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 수학을 공부하는 방법 (공부 패턴)

No comments
수정 : 엠파스 엘루엘루 님

이 글부터는 초등학생이 아니라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쓰여졌다. 특히 중상 정도 학생이 대상이다.

4.1 수학 공부 패턴

4.1.1 새로운 내용을 대하는 방식
① 새로 나온 내용은 충분히 뜸들인다.

모뎀을 사용하던 시절, 나와 같은 날 용산에서 모뎀을 구매한 대학교 동기가 생각난다. 모뎀은 접속할 때 전화선으로 전해지는 소리 신호를 자체 스피커를 통해 밖으로 출력하는 기능이 있다. 보아 1집(2000 년) 「ID; Peace B」라는 곡 중간에 ‘추카추카추’라는 가사가 있는데, 이게 모뎀으로 접속하는 소리다[footnote]’추카추카추’ 가사는 초고속통신망이 보편화됐었던 당시까지 보아는 아직도 모뎀 접속하고 있었다는 추측에 설득력을 더해준다. ^^[/footnote]. 그런데 이 소리는 기계 소리여서 매우 시끄럽다.

동기가 밤에 접속할 때마다 자는 식구들에게 미안해서 컴퓨터를 이불로 덮어서 이 소리를 막으려고 했다는 일화가 있다. 그런데 사실 모뎀은 이 소리 음량을 조절하는 기능이 있었다. m=0부터 m=4까지 명령을 내릴 수 있는데, 0을 주면 소리를 완전히 꺼버리니 이불을 덮을 필요가 없다. 이 일화는 친구가 모뎀 사용설명서를 읽지 않았기에 생겼다. 새로 제품을 구매한 사람은 사용설명서를 꼼꼼히 살펴야 한다는 귀한 교훈을 준다. 사용설명서를 꼼꼼히 살피지 않은 사람은 있는 기능도 못 쓸 가능성이 크다.

수학에서도 새로 나오는 내용은 기본 설명을 꼼꼼히 챙겨야 한다. 기본 내용은 쉽지만, 제대로 안 보면 절대 고수가 될 수 없다. 쉽다고 대충 문제풀이로 넘어가면 무언가 빠트리기 마련이다. 진정한 고수는 기본 원리로 응용까지 모든 문제를 해결하는 사람이란 걸 잊지 말자.
기본 원리를 공부하며 창안자 숨결을 느낄 수 있도록 깊이 있게 들여다 봐야 한다. 차라리 몇 문제 못 풀어도 기본 원리 부분을 두세 번 더 읽는 게 낫다.

② 알던 내용으로 설명한다.
새로 나오는 개념은 이미 알던 것으로 설명할 수 있는 경우가 많다. 단순한 새로운 방법(패러다임)을 도입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따라서 새 것은 알던 것과 비교해서 재해석해야 한다. 이것은 상당히 중요하다. 왜냐하면 직접 시험볼 때 새로운 유형의 문제가 출제됐을 때 해결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되기 때문이다. 일부 문제는 이런 방법(패러다임) 자체를 묻는 문제도 있다. 당연히 해 보지 않은 사람은 답에 접근조차 할 수 없다.

공식개념을 이용하는 차이점을 살핀다.
개념을 직접 적용시켜 풀이하는 것과, 공식으로 풀이하는 것은 풀이과정과 답에 약간 차이가 있다. 이 차이를 느낀다면 이미 상당한 실력의 학생이다. 되도록 그 차이점을 알아보도록 한다. 사교육이나 일부 학교엔 문제 유형마다 공식 하나를 대응시키는 선생이 있는데, 그런 선생에게 배우는 것이라면 차라리 혼자 공부하는 것이 좋다. 나쁜 이 방법을 사용하는 이유는 단기간에 학생 성적을 올리는 좋은 성과(?)를 낼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유효기간은 딱 6 개월까지다[footnote]혹시나 해서 첨언을 남겨둔다. 6개월만 공식 위주로 공부한 뒤 개념을 이용한 문제풀이를 하면 어떻게 될까? 이 두 방식은 생각방식 자체가 확연히 다르기 때문에 전환이 어렵다는데 문제가 있다. 애초에 그게 쉽게 가능할 것 같으면 이 글에서 그렇게 공부하라고 추천했을 것이다.[/footnote].

공부하고 있는 문제집이 괜찮은 것이라면 이 차이를 느끼게 하기 위해서 매번 한두 문제 정도는 다른 유형의 문제를 넣어 놓았을 것이다. 그런 문제가 없는 문제집이라면…… 버려라.

4.1.2 문제 풀이 방식
① 자기가 푼 풀이에 정확성이 부족하지 않은지 살펴라.
평소 문제 풀이에서는 정답이 맞는지는 하나도 중요하지 않다는 것을 염두에 둬야 한다. 정답보다도 풀이를 반드시 확인한다. 모범답안 풀이가 내 풀이보다 낫거나 내가 놓친 부분이 있을 수 있으니 말이다. 또 자기 풀이도 꼼꼼히 살펴서 정확성이 부족한 부분이 없었는지 반드시 확인한다.

그 문제 자체를 그대로 반복하라는 것이 아니다. 시간낭비다. 자기 풀이를 보고 자기가 쉽게 이해하지 못하거나 머뭇거리게 되는 부분이 있는지 찾아야 한다. 찾았다면 다시 공부하면 되고, 도저히 모르겠다면 잘 푸는 친구나 선생님께 여쭈어 내 풀이와 비교·분석하는 것도 괜찮다. 자기가 정확히 모르는 것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이게 굉장히 힘들다.

② 나보다 나은 사람의 풀이 방법과 습관을 잘 관찰한다.
학교에서 잘 가르치기로 소문난 선생님이나 나보다 나은 학생의 풀이방법과 습관을 잘 관찰하고, 그 결과를 자기 것으로 만들도록 노력한다. 맹목적으로 따라하라는 말이 아니다. 어떤 행동을 습관적으로 하거나 특정 방법을 반복적으로 사용한다면 그 이유가 분명히 있다는 것이다. 자주 틀리는 문제 유형이 있다면 잘못된 습관 때문일 가능성이 높은데, 평소 자기 모습만 살펴서는 나쁜 습관이 어떤 것인지 알아내기가 힘들다[footnote]나중에 다루겠지만, 이를 위해 오답노트를 만들어야 한다. 하지만 오답노트도 아무나 도움이 되지는 않는다.[/footnote]. 반대로 실력이 있는 사람은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나쁜 습관을 벗어나고자 노력했었던 단계가 있었던 것이 분명하다. 그 결과는 또 다른 습관이 된다. 따라서 뛰어난 사람의 습관을 살펴보는 것이 좋다. 특히 처음 배우는 것이라면 선생님 습관을 자세히 살피고 따라하는 것이 좋다.

참고로 학생들이 가장 많이 갖는 잘못된 습관 중에는 다음과 같은 것이 있다.

  1. 무조건[반사적으로] 공식에 대입하는 습관
    앞에서 살펴봤듯이 무조건 공식에 대입하는 습관은 실력 향상에 최대의 적이다.
  2. 그래프나 도형을 그리는 방법
    그래프나 도형을 그리는 방법이 거의 정형화되어 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3. 숫자(0~9)와 알파벳과 그리스문자 등을 쓰는 방법
    수학은 실수를 줄이는 싸움이다. 여기에 창의적 사고까지 필요하다. 이를 위해선 자기가 풀던 것을 빠르고 정확하게 알아봐야 한다는 것은 기본이다. 이럴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
    이에 대해서 누군가의 도움을 받지 못한다면 각종 문자와 기호 등을 써놓고, 빙빙 돌려보며 비슷하게 보이는 것이 있는지 살피는 것이 좋다.
  4. 풀이 방법이 생각났다고 곧바로 풀이를 시작하는 습관
    똑같은 문제라도 다양한 풀이가 있으므로 어떤 풀이를 택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 그런데, 대부분 학생은 풀이가 생각나면 곧바로 풀이를 시작한다. 다른 풀이가 있는 것을 알기나 하는가? 아니 선택의 기회가 있다는 것을 알기라도 하나?

이런 습관에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겠지만, 실제로 이런 잘못된 습관을 갖기 쉽다. 심지어 실력이 꽤 좋은 학생조차도 그렇다. 더 중요한 것은 학생 대부분은 열 번 지적해 줘도 고치지 못한다는 것이다. 습관이란 무서운 것이기에…. 따라서 알면 바로 습관을 고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실력이다.

③ 풀이 도중 답을 보지 마라.
오늘 비록 다 못 풀었어도 풀이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등하교길, 또는 잠결에 고민하던 문제 풀이가 생각나는 경험을 하는 사람이
많다. (개인적으로 하교할 때 학교 계단을 내려가면서 풀이가 생각난 경우가 가장 많았다.) 또 오늘 몇 문제 못 풀었어도 최선을
다했다면 내일의 밑거름이 될 것이다. 여기서 ‘최선을 다했다‘는 것이 문제가 된다. 때에 따라 많이 다르겠지만, 최선을 다하는 것은 하루동안 할 수 없는 것이다. 따라서 내일도 있고 모래도 있다는 생각으로 접근해야 한다. 물론 노상 그 문제만 잡고 있으라는 뜻은 아니고, 오랫동안 매일 한두 시간씩 풀어본다.

안 풀린다고 풀이를 보는 습관은 시간제 교육을 시키는 학원이나 학교 숙제를 하는 과정에서 생기기 쉽다.
때로는 적당히 하고 안 풀리면 풀이를 보고 외워야 한다고 가르치는 사람도 있다. 이는 참 문제다. 발전을 위한다고 하는 교육이
사실은 발전을 막는 것이다. 스스로 생각할 기회를 주지 않기 때문이다. 빡빡한 일정에 쫓기는 교육은 그래서 안 좋다.

차라리 혼자 공부하게끔 놔두는 것이 더 낫다. 실력있는 사람에게 개인교습을 시키는 것이 학생 수준과 발달에 맞춰 좋다고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준비되지 않은 학생에게는 독약이다. 학교 선생, 학원 강사가 자기 자녀를 사교육에 밀어넣지 않고 놀리는 이유다.
준비될 때까지 기다리기….

④ 이해가 안 되면 외운다.
앞 꼭지에서처럼 열심히 노력했는데도 도저히 알 수 없는 문제는 풀이를 외워야 한다. 시간이 지나
암기가 숙성되면 저절로 이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숙성까지 했는데도 이해가 안 된다면 타인의 도움을 받아서라도 따로 시간을 내어 더욱 철저히
파해쳐야 한다. 사소하더라도 이해가 완전치 못할 때는 어디선가 문제가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암기 후 숙성하는 동안
대부분은 이해되기 마련이다.

4.1.3 교재 선택
공부에서 가장 먼저 해야 하는 것은 자기 실력을 확인하는 것이다. 그리고 결과에 맞게 공부해야 한다. 새로 온 선생님이 제대로 된 선생이라면 학생을 한번씩 시험해 볼 것이다.

그러나 못한다고 쉬운 것만 공부하면 안 된다. 자기에게 약간 어려운 문제들을 시간을 좀 더 길게 잡고 공부하는 것도 좋다. ‘자기에게 약간 어려운‘ 수준의 문제집을 선택하는 것은 어렵다. 스스로 못 하겠으면 선생님께 여쭈어 보거나 주변 학생 교제를 한번 살펴보는 것도 좋다. 사람마다 다르므로 주변 학생 교제를 무턱대고 선택하라는 말은 아니다. 또 항상 유행하는 문제집이 있는데 그것을 선택하는 것은 안 좋을 가능성이 높다. 좋은 문제집이라면 거의 표준처럼 자리잡을 것이다. 유행처럼 번진다는 것은 그 반대일 것이다. :) 전반적으로 아는 문제와 모르는 문제 비율이 반반이면 적당할 것이다. 물론 잘하는 사람일수록 자기에 맞는 문제집을 찾기 힘들다. 대부분 문제집이 평범한 다수 학생을 대상으로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반면 지나치게 어려운 문제는 해악이다. 이제 기초를 공부하면서 올림피아드 문제를 푼다고 상상해 보라. 한 문제도 안 풀릴 것이고, 공부하는 사람도 지칠 것이다.

4.1.4 공부 내용 정리

내 풀이나 모범 풀이가 어떻든 ‘이런 생각도 할 수 있구나’ 싶은 경우가 있다. 그렇다고는 해도 이미 그 분야에선 정형화된 풀이일 가능성이 높다. 이 문제를 잘 모아둔다. 기발하다고 느끼는 문제는 학생마다
다르므로 나중에 자신을 알아가는데 도움을 줄 것이다. 나중에 다시 보면 또다른 느낌이 들 가능성이 높다. 다시 말해 수준에 따라 느낌이 다를 가능성이 높다. 이런 것은 반드시
나중에 반복해야 한다.
꼭 오답노트를 만들 필요는 없다. 언제든 다시 볼 수 있도록 표시해 두는 정도로 족하다. 자기 지식체계 속에 있는 구멍을 자기도 모르게 메워 발전 원동력이 될 것이다.

오답노트에 대해서는 다른 글에서 살펴볼 것이다.

댓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