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새 잠 못 들게 한 모기의 정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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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나네 와서 지내기 시작한 지 2주 정도 지났다.
평소에는 큰 조카(남) 방에서 같이 잤는데, 이번에 둘째 조카(여)가 영어캠프를 가서 나는 둘째 조카의 빈 방에서 며칠 잤다.
둘째 조카 방에는 많은 짐과 서랍과 조카가 치는 피아노와 책장과 옷걸이….가 있다. 그리고 한 쪽 벽면에 큰 창이 있고, 그 너머에 보일러가 있다.

둘째 조카 방에서 자게 된 첫날 밤…. 나는 도중에 잠을 깰 수밖에 없었다. 눈앞에 까만 모기가 날라다녀서 잡으려고 했는데 도저히 잡을 수가 없었다. (결국 내쫒고 잤다.)

둘째 밤에는 도무지 잠을 이룰 수가 없었다. 도대체 모기 소리가 나는데 어디서 나는지 도무지 찾을 수 없었다. 모기약을 뿌렸는 데도 불구하고 모기 소리는 가시질 않았다. 보일러 소리 또한 잠을 이루는데 방해가 됐다. 결국 나는 밤새 책을 읽으며 지샜다.

셋째 밤에도 자다깨다를 반복했다. 어제 못 자서 피곤하니 좀 자기는 했는데, 정말 몇 시간 되지 않았다. 이놈의 모기 소리는 이날도 여전히 들려 왔다. 신기한 것은 눕기만 하면 모기소리가 들리지만, 모기가 물지는 않는다는 것이었다.

넷째 밤, 그러니까 그게 조금전 일어나기 전이었다.
오늘도 모기 소리에 자다깨다를 반복하며 뒤척이고 있었는데…. 이 소리가 모기 소리가 아닐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떠올랐다.
그래서 곧바로 정체 분석에 들어갔는데…….

문제의 발단은 보일러였던 것이다. 보일러는 거의 계속 저음의 소음을 내면서 돌아가고 있었다. 그러나 이 소리는 잠자는 데 불편하기는 했지만, 잠을 못 잘 정도는 아니었다. 분석해 보니 높은 고음이 가냘프게 들려오는 그넘의 모기소리는 피아노에서 난다는 것을 알게 됐다.
결과적으로……
보일러의 굵고 낮은 저음이 피아노를 진동시켰고, 피아노 속에 존재하는 가는 철사 중 한두 개가 보일러 소리와 공명하여 가늘고 높은 소리를 작게 내면서 떨고 있었던 것이다. -_-;;;;;;;;;;;;;;;;;;;; 그래서 누우면 들리고, 일어나면 안 들렸던 것이다.

도대체 둘째 조카는 이를 알고 있었던 것일까?
아마 오늘 밤부터는 모기 소리가 나건 말건 상관하지 않고 단잠을 잘 수 있을 것 같다.

ps. 추가 : 조카는 이 소리를 듣지를 못한다.

3 comments on “밤새 잠 못 들게 한 모기의 정체”

  1. 재밌네요.
    허망하게 날린 나흘간의 수면이 아깝습니다.^^;;

    참, 티켓은 주신다면 감사히 접수할께욤~~~

  2. 반전의 묘미가 강한 글이네요 ㅋㅋ
    진짜 그럴 수 있는건가요?? 오.. 그 소리가 들리는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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