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파이더맨 3》를 용산CGV IMAX관에서 보다 – 라디오키즈님 영화번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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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5일은 어린이날… 유난히도 화창한 날씨는 아이들을 데리고 부모들이 거리로 나오게끔 하는 원인으로 작용한 것 같다. 유난히도 어린이들의 모습이 눈에 많이 띄었다.
그런 와중에 영화번개를 하고자 용산에 모인 여섯 사나이들이 있었다. (상당히 회색톤이었다. -_-)

스파이더맨이라는 영화 시리즈보다는 사실 우리나라에서 화면이 가장 크다는 영화관인 용산 CGV IMAX관이 궁금해지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영화가 화면이 큰 것이 대수는 아니겠지만, 한 번 구경은 해보고 이야기를 해야 할 것이 아닌가?
우선 IMAX영화관에 대해서 이야기한 뒤에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해볼까 한다.


용산 IMAX 영화관에 대한 생각들
용산 CGV의 5관인 IMAX관은 화면크기가 18.3m X 9.9 m 로서 1.84 : 1의 화면비율을 갖고 있다. 다른 분들의 관람기에서 화면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들었었지만, 실제로 보니 크긴 크더라….
라디오키즈님을 비롯한 6명이 본 자리는 맨 뒤에서 세 번째줄의 중간 자리들이었다. 이 위치에서 보는데도 다른 극장 앞자리에서 보는 것이랑 느낌이 비슷했다.
화면의 비율이 일반적인 영화관의 비율인 2.35 : 1보다 가로가 짧아서 화면이 짤리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스파이더맨이 거미줄을 타고 날아가는 모습이 나올 때는 좀 아쉬운 면이 있었는데, 스파이더맨은 보통 화면의 한쪽 끝에서 반대쪽 끝까지 순식간에 이동하기 때문이다. 양쪽이 잘리다보니 좀 정신없는 영상들이 된다고 할까?

좌석은 괜찮았는데, 사운드는 중음이 좀 약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특히 고음이 높았는데, 등장인물들의 목소리가 약간 카랑카랑한 느낌을 받게 된다. 크게 신경쓰이지는 않지만, 7개의 스피커[footnote]speaker가 아니라 way[/footnote]에서 나는 소리라서 발란스가 야주 약간 흐트러지게 들리는 것을 귀의 고막이 감지해 내고는 뇌에 급전을 보내왔다.
저음이 강한 것은 《스파이더맨 3》을 감상하는데 도움을 주었다. 스파이더맨이 정체불명의 외계 생명체와 싸울 때 나는 강력한 저음이 스피커 콘을 진동시키자 그 느낌은 나의 살들을 마구잡이로 진동시키고 있었다. 강력한 저음이 나의 고막보다 피부를 더욱더 강력하게 자극하고 있었다. 이 부분에서 저음이 강한 것은 최고의 효과로 나타났다.

전반적으로 아이맥스 영화관에서 스파이더맨을 보는 것은 약간 선택이 잘못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맥스 영화관에서는 스파이더맨보다는 《괴물》같은 화면변화가 비교적 느린 영화거나 《K2》같은 웅장한 크기의 영화에게 더 잘 어울린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footnote]물론 이 평가는 나의 주관적인 평가다. 원래 평가는 개인개인이 스스로 하는 것이 아니겠는가? ^^*[/footnote]


《스파이더맨 3》에 대한 감상평
나는 《스파이더맨 3》를 보기 이전에 영화평을 하나도 보지 않았다. 그냥 떠돌아다니는 포스터에서 까만 스파이더맨 옷을 구경했을 뿐이다.
《스파이더맨 3》는 영화 자체가 시간가는 줄 모르고 볼 수 있게끔 흡입력이 있었다. 그렇다고 꼭 좋은 것은 아니겠지만, 아무튼 시간이 얼마나 갔는지 알기 힘들정도로 흡입력은 좋았다. 하지만 영화를 같이 본 다른 분들이 인터넷에서의 영화의 평이 극과 극을 달린다고 말씀해 주셨다. 좋게 본 사람은 매우 좋은 영화로, 나쁘게 본 영화는 매우 나쁜 영화로 말이다. 아무튼 내 생각에는 두 평이 모두 일리가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그렇게 평가하는 이유는 제작자들이 무언가 실수를 했기 때문이다.

우선 이 영화의 기본 줄기는 전체관람가 영화 수준이다. 특별히 무엇을 요구하거나 하지 않는다. 그냥 모범적인 진행에 모범적인 결론을 내리는 영화의 전개는 마치 도덕교과서를 보는 것처럼 느껴졌다. 재미있는 것 중 한 가지는 외계생물체가 갖고 있었다. 숙주의 능력을 증폭시킨다는 그 외계생물체는 신기하게도 숙주의 성적 능력(성적 매력)도 증폭시킨다. 그리고 이를 이용한 소극적인 쾌락주의도 도덕적으로 매우 안 좋은 방향으로 몰아가는 분위기를 만들어낸다.[footnote]소극적 쾌락주의는 사실 우리 일상생활에서 만연해 있는 요소이며, 우리들도 알게모르게 행하는 부분이다. 뿐만 아니라 사실은 우리 일상생활의 활력을 불어넣기도 하고, 효율을 높여주기도 한다.
그런데 이 영화에서는 그런 부분을 바람직하지 않다고 보게 만드는 요소들을 갖고 있다. 그래서 도덕교과서를 보는 것 같다는 평가를 내린 것이다. 물론 내가 소극적 쾌락주의에 대해서 처음 알게 된 것이 『네 안에 잠든 거인을 깨워라』라는 도덕교과서같은 책에서였기는 하지만…. ^^;[/footnote] 원래 스파이더맨이라는 캐릭터가 아주 사소한 소극적 쾌락주의조차도 용납하지 않는 인물로 그려지기는 한다. (이는 삼촌의 죽음과도 어느정도 연관이 있을 것이다.)

약간의 성적인 표현들인 키스 등은 12세 또는 15세 관람가….
뭐 미국영화들이 항상 그렇듯이 키스하는 장면들이 매우 여러번 나오는데, 우리나라에서는 12세가 또는 15세 관람가 수준이라고 생각하게 된다.

액션에 따른 폭력성은 19세 관람가의 수준으로….
당연히 그렇겠지만, 싸우는 장면이 워낙에 많다보니 잔인한 장면도 많았고, 여러가지 상황들이 19세 관람가의 수준을 받아야 할 정도의 선정성을 보였다. 이 영화가 어떻게 12세 관람가를 받았는지 좀 의아한 부분이 좀 있었다. (저 하늘에 계신 분들은 폭력성은 가랑비에 젖어드는 것이라고 주장하던 분들이 아니던가??)

나머지는 20세 관람가….
이 영화는 일종의 철학들이 밑바탕에 깔려있다. 아니 깔아놓고 영화를 전개한다.
‘인생은 본인의 선택에 따라 달라진다’는 등의 이야기는 20세 성인들도 이해하기가 좀 난해하다고 느껴진다.

이렇듯이 부분적인 요소들이 일반적으로 우리들이 접하는 정형화된 영화들처럼 비슷하게 일정한 대상을 고려하고 있지가 않다.


영화의 시작은 1~2편의 요약줄거리를 보여주면서 시작한다. 나는 2편을 잠깐만 보고, 전체를 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처음에는 그 영상들이 뜻하는 것을 몰랐지만… 어림짐작하기에는 흠잡을데 없는 구성이었다. 제작진이 신경을 꽤 많이 써준 것 같았다.

전반적인 특수효과도 매우 잘 만들었고, 음향도 괜찮은 영화라고 생각한다. 갑자기 나온 모든 괴물들이 죽거나 이해모드로 갈등이 해소되어서 뒷끝에 약간 쌉쌀한 맛이 남기는 하지만….. (이는 같이 본 어떤 분이 ‘감독판 DVD가 나오면 4~5시간 런닝타임이 될 거 같아요’ 라고 말씀하시는 것이 딱 어울리는 표현같다.) 원래 영화에서 목표로 한 관객이 중학생 정도라고 생각하고 이해하며 넘어갈 수 있었다.

최후의 모래인간을 어떻게 싸워서 이길 것인지가 제일 궁금했는데 (사실 스파이더맨으로서는 모래인간을 이기는 방법이 없어보였다.) 모래인간과의 끝이 많이 당황스럽긴 했다. (주먹다짐으로 싸우다가 갑자기 대화모드로 바뀌다니…. -_-)
또한 강력한 파워로 공격하는 악당들이 왜 항상 혼자만 공격하고, 그 시간동안 다른 악당은 옆에서 구경만 하는지도 이해하기 심든 면이 있고….

이처럼 《스파이더맨 3》는 보는 사람들에 따라서 호평을 할 수 있는 요소와 악평을 할 수 있는 요소를 모두 갖고 있어서 사람들에 따라서 결과가 많이 나눠지리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치밀한 논리전개를 바라는 분들보다는 빠른 화면전환과 액션을 선호하는 분들이 더 호평을 하지 않을까 생각하지만 이것도 정확한 예상은 아닐 것이다.

나는 어떻게 봤을까? 솔직한 표현으로 “그건 며느리도 몰라”…. 내가 이 영화를 재미있게 본건지 재미없게 본건지조차도 잘 모르겠다.

[#M_라디오키즈님과의 번개 후기|라디오키즈님과의 번개 후기|


라디오키즈님과 만나서 영화를 본 뒤에 용산에서는 갈 곳이 마땅치 않아서 종로로 옮겨갔다. 그리고 그곳에서 스타벅스에 들어가 두 시간이 넘는 오랜 시간동안 대화를 나눴다. 남자 여섯이서 오랜 시간동안 대화를 나누는 것도 나름대로 재미있었다. ㅎㅎㅎ

주요 화제는 영화에 관련된 것이 아주 조금 있었고, 그 뒤로는 블로깅, IT에 대한 잡담들이 주를 이뤘다. 7 시 반이 넘어가는 시점에서 음식점에 들어가서 돼지고기를 궈먹으면서 또다시 잡담을 시작해서 결국 헤어진 시간은 11시가 넘어버렸다. (막차타고 겨우 인천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ps. 사람을 만나 이야기를 듣는 것은 재미있다.
하지만 그것이 다는 아니라는 생각을 최근 하게 된다.
그렇다면 무엇을 채워 넣어야 부족함이 느껴지는 것을 충족시킬 수 있을까?

ps. 최근 번개나 모임에 자주 나가봤다.
그리고 내린 결론은….. 블로깅을 한다는 것이 점차 싸이화되어간다는 느낌이다.
다시 예전처럼 블로깅을 하기 위해서 방향을 다시 잡아야 할 것 같다. (특히 포스팅을 하기 위한 사진찍기는 된장남이 되어간다는 느낌이랄까….)

ps. 요즘에는 영화가 끝나고 캐스팅이 모두 올라갈 때까지 자리에서 기다리는 사람들이 정말 많더라…. (비싼 요금을 내고 입장해서 더 그런 것일까?)_M#]
ps. 라디오키즈 님 감사합니다.
영화 번개를 주최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영화비와 약간의 식대를 내셔서 꽤 부담되셨을 것 같아서 좀 걱정되네요.

ps. 추가
감상문을 쓰다보니 정작 중요한 것을 빼먹었군요. ^^;
idea팝콘 님, ZF 님, 라디오키즈 님, 유노 님, 정호씨ㅡ_-)b 님
이렇게 5분과 함께한 자리였습니다. (문자 정렬순)

9 comments on “《스파이더맨 3》를 용산CGV IMAX관에서 보다 – 라디오키즈님 영화번개”

  1. 2.35 : 1 비율의 영화는 실질적으로 코엑스 메가박스 M관이 더 크게 볼 수 있다고 하더라고요.
    그리고 예전엔 거기가 4관이였나 그랬는데. 그때보다도 음향 수준이 많이 떨어진거 같아요.

  2. 핑백: 日常茶飯事
  3. 정말이지 요즘은 영화가 끝나도 스텝롤까지 지켜보시는 보는 분들이 많이 늘었더군요.
    아마도 영화 끝에 숨겨진 장면들이 나오지 않을까 하는 마음과, 편하게 나가기 위한 마음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솔직히 2와 비교해서는 약간 떨어지지지만 3로만 볼때는 괜찮은 영화였다고 생각해봅니다.

  4. 흑흑..저도 보고 싶었는데.ㅠ_ㅡ;

    진작 알았더라면 벙개에 따라갈것 그랬습니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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