 성장환경을 되풀이하지 않으려는 자기보호본능에 의해서 사랑에서 도피중임을 암시한다고 해석되는데 두 STOP/POWER OFF 모두 적절한 끝맺음이라고 생각된다._M#]
베스트극장〈새는〉에 대한 추천기에서 교육에 관련된 분석의 글까지 썼었고,『새는』을 보면 생략된 좀 더 자세한 이야기가 있을 것으로 기대를 했었다. 하지만 막상 읽어보니 모든 이야기는 〈새는〉에서 하던 이야기가 끝이었다. 소설에서는 이해안되는 모든 문제를 우선 다 암기하여 공부해 나간다는 설정인데, 매우 위험한 발상이다. (물론 사람에 따라서 그렇게 하는 것이 더 적절한 사람이 있을 수도 있다. 그렇게 해서 빛을 볼 사람이라면 암기력이 무척이나 좋아야 했을 것이다. (하긴…. 원래 학력고사라는 것이 암기력이 좋은 사람들에게 유리한 시험이었다. 나같이 암기력이 나쁜 사람에게는 절망적인 시험방식이었다고나 할까? ^^;;;;;))
베스트극장〈새는〉을 본 후 교육에 대해서 무언가 좀 더 얻을까 생각해서 『새는』을 읽으시려는 분이 계신다면 말리고 싶다.
『새는』을 읽을 가치는 베스트극장〈새는〉의 각종 event들 사이에서의 전개과정 이해와 주인공심리 및 상황설명을 좀 더 심도있게 이해하고 싶으신 분들, 또 다른 ending을 기대하는 분들에게나 적당하다. 그런 정도가 아니라면 굳이 구입하여 읽지는 않아도 괜찮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베스트극장〈새는〉을 보시지 않으신 분들이라면 읽으므로서 많은 것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end
ps.
이 책은 『어린왕자』를 제외한 소설책으로서는 정말 오래간만에 읽는 책이었다. 그런데 나름대로 재미있게 느껴졌다. ^^
아마도 이 책을 읽으면서 느끼는 것은 한동안 과학책을 읽기 위해서 독서속도를 많이 느리게 했었는데, 나도 모르는 사이에 글 읽는 속도가 다시 빨라졌다는 것이다. 인터넷의 글을 읽다보니 다시 빨라진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ps.
4월 22일 올블로그 어제의 추천글에 이 글이 당당히 올랐다.
지금까지 독후감이나 추천기가 추천글에 오르는 것을 본 적이 없어서 그런 곳에 오르리라고는 생각하지 않았었다. 어떤 분들이 추천한 것일까?
이 글은 지난 19일 작성한 글이다. 18일부터 읽기 시작한 이 책은 19일 한 면접장에 도착하기 직전에 다 읽을 수 있었다.
그래서 면접을 마치고 점심시간에 전철역에 도착하여 읽으면서 느꼈던 감정들을 잊기 전에 글을 작성하기 시작했던 것이다.하지만
작성하다보니 모든 느낌을 고스란히 남기지 못한 부분이 있는 것 같다.
이 글은 ohmynews 기자수첩에 작성됐으며, 꽉차게 한장 반의 분량으로 작성되었다. 물론 컴퓨터로 옮기고 다듬는 과정에서 몇몇 사항은 추가되기도 했고, 삭제되기도 했었다.
뭐 전반적으로 어떤 면에서 추천해 주셨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추천해 주신 분들께 고맙다.
(그 후 글을 옮기면서 다시 수정한다.)


1 comments on “소설 『새는』의 이중적 감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