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압 철탑에는 전선이 여러 가닥 연결되어 있습니다. 이 전선들은 각기 다른 전기가 흐르는 경우도 있지만 여러 가닥이 똑같은 전기가 흐르는 것도 있습니다. 보통 두 개, 네 개, 여섯 개로 이뤄진다고 합니다.

이러한 사실은 사실 예전부터 알고 있었던 것입니다만 크게 흥미를 갖지 못하다가 Ahn 님이 질문해 주셔서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정말 그런 전선이 많더군요. ^_^ (Ahn님 감사합니다.)
– 삼상이면 총 12개 선이, 4 묶음으로….
저 스스로 이유를 밝혀내지 못해서 궁금해 하다가 고압 전기에 대해서 배운 사촌동생을 설날에 만나서 물어 봤습니다. 사촌동생은 간단하게 말해줬지만, 이 글은 좀 더 기초적인 것까지 포함해서 조금 길게 설명해 보겠습니다.
1. 평행한 전선이 받는 힘
고등학교 물리시간에 전자기파트를 할 때 중요한 내용 중에 평행한 전선이 받는 힘에 대해서 나옵니다. 공식이 어떻게 됐더라?
F=k*i1*i2/r
이었던가요? 거기다가 힘은 전류가 같은 방향일 때 서로 당기는 인력, 반대 방향일 때 서로 밀어내는 척력이 됩니다. 이런 현상은 자기장은 밀도가 낮아지는 방향으로 변하려 한다는 렌쯔의 법칙과 전류의 자기유도를 고려해 보면 간단하게 이해됩니다. 그런데 이런 현상을 논할 때는 항상 직류였다는 것을 고려해야 합니다.
2. 교류전류가 도선에 분포하는 방식
직류가 흐르는 방식은 도선의 전체에 골고루 분포합니다. 이때 전류의 크기(전기장의 크기)가 일정하므로 자기장도 일정하게 형성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도선의 중심부와 표면의 위치를 고려해서 생각해 보면 도선 내부에서도 자기장의 크기가 약간은 다르다는 것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물론 보통은 무시할 수 있는 정도지만, 엄밀하게 고려한다면 아주 약간은 영향을 받을 것입니다. 그러나 교류는 도선의 표면이냐 내부냐에 따라서 아주 큰 영향을 받게 됩니다.

교류의 특성은 전류의 양(크기와 방향)이 계속해서 변한다는데 있습니다. 보통 교류의 전압이라고 이야기하는 것은 교류가 하는 일과 같은 크기의 일을 하는 직류의 전압으로 이야기합니다. 교류가 수학의 삼각함수와 같은 파형을 갖기 때문에 순간최대치의 1/√2 크기만큼이 됩니다. (파형이 달라지면 얼마든지 바뀔 수 있습니다.)
교류가 흐르는 도선의 중심과 표면에서는 각기 반응이 달라집니다. 중심부와 표면에서의 전기장과 자기장의 변화가 달라서 위상이 달라집니다. 설명하기가 힘든데, 교류는 표면으로 많이 흐르려 한다고 생각하면 되겠네요. (자세한 설명은 교재에서 수치를…!)
3. 대량 전류와 리액턴스(L, reactance)
교류 전류가
크면 클수록 도선의 표면을 중심으로 전류가 흐르기 때문에 극단적인 경우 도선 가운데 금속은 사실상 없어도 큰 영향을 미치지
않습니다. 여기서 ‘극단’이란 전류의 양이 매우 크거나 주파수가 매우 높은 경우를 이야기합니다. 이때는 중심부와 표면의 전류
위상차가 발생해서 자체 리액턴스를 증가시키는 문제를 발생시킵니다. 즉 중심부와 표면 사이에 전류가 흘러서 도선 전체의 저항도 커지고,
자체발열도 심해진다는 이야기입니다. 물론 이런 현상은 도선이 굵어질수록 더 심하게 나타나겠죠. 이런 현상을 전자기학에서는 전선 자체의 유도성 리액턴스(인덕턴스; Inductance)에 의해 발생하는 표면효과(Skin effect)라고 합니다.

보통 큰 전류를 보내기 위해서는 굵은 도선을 필요로 합니다. 발열, 저항 등의 문제 때문입니다. 그런데 도선이 두꺼워질수록 전선의 인덕턴스는 커지고, 결국 도선의 부피와 비교해서 전류가 잘 흐르지 않게 됩니다. 방송 등에 사용되는 초고주파 케이블은 그래서 속이 빈 삼각형 또는 사각형 도선을 사용합니다. (예전에 다른 글에서도 한 번 말씀드렸었죠.) 속이 빈 도선은 빈 부분에 전기장이 형성되고, 실질적인 전류는 표면에만 흐르는 결과가 나타나는 것으로 생각할 수 있는데, 이때 대부분의 에너지는 빈 도선 안에서 형성되는 전기장 형태로 전달된다는 것은 참 희안한 일인 것 같습니다.
4. 어떻게 하면 도선의 양을 줄일 수 있을까?
도선은 주로 구리(Cu)나 알루미늄(Al) 합금으로 만들어집니다. 비저항은 은(Ag)이 가장 작고, 그 다음이 구리와 알루미늄 순서로 커지는데, 가격은 알루미늄이 가장 싸고, 그 다음 구리, 은의 순서이기 때문입니다. 은은 고급 오디오같은 고가 장비에서나 내부 회로로 사용하죠.
가정이나 공장에서는 전선 두께를 줄이고, 설치를 쉽게 하기 위해서 구리를 많이 사용합니다. 대전력을 전달하는 송전탑 도선은 거의 전부 알루미늄을 사용합니다. 그러나 앞에서 살펴봤듯이 교류 전류는 표면으로 많이 흐르기 때문에 표면적을 넓게 만들어야 합니다. 표면적이 넓게 만들면 부피가 커져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비저항이 조금
크더라도 가격이 싼 재료를 많이 사용합니다.


하지만 도선을 알루미늄으로 두껍게 만들더라도 두꺼워질수록 단위부피당 표면적은 줄어드는 수학적 이치는 어쩔 수 없습니다. 도선을 얇은 것 여러 가닥 사용하는 것보다 효율적이지 못하다는 이야기죠. ^^;;;;
그렇다면 위에서 봤던 것처럼 도선 내부를 비게 만들면 어떨까요? 속이 빈 형상에서는 단위부피당 표면적이 거의 일정합니다.

송전탑의 전선을 여러 가닥 사용하는 것은 이와 비슷한 원리입니다. 전체 전선들이 원형을 이루고 있다면 서로 영향을 주고받아 큰 전선의 표면만 있는 것같은 효과를 얻을 수 있으니 말입니다.
이를 가상 도선이라고 하면 같은 거리를 유지하는 도선이 개수가 늘어나면 가상도선의 크기도 커진다는 것은 쉽게 알 수 있습니다.
반대로 생각하면 도선의 가닥 수를 보고서 전달되는 전류의 크기를 짐작해도 될듯 하네요. ^^


오래전 부터 송전탑의 전선을 보며 궁금했던 것 중 하나는, 전선 중간에 있는 공처럼 둥근 어떤 물체의 용도가 궁금했었습니다.
주변에 이 부분에 대해 잘 아는 사람이 없어 그냥 방치해 주었는데 문득 생각났군요… 이 물체의 정체는 무엇일까요?
전 뭔지 모르겠는데, 사진 부탁드려도 될까요?
항공기나 헬기 등 공중 비행을 할때 전선이 안보일수도
있으므로 해놓은 표식입니다..주의하라는 거죠.
역시 그런것이 었군요…
전 무너가 특별한 기능을 하는 거라 생각을 하다보니… 단순히 생각을 했어야 했군요 암튼, 감사합니다.
하하하….
노란색 님 감사합니다.
항공기가 걸리는 것도 방지하지만 두루미같은 대형 조류가 고압선에 감전되는 것도 줄인다고 하네요. 일종의 자연보호를 위한 방법이기도 한가봐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