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론자들의 논리 분석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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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창조론자들의 몇 가지 주장에 대해 언급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몇 편 더 작성될 계획입니다.

창세기 1장 1~3절 : 태초에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시니라
땅에 혼돈하고 공허하며 흑암이 깊음 위에 있고 하나님의 신(神)은 수면에 운행하시니라
하나님이 가라사대 빛이 있으라 하시매 빛이 있었고

컴퓨터로 시뮬레이션해보면 성경에 기록된 과거의 역사를 모두 추적할 수 있다?
당연히 과거의 기록이 맞음을 충분히 확인할 수 있다. 동방박사를 인도했던 별(초신성)은 게성운의 중심별이 폭발했던 것이다.
이러한 발견은 컴퓨터를 동원하기 전에 천문학자들이 벌써 발견한 것이다. 그러나 성경 전체에 걸친 기록을 모두 확인할 수 있는 것이
아니고, 성경 중에 어떤 것들은 거짓인지 확인할 수 없는 기록도 있다.
또 한 가지, 성경이 말하는 역사 약 6000년보다 훨씬 이전의 천문현상들도 수도없이 관측되고 있다. 천문학 현상이 성경을 사실로 받쳐준다고 하기 전에 이를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를 연구해야 하지 않을까??


생물체의 진화의 연속적인 중간단계의 화석이 수도없이 많이 존재해야 한다. – 그러나 없다?

창세기1장 24~25절 : 하나님이 가라사대 땅은 생물을 그 종류대로 내되 육축과 기는 것과 땅의 짐승을 종류대로 내라 하시고(그대로 되니라) 하나님이 땅의 짐승을 그 종류대로, 육축을 그 종류대로, 땅에 기는 모든 것을 그 종류대로 만드시니 하나님의 보시기에 좋았더라.

이러한 주장은 진화가 무엇인지 전혀 모르는 사람의 소리다. 화석이 발견되었을 때 그 종을 단순히 하나의 종으로 생각하는데, 그 화석 자체도 하나의 종이면서도 다른 종과 종 사이를 변화해가는 과정이다. 즉 화석들은 각각의 종이면서 다른 화석과 화석 사이의 진화 과정들에 해당한다. (현재 주변에서 볼 수 있는 생물들도 진화의 중간단계인 것이다. 이 글을 읽는 당신 또한 마찬가지다.) 종을 ‘고정된’ 대상으로 보는 고정관념은 진화론을 전혀 이해할 수 없게 만들 것이다.

그리고 오랜 기간동안 특정 생물종의 화석들이 발견되지 않는 경우도 있는데, 이는 화석이 될 수 있는 환경이 자주 형성되는 것이 아니고(인간 화석이 얼마나 되나 생각해보길… 야생동물에 의해 뜯어먹힌 것도 아니고 매장함에도 불구하고 시간이 지나면 유골조차 대부분 사라진다. 조선시대 미라가 발견되기만 하더라도 언론에 화자되는 것을 생각해봐라.), 따라서 대부분의 생물은 화석이 되지 못하여 발견되는 화석은 듬성듬성 존재할 수밖에 없다.[footnote]특별한 경우 석화되는 모습을 가지고 화석이 급격히 생성된다고 하는데, 석화와 화석은 크게 다르다. 석화란 주변에 돌 성분이 엉겨붙는 것을 뜻하고, 화석은 (흔적화석 같은 것은 제외…) 조직 자체의 특정 원자가 주로 규소같은 돌 성분으로 치환되는 것을 뜻한다. 언뜻 보기에는 비슷해 보일지 모르겠지만, 그렇다고 전문가란 사람들이 이 둘을 외관만 보고 같은 것이라고 치부하는 것은 몰염치한이나 할 일이다. (성경을 믿는다면서 몰염치한 짓을 해도 되는 것인가?)[/footnote]
마치 항상 모든 것을 기록할 수 없기 때문에 3~5년 전 사건을 증언하러 나온 청문회 증인들이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하는 것처럼 화석이 모든 것을 다 기록하는 것은 당연히 불가능하다.

또한 오늘날 존재하는 척추동물의 생물종과 화석 속에서 존재하는 흔적이 완전히 동일할 확률이 80% 이상이라고 한다. 척추동물은 다른 종의 생물들보다 화석이 될 확률이 더 높다는 것은 차치하더라도, 이러한 과정은 척추동물중 비슷한 골격을 갖는 종들을 모두 똑같다고 생각한 것이다. (표범이나 사자나 유골로만 보면 비슷해 보일 것이다. 뱀은 크기를 제외하면 거의 대부분의 골격은 완전히 똑같을 수밖에 없다. 흰쥐, 등줄뒤쥐, 새앙쥐 등을 화석에서 발견한다면 구분할 수 있을까?) 이러한 상태에서 모든 것을 비교한다면 모든 종들의 척추동물들이 화석과 현생에서 동시에 존재할 확률이 높을 수밖에 없다.
마지막으로 중요한 점이 있는데, 생물이 살아갈 때 변화하는 속도는 일반적으로는 형태를 유지하다가 특정 시기에 급격하게 모양을 변화시키는 경향이 있다. 왜 그런지, 어떻게 그렇게 되는 것인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인간이 현재 진화하는 것도 그렇게 급격히 진화해가는 시기에 해당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종종 중간단계의 화석이 발견되기도 한다. 1999년 육상동물에서 고래로 진화되는 과정의 중간 화석이 발견되기도 했다.)

DNA는 인간의 설계도다? 그래서 설계자가 존재해야 한다?
개념에 따라서 생물의 DNA를 설계도로 볼 수도 있다. 그러나 설계자가 꼭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인간의 DNA가 부모로부터 자식으로 전달될 때 나타나는 돌연변이들이 수도없이 발견되고 있다. B형 혈액형의 부모들의 자녀가 A형 혈액형으로 태어나는 등이 대표적이다. (확률적으로 1대를 지나는 동안 평균적으로 한 가지 이상의 돌연변이를 일으킬 것이다. 다만 표현되지 않거나 몸 속에 관여되는 곳에 대한 돌연변이여서 잘 보이지 않을 뿐이다.)
이러한 생물의 설계도를 꼭 신이 설계해야 하나? 이렇게 주장하는 점이 창조론이 웃긴 것이다. DNA는 자연이 수십억 년동안 무작위로 시도하여 만들 수도 있다. 물론 그 무작위성을 신이라고 하면 할 말이 없지만….(그렇다면 그들의 신 자체가 또 웃겨진다.)

예술작품은 예술가(또는 창조자)가 만든다. 그렇다면 멋진 자연 속의 조각같은 돌도 창조자가 만들었나? 역시 같은 문제에 봉착한다.


대장균 DNA는 성경책 1000페이지 분량의 정보를 갖고 있나?
인간의 DNA는 30억쌍. 대장균의 정보는 인간보다는 좀 적다. 이러한 정보를 책으로 쓰자면 1000페이지짜리 책을 1000권 이상 쓸 수 있는 분량이다. 그러나 인간이 실질적으로 사용하는 정보인 유전자 수는 2만 개 정도의 양이다 DNA 중 97%는 아무런 정보 역할도 하지 않는다고 알려져 있다. 이런 정보는 인간이 진화해오던 과정 속에서 필요했던 정보들이 현재는 불필요해지자 사용하지 않게 된 것이다.
하나님이 인간을 창조했다면 97%의 쓰레기 정보를 왜 만드셨을까?

인간의 태아는 처음부터 완벽한 설계였다? 그래서 이런 설계를 한 분은 전능하신 분이다?
그 분은 (아름다운 생물을 볼 때) 디자인에도 황제였다?
하나님이 그렇게 완벽하게 생물을 만드시길 원하셨다면 돌연변이 등을 아예 만드시지 않았을 것이다. 태아가 30% 정도는 자연유산된다는 것을 안다면 태아가 완벽한 설계였다는 소리를 못할텐데….
아름다움은 상대적인 것이다. 하나님이 모든 것을 만들었다면, 아름다운 것이 아니라 추한 부분을 볼 때 디자인 실력이 정말 없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로마서 3장 23절 : 모든 사람이 죄를 범하였으매 하나님의 영광에 이르지 못하더니

이 글을 읽는 당신들이 완벽하지 않은 이유를 들어 바벨탑 사건, 노아의 홍수를 거치면서 점차 문제를 갖게 됐다고 말하는데, 이는 당신들 스스로가 창조론의 부정적인 증거로 사용되는 것을 당신들 스스로의 정서로 막고자 하는 고도의 책략인 것 같다.

곰곰히 생각해볼 때 창조론을 주장하는 사람들은 시대를 거꾸로 사는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과학을 제대로 알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대충대충 일부분의 정보만을 알려서 그릇된 믿음을 갖게 만든다.

3 comments on “창조론자들의 논리 분석 #1”

  1. 음…마지막부분을 신학적으로 따지면 ‘하나님은 세상을 창조하시기 전에 미리 계획하시고 지금도 하나 하나 실행하고 계신다.’가 됩니다. 구원도 하나님의 계획이고 사람이 죽는것도 하나님의 계획이죠. 물론 전 전문가가 아니고 여기 저기서 줏어들은 것을 총 정리한거지만 -_-;;

    전 창조론도 받아들이지만 진화론도 받아들입니다. 세상을 창조한것은 하나님이시고 생물 하나 하나를 시간에 흐름에 따라 진화시키게 하셨다 라는 내용이죠. 물론 학계에선 나오지 않은 이론이고 제 머릿속에서 나온거랍니다 -_-;;

  2. 아이코, 트랙백을 줄줄이 달아버렸습니다;ㅂ;
    뭐, 관련된 글들이라 생각해서 ㄲ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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