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100분 토론의 《디워》논상토론에 대해서.. (ps.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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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전국은 《디워》에 대한 논란에 휩싸였는데 이제는 그만했으면 싶다. 이러한 소모적 논쟁은 우리에게 남는 것이 별로 없지 않는가? 마치 이명박의 한반도 운하 논란과 마찬가지로 말이다.[footnote]이명박 씨는 민자로 한반도 운하를 건설하겠다고 하고, 이를 공격하는 사람들은 과연 한반도 운하가 경제성과 타당성이 있는가를 지적하는데, 내가 보기에는 이명박이 대통령이 된다고 하더라도 결국 한반도 운하는 건설되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민자들이 투자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혹시 모르겠다. 5공 이전때처럼 다른 것에서 특혜를 받는 조건으로 투자하는 민자들이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따라서 이명박 씨의 한반도 운하 논란은 결국 아무것도 남기는 것 없는 소모적인 논쟁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한다. (내 생각에는 이명박 씨는 다른 논란이 발생하는 것을 한반도 운하라는 말도 안되는 사안으로 막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민중의 시선을 그런 쪽으로 몰아가서 말이다. 만약 정말 그렇다면 서울시장에 재직시부터 오랫동안 대통령을 꿈꿨다는 것을 뜻하므로 이명박은 권력욕이 많은 사람이자 무서운 사람이라는 생각이 든다.[/footnote]

이 글을 읽기 이전에 나는 이 《디워》에 대해서 좋지 않은 평가를 했었다는 것을 밝힌다. 이 영화에 대해서 별을 다섯 개 만점에 두 개 반을 줬었으므로 혹평을 했다는 것이 과장은 아닐 것이다.


《디워》에 대한 평론이 명철하게 이뤄져야 하는 것은 분명한 필요성이 있다. 하지만 평론이라 하는 것은 현재의 현상을 연구하고,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까지 제시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 나아가야 할 방향 제시는 물론 관객에게 좋은 영화를 소개하고, 나쁜 영화에 대한 악평까지 포함되야 한다. 하지만 이전의 영화 평론과 이번의 《디워》의 평론에서 일반 대중에게 좋은 영화와 나쁜 영화에 대한 정당한 평가를 내리지 못하고, 자기들만의 세계에서의 평가를 관객들에게 강요해왔기 때문에 현재 누리꾼들이 반발하는 것이다. 또한 평론가들의 평은 우리 영화들이 나아가야 할 미래의 비전을 제시했어야 했는데 전혀 그런 면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었고, 이 모습이 《디워》에서만이 아니라 그 이전의 수많은 영화평론에서 나타나는 공통적인 현상이었기 때문에 문제라고 지적하고 싶다.

100분 토론의 참석자들의 스토리 부재를 지적하는 여러 사람들의 발언도 문제가 아닐 수 없다. 그들은 스토리의 미숙함을 이야기하면서 왜 그런 문제를 갖게 됐는지를 정확히 이야기하지 않았으며, 왜 《디워》의 미국 상영시간과 한국 상영시간이 35분이나 차이가 나는지에 대해서 생각하지도 않아본 사람들의 이야기 같았다.(내가 생각하기에는 생각해보지 않았으리라….)

《디워》의 옹호론자들이 지적하는 “《디워》는 완성도 높은 영화로 만든 것이 아니라 완성도 측면에서 이야기하는 것은 무의미하고, 재미를 주는 특수효과(CG)만을 평가해야 한다”는 이야기도 문제가 있는 발언이다. 볼만한 특수효과(CG)만으로도 좋은 영화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인지 좀 답답하다. 그것은 분명 아닐 것이다. 만약 그렇다면 《Final Fantasy》같이 100% CG로만 만든 영화가 가장 좋은 영화가 될 것이다. 하지만 그 영화가 실패한 것은 특수효과만을 추구해서도 안 되고, 관객과 함께 호흡할 수 있는 정서적 교감과 스토리의 완성도 또한 필요하기 때문이다.

♠ 진중권 씨의 토론에 대해서….
진중권씨는 토론을 시작할 때 꼼꼼하게 비평을 해 주는 것이 영화에 대한 예의라면서 시작했다.
그러나….

도중에 진중권 씨에게 어떤 여자 시민논객이 질문을 했을 때 진중권 씨가 한 이야기를 대충 요약하자면….

<진중권 씨가 작품에 대해 평한 것을 본 적이 없다.>
씨네 21에 평을 낸적이 있었는데, 비평할 가치가 없는 영화를 인터넷의 누리꾼들의 행태가 맘에 안들어서 꼭지가 돌아 쓸 수밖에 없었다.
<비평할 가치가 없는 영화는 없는 것이므로 비평가로서 매우 위험한 발언을 한 것이다.>
영화의 철학 부재, 애국주의 코드/민족주의 코드/시장주의 코드/인생극장/CG, 스토리(플롯) 없음, CG와 플롯 결합의 어색함 등등으로 이야기할 수 있는 영화다. 분석하면 다 들어나는 것이 평론가의 일이다.

그러면서 취한 진중권 씨의 태도가 과연 토론자의 태도이고, 상대방의 발언이 왜 나왔는지에 대한 배려와 사고를 한 뒤에 발언을 한 것인지 물어보고 싶다. 내가 보기에는 입에서 튀어나오는 말들을 막지 못해서 할말 못할말을 앞뒤 재지 않고 내뱉은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진중권 씨의 생각이야 잘 알 수 있었지만 진중권 씨의 발언은 어디까지나 진중권 씨의 생각일 뿐이었다. 예를 들어서 조선시대 남녀가 LA에서 환생하는 것이 개연성이 없다고 스토리의 어설픔을 이야기했지만, 불교의 윤회 사상에서는 원래 이유는 없는 것이란 걸… 자신의 생각 속에 뭍혀서 미처 고려하지도 못했다. (처음 생각했을 때 고려했어야 하는 것인데 《디워》를 까야 한다는 사명감(?) 때문에 옳은 시각으로 바라보지 못했다고 생각한다. 이같은 오류들이 진중권 씨의 주장 곳곳에서 발견됐다. 《디워》의 스토리가 매우 엉성하고 어설펐다면 이를 까고 있는 진중권 씨의 주장도 마찬가지로 엉성하고 어설펐다.
토론을 보면서 진중권 씨에 대해 많이 실망했으며, 앞으로 진중권 씨의 글을 접했을 때 그의 독선 등에 대한 생각으로 그 글에 대해 가치를 부여하지 못하게 될 것 같다.

독선!!!!

문화평론가를 하려면 ‘문화’가 무엇인지를 더 사색해 보고 하라고 이야기하고 싶다. 교수를 할 정도로 머리 속에 지식을 꾸역꾸역 집어넣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진중권 씨는 그 의미를 정확히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footnote]나의 글 “공부할 때 주의해야 할 점!“을 참고했으면 좋겠다.[/footnote] 가장 간단하게 ‘토론문화’조차도 모르지 않는가?

애국주의 코드, 민족주의 코드 등에 대한 비평은 사실상 헐뜯을 꺼리를 찾기 위해서 도입한 부분이라는 생각을 진중권 씨의 주장을 들으면서 오히려 하게 되는 것은 나만일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만약 관객이 그러한 경향을 보인다면 그것까지도 문화와 정서의 범위에 포함하여 영화를 만들고 홍보해야 하는 것은 당연한데, 그런 것을 무조건 틀리다고 주장한다면 정당할까? 각각의 나라에서 만들어지는 영화들이 헐리웃 영화들보다 경쟁력이 없을 경우에도 계속 만들어지고 판매될 수 있는 것은 헐리웃 영화에서는 이러한 정서적, 문화적인 충족을 시킬 수가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헐리웃 영화가 아닌바에는 애국주의 코드와 민족주의 코드를 적절히 이용하는 것이 나쁠 이유가 없다. 다만 세계로 나가기 위해서는 오히려 이것이 장애가 될 것이다. SF 또는 괴물영화로서의 가치가 떨어진다고 하더라도 나름대로의 가치가 존재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100분 토론에서 말을 가장 많이 한 것은 진중권 씨였지만 가장 영양가가 없다고 생각한다.
그는 단지 충무로의 입장을 대변하기 위해 나온 사람처럼 보였다.

그는 《디워》의 끝에 나오는 심형래 감독의 넋두리가 본인과 같은 사람들 때문에 생긴 것이라는 걸 과연 알고 있을까?

♠ 손석희 아나운서의 토론 진행에 대해서…
100분 토론에서의 가장 의미심장한 발언은 아이러니하게도 패널들의 발언이 아니라 손석희 아나운서(토론진행자)의 발언이었다.

영화는 영화로만 보자. 영화는 영화일 뿐~ (중략) 누가 정말 영화는 영화대로 보고 있는 것인가?

(아마 이 발언의 의미를 진중권 씨가 잘못 해석했거나 전혀 깨닫지 못했나보다.)

아마도 손석희 아나운서가 이번 토론을 진행하기가 무척 힘들었을 것으로 생각한다.

♠ 나머지 패널들에 대해서….
나머지 패널들은 과연 토론에 나와서 자기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하고 들어간 것인지 궁금하다. 셋 모두가 진중권 씨의 말발에 너무나 밀리는 모습을 보여줬다. 물론 그 패널들의 입장을 이해 못하는 것은 아니다. 토론의 상대방이 막무가내라면 발언하기가 정말 힘들어진다. (그래서 그들을 충분히 이해한다.)


관객은 영화를 재미있게 보기만 하면 그만이다. 그 이유가 스토리의 완성도에서건, 특수효과에서건, 민족주의에서건…. 그리고 평론가는 관객들에게 이에 알맞는 이정표를 세워줄 필요가 있다.
만약~~ 이정표를 세워주는 것이 아니라 작품을 단순히 분석해서 비평만 할 것이라면 평론가들이 시사회 등에 참석할 필요성도 전혀 없는 것이지 않겠는가? 일반 관객들과 함께 극장에서 보더라도 비평은 충분히 할 수 있다는 것이다. 평론가로서 시사회를 참석하면서 영화를 평론하자고 한다면 일반 관객의 입장에서 볼 수 있는 평론을 해야 할 것이다.

ps.
오마이뉴스에 진중권 씨의 장문의 글이 올라왔다. 그래서 찬찬히 읽어보려다가 100분 토론에서 자신이 한 말이 논리적이었기 때문에 반론할 거리가 없었을 거라는 이야기를 보고 읽기를 포기한다. 애초에 토론할 자세가 되어있지 않은 사람이 토론장에 나오는 것 자체가 잘못이다. 논리가 무엇인지 모르는 사람은 (자세가 어떻든간에) 토론장에 나오면 더더욱 안 된다. -_-

7 comments on “MBC 100분 토론의 《디워》논상토론에 대해서.. (ps.추가)”

  1. 음냐.. 딴지 아닌 딴지를 걸자면 손석희씨는 이제는 아나운서가 아니죠. MBC를 퇴사하고 현재는 성신여대 교수직을 맡고 있으니까요. ^^;

  2. 님의 글을 재미있게 읽는데 이 글이 좀 실소를 자아내게 하네요.
    불교의 윤회사상이란 원래 이유가 없는 것이라 조선의 주인공들이
    LA에서 환생했다는 말이.. 물론 궂이 그렇게 따지면 틀린 소리는 아니라
    할지라도 영화적 인과관계에 의거 그런것은 영화적으로 설명이 되어야지
    그래 그런 연유로 조선 사람이 LA에 외국인으로 환생한 것이 참 자연스러워
    라고 관객이 느끼길 바란다면.. 물론 선인장님은 그렇게 해석할 수 있겠지만
    감독이 불교적 사상에 입각해 조선인을 LA로 보냈다고 이야기했다면..
    틀려서가 아니라 좀 어의없는 게지요..

    주인공이 자기가 잘 알지도 못하는 나라에서 태어난 것에 조금의 의아심도 품지 않는 것도
    실제로도 그럴 수는 있는 거죠. 하지만 영화에선 그럼 안되죠.
    영화적 장치들이 좀 필요한 부분임은 분명해 보입니다만..

    진중권이 토론할 자세가 안되어 그의 글을 읽기를 포기한 선인장님과
    네티즌이 애국깡패짓을 해서 화를 참을 수 없는 그가 무슨 차이인지 구별이..

    진중권씨가 좀 더 논리적으로 보입니다.
    토론을 같이한 상대패널도 그가 옳다고 인정했구요.
    손가락이 아닌 손가락이 가르키는 달을 보시면 좋을 듯.

    저는 지나가는 사람이 아니라 정말 님의 글이 좋아서 리더기에 구독신청해서
    오랜만에 리더기를 읽고 있다가 이 글을 발견해서 기분이 좋지는 않은 상태로
    리플을 남겨요. 아마 리플을 다셔도 리더기에 뜨진 않을테니 다시 확인할 가능성은 50
    지우려면 지우세요.

    1. 제 블로그를 구독하고 계셨다니 감사드립니다.
      원래 한국의 전설에 입각해 설명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한국의 윤회사상에 입각한 영화의 진행이라고 보여지는데요. 물론 전설 자체는 짜맞추어진 것이라서 제대로 구성하지 못한 부분이 많이 아쉽습니다만 기본적인 철학(종교도 일종의 철학과 비슷하죠.)에 해당하는 것까지 손질할 수는 없는 것이죠. 그것까지 손질하려고 들면 서양인들은 물론 동양인들도 마찬가지로 혼란을 느낄 것입니다.

      전설의 고향에서 다시 태어날 때 이유가 있었던가요? (무엇으로 태어나는지는 이유가 있지만, 어디서 어떻게 언제 태어나는 가에 대한 이유는 전혀 없죠.)

      포울 님이야말로 …. 손가락을 보시지 않았으면 좋겠네요.

      ps. 그런데 누가 어디에 진중권 씨가 옳다고 이야기했나요? 좀 알려주세요. 금시초문인데요..

  3. 이 글을 쓰신 분은 처음부터 진중권씨에 대한 편견에 사로잡혀 계시네요.
    손가락이 가리키는 것이 아닌 손가락을 보고 계시는군요.

    “100분 토론에서 말을 가장 많이 한 것은 진중권 씨였지만 가장 영양가가 없다고 생각한다.
    그는 단지 충무로의 입장을 대변하기 위해 나온 사람처럼 보였다.”

    저는 진중권씨에 대해 많이 알지 못하지만 100분토론 내내 그분의 말이 가장 설득력있고 객관적이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분이 한 발언 중에 충무로의 입장을 대변하기 위한 발언은 없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전혀 그렇게 보이지도 않았구요.

    저는 그의 공격적인 태도를 진정 독선에 빠져있던 네티즌들을 향한 일침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저는 이것이 그가 의도한 본질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이것은 토론의 진행 과정과 그의 말을 들어보면 당연히 알 수 있는 것입니다.) 저는 어째서 대다수의 네티즌들이 그점을 생각하지 못하고 기억하고자 하지도 않는 것인지 참 답답합니다.

    그의 공격적인 태도는 ‘영화’를 향한 것이 아니라 독단에 빠져있는, 소위 ‘디빠’라고 칭하는 네티즌들을 향한 것이었습니다.

    저는 그의 주장이 그 곳에 나온 모든 사람들의 발언들 중 가장 핵심적이고 영양가 있는 것이었다고 생각합니다.

    1. 사실 진중권 씨의 글은 인터넷이나 가끔 매체에서 본 적은 있었습니다만 특별히 진중권 씨에 대한 정보나 편견 없이 100분토론을 보게 됐습니다. 심지어는 그가 대학에서 강의하고 있는 것조차도 모르고 있었지요.

      그리고 위의 제 생각은 100분 토론을 보는 동안 형성된 것입니다. 네티즌들이 독선에 빠져있다는 것은 인정하지만, 진중권 씨 또한 독선에 빠져있는 것은 마찬가지입니다.
      심지어는 남들이 이야기할 때 끼어들기 같은 토론에서는 해서는 안될 행동들까지 보임으로서 스스로 토론을 할 수 없는 사람임을 증명(?)했다고 생각합니다.

      그 후 ohmynews에 기고한 글에서도 비슷하더군요.
      그의 말중 일부는 분명 맞는 말이었습니다만, 나머지 부분의 말들은 자신의 독선이 뚜렷한 언행이었기에 진중권 씨의 전체적인 발언은 쓰레기에 가깝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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