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리학과 1학년 때 공부하면 좋은 과목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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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snowall 님의 글을 읽다가 든 생각을 적어놓는다.

물리학과 학부 1 학년생이 공부하면 좋을 과목은 무엇일까?

내가 1 학년 때 들었던 과목은 일반물리학, 일반화학, 일반수학(미분적분학과 해석기하학), 한국어문, 영어, 교양 몇과목이었다. 그리고 전공선택으로 수학교육과의 선형대수학을 한 학기 들었다. 그런데 수학과 사람들은 생각하는 방식이 참 특이하더라… 도저히 받아들이기 힘든…. 시험을 모두 3 번 봤는데, 처음에는 문제가 뭐 하라는 이야기인지 몰라서 헤메다가 50 점을 겨우 넘었다. 두 번째는 70 점대… 기말고사에서는 많이 적응해서 다 풀고 조금 놀다가 일찍 내고 나왔다. 아마 다 맞거나 하나 틀렸거나 했을 것이다. 이 결과를 모두 합해서 받은 학점이 B+이던가? 다음 학기에서 강의하는 책의 나머지 절반은 나 혼자서 이틀 동안 공부했다. 그런데 내게는 이러한 과목들이 크게 도움이 되지 않았다. 결국 1 년 동안 꽤 많은 에너지 낭비를 한 결과로 다가왔다.

여기서 10 년도 훨씬 전의 내가 정말 도움이 되도록 공부를 하려면 어떤 공부를 했어야 할까를 고민해봤다.

1. 일반물리학
일반물리학은 물리학을 공부하는 사람에게는 꼭 들어야 하는 과목이 아닐까 싶다. 모든 물리학의 기초인 것 같다.

2. 미분방정식

솔직히 일반수학은 내게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았다. 이미 아는 것을 몇몇 특정 예와 함께 재탕하는 수준이었다. 지금 생각한다면 미분방정식 책을 한 권 구매해서 혼자서 줄창 풀어보는 것이 몇 배 도움이 됐을 것 같다.

3. 선형대수학
2학년 때 유명한 교수님이 고전역학을 강의하시는데 말씀하시는 것은 이해가 되지만, 그걸 왜 그 자리에서 말씀하시는 것인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리고 그 말씀의 중요성이 이해가 된 것은 그로부터 10년쯤 후였다. 만약 내가 ‘선형대수학’을 1 학년 때 공부했더라면 그 교수님 강의의 중요성, 효용성을 깨닫는데 1 년쯤이면 충분하지 않았을까?
다만 위에서 말했듯이 수학과 방식으로 듣는 것은 아무런 도움이 안 되는 것 같다. 그냥 책 한 권 구매해서 혼자서 일주일쯤 공부하고, 그 뒤에 한 달 동안 곱씹으면서 그 의미를 고민해보면 정말 큰 도움이 될 것만 같았다.

4. 『블랙홀과 시간굴절』같은 책들

꼭 전공서적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앞으로 배울 때 필요한 내용을 개략적으로 설명하는 책들을 많이 읽어둘 필요가 있지않을까 싶다. 『블랙홀과 시간굴절』은 양자역학 등에 대해서는 잘 나오지 않지만, 가끔가다가 하나씩 나오는 내용이 양자역학을 공부할 때 많은 도움이 될 책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책들을 몇몇 찾아서 탐독해보는 것이 좋지 않을까 싶다. 다만 책의 내용이 도움이 되는 수준이 될수록 역자와 편집자가 내용을 완전히 커버해주지 못 할 가능성이 크므로 내용상의 오류는 주의하자. (사실상 이 책은 번역오류 덩어리다.)

참고로, 내가 대학교 1학년 때에 일반과학서적을 많이 안 읽은 건 아니었다. 그러나 좋은 책에 대해서 타인과 정보 교류를 하지 않았고, 그 덕분에(?) 좋은 책들을 충분히 읽지 못했다는 것을 인정한다. 즉 다른 동기나 선배들과 책을 서로 많이 추천하고 추천받아 읽자.

5. 글쓰기 책들, 인문학 책들(『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같은…)
학교를 다니고, 직장생활을 하면서 점점 더 느끼는 것은 전공지식만으로는 아무것도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또한 전공지식이 충실한 사람일수록 필요한 인문학 지식도 같이 늘어난다. 인문학 책은 나를 바꿔주는 것이다. 따라서 인문학 책을 필요한 수준까지 읽고, 또 실천하고 연습하는 일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글쓰기 연습은 늙어 죽을 때까지 해야 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는 속담처럼 되도록, 어렸을 때부터 글쓰기와 인문학에 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참고로 요즘들어 드는 생각은 좋은 습관을 부모가 잘 가르쳐야 한다는 것의 중요성을 점점 더 깊이 깨닫고 있다. 가정교육의 중요성, 태교의 중요성 등등에 대해서…. 이는 꼭 물리학과가 아니라도 통용될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우리나라에서는 대학교 1학년을 놀고 먹는 대학생의 출발점으로 본다. 그런데 가만히 살펴보니 꼭 그런 것은 아닌 듯하다.

ps.
여러분이 각자 느끼는 내용을 댓글이나 엮인글로 말씀해주셨으면 좋겠다.

5 comments on “물리학과 1학년 때 공부하면 좋은 과목은?”

  1. 화학 수학 어려워요 ㅠㅠ
    수학은 해야할 것 같은데에… ;;;;; ㅠㅠ
    좋은 방법 없을까요? ㅋㅋ..

  2. 선형대수학만 잘해도 이공계 모든 분야에서 사용하는 수학적 도구의 50%는 배우는 것 같습니다.

  3. 핑백: melotopia
    1. ^^
      설마 이 이야기를 제 블로그에서 처음 말씀하신다는 생각을 하신 건 아니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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