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보일 때 정리해 두지 않으면 나중에는 하지 못하는 소재들이 있다. 초보자는 초보자만의 시각이 있기 때문이다. 이 글에서 다루려는 포토샵의 어떤 기능을 먼저 배워야 시행착오를 조금 거치고 원하는 사진을 만들 수 있을지에 대한 이야기도 바로 그것이다. 난 포토샵 초보이기 때문에 포토샵 초보의 시각을 남겨야 한다. 그런데 나는 포토샵을 잘 모른다는 걸 주의하기 바란다. 나중에 이 글을 보면 엄청나게 수정하게 될 수도 있다. 고수의 시각에는 이것 자체가 시행착오로 보일 수도 있으니까! (예전에 썼던 글 중에도 그런게 많았다! ㅎㅎㅎ) 그래도 초보자를 위한 시각은 초보자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완전히 쓸모 없는 글은 아닐 것이라 생각한다.
일단 이미지 자르기 같은 간단한 기능은 빼고 글을 쓰겠다.
포토샵은 점으로 되어있는 2 차원 이미지를 수정하는 프로그램이다. 2 차원 이미지의 대표적인 것이 사진이기 때문에 포토샵의 활용처 대부분은 사진 편집일 것이라 생각한다. 그러나 포토샵은 단순히 점 하나하나만 처리하는 것이 아니라 주변에 비슷거나 완전히 다른 점의 관계를 따져서 처리한다. 실질적으로 포토샵이 cpu와 gpu를 많이 쓰는 이유는 이 관계들을 따지기 위해서이다. 그래서 사용자의 작업도 이 관계에 따라 작업하면 좋다.
1. camera raw
camera raw는 이미지 데이터를 불러들이는 프로그램이다. 포토샵은 플러그인 형식으로 이 프로그램을 이용해서 이미지를 해석한다. 그런데 이 프로그램으로 이런저런 간단한 작업을 할 수 있다. 다만, 대부분의 기능이 픽셀 수준의 작업이다. 주변의 다른 점의 정보를 연계시켜 처리하는 기능은 별로 없다.
그래도 대부분의 사진은 camera raw의 작업만으로도 충분히 훌륭한 결과물을 만들 수 있다.
camera raw는 작업한 모든 내용을 저장해둔다. 다음에 또 이 사진을 처리할 때 완전히 똑같이 불러오고, 처리한 방법중 일부를 수정할 수 있다. 그래서 간단한 기능만 쓸 수 있지만, 중요하다.
2. 레이어
이미지를 포토샵으로 불러들이면 오른쪽에 레이어 목록이 보이게 된다. 이미지를 손보는 동안 만든 요소가 이곳에 하나하나 쌓인다. 예를 들어 플러그 종류를 표시한 세계지도 이미지는 거의 80 개의 레이어로 만들어졌다. (원래는 더 많은 레이어를 만들었는데, 레이어가 많아지다보니 컴퓨터가 느려져서 중간에 계속 합해서 저정도가 됐다.) 이렇게 레이어를 여러 개 이용하는 이유는 작업이 쉽고, 나중에 다시 수정하기도 쉽기 때문이다. 플러그 사용 정보는 계속 바뀔 것이므로 작업 결과물을 남겨두면 나중에 고치기 쉽다.
레이어는 이미지, 기호, 각종 작업이 포함될 수도 있다.
3. 영역 선택
특정 영역을 선택하는 기능이다. 중요하기 때문에 포토샵은 선택하는 여러 가지 방법을 제공하며, 종류가 너무 많아서 다 알기도 어렵다. 영역 선택은 감각과 노하우가 많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많이 해볼 수밖에 없다!

김태리 2016.05.30 (by foto0307@kyunghyang.com)
예제 사진에서 보듯이, 때로는 영역 선택을 하는 게 좋을지, 마스크를 씌우는 게 좋을지 선택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4. 마스크
레이어와 영역 선택이 조합되면 다양한 기능을 이용할 수 있다. 그런데 그 조합을 더 강력하게 만드는 기능이 마스크다. 마스크는 처음 보면 왜 이렇게 만들었는지 이해하기 힘들다. 처음 양자역학에 대한 이야기를 들으면 개소리 같은 것처럼, 마스크도 직관적이지 않아서 그렇다. 일단 어느정도 될 때까지 그냥 따라하자.
마스크는 영역 선택으로 만들 수도 있고, 색상별로 선택할 수도 있고, 밝기별로 선택할 수도 있다. 직접 그릴 수도 있다. 마스크를 어떻게 씌우냐에 따라 작업 속도도 차이가 나고, 결과물의 질도 차이가 난다.

이때 여성의 몸에 마스크를 씌우고 밝기를 높이면 그림처럼 된다.
(Jean Leon Gerome, Phryne before the Areopagus)
참고로, 간단한 일부 마스크 작업은 camera raw에서도 할 수 있다.
5. 레이어 자동 혼합
예전에 파노라마 합성방법에 대한 글에서 마지막에 레이어 자동 혼합 기능에 대해 다룬다. 이 기능은 물론 파노라마 합성에서 가장 많이 쓰이지만, 지우고자 하는 영역을 다른 이미지로 덮어씌울 때 쓰면 좋다. 좁은 영역을 덮어씌울 때는 ‘패치도구’를 쓰고, 넓은 영역을 덮어씌울 때는 ‘레이어 자동 혼합’을 쓴다고 기억해두자.
사용방법은
- 덮어씌우는데 쓸 부분을 복사해서 새 레이어를 만든다.
- 덮어씌울 부분 위로 이동한다. 여러 레이어로 덮어도 된다.
- 지우고자 하는 부분을 지우개로 지운다. 마스크를 씌우고 검게 칠해도 된다.
- 레이어 자동 혼합을 한다.
- 작업한 레이어를 하나로 합친다.
이렇게 하는 이유는 포토샵이 부드럽게 이어붙도록 영역도 선택해주고, 색깔도 바꿔주기 때문이다. 그래서 맨눈으로는 구분하지 못하는 결과물을 얻을 수 있다. 레이어를 여러 개로 덮어씌워도 되므로 넓은 영역을 덮어씌울 때 강력한 장점이 있다. 더군다나 사람이 일일이 잘라 옮기고, 색깔 바꾸고, 적당히 지워서 작업할 때보다 작업속도가 훨씬 빠르다.
실제로 한번 해보면 엄청나게 유용하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이것을 뼈대로 배워두면, 이후에 여러 기능을 추가로 하나씩 배우면 포토샵 실력은 빠르게 늘 것이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