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이월드의 문제는 우리나라 전반적인 IT의 문제와 비슷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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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싸이월드(Cyworld)에 대해서 3개의 글을 발견할 수 있었다.

싸이월드, 이대로 무너질 것인가 – troyskyn 님
인터넷 반독점, ‘탈네이버’ 현상은 무엇인가 – 꿈꾸는천재 님
싸이월드의 추락과 탈네이버 현상 – 류환석 님

인터넷을 독과점하던 네이버싸이월드가 점차 저무는 해처럼 위기에 가까이 다가가고 있다는 요지의 글이다.

싸이월드의 추락은 이미 자신들도 잘 알고 있었으며, 1년쯤 전부터 싸이월드를 끝장내리고 스스로 준비하고 있는 것 같다. (그래서 지난 달에 SKcommunications(이하 SKcom)은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시작했다.)
네이버를 주로 사용하던 사용자층의 이탈은 아직 크게 가시화되지 않고 있다. 검색 점유율도 아직은 70%대이고…. 하지만 이번 대선을 치루는 동안 많은 사람들이 네이버를 떠나기 시작했고, 자유로운 블로깅과 카페활동을 할 수 없다는 점을 절감한 일부 파워유저들이 이탈했다는 문제는 네이버에게 위기감을 심어주기에 충분하다. 당장은 큰 변화가 없겠지만, 대선이 끝나고 총선이 다가오는 이 시점에서 점점 더 네이버의 힘이 빠질 수밖에 없는 현실은 어쩔 수 없을 것이다. 이 글에서 네이버를 거론하자는 것은 아니니 네이버 이야기는 이쯤에서 그만하고..

SKcom은 싸이월드로 유명하지만 사실 싸이월드는 SKcom이 만든 서비스가 아니다.
SKcom에서 물론 무수히 많은 서비스를 내놓기는 했다. 예를 들자면 블로그가 뜨면서 싸이월드가 질 위험성이 있다는 것을 간파한 3년 전에 SKcom은 블로그 서비스를 처음 만든다. 그러나 이 서비스는 사용자들에게서 철저히 외면받게 되고(자체 사용자는 수백명 정도였다고 알고 있다.) 외부에 제공해준 서비스(Ohmynews 블로그)는 한동안 더 유지되다가 자체 사이트로 독립하게 된다. 자체 블로그가 막을 내리게 되면서 SKcom은 통(Tong)이라는 서비스를 시작하게 된다. 이 서비스는 아직도 유지되고 있지만, 저작권 문제나 사용상의 불편사항 등등 때문에 결국 활성화되지 못한다. 그 이후 올해 만든 서비스가 싸이월드2를 자처한 홈2 서비스이다.
아직 홈2는 완전히 결정난 사항은 아니지만 초기의 관심이 무색할 정도로 사용자들에게 철저히 무시당하고 있다고 생각된다. 나도 이름만 들어 봤을 뿐 홈2 사이트에 한번도 가보지 않은 것을 보면 어느정도인지 쉽게 알 수 있다. ^^;;;;
그리고 SKcom이 또다시 만든 것이 토시다. 토시는 미투데이나 플레이톡이라는 마이크로 블로그가 뜨자 이를 베껴서 만든 무선인터넷용 마이크로블로그 서비스다. 아직 활성화는 물론이고 제대로 공개되지도 않은 이 서비스는 과연 성공할 서비스일까?

SKcom에서 만든 또다른 비교적(?) 성공적인 서비스인 네이트온 메신저의 경우는 어떨까? 분명 서비스 자체는 스스로 만든 것이다. 그런데 사용자가 스스로 네이트온을 사용하기 시작했을까?
네이트온이 처음 서비스될 때만 해도 메신저는 MSN이 절대강자였다. 물론 일부 다른 메신저들도 분명 존재하고 있기는 했지만, 그 비중이 크지는 못했다. 그러던 것이 시간이 흐르면서 점차 네이트온이 MSN을 절반 이상 밀어내기에 이른다. 그런데 이게 무슨 문제냐고???
네이트온이 MSN을 밀어낸 결정적인 동기가 무엇이냐가 문제다. 네이트온 자체의 매력에 이끌려 사용자들이 네이트온에 들어온 것이 아니라 SKtelecom 사용자들이 무료문자를 사용하기 위해서 네이트온에 가입하여 확보된 사용자층이라는 것이다. 년초에 SKtelecom이 네이트온 무료문자를 더이상 서비스하지 않겠다고 하자 네이트온 사용자들이 순식간에 이탈하려는 움직임을 보인 이유를 생각해보면 쉽게 이해가 갈 것이다.




위의 세번째 링크인 류한석 님의 글에서 “홈2는…(중략)… 들리는 얘기에 의하면, 서비스 기획 시 많은 수의 이해관계자들이 서로 칼질을 하여 초기 기획 의도에서 많이 바뀌었다고 하는군요.” 라고 말씀하신 것처럼 SKcom이 만든 서비스들이 성공하지 못하는 이유는 수많은 이해관계자들에 의한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이 문제는 토시에서도 마찬가지 현상을 보이고 있다고 말씀드릴 수 있겠다.
다시 말하면 철학의 부재와 지나친 이익추구 때문이라고 보여진다. SKcom의 모기업이나 다름없는 SKtelecom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SKtelecom 내부의 문제 뿐만 아니라 대형 부가서비스 사업자들의 손익관계에 의해서 SKtelecom의 새로운 서비스들이 등장할 수 없는 구조로 되어가는 것이다.

SKcom이 현재 서비스하고 있는 것들 중에서 여러분들의 머리 속에 떠오르는 것들이 어떤 것들이 있나? 그 중에서 스스로 만든 서비스가 어떤 것인가?
싸이월드, 네이트온, 이글루스, 엠파스 등등…. 솔찍히 네이트온을 제외하고는 모두 인수합병한 서비스일 뿐이다. 이런 상황에서 SKcom의 서비스들이 우리나라 3위의 트래픽을 만들어 내고 있다는 것 자체가 참 엽기적인 상황이라고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런데 이러한 경향이 전혀 이상하지 않은 것이…
SKcom의 형태 자체가 우리나라 IT의 각 기업들 또는 전체의 모습과 거의 유사하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는 것이다. 그나마 자체모델로 성공했던 다음이 그나마 조금 낫다고나 할까? (물론 이것도 순수하게 확실한 자체모델은 아니었을 수 있다.)
네이버의 경우에는 검색시장에서도 후발주자였다. 네이버가 자랑하는 지식인도 베낀 사이트였고, 블로그, 카페, 포토매니저 심지어는 누구나 자체 제작하는 메일 시스템마져도 다음 한메일의 소스코드를 베껴다가 만들 정도의 사이트가 아닌가? 네이버에서 처음으로 만들었던 서비스인 블링크의 경우에는 스팸의 대책을 ‘알바의 힘’이라고 말할 정도의 마인드를 갖는 회사이니… 두 말하면 입만 아프다. 사이트를 구축하고서 부족한 부분을 메우기 위해서 펌을 지독히도 장려하다가 지금에 와서는 펌을 못하게 하지도 못하고 진퇴양란에 빠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펌한 글들이 검색에 노출되지 않는다면 과연 네이버가 70%의 검색점유율을 유지할 수 있을까?) 이런 회사가 국내 트래픽 1위를 하고 있으니 우리나라 전반적인 상황이 어떻게 되어가겠는가?
그런데 사실 네이버가 펌의 최초 주범이 아닌 것이 펌이 심각하게 대두된 것은 SKcom 싸이월드의 펌기능이 우선하여 사용자들을 펌하도록 가르쳤기 때문이다. 최소한 PC통신 시절에는 펌 문화가 그리 활발하지는 않았었다. 물론 이미지 등은 펌이 많이 일어났지만, 그 펌의 한계는 명확해서 사회에 널리 확산되지는 않고 있었다. 그러던 것이 인터넷이 활성화되면서 펌이 심각하게 대두됐는데, 그것이 2001~2002년경이다. 물론 여러분들이 다들 아시겠지만, 싸이월드가 활성화 된 직후의 시기와 딱 맞아 떨어진다. (당시 싸이월드 이외에서 활동하던 많은 사람들이 펌이 무엇인지조차 잘 모르던 시절에 싸이월드의 ‘퍼가요’ 댓글의 유행은 처음에는 하나의 트랜드 혹은 유행으로 다가왔었다. ‘펌’이란 용어가 탄생한 장소와 시간도 이때 이곳이다.)

이런 싸이월드가 점차 힘을 잃어가고 있다는 것은……
우리나라 사람들의 마인드 혹은 패러다임이 많이 바뀌고 있다는 것을 뜻하기도 하지만, 현재까지 우리나라 웹환경, IT환경을 이끌던 펌문화의 한계가 다다르고 있다는 것을 뜻하기도 한다.

뭐 결국…..
우리나라가 IT산업을 위해 이제는 펌문화를 정리하지 않으면 안 될 상황에 놓인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결국 위기에 처한 것은 SKcom보다는 NHN이라는 생각이 든다.

8 comments on “싸이월드의 문제는 우리나라 전반적인 IT의 문제와 비슷하다.”

  1. 사실관계 정정을 요청합니다. 토씨는 SK 커뮤니케이션즈에서 제작한 사이트가 아닌, SK 텔레콤에서 제작한 사이트 입니다. 머 같은 SK계열이고 자회사 관계 이런거를 말씀하시면 할말이 없지만, SK텔레콤 기획하에 작성된 사이트 임을 알려 드립니다.

    1. 오~ 그렇군요. 지금까지 제가 잘못 알고 있었네요. ㅜㅜ
      그런데 누구신지 참 궁금하네요.RSS 공개를 하지도 않은 글인데…^^

  2. 대기업체제라면 어느 경우에서건 마찬가지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비단 SK컴즈나 NHN뿐만 아니라 대형 포탈이라면 겪을 일이 아닌지요.
    다양한 이해관계의 얽히고 설킨 모습.. -.-;

    1. 운영자의 철학으로 극복해야 하는 부분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다시 말하자면 SKcom은 운영자가 철학이 없다는…^^;;

  3. 오타 신고합니다 :)
    부과서비스업자 -> 부가서비스 사업자
    검색시작 -> 검색시장
    탄생산 장소 -> 탄생한 장소

  4. 어느 정도 수준(?)에 이르른 업체들이 겪는 문제점 아닐까 싶습니다.
    초반에는 많은 가입자와 유저들을 끌어모으기 위해 그들의 말에 귀도 기울이고, 관리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이지만
    궤도에 올라선 후에는 유저들의 건의사항, 불편사항 따위는 그저 귓등으로 흘려듣는 게지요..

    초반, 네이버가 지식인으로 검색파워를 높이기 위해 무진 노력했을때는 관리자들 답변도 빠르고, 지식인의 수준 유지를 위해 답변 관리도 잘 하더니 지금은 퍼온 글과 광고들의 장이 되어 있지요.

    티스토리도 지금은 유저들과 가까우며 말에 귀도 기울여 주는 것 같은데, 앞으로 더 우뚝서게 되었을 때는 어찌 변할 지 아무도 모를 일 아닐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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