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국회의원 선거의 더불어민주당 3대장

어느덧 국회를 새로 구성하는 날이 이틀 남았다. 시간이 참 빨리 흐른다. 유투브를 띄워놓았더니 계속 선거 관련 동영상만 뜨고 있다. 이미 사전투표를 한 나에게는 그만 추천해주면 좋겠는데 앞으로 투표가 끝날 때까지 그럴 가망은 없어보인다. 좀 지긋지긋하다.

지난 4 년 동안의 국회를 생각한다면, 정말 다사다난했다. 대통령 탄핵을 중심으로, 그 앞에서는 부정부패를 저지르기 위한 새누리당과 그걸 막으려는 민주당의 대결이었고, 그 뒤에는 대통령을 보좌하려는 민주당과 어떻게든 흠을 만들어 보려는 새누리당(미래통합당)과 검찰 연합의 협공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1:1 구도로는 뭣도 하기 힘든 상황이 계속되어 아무도 뭔가를 거의 하지 못했다. 그래서 이번 선거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모두들 2016 년 국회의원 선거를 기억했으면 좋겠다.

나는 2016 년 선거 훨씬 전부터 20대 국회도 기나긴 암흑기가 계속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독재정권이 권력을 강화할 때 시중을 드는 국회가 탄생하지 않을까 하는 염려로 가득했다. 한시앞도 볼 수 없었다. 실제로 여론조사기관들도 새누리당이 180 석은 확보할 것이고, 어쩌면 헌법개정에 필요한 의석수를 확보할지도 모른다고 발표하고 있었다. 새누리당이 위기라고 보는 건 (새누리당조차도 그 말을 믿지는 않았지만…) 새누리당의 정치연구소인 ‘여의도연구소’밖에 없었다.

 그나마 혹시나 하는 마음이 들었던 것은 직전의 지자체 선거와 보궐선거에서 유권자들의 표심에 약간씩의 변화가 보였다는 것이었다. (그럼 뭐해… 부정선거를 해버리는 걸… 2012 년에 대통령 선거가 끝나고서 충격에 태국으로 도망갔던 기억이 난다.) 그러던 와중에 눈에 확 띈 것이 있었다. 이 글에서는 그것들이 있게 만든 당시 민주당의 인물 3 명을 적어본다.


정당의 역사 1945~2016

우리나라 정당의 역사를 살펴보자. 이미지는 위키백과에서 가져왔다. 1945 년부터 2016 년, 그러니까 20 대 국회의원 선거가 있기까지 우리나라에 있었던 중요한 정당만 해도 상당히 많다. 이미지에는 크게 3 가지로 나눠놨지만, 실제로 진보정당은 크게 중요하지 않았고,  보수정당(이라고 쓰고 토착왜구라고 읽는)과 민주당계 정당만 중요했다.

여기에서 우리나라 정치계에서 가장 중요한 3 가지 사건이 있었는데, 첫번째는 1960 년의 4.19의거와 1961 년의 박정희 구테타다. 두 번째는 1980 년에 있었던 김재규 장군의 박정희 피살과 전두환의 구테타다. 세 번째는 1989 년의 삼당합당에 의한 민주자유당 창당이었다. 보수정당과 민주당계의 모든 정당은 이 3 번의 정치적 격변이 있을 때 모두 헤쳐모여를 했는데, 문제는 그 앞과 뒤에서 가장 중요한 정치적 행태(헤게모니)가 똑같았다는 것이다. 즉 둘 이상으로 쪼개져 있는 상태를 유지했다. 재미있는 특징이 보수정당들은 쪼개져 있다가도 중요한 때는 뭉쳤고, 민주당계는 뭉쳐 있다가도 중요한 때는 분열했다. 이게 정권을 바꾸는데 그렇게 오래 걸린 첫 번째 이유다. 두 번째이자 더 중요한 이유는 다음의 믿음이 정치계에 퍼져있었기 때문이다.

‘정치는 쪽수로 하는 것이다.’

이 틀린 말은 진짜 집요하게 정치인들을 따라다녔다. 정당의 변화를 다시 한 번 꼼꼼히 살펴보자. 보수정당과 민주당계 모두 둘로 쪼개졌다가 붙었다를 수없이 반복했다. 뭔가 좀 이상하지 않은가? 뜻이 다른 사람들이 다른 정치세력으로 쪼개진다. 그러나 시간이 좀 지나면 정치는 쪽수로 해야 한다며 다시 뭉친다. 그 뒤에 시간이 지나면 또 뜻이 안 맞기 때문에 다시 갈라진다. 이걸 수도 없이 반복하는 것이다. 여기에서 중요한 문제는 붙어있을 때는 내부에서 소란이 심해서 별다른 일을 하지 못한다. 서로 떨어져 있을 때는 투표에서 지니까 법률을 통과시킬 수가 없어서 정작 했던 일이 무용지물이 된다. 결국 늘 일을 하나도 못한다. 그럼 어떻게 해야 일을 잘하는 정당이 될까?

나는 이명박 정권 때 이에 대한 답을 내놓은 적이 있다. 당시의 블로거를 하면서 정치에 살짝 맛보던 나는 블로그에 정치는 쪽수로 하는 것이 아니라 이상에 맞는 사람들끼리 뭉쳐서 해야 하는 것이라고 적었었다. 이것은 정치를 맛보기 전부터 정치판을 들여다보며 느끼던 바였다. 그런데 그 글에 달리는 댓글은 역시나 쪽수가 모자라면 안 된다….는 것이었다.

쪽수가 모자라 법률을 만들어 통과시킬 수 없다면 뜻은 언제 펼칠 수 있을 것인가? 이 질문에 대한 내 답은 ‘뜻을 펼칠 필요도 없다’이다. 사람들에게 좋은 뜻을 제시하면, 다음 선거에서 사람들이 투표해서 쪽수를 채워줄 것이다.

이런 내 생각은 당연히 이상에 치우친 생각이지만, 이것 이외에는 답이 있을 수 없다. 만약에 사람들이 선거에서 쪽수를 채워주지 않는다면 이상이 뭔가 잘못된 것이니 바꿔야 한다. (보통 이것에 대해서 반 발짝만 앞서가라고 한다.)

우리나라 정당의 역사 1988~2018.png

이번에는 1988 년부터 2018 년까지의 정당 변화를 살펴보자. 이 시기는 앞에서 말했던 가장 큰 3 번의 정치적 격변 중 마지막에 일어난 1989 년의 3당 통합 이후이다. (이미지는 역시나 위키백과에서 가져왔다.)

이 사이에 정권은 세 번 바뀌었다. 먼저 IMF 직후인 1998 년에 한 번, 다음엔 2008 년에 한 번, 그리고 박근혜가 탄핵된 2017 년에 한 번. 그런데 이 3 번의 정권교체는 사실 이 기간 중에 있었던 가장 큰 정치적 요동이 아니었다.

김대중 대통령이 당선된 뒤에 민주당계는 (앞에서 말했던) 뜻이 맞는 사람들끼리 민주당(당시 새천년민주당)에 모여서 순수성을 회복했었다. 그런데 한나라당이 2004 년에 갑자기 노무현 대통령 탄핵을 시도한다. 한나라당 배후에 있던 지식인(이라고 쓰고 매국놈이라고 읽는) 조직이 이렇게 하라고 훈수를 뒀을 것이다. 이 조직은 직후에 ‘뉴라이트’라는 조직으로 등장한다.

민주당은 탄핵 직후에 있던 총선에서 갑자기 지지율이 치솟자 후보로 공천할 인물이 부족했다. 그래서 여기저기에서 인물을 데려다가 후보로 세웠는데, 그 결과 수없이 많은 쓰레기가 유입된다. 그 뒤부터 민주당계는 다시 사분오열 하니까 그 다음부터 대선이던 총선이던 대패했다. (이게 당시 뉴라이트의 노림수가 아니겠는가?) 그 뒤에 이명박근혜 정권이 무슨 일을 했는지는 내가 이 글에서 안 적어도 다들 아시리라 믿는다. 대략적으로 사리사욕을 채우면서 부정선거, 정적 제거 같은 지저분한 일을 했다.

그 과정을 거치면서 한 인물이 등장하는데, 그게 바로 문재인 현대통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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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대장 중 첫 번째 : 문재인 대통령

문재인 대통령은 이전의 김대중 대통령과 노무현 대통령이 어떻게 당했는지 철저히 살펴보고서 꼼수 하나 쓰지 않으며 정권을 다시 가져올 계획을 세우셨다. 비록 한 번은 부정선거로 뜻을 이루지 못했지만…… 그런 상황에서 20대 국회의원 총선거가 서서히 다가오고 있었다. 문재인 대통령은 가장 중요한 일을 할 사람을 두 명 영입한다.

첫째는 바로 김종인 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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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대장 중 두 번째 : 김종인 씨

김종인 씨가 왜 3대장 중 한 명인지는 위에서 설명한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정치는 쪽수로 하는 것이 아니라 뜻이 맞는 사람끼리 뭉쳐서 하는 것이다. 이걸 실제로 구현하려면 어쩔 수 없이 맞지 않는 사람은 과감히 도려내야 한다. 당시 민주당계에는 노무현 대통령 탄핵 사태 때 들어왔던 수많은 쓰레기를 모아서 소각해야 했다. 그걸 한 사람이 김종인 씨다.

만약 기존의 민주당계 인물이 임명권을 갖고 있는 선대위원장이 됐다면 그렇게 수많은 정치인을 공천하지 않을 수 있었을까? 물론 꼭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사람을 잘라버리기도 했고, 쓰레기 중에 몇몇은 남겨졌다. (아이러니하게도 그중 한 명은 김종인 씨 본인!) 그래도 이정도로 청소한 것만으로도 충분했다. 결과적으로 20대 총선에서 민주당은 제1당이 될 수 있었다. 그러니까 김종인 씨는 3대장 중 두 번째로 인정해줄 수 있다.

물론 이때 한 청소의 후유증이 아주 심각하게 남았다. 국민의당이 바로 그것인데, 이것은 다른 글에서 짧게 말씀드리겠다.

둘째는 손혜원 의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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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대장 중 세 번째 : 손혜원 의원

손혜원 의원은 잘 알려져 있다시피, 광고회사 CEO다. 내가 이분을 세 번째로 꼽은 이유는 이분의 직업에서 찾을 수 있다. 선거운동은 이전에는 꼰대들이 자기 맘대로 모든 것을 결정하여 왔기에 늘 촌스러움의 향연이 펼쳐졌다. (내가 예전에 정치계에 살짝 발을 들여놨다가 얼른 발을 뺀 이유가 이것이다. 꼰대들이 어찌나 자기들 맘대로만 하려고 하는지…. 그리고, 나이가 적은 정치인은 젊은 꼰대이었다.ㅎㅎㅎ)

그런 정치계에서 더불어민주당이 조금 더 세련되고 맘에 드는 선거운동을 한 것은 바로 손혜원 의원 덕뿐이었다. (나중에 조중동을 위시한 언론과 검찰을 비롯한 비리세력이 (그들이 늘 그래왔듯이) 손혜원 의원을 정적으로 여겨서 정치인으로서의 싹을 잘라버리려고 했던 이유를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비슷한 방법으로 싹이 잘린 사람으로는 한명숙, 문국현, 정봉주를 들 수 있겠다.)


아무튼…..
이 3대장의 활약으로 20 대 총선은 화려하게 끝이 난다. 다들 알다시피, 몇 달 뒤에 촛불시위가 일어났고, 박근혜가 탄핵됐으며, 그 다음해에 지방선거에서 보수당계의 뿌리가 거의 괴멸한다. 문재인 정부는 지금은 검찰의 개혁을 시도하고 있으며, 머잖아서 법원까지 포함해서 전체를 개혁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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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모래에 치뤄질 21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어쩌면 보수당계를 거의 파멸로 몰고 갈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결과)

지금 생각해보면, 20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아무것도 안 보였던 이유는 아마도…… 새벽이 오기 전이어서 가장 어두웠었던 거였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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