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스베가스에서만 생길 수 있는 일》 – 단순한 코미디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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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의 마지막 날 극장에 갔습니다. 혼자서 가서 좀 쓸쓸하기는 했지만…^^; 뭐 아무튼 영화 자체는 재미있더군요. 제가 <라스베가스를 떠나며>나 <라스베가스>같은 영화를 보고 상당한 거부감이랄까 그런 느낌을 갖었는데 이 영화는 그 정도까지의 거부감이 들지는 않았습니다. 라스베가스를 지상의 천국같은 느낌으로 비추는 것은 여전했습니다만…..

두 주인공 카메론 디아즈와 애쉬튼 커처도 연기를 잘 하는 배우이고….. 영화 장르도 코믹으로 아주 심하게 배꼽을 쥘 정도의 영화는 아니었지만 영화를 보는 내내 이런저런 요소들이 입가에 웃음을 머금지 않을 수 없는 영화였습니다. 옆자리에서 보는 여학생 둘(?)은 전체적으로 웃더군요. 전 도무지 하나도 안 웃기던 것들에서도 웃어서 이해가 잘 되지 않았는데, 아무래도 여자의 감성에 좀 더 맞춰진 영화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영화의 중심소재가 ‘결혼’이어서 그렇겠지만 결혼에 대해 이런저런 생각도 해 주게 됩니다. 영화 홍보물에도 나와 있듯이 하룻밤의 술친구로서 술기운에 결혼을 해버리고 술을 깬 뒤에 해어지자는 말을 한 찰라 터진 30억원의 잭팟…. 그리고 그 돈을 중심으로 상대를 떠나보내게 하려는 갖가지 수작들이 영화의 기본 골격을 이루고 있습니다. 물론 그 사이에 기본적으로 두 남녀의 성향을 정 반대로 맞춰놓아 잘 맞지 않을 것이라는 관객의 기대를 형성시키는 일도 빼놓지 않습니다. 완벽한 능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기 위해 뭐든 계획을 세우는 카메론 디아즈와 능력을 갖췄으면서도 막상 남의 평가를 받기를 무서워해서 항상 피하기만 하는 애쉬튼 커처의 비교는 누가 봐도 한 눈에 서로 맞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만듭니다. 이런 요소는 헐리웃 영화의 너무나 오래된 관행적 설정입니다. 헐리웃 영화를 보면 이런 것에 식상하는 경우가 한두 번이 아닌데 이 영화도 여전히….
그러나 막판에 중요한 이야기 전개가 엉뚱하게 양자점프하는 부분이 있긴 했습니다만 그 부분을 제외하곤 정말 재미있는 코믹영화라는 생각을 하게 되더군요.

영화를 보면서 이제는 카메론 디아즈도 나이를 많이 먹었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이제 카메론 디아즈의 연기가 20대의 발랄함에서 중년으로 바뀌어야 할 때이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된 것이 이 영화의 최대의 단점이랄까요? ㅋㅋㅋㅋ

아무튼 아무 생각없이 웃고 싶은 분은 한 번 보시면 재미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영화내용으 아주 가벼운 듯 하면서도 또 생각해 보면 가볍지 않은 부분도 있거든요. 15세 이상 관람가라지만 실질적으로 19세 이상이어야 이해할만한 내용들이므로 고등학생에게는 추천하지 않습니다.

ps1.
영화 cast 목록을 보니 참 부럽더군요. 각각 나온 많은 곡들에 연주가들까지 꼼꼼히 소개하는 cast라니…..
그리고 cast가 다 끝나고 필름까지 소개된 뒤에 지루함을 버텨준 분들을 위한 화면이 아주 짧지만 존재합니다. 그러니 꼭 끝까지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ㅎㅎㅎㅎ

ps2.
이 영화의 이야기는 6개월동안 진행되는데, 6개월의 시간동안 뉴욕의 계절이 변하지 않습니다. 영화 <뉴욕의 가을(Autumn in Newyork)>에서처럼 뉴욕의 계절변화는 우리나라만큼이나 변화무쌍하다고 알고 있는데 이 영화에서는 전혀 계절의 변화가 없어서 아쉽더군요. 제작이 좀 급하게 됐었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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