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ar trek : the beginning〉 오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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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 트렉> (star trek)은 내가 잘 아는 영화는 아니다. 다만 유서 깊은 SF로서 많은 팬들을 확보하고 있고, 그래서 과학적 검증 또한 철저하게 이뤄지고 있다고 알고 있기 때문에 꼭 과학적으로 따져보고 싶은 영화였다. 그런데 이 영화들은 나온지 오래 된 것들이라서 분석하기가 힘든 면이 있었다.
2009년에 새로운 <스타트랙>인 “The beginning”이 나왔기에 이 시리즈만 분석해 보고자 한다. 이렇게 오래된 시리즈를 전체적으로 분석하면 정말 재미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들기는 하는데, 시간관계상…^^

참고로 이전에 우주엘리베이터에 대한 글에서 <스타 트렉>의 물리적 오류에 대해 지적한 적이 있으니 궁금하신 분은 링크로 가서 살펴보기 바란다. 이 글에서는 그 이외의 물리적 오류에 대해서 생각해보자.

1. 우주의 검은 거대우주선이 지상에서 보일까?
아래 이미지는 적 우주선이 행성을 파괴하기에 앞서서 행성의 핵까지 시추하려고 하는 장면이다. 그런데…. 드릴을 내려트린 저 위에 거대한 우주선이 검게 형체를 드러내고 있다. 가능한 일일까?
푸른 하늘의 색은 대기에 존재하는 산소(O2) 때문이다. 산소분자에 햇볕이 닿으면 아주아주아주아주~~~ 약간 산란이 일어나는데, 그 아주 약간의 정도가 파란 색이 빨간색보다 몇 배 많다. 그래서 우주는 검더라도 지상에서 바라본 하늘은 파랗다. 하늘은 대기가 두터울수록 색이 짙어지다가 너무 두꺼우면 어디가 해가 있는지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전체적으로 빛나게 되고, 색도 희뿌옇게 변한다.

영화에서 행성은 지구 정도의 대기를 갖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니까 저 행성의 원주민이 사람과 같이 살아갈 수 있는 것일듯 싶다.) 또한 우주는 검다. 그렇다면 우주선이 있는 곳의 하늘은 다른 방향의 하늘보다 우주선이 반사하는 만큼 더 밝아야 한다. 그런데 더 어둡다. 어떻게 된 것일까?
우주선이 하늘에서 검은 그림자를 보이려면 우주선의 배경이 되는 우주 전체가 밝게 빛나고 있는 상황이 아니면 안 된다. 그런 경우는 행성계 주변에 성운이 깔려있거나 우주가 무한히 크다면 설명이 가능하다. 그러나 영화 속에서도 행성 주변의 우주는 어둡기 때문에 불가능하다. 결국 설명할 방법은 없다.
물론 SF라곤 해도 판타지(Fantasy) 세계와 비슷하므로 그렇다면 그렇구나 하는 수밖에….^^

2. 빨간약은 반물질?
그냥 재미있는 장면이어서 소개해 보려고 했다.
주사바늘에 도망가는 모습은 빨간약이 음의 질량을 갖고 있다는 강한 암시를 한다. (근데 음의 질량을 갖는 물질은 어떤 것일까? 반물질??) 반물질이라면 블랙홀을 만드는 폭탄으로서의 역할을 어떻게 하는 것인지 사뭇 궁금해진다. 역시 현대물리학으로선 전혀 알 수 없는 영역~~

3. 각운동량 보존의 법칙 위배
위에서 신나게 싸우고 있는 주인공, 그리고 밑에 대롱대롱 매달린 동료.
그런데 동료는 시계추처럼 흔들흔들 하고 있다. 동료는 올라가기 위해서 낙하산을 접기 시작한다.
이럴 때 각운동량 보존을 생각한다면 낙하산줄이 짧아질수록 흔들리는 주기도 점점 빨라져야 하고, 그래서 흔들리는 주기는 더 빨라져야 한다. 그런데 영화에선 올라오는 동료는 똑바로 올라온다. Startrek 세계에선 각운동량이 보존되지 않는 것 같다. (하긴 그러니까 초광속 비행도 가능한 것일테고…)

4. 블랙홀 – 공간의 불균일
블랙홀의 사건의 지평선은 빛이 탈출할 수 없는 영역을 뜻한다. 그래서 아주 명확한 표면을 갖지 않는다. 표면에서 볼 때 중력의 윗쪽과 아랫쪽 모두 보통 공간으로 여겨질 것이다.
그러나 블랙홀은 중력이 매우 강해서 위와 아래 사이에 중력의 편차(공간의 균일성)가 크다. 때문에 블랙홀 주변으로 떨어지는 물체는 위와 아래에서 느껴지는 중력이 매우 크게 다르고, 그래서 항상 작게 부서지다가 결국에는 원자 단위의 가루로 변한다. 물론 <스타 트렉> 세계에서도 이 규칙은 잘 지켜지고 있어서 우주선이 블랙홀에 가까워지자 우주선 벽과 조종판넬(액정?)이 쫙 깨진다.
엔터프라이즈호는 블랙홀 중력장을 탈출하기 위해서 워프를 한다. 엔터프라이즈호의 워프 한계는 광속의 열 배까지 가능하다. 그런데 위 화면에서는 워프를 최대로 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블랙홀 중력장을 벗어나지 못한다. 그렇다면????
광속의 열 배 속도에서도 빠져나가지 못한다면 멀리 떨어진 관찰자가 본다면 엔터프라이즈호는 이미 블랙홀 속으로 들어간 것이 된다. 블랙홀의 특이점(가운데 질량이 모여있는 점)에 가까이 갈수록 중력의 편차가 커지므로 아마도 엔터프라이즈호는 가루가 됐어야 옳지 않을까 싶다.

만약에 중력의 편차가 작은 블랙홀이 있을 수 있을까? 중력의 편차는 블랙홀의 크기가 커질수록 줄어든다. (수식 없이는 설명하기 힘들므로 그런가보다 하고 넘어가자.) 그래서 사건의 지평선 부근까지 인간이 분해되지 않고 갈 정도가 되려면 태양 질량의 약 3억 배 정도 되는 블랙홀이어야 한다. 그 안쪽까지 들어갔는데도 견디려면 이보다도 훨씬 더 큰 질량이어야 한다.
다들 알겠지만 우리은하의 질량은 1억 태양질량을 넘지 않는다. 만약  영화가 가능할 정도로 큰 질량의 블랙홀이 생기면 아마도 은하의 중심이 바뀌게 될 것이다. 이것만 하더라도 그 은하계의 모든 생물은 전멸하게 될지도 모를 일이다. 그런데 더 중요한 것은 은하의 중심이 바뀌게 되면 은하 속을 질서정연하게 회전하던 별들의 운동방향도 같이 바뀌게 된다. 은하 주변을 회전하는 별들의 속도는 위치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수~수백 km/s이므로 별이 운동방향이 갑자기 바뀌면 행성과 별은 매우 큰 가속을 하게 된다. 아마 직접 해보지 않으면 이 가속의 크기는 알 수 없지 않을까?

또 한 가지, 블랙홀 밖에서 본다면 블랙홀 표면은 시간이 정지한 상태다. 따라서 블랙홀에 들어갔다 온 엔터프라이즈호가 지구에 돌아왔을 때 태양이 아직도 빛나고 있을지 걱정해야 할 것같다.

암튼 영화 이야기니까 심각하게 생각하지는 말자.
그냥 주인공이 허벌나게 고생하다가 영웅이 되서 새 함선의 함장이 된다는 미국식 영웅제일주의 영화이고, 잘 만들어진 SF일 뿐이다.

2 comments on “〈star trek : the beginning〉 오류들”

  1. 저도 스타트렉을 좋아합니다.
    스타트렉은 나름의 과학적 검증을 통해 제작되었는데 비쥬얼을 위해 어쩔 수 없는 부분도 있죠, 가령 반관성장치(?)라던가 워프 때 별이 뒤로 밀려나는 모습이라던지..

    그런데 각운동량과 같은 기본적인 법칙정도는 잘 구현되었으면 하는 생각이 드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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