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MR(MRI)의 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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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리학에서는 비교적 최근 개발된 기기인 NMR을 원리 그대로 사용한다. 보통 NMR은 특정한 장비 없이 강한 자기장이 형성되어 있는 초전도 코일 속에 작은 코일과 시료를 넣으면 준비는 끝난다. 실험을 시작하면, 강한 자기장 속에서 원자핵의 자기스핀이 정렬된 물질(시료)에 작은 코일로 자기장 펄스를 가한 뒤, 나오는 방사선(Resonance) 강도를 측정한다. 작은 코일과 자기장 펄스를 조절하면 어떤 원자핵이든지 반응을 살펴볼 수 있다. 실험 대상 물체에 가해진 자기장과 전기장의 세기와 위치도 알아낼 수 있으므로 각종 물질의 자기적 특징을 알아내기에 좋다. 대표적인 예가 초전도체의 자기 특성인데, 초전도체에 형성되는 자기 볼텍스(Vortex) 변화를 조사할 수 있다.

NMR은 다양한 물질을 측정할 수 있지만 사용환경을 유지하기가 어렵고 대형화/실용화가 힘들다. 그래서, 의료용으로 장비를 만들 때는 기계를 간편하게 만들기 위해(사실은 여러 가지 이유로 NMR보다 MRI 장비가 더 복잡하다.) 생체조직에 많은 수소 원자에 장비를 최적화시키는데, 이를 MRI(fMRI 포함)라고 부른다. MRI는 방사선을 방출하는 원자핵 위치를 측정하여 그림(Image)으로 보여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이 글에서는 NMR 원리를 간단히 살펴보자. 너무 간단하고 쉽게 설명하려 했기 때문에 엄밀한 의미에선 엉터리인 부분도 있다.

NMR의 원리


① 시료는 원자핵과 전자로 이뤄져 있다. 원자핵과 전자는 자기모먼트(자기쌍극자)라는 물리적 특성을 가진다. 외부 자기장이 없을 때는 원자핵 자기모먼트는 흐트러져서 임의의 방향을 띈다. 그런데 원자핵 자기모먼트는 외부 자기장 영향을 받아서 (여러 이유로 모든 원자핵이 외부 자기장 방향으로 완전히 정렬하지는 못하지만) 같은 방향으로 정렬하려고 한다. 정렬된 것이 에너지가 더 낮기 때문이다. 자기장이 강하면 강할수록 더 많은 원자핵이 정렬한다.

NMR에서는 보통 1 T보다 강한 자기장을 가해준다. 태양 표면 자기장의 100 배, 지구 표면 자기장의 10000 배쯤 되는 세기이다.

② 시료를 다른 작은 코일(Coil)로 감싸고, 코일에 삼각파 혹은 사각파의 전류 펄스Pulse를 흘려보낸다. 이 전류는 큰 자기장을 만들지는 못하지만 순간적으로 주변 자기장을 교란한다. 그러면 정렬되어 있던 원자핵 중에 일부가 흐트러져 방향을 바꾼다. 흐트러진, 시료 속의 온갖 종류의 원자핵은 강한 자기장과 자기모먼트를 다시 일치시키려고 반시계방향으로 서서히 돌며 에너지를 방출하며 서서히 정렬된다. 이때 되돌아가 정렬되는데 걸리는 시간은 원자핵 종류마다 고유값을 갖고 있다.

③ 적절한 시간이 흐른 뒤에 작은 코일에 두 번째 펄스를 가한다. 그러면 첫 번째 전류 펄스 때문에 흐트러져 있던 원자핵 자기모먼트를 뒤집는다.
두 번째 전류 펄스를 언제 주느냐와 어떤 원자핵이냐에 따라서 원자핵 자기쌍극자는 영향을 적게 받기도 하고 많이 받기도 한다. 따라서 두 펄스를 가한 시간 차이를 조절하여 검사할 원자핵 종류를 선택할 수 있다. 병원 MRI는 이 시간이 수소핵(양성자)에 정밀하게 맞춰져 있고, 물리학 연구에 쓰이는 NMR은 특별히 결정된 시간 없이 외부 장비로 그때그때 시간을 맞춰준다. (그래서 실험할 때마다 회로를 바꿔야 한다.)

④ 흐트러진 원자핵은 방향이 90˚~180˚ 뒤집히는데, 이 원자핵은 전자기파(보통 전파)를 방출하면서 서서히 강한 자기장 방향으로 다시 정렬된다. 방출된 전자기파는 처음 전류를 흘려보냈었던 작은 코일에 전류를 유도하므로 이 전류를 측정하여 원자핵 상태를 파악할 수 있다.
원자핵 자기모멘트가 외부 자기장에 정렬하는 것은 모든 원자핵이 한꺼번에 변하는 것이 아니고 확률에 의존하여 조금씩 변하는 것이므로,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정렬되는 원자핵 수가 증가하다가 일정시간 이후 감소한다. 코일에 두 번째 전류 펄스를 흘려줬을 때부터 검출된 전류가 최고점에 이르는 순간까지의 시간(오른쪽 그림에서의 t0)을 측정하면 원자핵의 존재나 상태를 파악할 수 있게 되고, 상세하게 물질의 상태를 파악할 수 있게 된다. 원자핵 종류에 따라서 자기모먼트나 t0가 다르므로 가능한 일이다.


NMR이나 MRI 기기는 강한 자기장을 사용하므로, 초전도자석을 써야 되고, 초전도체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액체헬륨과 액체질소를 사용해야 한다. 기기값과 유지비가 많이 드는 이유다. 그래서 사용료가 비싸 대중화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최근에는 빠른 시간동안 연속적으로 상태를 파악할 수 있는 fMRI 장치까지 개발되는 등 많이 발전하고 있는 분야이다. 그러나 아직 갈 길도 먼 것 같다.
NMR을 처음 개발한 미국의 로터버(P. C. Lauterbur)와 영국인 맨스필드(P. Mansfield)가 노벨상을 받았다.

ps.
자기쌍극자가 처음 발견됐던 약 60여 년 전에는 NMR같은 것은 상상도 하지 못했다. 이처럼 과학은 전혀 상상치 못한 분야로 연결되어 꽃을 피우는 경우가 많다. 우리나라처럼 당장 필요할 것으로 생각되는 분야만 집중투자한다면 발전이 오히려 더뎌짐을 주의해야 한다. 과학계에서는 그것이 확실한 길이었던 것처럼 보였는데, 막상 도착해 보면 가시덩쿨 속인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후학들이 더욱더 멋진 장치들을 개발하길 바란다.

ps.
양전자단층촬영(PET)이란 장치가 있는데, 원리상으로는 MRI보다 훨씬 더 정확할 수 있는 장비라고 한다. 아직 얻을 수 있는 해상도가 MRI보다 낮아서 이론치 성능을 구현하는 대엔 무리라고 한다…… 그러나 현재 발전추세라면 몇 년 안에 MRI만큼은 발전하지 않을까?

14 comments on “NMR(MRI)의 원리”

  1. http://kin.naver.com/open100/db_detail.php?d1id=7&dir_id=701&eid=6zbWXinCC/U5n3eDxzoEc08JMj3XJIw5

    PET는 1970년대 개발되었습니다. 요즘엔 보험도 된다고..

    그리고 액체질소 상당히 저렴합니다. 거의 맥주가격정도…
    현재 MRI에서 주로 쓰이는 냉각재는 액체헬륨으로(이건 비싼..-_-) 액체질소정도만 사용해도 작동되는 고온초전도체가 실용화되면 MRI 검사 비용도 많이 줄어들겠죠.

    다행히도 지금 현역으로 활동하시는 분 중에 조장희 박사님(가천의대 뇌과학연구소 소장)이 PET-MRI라는 것을 다루고 계십니다.
    ps. fMRI는 장치라기 보단 테크닉에 가까운 기법 같습니다(확인해 주셨으면 합니다)

    ps2. 태양 자기장 세기가 고작 10가우스밖에 안되나요? 이것도 확인해주셨으면 합니다.

    1. 예.. PET가 개발된 것은 거의 NMR이 개발된 시기와 비슷한 걸로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개선속도가 늦어서 앞으로도 더 개선해야 하는 것으로 알고 있구요…(물론 현재 사용하는 것도 상당한 성능을 보여준다고 들었습니다.)

      2000년 쯤의 기억으로 액체질소는 1000원/l 정도였고, 액체헬륨은 1,0000원/l 정도였습니다. 고온초전도체가 실용화 되면 정말 좋겠죠. ^^

      조장희 박사님 팀에 의해서 개발되고 있다는 이야기는 들었습니다. 세계적인 수준이라고….. (얼마 전에는 fMRI의 오류도 찾아냈다는 것 같던데, 기억이 정확질 않네요.)

      ps. fMRI가 소프트웨어적인 수정만 있었다고 해도 새로운 장치가 맞는 것이죠. 더군다나 기존 MRI장치로는 구동될 수가 없는 것 아닌가요?

      ps2. 태양 자기장은 100G 정도로 알고 있습니다. 제가 실수한 것이고, 수정했습니다.

      여러 말씀 감사합니다.

  2. PET스캔 이미 실용화 되었습니다. 비용이 비싸서 일부 병원에는 이동식 스캔만 임대하는 형식이기는 해도 실제 병원에서 사용된지 10년정도 되었군요.

    1. 윗 댓글에서 제가 실수를 했군요.
      이미 사용되고 있고, 앞으로 상당한 성능개선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고 쓰려고 했는데, 작성하고 난 뒤에 보니 왜 저런 글이 됐는지???

      제가 국어가 좀 약해서…^^;

  3. fMRI 랑 CT랑 이것저것 관련해서 자료를 조사하다가 낯익은 블로그가 나와서 깜짝 놀랐습니다..ㅎㅎ..
    잘 읽었습니다..^^

    1. 이 글이 완벽한 글은 아닙니다. 간단하게 설명하기 위해서 일부분은 일부러 약간의 오류가 삽입된 경우라고 해야 할까요? 실제 특정 용도로 이 글을 사용하고자 하실 경우에는 참고자료로만 사용하시는 것이 좋겠네요.
      감사합니다. ^^

  4. 음…
    1T급 영구자석이 실험실에 굴러다니는데…
    만만히 볼 놈이 아니었군요 -_-;;;

    1. 실제 병원에서 사용하는 기기는 얼마 정도의 자기장을 사용하는지 모르겠어요.
      강한 자기장은 건강에 해로울 것 같으니 굴러다니는 것이 1T급 자석이라면 피해다니시길…^^

  5. 자기장 자체는 뭐 그닥 몸에 해롭지 않아요. 우리 몸엔 자석에 반응하는 물질이 거의 없으니까요 -_-;
    에너지를 전달할 수 있는 빠르게 변화하는 전자기장이 해롭죠.

    전자기기들은 그 근처에서 잘 안되긴 합니다. 전자들이 가다가 자기장 때문애 다른 길로 새는듯…;;
    아, 그리고 지갑 조심해야돼요. -_-; 카드가 이것저것 들어있는 지갑이 그 상자에 접촉하면 골치아프게 됩니다.

    1. 자기장도 강하면 전자기파에 준하는 영향이 있다는 글을 예전에 봤었는데 어디였는지는 생각이 안 나네요. ^^
      암튼 강한 자석 부근에는 지갑과 전자기기들은 쥐약이라는 거죠. ^^;

  6. 잘 봤습니다~ ^^

    태클이 무지 많은데도

    친절하게 다 댓글을 달아주셨네요~ ^^

    1. 님의 댓글을 보고서 위에 달린 댓글들을 다시 읽어봤습니다. 태클이라고 생각하신듯 싶은데, 제가 보기엔 태클이 하나도 없네요. ^^

  7. NMR의 원리가 이해가 잘 가지 않았는데
    너무 쉽게 설명해주셔서 이해가 잘 되었어요 감사합니다^^

    1. 글에서 이미 말씀드렸습니다만, 정말 제대로 사용해야 한다면 이 글보다 더 자세하고 전문적으로 나온 자료를 찾아보셔야 합니다. 괜히 걱정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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