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수은(Hg)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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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은(Hg, Mercury)

처음 쓴 날 : 2004.02.07

마지막 고친 날 : 2005.09.21

수은
여러분들은 수은 하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것이 무엇입니까?

수은하면 환경오염을 생각하는 분들도 계실 테고, 온도계를 생각하시는 분도 계실 듯싶습니다. 수은은 우리 주변에 유용하게 사용된 물질이며, 또한 지금도 매우 여러 곳에서 유용하게 사용되고 있는 물질입니다.

수은은 금에 대해서 기술한 글에서도 이야기했듯이 금(Au)같은 추출하기 힘든 금속을 바위에서 추출할 때 사용합니다. 그 원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물에 설탕이나 소금이 녹듯이 금속은 수은에 쉽게 잘 녹습니다. 보통 다른 금속을 추출하기 위해서는 수백~수천도의 온도로 가열해야 하는데, 수은에 녹이는 것은 상온에서도 가능합니다. 이렇게 수은에 다른 금속이 녹은 것을 아말감이라고 부릅니다. 만들어진 아말감에서 다시 금속을 추출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하지만 바위에 수은을 적용해서 아말감을 만든다면 그 후 남은 바위에 수은 성분이 많이 남아있게 됩니다. 이것을 그대로 버리면 토양오염과 수질오염이 동시에 일어나게 되며, 결국 환경을 오염시키는 매우 심각한 주범이 되어버립니다. 일본에서 수은에 의한 중독증인 미나마타병(Minamata disease)이 심하게 번진 이유는 수은의 유해성이 알려지기 전이어서 수은을 강에 많이 버렸기 때문입니다. 수은이온은 우리 몸에 들어오면 정상적인 신진대사의 과정으로는 절대 배출되지 않고 쌓이게 됩니다. 그리고 몸속에 쌓이면 소뇌나 연수 등을 마비시키는 등의 증상을 보입니다. 즉 중금속이 안 좋다는 부정적인 인식을 심어준 대표입니다.

수은중독은 생산자보다 상위포식자에게 더 심각하게 나타날 수 있는 증상입니다.이는 체내에 계속 축적되는 특성상 먹이그물의 하위단계 생물을 잡아먹은 상위동물의 몸속에는 하위단계의 생물보다 더 많아질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수은중독은 어패류보다 사람들에게 더 쉽게 나타나는 증상입니다.

따라서 요즘은 수은 대신 직접 온도를 올리거나 화학약품을 적용하는 방법을 사용합니다. 아말감은 철(Fe)·니켈(Ni)·코발트(Co)·마그네슘(Mg) 등을 제외한 대부분의 금속을 녹일 수 있습니다. 아말감을 다루는 사람들은 수은증기에 항상 노출되므로 수은중독증에 너무 쉽게 걸린다는 점은 특히 주의해야 합니다.

수은은 녹는점이 -38.86℃ 이며, 끓는점이 356.66℃입니다. 이 범위는 우리 생활에서 접할 수 있는 거의 대부분의 온도이고, 수은의 열팽창은 온도에 관계없이 거의 일정하므로 우리는 수은을 이용해서 알코올온도계보다 더 정확한 온도계를 만들어 사용할 수 있습니다. 전문 냉장고의 경우 -20℃ 정도까지 내려가고, 튀김을 할 때의 기름 온도가 200~250℃ 정도이므로 산업현장이 아닌 바에는 수은온도계를 사용하면 아주 정밀하게 온도를 측정할 수 있습니다. 주변에 온도계를 자세히 살펴보면 가운데에 붉은 색이 보이는 온도계가 있고, 은백색이 보이는 온도계도 있는데, 붉은 색이 보이는 온도계는 알코올이 들어있는 것이고, 은백색이 보이는 온도계가 수은이 들어있는 온도계입니다. 주의할 점은 수은이 들어있는 온도계가 깨졌을 경우에 손으로 만지면 안 되며, 온도계에서 나온 수은을 쓰레기통에 버려서도 안 된다는 것입니다. (일반 가정에서는 정말 대책이 없는 상황일 수밖에 없습니다.)

수은의 사용을 우리 생활에서는 점차 줄이고 있지만, 꼭 사용하게 되는 분야도 있습니다. 그 대표적인 예가 형광등인데, 형광등의 내부는 매우 저밀도의 진공상태이고, 그 안에 수은 기체가 들어있어서 전자가 빛을 골고루 내는데 도움을 주게 됩니다. (따라서 형광등은 반드시 깨지지 않게 분리수거 해야 합니다.)

순수한 금속 수은은 온도계뿐만 아니라 기압계로도 사용을 합니다. 1기압은 1033cm의 물기둥이나 76cm의 수은기둥이 누르는 힘과 같은 압력입니다. 물이 1g/cm3이므로 수은의 밀도는 약 13.5g/cm3으로 간단하게 계산될 수 있습니다. (이는 물리 경시대회에서 자주 나오는 문제이기도 합니다. ^^) 이를 이용해서 기압계를 만들 수 있습니다. 대기압이 누르는 힘이 수은기둥을 밀어 올려서 수은기둥이 올라가는 높이를 가늠해 기압을 잴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지요. 이와 관련된 재미있는 실험을 할 수도 있지만 이 글에서는 생략하겠습니다.

수은의 또 다른 용도로는 주사(/硃沙, =진사)가 있습니다. 주사는 수은과 황의 화합물(HgS, Mercuric sulfide)로 붉은 색으로 주로 부적을 그리는데 쓰입니다. 부적은 벌레를 쫓는 힘이 있다고 하는데, 특별한 힘이 있어서 그런 것이 아니고, 주사의 독성이 강해서 벌레가 주사를 싫어하기 때문에 벌레들이 도망가는 것이라는군요.

황화수은(HgS)을 광물에서 추출한 것을 진사라고 하는데 운모와 거의 비슷하게 생겼으며, 약리작용이 있어서 예부터 진정제로 사용했습니다. (자세한 것은 직접 찾아보기 바랍니다. 근데 이거 먹으면 ㄷㄷㄷㄷ)

또한 수은의 화합물을 이용해서 건전지를 만들었는데, 충전이 될 수 있는 이차전지이며, 높은 전압에 안정적인 출력을 보여주는 성능 좋은 전지입니다. 물론 단점은 환경친화적이지 못하다는 데 있지요. 최근에는 수은 대신 리튬을 이용한 건전지들이 많이 제작되고 있습니다. 리튬을 이용한 건전지들은 수은을 이용한 건전지보다 훨씬 성능이 안정되고, 메모리현상도 일어나지 않아 더 좋은 품질을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

이 글을 쓰게 되면서 환경운동을 하는 사람의 글처럼 되어버렸는데, 수은은 그만큼 용도가 다양하고, 위험하기도 한 물질이기 때문입니다.

수은 중에 우리가 가장 많이 사용하는 물건은 거울이 아닐까 싶습니다. 수은거울은 값이 싼 장점이 있습니다. 단점으로는 환경을 오염시키며, 가시광선을 넘어서는 전자기파는 대체적으로 흡수한다는 점이 아닐까요??

환경보존… 우리에게 가장 시급한 문제 중 한가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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