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수소(H,D,T)에 대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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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소(H,Hydrogen)

글 쓴 날 : 2003.12.30

마지막 고친 날 : 2005.09.15

수소는 가장 가벼운 원소를 지칭한다. 그 구성이 +1의 전하를 갖는 원자핵과 -1의 전하를 갖는 전자로 이루어져있다. 이 두 구성원이 정전기적인 인력으로 인해서 평균 0.53Å의 거리를 두고 분포되어있다.

수소는 우리 주변에 가장 많은 수가 존재하는 원소이다. 바로 물 한 분자마다 두 개의 원자가 들어있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수소는 전 우주적으로 가장 많은 분량을 구성하고 있다. 질량으로 생각했을 때 전 우주에 존재하는 모든 원자의 75%는 수소이기 때문이다. 이 비율은 어느 일정부분에 국한된 것이 아닌 범 우주적인 비율을 보여주고 있다. 우주 탄생 초기의 아기은하들에서부터 우리은하보다 훨씬 거대한 은하들에 이르기까지 큰 변화는 없다. (물론 국부적으로 매우 약간의 차이가 있고, 은하의 나이에 따라서도 약간의 차이가 있다. 이는 별의 핵융합과 연관이 있다.)

수소원자는 보어에 의해서 정량적인 분석이 이루어진 최초의 원소이자 마지막 원소이다. 보어가 양자란 개념을 원자세계에 도입하여 수소원자에서 나오는 흡수 스펙트럼을 정확히 설명할 수 있었던 것은 수소원자가 간단한 구조로 되어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고전물리학으로 거의 대부분 해석이 가능했기 때문이다. (양자개념을 도입하면 정전기적인 인력과 구심력을 이용한 계산에서 간단하게 수소원자의 반지름인 0.53Å을 얻을 수 있고, 각각의 양자상태의 에너지 간격을 구해서 흡수 스펙트럼의 파장을 구할 수 있다.)

수소 이외의 모든 원자들은 양자개념을 도입한다고 해도 고전물리학으로는 해석이 불가능하다. 다른 원소들의 흡수스펙트럼을 해석하기 위해서는 양자개념뿐 아니라 슈뢰딩거의 파동개념과 아인쉬타인의 상대성이론을 합한 디렉의 디렉방정식의 해답을 통해서 살펴보아야 한다. 그 결과 전자는 원자핵 주변을 돌고 있는 것이 아니라 원자핵 주변에 분포되어 있음이 밝혀졌다. 사실 분포되어 있다는 말도 실제 원자의 상태를 생각해볼 때 약간 의미가 다르다.

정확한 것은 뭐라 말하기 힘들지만….^^
0.53Å의 수치를 보어반경이라 부르며, 원자물리학을 연구함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수치로 상수취급을 받는다.

수소원자가 상식적인 차원에서 가장 가벼운 원소다. 그러나 상식의 수준을 뛰어넘는 원소들이 존재하기도 한다. 그 대표적인 것이 전자-양전자로 이루어진 물질이다. 이 물질은 두 전자-양전자가 인력 때문에 점차 가까워지다가 결국 합쳐져서 2개의 광자로 변환되어서 자기들 갈 곳으로 날아가지만 그 과정에서 수천 바퀴나 회전한다. 이정도의 운동이면 초중량 원소들이 붕괴하는데 걸리는 시간보다 긴 시간이 되므로 좀 엽기적이긴 하지만 원소로 볼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다른 어떠한 +이온과 -이온을 띄는 물질들이 돈다고 해도 마찬가이다.

이 글에서는 계속해서 불안정적인 물질들은 제외하고 이야기할 것이다.

수소는 기체 상태로 있을 때에 가장 가벼운 물질이다. 두 번째로 가벼운 물질인 헬륨(He)보다 절반밖에 무게가 안 나간다. (수소는 헬륨보다 원자량이 1/4밖에 안 되지만 헬륨은 단원자분자 기체이고, 수소는 이원자분자 기체이기 때문에 실제 공기밀도는 약 2배 차이난다.) 따라서 어떠한 물질을 공기 중에 띄울 때에 수소를 사용할 수 있다. 또한 한참 예전에는 실제로 수소를 이용한 적이 있었다.
20C초에 비행선이 한참 개발되고 있을 때였는데.. 200명이 넘는 승객을 태우고 유럽에서 미국으로 왔던 거대한 비행선 힌덴브르크(the hindenburg airship)가 착륙을 앞두고 어떤 이유에서인지 불길에 휩싸였다.

힌덴브르크(the hindenburg airship)의 폭발
원래 수소는 산소와 2대1로 합쳐져서 물이 되면서 많은 열을 내놓으므로 이 배행선의 불을 끄는 것은 불가능했다. 결국 그 비행선의 승객은 한 명도 살아남을 수 없었다. 이 화재 이후 수소를 이용한 비행선이나 어떤 다른 비행유닛들에 수소를 이용하는 것은 금지되었다. 지금은 헬륨(He)을 이용해서 비행선을 제작하는 이유가 바로 헬륨은 불활성기체이기 때문이다. 헬륨에 대해서는 다른 글에서 살펴보기 바란다. ^^[footnote]당시에도 수소 가스의 폭발위험성은 잘 알려져 있었다. 그러나 1930년대엔 헬륨을 채취할 수 있는 곳이 미국밖에 없었고, 미국은 헬륨을 (지금도 그렇지만) 군수물자로 분류하여 적국인 독일에 수출하는 것을 금지했다. 결국 헬륨을 채워 비행하도록 만들어진 힌덴브르크 비행선(the hindenburg airship)은 수소를 대신 채우고 비행했던 것이다. 어찌보면 힌덴브르크 비행선 폭발은 미국의 책임일지도 모르겠다.[/footnote]

수소의 원자핵을 좀 더 자세히 살펴보면 거의 대부분의 수소 원자핵이 양성자 하나로 이루어져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런데 가끔가다가 양성자 이외의 중성자를 1~2개 갖고 있는 원자들을 볼 수 있다. 중성자를 1개 더 갖고 있는 원자를 중수소(重水素:무거운 수소, heavy hydrogen나 deuterium)라 부르고, 중성자가 2개인 원자를 삼중수소(tritium)라고 부른다. 간혹 삼중수소도 중수소에 포함시키기도 한다. 또한 중수로를 원자기호 ‘D’로, 삼중수소를 원자기호 ‘T’로 표기하기도 한다. 그만큼 우리의 과학자들에게는 중수소와 삼중수소가 연구의 대상으로써 많이 삼는 것을 알 수 있다.

중수소를 포함한 물을 우리는 중수라고 하는데 원자력발전소에서 이용된다….. 원자력발전에서 경수로와 중수로라고 부르는 것을 들어보셨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원자력발전소의 내부에 채우는 물을 일반 물로 하느냐 아니면 중수를 사용하느냐에 따라서 경수로 또는 중수로라고 부르는 것이다.
여기서 사용되는 물에 따라서 이름을 붙인 이유는 물 속에 포함된 수소가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으로, 핵반응물질에서 튀어나오는 중성자의 속도를 감속시키는 데에는 중성자와 질량이 비슷한 수소원자핵과 충돌시키는 것이 가장 효율적이기 때문이다. 여기서 수소와 중수소의 질량차가 2배이기때문에 수소를 사용하느냐 아니면 중수소를 사용하느냐에 따라서 원자력발전소의 설계 자체가 바뀐다.

참고로 원자력발전소의 물을 보면 푸르스름한 빛을 띠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순수한 물의 경우 이러한 빛을 띠지 않으므로 ‘이상하다’거나 ‘물이 깊다’라고 생각한 분들이 계실지도 모르겠다. 그것은 그 안에 붕소를 넣기 때문인데, 붕소는 원자번호 5번인 고체로써 응용범위가 굉장히 넓은 물질이다. 나중에 다른 글에서 살펴보겠다.

삼중수소는 방사성 동위원소이다. 방사성 동위원소인데 자연계에 존재한다는 의미는 어떠한 원인에 의해서 계속 새로 생성되고 있다는 의미다. 이는 불안정한 탄소 동위원소가 우주선(Cosmic ray)에의해서 계속 생성되어 연대측정에 사용되는 것과 같이 우주선에 의해서 생성된다. 삼중수소가 자연붕괴할 때는 전자기파를 내놓으므로, 이를 이용해서 자연발광인 야광을 만들기도 한다. 삼중수소의 반감기만큼 빛을 안 쪼여도 계속 발광하는 야광도료를 만들 수가 있다.

수소는 우리의 미래의 연료전지로 사용될 것이라고 많이 이야기되곤 한다. 연료전지란 건전지처럼 안전하게 가지고 다니다가 필요한 때에 연결해서 연료를 뽑아 사용할 수 있게끔 하는 장치를 말하는데 그 연료로는 수소가 적합하다는 것이다. 물론 폭발과 같은 위험성이 기술적으로 해결된다면 말이다. (초기에 연료전지는 우주선의 동력용으로 개발됐었다.)
최근 연구결과 탄소 나노튜브의 튜브 안쪽에 수소가 많이 들어가게 만들 수 있고, 안전성도 어느 정도 만족할만하다고 하며 이를 이용해서 연료전지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믿고 있다. 이를 이용해서 수소를 이용한 자동차가 한참 개발 중이다.

수소는 핵융합을 떠오르게 하는 단어이다. 수소를 구성하는 양성자 4개가 양성자 2개, 중성자 2개로 뭉쳐진 단일핵(정확히 헬륨 원자핵이다.)으로 변환되면 질량 차이만큼 에너지를 밖으로 방출하는 현상을 핵융합이라고 한다. 사실 핵융합은 수소가 헬륨이 되는 과정 이외에도 무수히 많은 다른 반응들도 같이 포함하고 있다. 여기서는 그것들을 다 말하기는 힘들고, 중요한 것은 이 핵융합은 철(Fe)까지 진행될 수 있으며, 매일 낮을 알리는 태양 속에서 엄청나게 많은 핵융합을 통해서 헬륨이 생성된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우리 생명의 원천이 되어주고 있다는 것이다. (생명의 원천이 되어주는 것은 고맙게도 태양이 우리은하의 태양의 위치에서 3번째로 생성된 별이란 것을 뜻한다. (3세대라고 부른다.) 첫 번째나 두 번째에 태양의 자리에서 빛나고 있던 별은 생명체를 탄생시키지는 못했을 것이다. 왜냐하면 그 별들은 여러 다양한 원소를 포함하지 못했을 것이고, 따라서 지구와 같은 행성을 만들기 힘들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서도 나중에 별 이야기를 할 때에 다시 이야기할 기회가 있으면 좋겠다.)

수소의 핵융합 하면 핵융합 발전도 생각지 않을 수 없다.
인간의 기술로는 아직 태양의 중심부에서와 같은 환경을 만들 수 없다. 태양의 중심부에는 엄청난 고온-고압이 성형되어 있어서 자연스럽게 핵융합 반응이 일어날 수 있는데, 실험실에서는 고온은 얻을 수 있는데[footnote] 현재의 기술로는 실험실에서 순간적으로 수억 도까지는 얻을 수 있다.[/footnote] 고압을 얻기는 불가능하기 때문에 실제로는 핵융합을 일으키기가 어렵다. 따라서 순간적인 고온-고압을 얻는 방법 위주로 연구되었고, 순간적으로 레이저를 이용해 한 점을 집중가열시키는 방법이 가장 유력시 되고 있다. 우리가 가장 유력시 연구하고 있는 중수소와 삼중수소가 많은 장치를 만들고서, 그 안에다가 매우 강력한 레이저(Laser)를 순간적으로 쪼여주면 온도가 급격히 올라가는데 물질이 팽창하는 데에는 시간이 걸리므로 매우 순간적으로(수천만 분의 1초 이하의 시간) 고온-고압을 얻게 되고, 그 순간에 핵융합을 하게 만든다. 물론 아직까지는 물체들을 가열하는데 드는 비용이 방출된 에너지 값보다는 더 많이 들어 경제적으로 손해를 보게 되지만, 현재로써 거의 비슷한 수준까지 발전했다 하니 기대할 수도 있을 것이다. 참고로 이 수소 핵융합 실험은 영국이 주도하고 있다.

미국은 토카막을 이용한 대규모 프로젝트를 진행시켜 커다란 핵융합로를 만들려고 했다. 하지만 돈이 너무 많이 들어서 예산안이 국회를 통과하지 못했고, 결국 이 실험계획은 포기될 수밖에 없었다. 우리나라에서는 KSTAR 프로젝트가 2008년 시험가동을 시작했는데, 이는 미국에서 설계했던 장비의 10분의 1 수준의 규모로 핵융합로를 건설하는 것이다. 돈이 부대비용까지 사천억 원이므로 우리나라 수준에서 할 수 있는 최대 프로젝트일 것이다.

이 프로젝트가 성공한다고 해도 이 KSTAR로 경제성있는 핵융합 발전을 할 수는 없을 것이고, 단지 미국의 프로젝트가 가능성이 있는지 없는지만 판별할 수 있다. (걱정이 되는 것이 KSTAR 가 성공한다고 해도 그를 이용해 실질적인 핵융합로를 연구해 보급하는데 걸리는 시간이 현재의 화석연료를 이용해서 버틸 수 있는 시간보다 더 길다는데 있다. 물론 핵분열을 이용한 원자력발전을 이용해서 버틸 수 있는 시간도 그리 많지는 않다.
실제 핵융합 방법은 이 이외에도 많은 방법이 연구되고 있다. 가능성을 이야기하자면 “글쎄!” 정도….

씁쓸하지만 수소의 핵융합 하면 또한 떠오르는 안 좋은 생각이 수소폭탄일 것이다. 주로 우라늄(U) 235의 덩어리들을 핵분열을 과다하게 시키면 순간적으로 많은 에너지를 발생시키면서 폭발하게 되는데, 이 열을 이용해서 수소들을 핵융합에 이용해서 더 큰 에너지를 얻게 된다는 것이다. 굉장히 큰 에너지를 얻을 수 있다. 미국에서 개발한 삼중수소폭탄이 현재까지는 가장 강한 파괴력을 낼 수 있다고 한다.

수소하면 수소이온도 떠오를 것이다. 수소이온은 두 종류가 있는데, 주로 생각하는 것은 H+ 이온일 것이다. 이것은 수소가 전자를 잃어버리고, 양전하를 띄는 상태가 되는 것인데, 이것은 반응성이 강해서 산 성질을 띠게 된다.
또 다른 것은 H- 이온인데 수소가 전자 1개를 얻어서 생성이 된다. 실질적으로 이러한 이온은 거의 눈에 띄지 않으며, 생성되면 주변의 다른 물질을 산화시키고, 자신은 환원되려고 하는 성질이 매우 강하다. (어쨌든, 두 가지 이온 모두 생성이 가능하고 화합물 속에서도 자주 관찰된다.)
원소주기율표에서 살펴보면 수소원자는 대부분 1A족 가장 꼭대기에 그 위치를 자리 잡는다. 실제로 1A족 원소들과 성질이 매우 유사하다. 그 성질은 수소가 극저온에서 고체 상태로 물질상이 변했을 때에 금속이 될 정도이다. 하지만 원소주기율표를 자세히 보면 알겠지만 수소원소 칸의 오른쪽이 막혀있지 않다. (만약 막혀있는 원소주기율표라면 버리는 것이 좋을 것이다.) 그것은 때에 따라서 7B족의 성질도 띌 수 있기 때문이다. 7B족은 알다시피 산화력이 매우 강한 원소들로, 불소(F), 염소(Cl), 브롬(Br), 요오드(I) 등의 원소들이다. 1A 족 원소들과 7B족 원소들이 화학 반응하여 대부분 중성의 염을 생성하는데, 이는 1A족 원소들의 화합물질은 강염기성을 나타내고, 7B족의 화학물질은 강산성을 나타내서 이 두 물질의 산도가 중성을 나타내기 때문이다.
수소가 산화한 물의 경우 물의 내부에 정확히 같은 수소이온(H+)과 수산화이온(OH-)이 존재하여 산성도는 정확히 중성을 가리키고 있다.

뱀발 :
슈렉에서 나오는 한 장면을 이용해 휴렛패커드에서 광고를 했던 장면을 보고 한 생각인데…..
슈렉의 입김은 수소이거나 메탄이라는 것이다. 공기보다 가벼운 기체는 수소와 헬륨과 메탄밖에 없는데, 헬륨은 우리 신체에서 다룰 수 있는 메카니즘을 구성할 수 없으므로 수소나 메탄이라는 결론을 얻을 수밖에 없었다. 또한 같이 여행하는 피오나 공주의 입김도 또한 수소나 메탄일 것이다. (웬지 썰렁한 느낌이…)

뱀발:
수소 하면….. KBS 아나운서 중 Hydrogen을 이메일 주소로 사용하던 한 여자 아나운서가 생각나곤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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