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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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출판 풀잎에서 나온 책이 이 내용으로서 처음 나온 책은 아니다. 집현전에서 『크게 보고 멀리 키워야 됩니다』라는 제목으로 1991년에 이미 발행된 적이 있었다. 2001년 판이 제목에서 풍기듯이 명령조라면 1991년 판은 문체가 다소 여성스럽고, 권유형으로 되어 있는 책이다. 어느 책이 더 낫다는 이야기는 하기 힘들고, 새로 변화된 환경에 맞춰서 글을 수정할 필요성이 있었을 것이다. 책의 차례를 보면 알겠지만, 차례는 그대로인데 큰 제목의 순서가 완전히 바뀌어 버린 것을 알 수 있다. 사실 1991년 판의 책은 앞부분만 보면 책 전반에 걸처 무슨 이야기를 하려고 했는지 알 수 있었는데 2001년 판의 책은 맨 뒷부분까지 읽어야 무슨 이야기를 하려는지 알 수 있어서 좀 아쉬움이 남는다.
그런데 수정을 하면서 변화를 모두 반영하지 못한 것이 눈에 띈다. 절반이 대학에 간다는 이야기를 했다가 대학 진학률이 20~30% 정도라고 했다가 하는 것처럼 이랬다 저랬다 하는 부분이 꽤 된다. 아마도 출판사에서 전권을 위임받아서 수정을 했는데 좀 심하게 급하게 편집을 했다는 생각이 든다. (글쓴이로서 자기가 예전에 썼던 글을 검토하는 것은 상당히 짜증나는 일이었을 것이다.) 뿐만 아니라 이전판의 높임체을 평서형으로 바꾸면서 제대로 바꾸지 못하고 간혹 예전의 높임체를 그대로 놔둔 것이 자주 눈에 띈다. 눈에 거슬릴 정도여서 사실 2001년판은 편집의 가치가 떨어진다.
또 간혹 단어 같은 것을 좀 이상하게 바꾼 것이나 오탈자도 눈에 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느낀 생각중 한가지는 ‘크게 될 아이’라는 표현을 글쓴이가 여러번에 걸쳐서 하고 있다는 것이다. ‘크게 될 아이’의 의미에 대해서는 글쓴이가 설명을 하고 있지 않아서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타고난 천재성을 갖고 있는 아이를 가리켜 크게 될 아이라고 평했는지 후천적인 환경에 의해서 조성된다는 것을 가르켜서 크게 될 아이라고 평했는지가 불분명하다는 것이다. 이 이야기의 두 가지 전재조건이 어떻게 바뀌느냐에 따라서 이야기를 받아들일 방향이 상당히 크게 바뀌기 때문에 중요한 부분인데, 저자가 이 부분에 대해서 생략하고 있어 아쉬움을 남긴다.
책의 내용을 한 마디로 말하자면 “아이를 강제로 키우기보다는 자연스러운 모습으로 키우자”라는 것이다.
이 책을 쓴 이시형 박사의 글솜씨는 사실 많이 서툴다. 꼭 내 블로그의 글의 수준과 비슷하다고 생각된다. 만약 이시형 박사가 TV에 많이 노출되는 유명인사가 아니었으면 이 글이 책으로 출간됐을까 하는 생각이 들게 한다. 이 점은 1991년 편집자가 읽기 쉽도록 편집하는 수고는 좀 아끼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또한 나도 이정도의 책은 출판할 수 있겠다는 생각도 한번쯤 해 본다. (웃음)
아이를 키우는 입장에서 한번쯤 읽어볼만한 내용인것 같다. 뭐 나처럼 취미로 읽어도 괜찮기는 한데 취미로라면 돈이 좀 아까운 책이다.
내용은 괜찮은데 편집을 좀 제대로 했으면 추천을 받을 수도 있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읽으려면 예전판을 찾아보는 것이 더 낫지 않을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