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에 “쓰던” 글 – 블로그와 다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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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와 다양성


2005.10.10일 작성중 중단

내 블로그에 글을 쓰기 시작한지 벌써 1년 10개월이나 지나고 있다.
처음 글쓰기를 시작할 때는 다른 분들에게 보이기 위한 것이 아닌 나 스스로의 생각을 남기기 위해서 글쓰기를 했다. 물론 그렇기 때문에 글의 난이도가 장난아니게 들쭉날쭉하게 변했다.
어떤 것은 정말 기억의 단상들을 유지하는 상황에서 모든 것을 적기 위해서 간단요약!! 말 그대로 문장이 유지되지도 않은 단어 몇 개 몇 개를 뭉터기로 작성해 놓곤 했다.(물론 내가 볼 것이니까 그래도 상관이 없었다.)

시간이 흘러서 많은 사람들이 봐주지 않은 것에 대한 아쉬움을 느끼고 엠파스로 옮기게 됐다고 전에 어떤 글에서 말씀드렸었다. 결국 글쓰기의 목적이 바뀌게 됐고, 이러한 목적은 여러번의 변화를 거쳐 오블에 이 글을 쓰는 순간까지 유지되었다.
오블에 처음 올때는… 초심으로 돌아가서 내 글은 나를 남기는 글로 하기로 마음먹었다.
어머나!!!!
그런데 문제가 발생한 것이 예상보다 많은 분들이 내 블로그를 방문해 주시기 시작했다.
오블을 시작한지 일주일만에 엠파스때의 방문객을 돌파했고, 한달만에 1000명/일의 방문객을 돌파하기 시작했다. 결국 나는 나를 남기겠다는 초심에서 빠르게 무너질 수밖에 없었다.

예전에 내가 글에서 밝혔는지는 모르겠지만… 난 사유의 다양성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한다.
내가 생각하는 옳은 지식들이 다른 분들에게 많이 전해지기를 원하고 있지만, 그 지식들이 사유의 다양성을 파괴하는 것은 옳지 못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차선책으로 선택할 수밖에 없었던 방법이 나의 생각들과 함께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자!!

지금에 와서 생각하면 나 한 개인으로서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자는 생각은 무척 힘들고 불가능에 가까운 생각이었던 것이다. 시간이 지나갈수록 (글쓸거리는 항상 주변에 넘처났지만) 다양한 정보의 제공은 쉽지 않았고 그것은 곳 블로깅에 대한 스트레스로 작용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몰랐지만 4달정도 지나고 어느 순간부터 그것을 의식하게 되면서 어깨가 점점 더 무거워졌다. 급기야 방문객 숫자가 3000명/일을 넘어서면서…. 뭔가 어디서부턴가 문제가 생겼음을 어렴풋이 알게 됐다.

지금은 어느정도 그 이유를 알고 있다.
사람들이 글을 쓸 때 가벼운 글은 수시로 작성할 수 있지만 무거운 글은 어느정도 이상 작성하기 힘들다. 물론 무거운 글을 계속 작성하다보면 무거운 글이 무거운 글인줄 모르게 된다. (지금 내가 그렇다. 과학에 관한 글은 아무리 써도 무겁다는 걸 모른다. 결국 독자의 눈높이에 맞는 글 쓰기는 더더욱 어려워지는 것 같다. ^^;) 하지만 분야가 다양해지다보면 그 적응력은 사라지게 된다.
내가 실수했던 것은 그 분야의 다양성이었던 것 같다. ^^;
또한 매일 올리는 글의 양이 내가 생산할 수 있었던 것보다 더 많았다. 물론 대부분이 예전에 내가 올렸던 글들을 수정/편집해 올리는 작업이었으므로 창조의 고통은 거의 없었지만, 글을 매일 수개씩 올리는 것만으로도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했던 것이다.

결국 나는 결심을 하고 블로그를 시한부 중지하기로 마음먹었다.
이 글을 쓰는 건 블로그를 중단한지 8일째(물론 그동안 내 블로그에는 피치못해 글이 3개 올라갔다.)만이다. 정말 글을 올려야 한다는 중압감


2005.12.31

내가 쓰고 싶었던 이야기는 저기서 중단됐다.
오늘같은 날이 아니면 이 글은 아마도 빛을 보기 힘들지 않을까?
그래서 무리를 해서 오늘 중단된 채로 공개를 해본다. 저런 비슷한 글을 처음 작성한 것도 아니고, 처음 공개하는 것도 아니다. 그런데 이렇게 공개하는 것은…… 내가 올 한해 블로그를 운영하고 유지하면서 느낀 느낌이 고스란히 저 글에 녹아있기 때문이다.

앞으로는…. 새해가 되면….. 내가 쓰고자 하는 이야기를 써지는대로 공개할 것이다.
물론 지금도 써져있는.. 글들이 잔뜩 있다. (최소한 수십개가 컴퓨터와 블로그 내 감춰진 글로 존재하니까…)
이 글들은 언젠가 기회가 되면 차츰 공개해 나가야겠다. 여러분들이 좋아하게 될만할 때에…^^




행복한 시간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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