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블로그 경향에 대한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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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의 첫번째이자 총 12번째인 혜민아빠님의 블로그포럼에서 2008년도의 블로그 경향에 대해 이야기한다는 소식을 접하고는 한참을 고민했다. 그리고 이 글은 그 고민으로부터 작성된 세번째 글이다. 첫 번째 글은 블로그에 작성되다가 만 채 저장되어 있고, 두 번째 글은 컴퓨터에서 작성되다가 삭제되어 버렸다. 사실 이 글이 끝까지 작성되고, 공개될지 작성을 시작하는 현재 살펴보자면 자신이 없다.

지금까지의 블로그 세계는 양적 팽창에 중점을 두고 있었다. 그리고 2008년도까지는 그 경향이 계속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글이 많이 작성되고, 그 수준이 그런대로 높은 블로그에 많은 관심이 쏠릴 것이라는 걸 쉽게 예측할 수 있다. 반대로 수준높은 글들이 가끔 올라가는 블로그에는 큰 관심을 받기가 매우 힘들 것이다.
지난 2007년도 올블로그 어워드 톱100과 티스토리 탑100 블로그를 살펴보면 대략 2007년의 경향을 알 수 있는데, 대부분 다작 블로그였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다작 블로그에 관심이 집중되는 2007년도의 경향은 블로그를 제대로 홍보할 수 있는 방법이 없었기 때문으로 생각되고, 위젯이나 RSS 리더기와 같은 블로그 도구들이 대중화되지 못하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또한 이러한 경향이 영향을 미친 서비스 분야가 메타 사이트였다. 2007년 초기까지는 메타사이트의 다양성에 큰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고, 또 당시 메타사이트의 다양성을 위해 만들어졌던 올블로그 블로그카페와 위드블로거는 사용자들의 편의성과 새로운 서비스에 대한 호기심을 완전히 충족시켜주지 못해서 초기에 이미 한계에 다다랐다.
2007년 가을에 갑자기 나타난 메타 기능인 Tattertools 날개 서비스는 웹 환경 때문에 그 자체로  활성화 될 수 없는 한계를 이미 갖고 출발했기에 활성화되지 못했다. 메타 사이트는 아무리 간단한 서비스라도 많은 네트워크 자원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개인용 계정 정도의 환경에서는 운영될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2008년에는 이러한 변형된 메타 사이트들이 활력을 받는 한 해가 될 것이다. 기존의 사이트가 완전히 개편되어 새로운 서비스로 출발할 수도 있을 것이고, 새로운 사이트가 새로운 형태로 등장할 수도 있게 될 것이다. 우리는 이러한 변형된 메타 사이트에 관심을 집중해야 한다.

변형된 메타사이트의 등장은 블로그 세계를 재미있게 바꿔줄 것이다.
우선 전문 블로거들이 늘어날 것이라는 건 쉽게 예측할 수 있다. 전문 블로그들의 모임은 이전부터 있어왔던 흐름이었다. 글의 수가 적더라도 글의 질만 충분하다면 여러 블로그에서 관련된 글들이 모임으로서 강력한 힘을 발휘하게 될 것이다. 그것이 물론 요즘 생기고 있는 팀블로그 형태일 수도 있지만, 제한된 성격의 팀블로그보다는 변형된 메타사이트인 경우가 운영과 관리가 훨씬 자유로워져서 더 보급형의 모델로 자리잡게 될 것이다. 짧은 시간동안 많은 글을 작성할 수 없는 전문 블로그들의 대두는 사회적으로 목소리가 모아지기 힘든 분야 뿐만 아니라 일상의 소소한 글들을 쓰는 블로그들에게도 큰 힘으로 작용해 줄 것이다. 결국 블로그들은 앉은 자리에서 헤처모여를 이룰 것이다.

변형된 메타사이트 또는 팀블로그의 힘은 블로그의 경제적 독립을 돕게 될 것이다. 각각의 블로그에서는 거의 가치가 없더라도 그들의 모임은 가치가 있을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모임은 베너광고나 cpc광고 뿐만 아니라 각종 출판 등의 대상이 될 가능성도 높다. 이러한 변화는 블로그의 상위권과 하위권의 격차를 더욱더 벌리게 될 것이고, 블로그의 세계도 점차 상위권에 진입하기 힘들어지는 변화가 형성될 것이다.

결국 현재의 올블로그, 블로그코리아, 이올린으로 대표되는 기존의 블로그메타들에서 더 다양한 블로그메타로 분화되면서 블로그 세계에서 자신들의 관심사를 찾지 못하고 떠났던 많은 일반 방문객들이 다시 블로그 세계로 되돌아오게 될 것이다. 이런 현상은 상위권과 하위권을 더더욱 가속시킬 것이고… 결국 블로고 스피어는 양극화가 될 것이다.

이렇게 되면 결국 블로그 세계에서는 글을 쓰는 속도와 데이터 처리 속도보다는 더 정확하고 참신한 소재의 블로그를 중심으로 모이게 될 것이라 생각된다. 뿐만 아니라 현재의 연예/가쉽 기사들을 주로 생산해 내는 블로그들의 활성화도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본다. 이쪽 방문자 수가 창출된다기보다는 다른 형태의 매체로부터 대규모로 유입될 가능성이 크다는 쪽으로 이야기하는 것이 좋겠다. 연예/가쉽에 대한 정보를 원하는 사람들은 이미 다른 매체로부터 충분히 정보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와는 반대로 다른 매체들은 그 형태를 달리 하지 않는다면 영향력을 유지하기가 쉽지 않게 될 것이다. 물론 다른 매체가 사라진다거나 한다는 이야기는 당연히 아니다.

마지막으로 집고 넘어가야 할 부분은 발행하는 글의 수준에 대한 것이다.
글의 수준이 과거의 글보다 훨씬 높은 질을 요구하게 되지는 않을 것이다. 블로거들의 글은 현재에도 상당한 수준을 보이고 있고, 앞으로도 그런 것에는 변함이 없을 것이다. 그러나 앞으로는 읽는이들에게 더 친절하고 명료한 글쓰기를 보이게 될 것이다. 뿐만 아니라 한 번 읽고 지나가 버리는 글이 아니라 longtail에 입각해서 꾸준히 정보로서의 가치가 있는 글일수록 더욱더 영향력을 발휘하게 될 것이다. 이는 블로그 세계가 확대되면 확대될수록 그렇게 될 것이다. 홈페이지 보급이 한참일 때와 비교해 보면 오늘날의 블로그의 수준이 어떤지 쉽게 짐작할 수 있다. 홈페이지로 유명했었던 곳 중 아직도 살아남은 곳을 방문해 봐도 읽을 글이 없다는 것을 쉽게 느끼게 된다. 그만큼 글을 작성하고 공개하기 힘든 구조였던 홈페이지였기에 한번 방문한 뒤로는 잘 방문하지 않게 되는 것이 아닐까?
반면 블로그의 경우는 시스템적인 부분보다는 주요 기술적 장벽은 글쓰기와 보조자료(동영상, 사진, 음악) 제작 쪽에 치중되는 상황이다. 홈페이지 하나 분량 정도라면 블로그에서라면 글 100개 정도밖에 되지 않는 적은 분량의 글일 뿐이다. 상대적으로 블로그의 운영은 글쓰기에 집중할 수밖에 없고, 글쓰기의 수준을 높이지 않으면 뜰 수 없는 상황이 되어가고 있다. 이러한 상황은 새로운 블로거의 참여가 어려워지는 단점도 있지만, 새로운 저자[footnote]수준높은 잡지 기사나 단행본을 저술해야 할 수준의 저자[/footnote]의 확보라는 장점도 생긴다.

결국 블로그를 통한 수익창출은 블로그에 방문하는 독자들 뿐만 아니라 외부의 전통매체와의 연계로 인한 수익창출이 큰 몫을 차지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2008년에는 일어나기 힘들겠지만, 결과적으로 블로거들에 대해서 기존의 언론 및 기업의 시각이 바뀌면서 활동하기에는 좀 더 편한 환경이 될 것이다.

결론적으로….
뜨는 블로그는 다음의 조건들 중 두 가지 이상을 기본적으로 충족할 것이다.

참신한 소재
대중적인 관심 소재
장기적인 정보
뛰어난 글쓰기
그리고 이러한 요건을 만족하는 블로그는 전문 블로그로서 시스템의 변화와 맞물려 소위 뜨는 블로그로 거듭날 것이다.
새로운 시스템은 새로운 서비스 방식(변형된 메타사이트 포함)와 함께 블로그에 대한 새로운 시각(인식)이 될 것이다. 언제 해결될까?!

곧!

물론 이 글에서 이야기한 것은 나만의 생각일 뿐이다. 이 생각이 맞을 수도 있지만 틀릴 수도 있다. 또 맞는다 하더라도 꼭 2008년도에 일어나지 않을 수도 있다. 다만 내가 생각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 하더라도 블로그 세계의 변혁시점이 다가왔음이 느껴진다. 그 변혁 이후의 모습이 궁금해질 따름이다.

[#M_ps.|ps.|그렇다고 요건을 충족시키지 못하는 블로그라 하더라도 신경쓸 필요는 없다.
우리가 언제 그런 거 신경 쓰면서 블로깅을 했었나??

ps. 이 글은 이번에 열릴 혜민아빠님의 블로그 포럼에 참석하기 전의 주제에 대해서 작성됐다.
_M#]

17 comments on “2008 블로그 경향에 대한 생각”

  1. 뜨는 블로거는 광고도 있어야 된다면서요?ㅋ

    뭐.. 사실 뜨면 좋지만 져도 어쩔 수 없지요.
    인장님 말씀대로 우리가 언제 그런거 일일이 신경썼나요?
    자기 관심사 위주로 올리는거죠.~ ^^

    1. 개인적인 생각으로 뜨는 블로거에 광고가 꼭 필요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블로그로 인한 부가수익이 창출되어 블로거가 생계할 수 있다면 광고가 없어도 충분하지 않을까요? 광고가 있어야 한다고 말하는 것은 블로거가 다른 것에 신경쓰지 않고 블로그에 전념할 수 있기 위한 조건으로 말씀들 하시는 것 같은데요. ^^

      말씀 감사합니다. ^^

  2. 앞으로 어떤 식으로 변화하게 될지 궁금해지는군요.
    분명 누군가 사람들이 인식하지 못하는 무언가를 만들어 블로깅의 영역자체를 바꿀지도 모르겠네요..
    항상 변화하는 IT안의 블로그도 좋은 방향으로 흘러갔으면 합니다.

  3. 좋은글 잘읽었습니다.
    혜민아빠 블로그 포럼이 사뭇 기대됩니다.

  4. 맞는 말씀입니다!!

    하지만 아직 과학관련이나 음악관련 포스팅은
    여러 메타블로그 사이트에서 찬밥신세이군요 ㅠㅠ

    1. 원래 음악은 관심의 대상이었었지만, 음악 저작권자들이 난리치는 바람에 관심에서 사라졌죠. 그건 저작권자들의 실수라고 생각합니다.

      과학은 사실상 대중의 주요 관심사로 떠오른 적이 없기 때문에 분리된 채널(메타)를 개설하기 전엔 찬밥신세를 면하기는 힘들 것 같습니다.

      언제 맘놓고 활동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될지.. -_-

  5. 글은 재미있게 잘 봤습니다.
    안녕하세요.
    ‘K모바일 뉴스’ 입니다.
    다름이 아니라 님의 블로그를 Out Link를 하려고 합니다.
    저희 매체 ‘실시간 정보통신 뉴스’ 업체이구요.
    메타블러그 역할도 같이 하고 있습니다.
    블로그로 유입되는 Traffic양에도 도움도 되고 홍보되 될듯 합니다.
    출처 표시나 저작권 문제는 Out Link라서 크게 문제될건 없다고 봅니다.

    Out Link를 원치 않으시면 연락주세요
    바로 삭제조치를 하겠습니다.

    감기 조시하시고, 늦었지만 새해복 많이 받으세요^^*

    메일주소 : news@kmobile.co.kr
    홈페이지 : http://kmobile.co.kr

    1. 어디에 있는지 전 찾지를 못하겠네요. ^^;;;;
      어딘가 꽁꽁 숨겨두셨나봐요?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즐거운 시간 되세요.

  6. 참신한 소재
    대중적인 관심 소재
    장기적인 정보
    뛰어난 글쓰기…
    전 그냥 제멋대로~아하하;;
    (p.s앞으로 이 이름으로 댓글을 달거랍니다;)
    (p.s2 참고로 저; 써머스이랍니다

    1. 하하….. 제멋대로가 좋은거 아닐까요?
      그렇지 않으면 블로그 세계도 획일성의 위험이… -_-

      ps. 알겠습니다.
      ps2. 이미 알고 있었습니다. ^^

  7. 작년에는 블로그의 해라 불릴 정도로 블로그가 활성화되었고 그 가운데 메타블로그사이트의 성장도 함께 있었다고 보여집니다.
    주제도 다양해지고 또 활발히 토론도 이루어졌다고 보고요.
    올해도 비슷한 방향으로 진행되지 않을까 보여지기는 합니다.

    1. 말씀 감사합니다.
      올해는 약간 다른 것이….
      규모의 확대에 따른 획일성 문제도 해결해야 하고, 싸이월드와 지식인의 침몰에 따른 SNS의 변화도 있을 것 같습니다. ^^
      어떻게 될까 참 궁금해 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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