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군대에서 탈영병을 잡는 특수분과 병사 이야기를 다룬 드라마다. 원작이 레진코믹스Lezhin.com에 올라온 김보통 작가의 웹툰이라고 한다. 요즘 웹툰이 원작인 드라마나 영화는 대부분 일정한 품질을 보장한다. 아주 가끔 원작을 버리고 새로운 방향으로 줄거리를 잡다가 망하는 작품이 나오기는 하지만, 대부분은 원작 작가가 시나리오에 참여하기 때문에 원작 시나리오를 따르지 않더라도 배가 산으로 가지 않는다.
아무튼 이번에 넷플릭스Netflix에서 공개된 [D★P]체포조도 작품은 준수하게 뽑혔다. 훈련병으로 입소했을 때부터 자대배치를 받기까지의 과정을 간략하게 소개했고, 그 뒤 병과(또는 보직)가 바뀌는 과정까지도 듬성듬성 나오기는 하지만 잘 설명하고 있다.
그리고 이 드라마는 웹툰이 시작하기 이전의 이야기라고 한다. 다음 시즌이 기대되는 이유!
뭐 그런데, 군대를 다녀온 사람이라면, 아무리 군생활을 편하게 했더라도 이 드라마를 보면 기분이 더러워질만 하다. 군대를 안 간 사람들은 그냥 군대에서 축구한 이야기라고 생각하겠지만, 군대를 다녀온 사람들에게는 대화 한 마디마다 꼭지 돌만한 일화를 하나씩은 갖고 있을만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성적인 폭행… 내가 군생활한 곳의 최전방 대대의 GP초소 경계 소대에서 선임병 한 명이 후임병 대여섯 명을 성추행(자위, 수음, 동성 성관계 등)했다가 발칵 뒤집힌 사건이 있었다. 다른 에피소드에 나오는 폭행이야 말할 것도 없다. 원래 그런 극한의 환경에 처하면, 사람의 숨은 본능이 모습을 들어내기 마련이다. 비율상 소대 하나에 사이코패스가 최소 한 명은 있기 때문에 더더욱 문제가 생기기 쉽다.
문제는 같은 병사가 아니라 간부가 사이코패스이거나 미친놈일 때 더 심각할 수 있다.
내가 복무중일 때 연대직할 수색중대 중에 369 GP에 들어가 있던 수색소대에서는 미친놈이 소대장이어서 소대 하나가 전부 날아갔다. 그러니까 수색중대의 1 개 소대는 1 개 분대로 이뤄진다. 10~12 명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이 소대가 수색을 나갔다가 돌아왔는데 가지고 나갔던 탐침봉(지뢰를 찾을 때 쓰는 얇은 쇠막대기) 하나가 사라진 것을 발견한다. 소대장은 탐침봉을 찾기 전에는 돌아오지 말라며 소대를 전부 내쫓았다. 그래서 찾아 헤메다가 겨우 탐침봉을 찾았는데, 탐침봉을 가지러 가던 병사가 지뢰를 밟았고, 소대원 중 7 명인가 8 명인가가 죽고, 몇 명은 부상당했다. 사실은 북한군이 그걸 주워다가 지뢰 위에다 꽂아놨던 것이다. (그 와중에도 털끝 하나 안 다친 사람도 있다고 한다.) 이럴 경우 사망자는 개죽음이 된다. 부상자도 피해구제를 받기 힘들다. 수색은 끝난 상황이기 때문에 작전상황이 아니고, 작전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그냥 일반사고로 처리되는 것이다. 그러면 국가유공자 처리도 안 되고, 국립묘지에 안장되지도 못한다. 뭐.. 연대 차원에서 그냥 수색중 사망이라고 보고를 올려서 국립묘지로 보냈다고 하지만…… (이건 연대장 등 장교의 진급이 걸려있기 때문이다.)
이 이야기는 사고가 날 때 함께 있다가 약간의 부상으로 강릉인가에 있던 의무병원에 내려갔다가 부상이 어느정도 완쾌되어 연대 의무대로 돌아와 있던 병사에게 들은 이야기와, 예비군훈련을 받는 동안 만났던 같은 연대 행정병이었던 사람에게 들은 이야기를 조합한 것이다. 참고로, 행정병이었던 사람은 현장에서 어떤 일이 있었는지 정확히 알고 있질 못했다. 그리고, 사실 나는 자대배치를 받기 전에 연대 보충대에 대기하고 있을 때 수색중대에서 차출됐었다. 내가 거부하지 않았다면 내가 그 자리에 있었을 확률이 50%였다. (연대직할 수색중대는 2 개 소대로 구성돼 있고, GP에 들어가는 부대이기 때문에 차출을 거부할 수 있다.)
이게 꼭 남자 간부만의 문제는 아니다.
나보다 2 주 앞서 입소했던 바로 앞기수 훈련병 이야기를 해보자. 이들이 퇴소하고서 다음 우리차례가 됐다. 2 주 정도 남았을 땐 행군을 한다. 그래서 행군을 준비하는데, 훈련소에 비상이 걸렸다. 모든 훈련병의 훈련이 멈췄다. 왜 그렇게 됐냐 하니….
자대배치를 받기 위해 보충대에 머물 때 질병에 걸린 사람은 모두 치료하게 한다. 그래서 아프다는 사람은 전부 의무대에 보내는데….. 의무대가 훈련병들 상태를 보니 이상하게 봉와직염에 걸린 병사가 많았던 것이다. 이걸 이상하게 여긴 의무대는 헌병대에 보고했고, 헌병대는 앞기수가 보내진 전체 부대의 의무대에 연락했다. 그렇게 해서 앞기수 훈련병 거의 전부가 봉와직염에 걸려있는 것을 확인하고는 헌병대가 훈련소에 처들어온 것이다. 그래서 우리가 퇴소할 때까지 거의 내내 조사를 했다. 나중에 내가 분대장을 단 다음, 훈련소 앞기수이자 우리 소대 선임인 사람에게 어떤 일이 있었던 거냐고 물어봤더니, 훈련소 중대장이 수십 명을 머리로 치약뚜껑 위에 업드려뻗쳐를 시키거나 주먹 쥐고서 업드려뻗쳐를 시키고는 군화 신은 발로 머리나 손을 차면서 끝까지 도미노처럼 넘어지게 하는 등으로 가혹생위를 훈련기간 내내 했다고 한다. 1 월… 그것도 유달리 추웠던 그해의 훈련기간을 생각한다면, 봉와직염에 안 걸린 병사가 이상한 상황이었다.
그리고, 앞기수의 중대장은 여자였다. 당연히(?) 깜빵 갔다고 한다.
나도 그렇듯이, 군대를 다녀왔다면 누구나 이런 이야기 몇 개씩은 알고 있을 것이다.
예전에 살던 시골동네의 옆집 아들은 예전에 GP에서 있었던 총기난사사건이 일어났던 GP에 같이 근무하고 있었다고 한다. 근무를 서러 나가있던 사이에 일이 벌어져서 죽지 않았다고….. (근데 이건 다행이라고 해야 할지 잘 모르겠다. 범인이 심하게 가혹행위를 당하다가 그랬다던 거 같은데… 그렇다면 옆집 아들래미도 가혹행위 가담자였을 확률이 큰데… 흠! 참고로 정확지 않은 이야기를 하나만 덧붙이자. 사고를 일으켰던 김일병과 근무를 교대했던 사람 중 한 명이 유일하게 김일병에게 잘해줬던 사람이라고 한다. 그래서 일부러 그 사람이 근무 나갔을 때를 골라 범행을 저질렀다….는 소문이 있다. 물론 고의성 그런 거 난 모른다.)
그 이외에도 소대장이나 부소대장의 사병에게 나오는 돈 삥땅치기, 행정보급관의 물품 빼돌리기 같은 문제도 심각하다. 최근 병사들이 휴대폰을 쓰기 시작하자 급식이 문제가 된 것도 다 이런 이야기의 연장에서 벌어진 일들…. 그래서 간부들이 병사들 휴대폰 못 쓰게 해야 한다는 개소리를 지껄이는 것이다. 이런 게 비밀리에 일어나는 것이냐 하면 그런 것도 아니다. 군대를 다녀온 사람은 사회가 얼마나 썩었는지 몸소 체험하게 된다는 게 군복무의 현실이다. 이런 걸 다 알면서도 ‘군대를 다녀와야 사람 된다’고 말하는 사람은 썩어야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이 드라마는 이후에도 같은 문제가 계속 일어날 것이라는 걸 보여주며 씁쓸하게 끝을 맺는다. 심지어, 이 드라마에 나온 에피소드 중 일부는 2014 년에 일어났던 일을 그대로 가져다 쓴 것이라고 한다.







ps. 2021.09.25 추가
이 작품을 본 얼마 뒤에….. 에….. 위에서 언급한 탐침봉 사건과 관련이 있는 연대직할 수색중대의 중대본부에 군대의 5/4톤 트럭을 타고 다녀오는 꿈을 꾸었다. 제기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