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탁의 기사가 망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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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아더(아서) 왕은 1000 년 전 노르웨이의 바이킹 족이 처들어오자 맞서 싸운다. 이 싸우는 장면이 전설로 남아 서 지금도 ‘원탁의 기사’라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조금 전에 마하바냐 님의 블로그에서 “모스의 증여론과 관련해서…“라는 글을 읽었다. 다음과 같은 구절이 나온다.

마르셀 모스는 증여론의 결론을 아서 왕의 ‘원탁의 기사’로 내리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원탁은 600여 명이 동시에 둥그런 원탁에 빙 둘러앉아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어느 누구도 소외되지 않았으며, 높은 자리와 낮은 자리라는 구분도 없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아서 왕이 원탁을 가져가는 곳에서는 어디서나 원탁기사단이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무적의 행군을 계속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근데, 이 구절을 보고서 왜 아더 왕이 바이킹에게 멸망했는지 알게 되었다.

우선 아더 왕의 원탁의 크기를 생각해 보자. 한 사람이 차지하는 공간을 1 m라고 하면, 600명이 둘러앉을 원탁을 만들려면 원둘레가 600 m가 되야 한다. 그런 원은 지름이 191 m 정도다. 따라서 한 사람이 반대편 사람도 알아듣게 말하려면 소리를 질러야 한다. 근데 소리를 지른다고 반대편 사람에게 뜻이 전달될까? 사실상 100 m 정도만 떨어져도 말소리를 알아듣기는 불가능해진다. 소리는 파동이므로 파장에 따라 진행하는 속도, 거리, 방향이 조금씩 달라지므로 말소리는 두리뭉실하게 들릴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말소리를 알아듣는다는 것이 오히려 이상한 것이다.

또 한 가지는 600 명이 각자 1 분씩만 발언한다고 생각해보자. 원탁 위에서는 발언권이 평등했다고 하니, 왕이라고 더 많이 말할 수는 없었을 것이다. 따라서 한 사람이 1 분 발언을 한 이후 다시 발언을 하려면 600 분 후, 그러니까 10 시간을 기다려야 했다는 말이 된다. 10 시간을 기다리면 과연 본인이라도 원래 하고자 하는 말의 취지를 기억이나 하고 있을까? 당연히 회의는 엉망이 되고, 급기야는 지방방송이 최소한 수십 개가 가동될 것이다.

더군다나…. 초등학교 운동장의 두 배 이상 크기인 이 원탁을 어디론가 가져가려면……..어떻게 해야 하는 거지? 현대의 헬리콥터를 이용해도 불가능할 것 같다. ㅜㅜ

우리나라 속담에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간다.”라고 했듯이, 이런 시스템의 운영체제라면 망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된다.

 


라고 짤방도 퍼오며 끝내려고 했는데, 취지를 딱 한 문장으로 남겨보자.

기본 취지가 아무리 좋아도 효율성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아무런 소용이 없다.

ps. 마하바냐 님께서 소개해 주신 만화 : 실질적이고 객관적인 동화 15. 원탁의 기사

6 comments on “원탁의 기사가 망한 이유”

  1. -_-;;;;;;;;;;;;;;;;;;;;;;;;;;;;;;;;;;;;;;;;;;;;;;;;;;;;;

    고위층 10여명 정도만 원탁에 앉았겠죠; 설마 개나소나 다 앉혔겠습니까; 아니면 600명으로 나눠서 앉혔다고 해도, 600개의 세력이 있는것이 아니라 3~4개의 세력으로 갈렸겠죠;

  2. 600명이 앉을 수 있는 원탁을 들고 다니는 부대라면 적으로는 마주치고 싶지 않을 것 같은데요.

  3. 뭔가 재밌는 이야기입니닷 ㅋㅋㅋ 물론 600명이 다 원탁에 앉지는 않았겠지만 말이죠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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