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한 휴가》 그들은 어디에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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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두환은 볼 필요가 없는 영화        
                      《화려한 휴가》


상영관 : 메가박스 코엑스점 M관 M열 11줄
상영시간 : 2007.07.30 8:10(조조) 약 117분간

화려한 휴가는 영화가 좋고 나쁨을 떠나서 한번 봐야 하겠기에 예매하고서 혼자 갔다.
영화를 본 뒤에….. 광주 민주화 운동을 소재로 다룬 영화로는 너무 성급하게 만들었다는 생각을 감출 수 없게 됐다. 아직 우리 사회는 1979년의 부마 항쟁와 1980년의 광주 민주화 운동을 이야기할 준비가 되지 않았다는 생각을 하게끔 만들기 때문이었다.

영화 자체의 완성도는 그리 높은 편은 아니다. (★★★)
곧곧에 오류가 숨어있어서 모두 잡아내지는 못한 모습이다. 대표적인 예로 여주인공 역을 연기한 이요원의 피묻은 간호복에 흰 단추가 유난히 눈에 띄는 것 같은 사소하지만 중요한 실수들이다. 하지만 이 영화는 그러한 특수효과나 줄거리의 탄탄한 구성 때문에 의미를 갖는 영화가 아니기에 이러한 오류들이 좀 있다고 해서 중요한 것은 아니다.
민주주의는 자유의 소중함을 알고 있는 수많은 사람들(열사)의 희생 속에서 지켜지는 것이다. 이 영화는 단지 그들의 희생을 기리고, 나쁜 역사의 악순환을 하지 말자는 대한민국 현대사의 반성 속에서 나오는 이야기들일 뿐이다.(★★★★★)

518의 동영상을 조선일보의 Tagstory에 올리고 본다는 것 또한 아이러니!

어디선가…..
1980년 당시 정동영 기자의 육성 통화내용이 올라온 것을 보고서 슬쩍 퍼다가 삽입해 본다. 당시에 광주가 어떠했는지 잘 보여주는 녹음이 아닌가 생각한다.

우리는 이 영화를 보면서 지금 우리가 누리고 있는 자유는 과거 많은 이들의 피로 이뤄졌고, 지금도 수많은 사람들의 노력으로 유지되고 있다는 것을 느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한 생각을 할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이 영화의 의의는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오늘날 우리 사회의 지성인 아니 성인이라면 꼭 봐야 할 영화로 이 영화를 꼽고 싶다.
내가 8살이었던 1980년 5월 18일에 방송됐던 KBS 9시 뉴스의 기사 내용이 아직도 기억난다. 그 얼마 후 체육관 대통령이 취임하던 때도 생각난다. 어린 나이에 본 당시의 뉴스들을 아직도 기억하는 건 왜일까? 난 기억력도 무지 나쁜데…. -_-

제대로 된 반미영화

그렇다면 1980년 5월에 민주주의를 수호하는 경찰국가라고 자인하는 미국은 무엇을 하고 있었을까?
극중에서 안성기는 말한다. “만약 미국이 우리를 지켜줄 것이었다면 이런 일은 일어나지도 않았을 것이다.” 미국은 박정희의 516 쿠테타에서도, 전두환의 1212 쿠테타에서도 미국은 민주주의보다는 한반도에서의 군사적 작전권 편의와 동북아에서의 미국의 영향력 확대만 신경을 썼다는 것은 한국전쟁을 겪으면서 지원받았던 우리들의 아버지, 할아버지 세대들을 제외하고는 모두 아는 사실이다. 과연 미국이 제대로 된 민주주의 국가인가? 민주주의를 수호하는 경찰국가인가? 언어학의 대가이자 미국의 석학인 노엄 촘스키 교수현재 미국은 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의 전제정치 체제보다 더 독재권력에 가깝다고 이야기한다. 미국의 헌법에는 “미 합중국 대통령은 미국 내 평화를 유지할 의무를 지닌다.“라고 언급되어 있다. 다른 말로 해서 미국 대통령은 미국 내 평화를 유지하기 위해서 외국에서는 무슨 일을 해도 괜찮다는 이야기다. 아마도 그래서 미국은 이스라엘을 군사적/재정적으로 지원하고, 수년에 한번씩 전쟁을 일으키고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
미국의 시각으로 보자면 세계의 깡패국가는 쿠바, 북한, 베네수엘라가 아니라 바로 자신들이어야 한다. (아마 자신들도 알고 있을 것이다. 다만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서 계속해서 깡패국가로 남기를 희망하는 것이라고 생각된다.)
이 영화에서는 광주 민주화 항쟁을 이야기하면서 미국에 대한 정확한 분석을 관객들에게 전달하고자 한 것으로 보인다. 반미영화로 떠들석했던 영화 《괴물》보다 훨씬 더 제대로 만들어진 반미영화로 생각된다.

그들은 어디 있는가?


그들은 어디 있는가?
민주화를 위해서 목숨을 걸어야 했던 수를 알 수 없는 그들은 어디 있는가?
시민들을 무자비하게 탄압하기 위해 투입됐던 약 2만 명의 공수부대원들은 어디 있는가? 우리 사회는 이 2만의 군인들이 증발한 것 같다. 군인이었어도 민주주의의 군인이었다면 시민을 대상으로 하는 무차별적인 진압에는 반발했어야 옳았다. 오늘날 그들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 것은 그들 또한 당시에 자신들의 행동이 옳지 못함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그들도 나서서 자신들의 치부를 들춰내고 피해자들에게 사죄하는 것이 옳지 않을까?

이런 영화를 보는 내내 전두환(← 꼭 읽어볼 것)과 미인대회 수상자를 데리고 사는 전두환의 아들 시공사 대표 전재국과 루이비똥만 아는 골빈유학생이자 전두환의 손녀인 전수현이 생각났다.
우리는 객관적으로 영화를 볼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영화를 보는 내내 열받고, 전두환 일가에 대해 테러라도 해야 한다는 생각을 접을 수가 없기 때문이다.
영화에서는 이러한 시각을 의식해서인지 당시 여단장이었던 한 사람에게 모든 책임을 전가시키는 듯한 모습을 많이 삽입했지만, 군대를 다녀온 사람이라면 충분히 당시 ‘전두환의 구테타’가 하극상임을 알 수 있다.

위키피디아에서는 전두환이 죄값을 치뤘다고 되어있는데 과연 전두환이 죄값을 치뤘을까? 그의 친구 노태우가 봐준 것이 아니고?
_M#]

3 comments on “《화려한 휴가》 그들은 어디에 있는가?”

  1. 괴물을 반미영화라고 봐야하는 걸까요? 그렇게 본다면 프랑스령 환초의 핵실험장 근처에서 돌연변이를 일으킨 헐리우드판 고질라는 노골적인 반불영화라고 봐야겠네요…

  2. 고질라같은 경우는 핵무기 자체의 위험성을 경고하는 쪽으로 해석하는게 맞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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