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KAIST 석좌교수의 아침마당 강의 요약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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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KAIST 석좌교수에 대해 검색하다가 우연히 접한 오래된 방송 강의인데, 이 강의는 요약정리해 두는 것이 좋을 것 같다. KBS1에서 2009년 04월 23일 아침마당으로 방송된 인재상에 대한 내용이다.

(안철수 KAIST 교수는 자연대생/공대생에게  사회성과 리더십을 위한 경영, 법률 등을 가르치는 BE프로그램을 가르치고 있다.)


무엇이 성공을 이끄는가
– KAIST 안철수 석좌교수

현재 20~30대 사람들은 평생 두세 번은 직업을 바꿔야 한다. 이에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는 이야기를 해본다.

우리나라의 교육(영재교육)의 문제점
영재교육에 대해 생각보다 영재에 대한 고민이 우선되어야 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MBA 공부할 때 공대생에게 법을 강의하는 교수님이 계셨다. 그 분은 법대생보다 더 똑똑한 학생에게 A+를 줬더니 10년 뒤에 감옥에 들어가 있더라는 말씀을 하셨다. 우리나라를 금융위기로 내몬 사람들도 모두 우리나라의 핵심에 있던 사람들이다. (이런 사람들을 영재라고 하기 전에) 이런 사람들이 본인은 편하게 잘 살고 있지만, 사회에 얼마나 도움이 되는가를 따져봐야 한다.

① 속도 중심의 교육
사회를 빨리 졸업한(조기졸업한) 사람들이 사회에 얼마나 기여하고 있는가?
20세기 초 루이스 터먼(Lewis Madison Terman) 교수가 25만명의 학생들 중에 IQ 140 이상인 사람 1470명을 뽑아 어른이 될 때까지 몇 십년을 추적하는 실험을 했다. 이들은 평균보다는 잘 살았지만 큰 영향력을 발휘한 사람들은 한 명도 없었다. 오히려 심사에 떨어진 사람들 중에 노벨상을 받은 사람 두 명이 나왔다.
정말 머리가 좋은 사람들이 왜 사회적인 성공을 못 하는가? 이는 사회생활은 혼자 공부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과의 연결이 중요한데, 공부만 빨리 하다보면 다른 사람들과 연결하는 등의 (공부 이외의) 능력을 닦을 시간적 기회가 없다.

② 문제 해결 중심의 교육
외국 교수님 말씀을 들어보니 한국 학생들은 문제 풀이에 뛰어난 능력이 있다고 평한다. 그러나 해결방법이 존재하지 않는 문제를 내거나, 해답 이외의 방법을 생각해 본 적이 있거나 왜 이 문제를 풀어야 하는가에 대한 질문을 하면 한국 학생들은 막힌단다.
창의력은 남들이 만들어 놓은 문제해결법을 익히는 것이 아니라 근본적인 것에 대한 질문과 고민에서 나온다. 우리나라의 창의력 교육은 이런 부분에서 문제를 갖고 있다.

③ 결과 중심의 교육
금융사기는 똑똑한 사람들이 주로 저지르는데, 결과만 보고 나아가는 교육의 영향이 아니겠는가?

현재 하고 있는 일에 대한 전반적인 만족도
 순위 상위 하위
 1 사진작가 모델
 2 작가 의사
 3 항공기조종사 크레인 및 호이스트 운전원
 4 작곡가 대형 트럭 및 특수차운전원
 5 바텐더(조주사) 건설기계운전원
 6 인문과학연구원 귀금속 및 보석세공원
 7 상담전문가 애완동물미용사
 8 인문사회계열교수 금형원1
 9 성직자 상점판매원
 10 환경공학기술자 자동차정비원
= 출처 교육부 =

힘든 일을 하는 사람들보다 직업만족도가 낮은 사람이 의사다. 경험상 의사는 성실하고, 따뜻한 마음과 타인에의 관심이 많은 사람이 적합하다. 한 자리에 앉아서 공부만 해 성적이 좋은 내성적인 학생들이 의사에 맞을까? 공부를 잘 하는 학생이 의대로 가면 장기적으로 적성에 안 맞을 확률이 크다. 이러한 결과는 적성에 상관없이 안정과 전망만 쫒아간 결과가 아닐까?2
안정이라는 것이 존재하지도 않는 것 같다. MBA 동기들이 안정적인 직장인 금융업으로 진출했는데, 1년도 안 되어 해고되어 새 직장을 찾는 것을 보면 ‘과연 안정이라는 것은 허상, 환상일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안정은 죽어서야 얻을 수 있지 않겠나.)


성공을 위한 5가지 자세

1. 다른 분야에 대한 상식과 포용력을 갖춰라
상식이란 모든 사람들이 공부하지 않고도 알 수 있는 것이다.

한 회사의 연구개발 기술자와 마케팅 담당자는 자주 다툰다. 내가 CEO를 할 때는 내가 동시에 두 분야를 잘 하니까 가서 들어보니 다음과 같이 말했다.
연구개발 기술자는 인터넷에서 검색만 할 정도가 되면 알 수 있는 상식인데도 마케팅 담당자는 못 알아듣는 척한다. 마케팅 담당자의 이야기는 반대…. 그러나 이들이 상식이라고 이야기하는 것은 그 분야에서만 상식에 해당하는 것이다. 이제는 사회가 전문화되다보니 한 분야의 전문가도 한 분야의 일을 알지 못하게 된 상황이 되었다. 모든 분야의 정보를 잘 아는 것은 환상일 뿐이고, 존재하지 않는다.

상식이라는 말의 허상에 사로잡히면 문제 해결이 안 된다. 이러한 점을 깨달아야 전문가로서 기능을 할 수 있다.

ex) 일본 도요타의 T자형 인재 : 한 분야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과 다른 분야에 대한 상식과 포용력을 갖춘 인재

2. 소통능력을 길러라
T자형 인재에 소통능력을 갖춰야 한다. T자형 인재에 필요한 두 가지는 한 사람의 마음가짐이다. 그러나 마음가짐을 표현할 수 있는 능력(소통능력)은 다른 능력이다. 도요타가 이야기한 것은 일본형 인재이며, 한국형 인재는 소통능력까지 갖추고 있어야 한다.

ex) A형 인재 : 한 분야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 – 다른 분야에 대한 상식과 포용력 – 소통능력이 삼각형을 이룬 인재 (삼각형을 닮은 알파벳 A), 사람과 사람 사이의 가교 역할을 한다는 의미로도 해석 가능

3. 긍정적으로 생각하라
‘긍정적으로 생각하라’는 표현은 진부하다.
긍정적 사고방식은 두 가지가 있다.

① 과거를 보는 긍정성
흉악범 교도소의 죄수를 인터뷰해 봤더니 90%가 “환경의 영향으로 죄를 저질렀다. 그 장소에 다른 사람이 있었다면 다른 사람이 똑같이 되었을 것이다.“라고 답했다.

– 출처 : 데일 카네기(Dale Carnegie) 저서

5살난 딸과 둘이서 살았는데, 딸에게 미안해서 초콜릿을 사갔다. 저녁에 초콜릿을 조금 먹고나서 재웠는데, 자다가 일어나 보니 자기보다 더 큰 초콜릿을 혼자 먹고 있더라. 그래서 혼냈더니 울면서 하는 이렇게 이야기했다. “동생이 있었으면 동생한테 뒤집어 씌울텐데…” – 출처 : 지니 다니엘 덕 저서

☞ 일이 잘못 됐을 때 다른 사람 탓하는 것은 사람의 본성인가?

잘못된 상황에 빠지면 절반은 내 잘못이라고 생각하고, 다음에는 어떻게 하면 이 잘못을 피해갈 수 있을 것인가(교훈을 얻을 것인가)만 생각하니 처음엔 괴롭지만 다음엔 같은 실수를 하지 않게 되고 잘 된다. – 안철수 교수의 성공한 친구

일이 잘못되면 불같이 화를 내고, 화를 풀고나면 깨끗하게 잊는다. 이는 아무런 교훈을 얻지 못하므로 결국 같은 실수를 반복하여 결코 좋아지지 않는다. – 안철수 교수의 호탕한 친구

결국 문제가 생겼을 때 절반은 나의 책임이라고 생각하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후회를 하긴 하되, 자신의 감정을 소비하는 후회를 하지 않고, 교훈을 얻기 위한 후회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② 미래를 보는 긍정성

스톡데일 패러독스(Stockdale Paradox)
스톡데일은 미군 최고위급 장성으로 월남전에서 포로로 잡혔다. 포로들 사이에서 미군포로들의 사기진작을 하여 전후 많은 사람들을 미국으로 되돌려보냈다. 그는 미국으로 온 뒤 포로수용소에서 살아남은 사람들은 낙관론자들이 아니라 현실주의자들이 많이 살아남았다는 상식과 어긋나는 결과를 이야기했다.

낙관론자들은 빨리 끝날 것이라는 기대를 항상 하지만 계속되는 어긋남에 빨리 에너지를 소모하고 죽었으나, 현실주의자들은 빨리 끝날 것이라는 기대를 하지 않고, 먼 미래에 가게 될 것이라는 생각을 하기 때문에 오랫동안 견딜 수 있다.

CEO는 차가운 머리와 뜨거운  가슴으로 살라
차가운 머리 : 현실과 자신에 대해 냉정하고 객관적으로 분석하자.
뜨거운 가슴 : 미래와 자신에 대해 열정과 믿음을 갖자.

항상 어려운 시기는 긴 법이라서 뜨거운 머리를 갖고 있으면 견뎌내지 못한다. 현실을 냉정하게 바라보는 사람만이 오랜 고난을 극복할 수 있다. 머리도 차갑고, 가슴도 차가운 사람은 비관론자다. 오래 버티지 못한다.
항상 잘되기만 하는 사람도, 항상 안되기만 하는 사람도 없다. 잘되는 시기 뒤에 안되는 시기가 오거나 안되는 시기 뒤에 잘되는 시기가 오게 되므로 잘되는 시기가 올 것이란 희망을 항상 갖어야 된다.

미래를 막연히 낙관하기보다 현실을 냉정히 생각하면서 미래의 믿음을 갖자.

4. 끊임없이 공부하라

공부의 세 가지 의미

① 열심히 공부한만큼 전문성을 얻는다.
② 다른 사람들의 노력하는 모습을 찾는다.
③ 자신을 안다.

선택을 할 때 부대적인 것들은 버리고, 일만 보고 판단해야 한다.

 No pain, no gain.

공부는 고생하지 않으면 남는게 없다.

5. 나의 한계를 극복하라
한 번 물러서면 그것이 한계점이 된다. 물러서는 것은 습관이 된다.

과거의 힘든 기억은 정말 힘들 때 이미 지나간 길로 여겨져서 힘이 된다. 과거에 힘들었던 경험은 나를 그만큼 넓혀놓은 의미가 된다.

현대를 살아가는 전문가[인재]로서 다른 사람들에게 인정받을 수 있을 인재상에 대한 강의 끝~

만약 이 강의를 2년 전에 접했다면 많은 다른 생각을 했을 것이다. 그때나 지금이나 하고자 하는 바는 거의 일치하는데, 그 하고자 하는 바를 바라보는 시각이 바뀌었음을, 그동안 내가 너무나 부족했음을 느낀다. 물론 지금의 나도 무척이나 부족하다.
지금 내가 하는 생각은 지금이 아니면 하지 못했을 듯 싶다.

  1. 정밀가공 금형틀을 유지보수하는 사람들이다. 이 사람들이 만족도가 떨어지는 이유는 한 번의 실수도 용납되지 않는 직업이기 때문이다. ↩︎
  2. 2010년 대입에 있어서 가장 특징적인 현상이 수학교육과의 약진(?)이었다. 수학교육에 뛰어난 학생들이 몰리는 것은 바람직한 현상이라고 생각하지만, 과연 이렇게 성적이 좋은 학생들이 안정적인 준공무원인 수학선생을 하면서 만족할 것인가에 대해 생각해보면 의사의 예에서처럼 만족도는 매우 낮을 것이다. ↩︎

7 comments on “안철수 KAIST 석좌교수의 아침마당 강의 요약정리”

  1. 아침마당에 안철수 의장님 나오신 거 보고,
    다른 버전(색다른 강의 내용)이라,
    잘 본 것 같습니다. ^^;

    ps>좋은 포스팅 잘 보고 갑니다~*^^*

  2. 어제 운동하면서 인상깊게 본 강연인데 이렇게 훌륭하게 정리를 해주셨네요
    죄송하지만 두고두고 보게 제 블로그에 좀 퍼가겠습니다.
    감사합니다~!

  3. No gain, on pain
    얻는게 없으면 괴로울 뿐.ㅋㅋ
    아무튼, 재밌는 글이네요.

  4. 핑백: 똑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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