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펌] 독립변수 바꿔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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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여러개의 변수가 한꺼번에 관여하는 상황을 기술하는 어떤 편미분방정식이 있다고 하자. 열역학계가
좋은 예가 된다. 한꺼번에 많은 변수들 – P(압력), V(부피), E(내부에너지), T(온도), S(엔트로피) – 이
등장하기 때문이다.

변수들 간의 관계란 것은 결국 “어느 변수가 다른 어느 변수를 편미분하는가?” 라고 할 수 있다. 위에 예
로 든 상황에서는 &E/&T , &P/&V 등의 편미분항들이 가능할 것이고, 이러한 편미분항들의 조합으로
방정식이 만들어질 것이다. 변수가 5개이니 가능한 편미분항의 갯수는 2*(5 C 2) = 20 개다. 열역학계의
모든 상황은 20개 항들의 조합을 통해 만들어진 방정식으로 반드시 표현이 된다.
(편미분 기호 partial 을 & 로 쓰겠음)

변수들 중의 일부는 상황에 따라 자유롭게 움직이는 변수가 되기도 하고 다른 변수에 의존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어떤 방정식에 &E/&T 라는 항이 있다면, 여기서 T 는 자유로운 변수이나 E 는 종속적 변수
이다. 자유로운 변수의 갯수는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P 와 V 를 자유롭게 할 수도 있고, T 만을
자유롭게 할 수도 있다.

이제 어떤 이론을 통해서 하나의 방정식을 유도해냈다고 치자. 이 방정식은 나름의 독립변수들과 종속
변수들을 갖고 있을 것인데, 약간의 조작을 통해서 이 방정식의 독립변수를 바꿀 수 있다. 이 과정이 필
요한 이유는, 컨트롤할 수 있는 변수의 집합이 달라졌을 때 방정식이 어떻게 변할 것인지를 별도의 이론
없이 미리 알 수 있기 때문
이다. 다만 이 과정에서 독립변수의 갯수는 변하지 않는다. 만약 어떤 방정식
에서 P 와 V 가 독립이라고 하면, 이 방정식으로부터 V 와 E 가 자유롭거나 T 와 P 가 자유로운 방정식
을 얻어낼 수는 있어도 P, V, E 가 모두 자유로운 방정식을 얻어낼 수는 없다는 얘기다.

과정은 간단하다. 계산 몇줄이면 된다.

2. 복잡하게 말로만 얘기했는데 예를 하나 들어보자. 지금까지 변수 5개를 갖고 얘기했는데, 5개만 되어
도 계산이 좀 귀찮으니 S(엔트로피) 를 제외하고 나머지 4개만 갖고 얘기하겠다. 예를 들어 이런 방정식
이 하나 나왔다고 하자.

P (&E/&V) – V (&P/&T) + E = 0

(그냥 예를 들기 위해 아무렇게나 쓴 식임. 식 자체에 의미 없음.)

V 와 T 는 자유로우나 P 와 E 는 그렇지 못하다. 즉, 이 방정식의 독립변수 집합은 V, T 다. 그런데 여기
서 T 를 E 로 바꾸고 싶다고 하자. 즉, 독립변수 집합을 V, E 로 만들기를 원하는 거다. 이건 달리 말해서
위 식에서 &P/&T 를 없애고 싶다는 얘기다. 그리고 &E/&V 도 다른 형태로 표현해야 한다. E 가 자유로
워지는 것을 원하기 때문에.

원래 주어진 방정식에서는 2개의 변수가 종속적인데, 이것은 원 방정식을 아래와 같은 2개의 추상적인
master equation 으로 쓸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X(P, V, E, T) = 0
Y(P, V, E, T) = 0

변수는 4개이고, 정보는 함수 X 와 함수 Y 의 2개다. 따라서 4개 변수 중 2개는 다른 2개로 표현이 가능
하고, 이것이 가능하면 2개의 변수가 독립인 편미분방정식도 만들어진다. 2개의 master equation 이 구
체적으로 어떤 형태인가는 알 필요도 없다. 저렇게 쓸 수 있다는 사실이 중요한 거다. master equation
은 4개의 모든 변수에 관하여 미분가능하고, 또한 미분의 결과물이 연속이라는 조건을 만족한다고 하자.
total differential 을 취하면,

(&X/&P) dP + (&X/&V) dV + (&X/&E) dE + (&X/&T) dT = 0
(&Y/&P) dP + (&Y/&V) dV + (&Y/&E) dE + (&Y/&T) dT = 0

원래의 방정식에서는 V 와 T 가 자유롭다. 그러므로 나머지 P 와 E 의 미소변화량을 V 와 T 에 관해서
쓰는 것이 중요하다. P 와 E 는 V 와 T 에 의해 각기 표현이 될 것이므로,

dP = (&P/&V) dV + (&P/&T) dT
dE = (&E/&V) dV + (&E/&T) dT

그리고 아래 식에서 dP 와 dE 를 나머지 항들에 관해 푼다.

(&X/&P) dP + (&X/&E) dE = – (&X/&V) dV – (&X/&T) dT
(&Y/&P) dP + (&Y/&E) dE = – (&Y/&V) dV – (&Y/&T) dT

그러면,

&P/&T = – [(&X/&E)(&Y/&T) – (&X/&T)(&Y/&E)] / [(&X/&E)(&Y/&P) – (&X/&P)(&Y/&E)]
&E/&V = – [(&X/&V)(&Y/&P) – (&X/&P)(&Y/&V)] / [(&X/&E)(&Y/&P) – (&X/&P)(&Y/&E)]

원 방정식에서 바꾸고자 하는 항들이 master equation 을 거쳐서 다른 항들의 조합으로 표현되었다.
master equation 은 목적을 이루고자 도입한 것이기 때문에 최종적으로는 사라져야 한다. X 와 Y 를 없
애야 한다는 거다. 그리고 목적하는 바가 V 와 E 가 독립변수인 상황이기 때문에, V 와 E 를 제외하고
나머지 2개의 변수 P 와 T 에 관해 위의 과정을 다시 한번 쓴다.

dP = (&P/&V) dV + (&P/&E) dE
dT = (&T/&V) dV + (&T/&E) dE

그러면,

&P/&E = – [(&X/&T)(&Y/&E) – (&X/&E)(&Y/&T)] / [(&X/&T)(&Y/&P) – (&X/&P)(&Y/&T)]
&T/&E = – [(&X/&E)(&Y/&P) – (&X/&P)(&Y/&E)] / [(&X/&T)(&Y/&P) – (&X/&P)(&Y/&T)]

둘 사이의 비를 구하면,

(&P/&E) / (&T/&E) =
– [(&X/&E)(&Y/&T) – (&X/&T)(&Y/&E)] / [(&X/&E)(&Y/&P) – (&X/&P)(&Y/&E)] = &P/&T

비슷한 방식으로, &E/&V = – (&T/&V) / (&T/&E)

자 이제 다 끝났다. 원 방정식의 편미분항 2개가 다른 방식으로 표현되었다. 바로 위 두줄의 결과를 원
방정식에 대입하자.

P [ – (&T/&V) / (&T/&E) ] – V [ (&P/&E) / (&T/&E) ] + E = 0
P (&T/&V) + V (&P/&E) – E (&T/&E) = 0

3. 이제 원 방정식과 새로 만든 방정식을 비교해보자.

P (&E/&V) – V (&P/&T) + E = 0
P (&T/&V) + V (&P/&E) – E (&T/&E) = 0

보시다시피 새로운 방정식의 독립변수 집합은 V, E 다. 목적을 달성한 것이다. 이 새로운 방정식으로,
컨트롤하는 변수가 달라졌을 때의 상황에 대한 표현을 얻어낸 셈이다.

4. 열역학계뿐만이 아니라 여러 개의 변수가 관여하는 상황은 많다. 만약, 같은 종류의 변수들이 관여하
는 어떤 두가지 상황에 대해 각각 한개씩의 방정식이 주어져 있다고 해보자. 두 방정식에서 독립변수의
집합이 다를 수도 있기 때문에, 위의 과정을 동원해서 독립변수 집합을 같게 만들었다고 치자. 그러면,
두 방정식을 비교하여 “두 상황에서 다른 점이 무엇인가” 를 곧바로 알 수 있다. 만약 한쪽에는 (&P/&T)
항이 있으나 다른 쪽에는 없다면, 우리는 첫번째 상황에서 압력을 고정시키면 두번째 상황이 된다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이다. 물리적인 상황에서 방정식을 유도하는 것도 의미있는 일이지만, 거꾸로 방정식으
로부터 상황을 평가하는 것도 의미있는 일이다.

5. 아까 S 를 제외하고 4개만 다뤘다. 변수가 5개가 되면 복잡하다고 했는데, 왜 그런지 간단히 설명하고
마치겠다.

일단 원 방정식을 살펴보자.

P (&E/&V) – V (&P/&T) + E = 0 …. (예로 들었던 것)
P (&E/&V) – V (&P/&T) + E = S …. (S 가 등장한 것)

두 개의 방정식은 S 가 있느냐 없느냐만 다르고 나머지는 모두 같다. S 가 있거나 없거나 두 방정식 모두
독립변수의 갯수는 2개이지만, 종속변수의 갯수가 달라진다. 따라서 master equation 도 달라질 것이다.

X(P, V, E, T, S) = 0
Y(P, V, E, T, S) = 0

(&X/&P) dP + (&X/&V) dV + (&X/&E) dE + (&X/&T) dT + (&X/&S) dS = 0
(&Y/&P) dP + (&Y/&V) dV + (&Y/&E) dE + (&Y/&T) dT + (&Y/&S) dS = 0

이렇게 되버리면, 위에서 얻어냈던 &P/&E 의 표현을 더 이상 그대로 써먹을 수가 없다. 이 표현 자체가
훨씬 복잡해지게 된다. 왜냐 하면 (&X/&S)(&Y/&S) 가 등장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복잡함을 피하고
자 4개만이 변수인 상황을 택해서 예를 들었다.

출처 : Astral Epic



이 내용은 대학교 2학년 역학 시간에 교수님께서 설명해 주시던 내용인데, 그 당시에는 그 중요성을 미처 몰랐었습니다. 이제 보니 왜 중요했는지 이해가 되네요..^^;


이렇게 어려운 내용을 잘 정리해 주신 Astral Epic님께 감사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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