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기 구름이 생기는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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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에 아주 높은 파란하늘위에 보일듯 말듯하게 비행기가 지나가면 하연 구름이 한 줄로 뭉게뭉게 피어난다. 아주 이쁘기도 하고 재미있기도 하다….. 특히 어렸을 때 신기해 하던 추억이 떠오른다. ^^

그런데 왜 비행기구름이 생기는 것일까???

책이나 여러 글을 보면 기존에 알려진 방식을 부정하고 다른 방법으로 설명하는 것을 볼 수 있다. 하지만 그걸 보면 전통적인 방식의 설명보다 설득력이 떨어진다.

비행기구름이 생기는 이유는???

1. 구름 생성 원리

공기는 질소와 산소가 약 4:1의 비율로 섞여 있고, 네온Ne, 아르곤Ar, 수증기H2O 등의 다른 분자는 거의 없어서 다 합해도 1% 정도다. 최근에는 이산화탄소CO2 비율이 점차 증가하고 있다.

대기를 이루는 성분은 끓는점이 낮아서 차가워져도 액화되지 않는다. 반면 수증기는 어는점이 0℃, 끓는점이 100℃다. 보통은 액체인 물 상태로 있고, 추운 지방이나 구름 꼭대기에선 고체인 얼음으로 된다. 공기 속에는 수증기로 소량 들어있다. 이웃 공기분자와 반데르발스 힘(분자간력)으로 상호작용하여 낮은 온도에서도 기체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 그러나 반데르발스 힘은 극성분자인 물분자 사이에서 훨씬 더 강하게 작용하기 때문에, 공기 속에 있는 수증기는 쉽게 뭉쳐 물방울이나 얼음결정이 되려고 한다. 그래서 수증기가 공기 속에 들어갈 수 있는 양은 매우 제한적이다. 수증기가 공기 속에 들어갈 수 있는 가장 많은 양을 포화 수증기량이라고 한다. 포화 수증기량은 압력과 온도에 큰 영향을 받는다.

포화 수증기량은 온도가 높아질수록 많아진다. 쉽게 생각해서 공기분자 하나하나의 운동에너지는 온도에 비례하니까(E=3/2 KBT) 온도가 높아지면 공기분자가 빨라져서 물 분자끼리 뭉친 걸 더 쉽게 깰 수 있는 것이다.

기상현상 대부분은 지표의 불균일한 에너지 분포를 해소하기 위해 나타나는 공기 흐름이다. 수증기는 잠열이 굉장히 커서 기상현상에 가장 크게 영향을 준다. 또 압력은 고도가 높아지면 낮아진다. 공기는 주변보다 온도가 높으면 부피가 팽창해서 가벼워진다. 가벼워진 공기는 위로 올라가게 되는데, 위쪽은 압력이 낮으므로 계속 팽창하면서 온도가 내려간다. 온도가 내려가면 포화 수증기량이 줄어들어 포함하고 있는 수증기가 물방울이나 얼음조각으로 뭉친다. 공기분자가 느려져서 뭉쳐있는 물을 쪼개기 힘들어지는 것이다. 이때 수증기가 뭉치는 온도를 이슬점이라고 한다.

기온이 이슬점 밑으로 떨어지면 수증기가 뭉쳐 공기방울이 생긴다. 기온이 이슬점 밑으로 떨어지는 이유는 다양하다. 보통은 바람이 산을 타고 올라가거나 다른 공기와 충돌하면서 상승하면서 압력이 낮아지거나 주변에 찬 물체에게 에너지를 뺐기는 것이다.

하늘에서 뭉친 수증기를 구름이라고 한다. 반면에 지상에 고여 있던 공기가 어떤 이유 때문에 차가워져서 수증기가 응결할 수도 있는데, 이를 안개라고 한다. 맑은 날 땅이 차가워져서 생기는 안개를 복사안개라고 부른다. 땅이 에너지를 전자기파 형태로 우주로 내뿜으며 온도가 떨어지기 때문에 이런 이름이 붙었다. 복사안개는 모닥불을 피우는 등의 방법으로 공기를 강제로 대류시키면 안 생기게 만들 수 있다. 강이나 호수에서 발생하는 물안개는 아니라서 모닥불을 피우는 정도로는 막을 수 없다.

2. 비행기구름의 생성 원리

비행기 엔진에서 구름을 뿜는 것도 아닌데 왜 구름이 형성될까?

출처 : 무지개 관련 글에서도 사용했었던 플리커의 Sean Stayte 님

물질은 서서히 상태를 변화시키면 상이 불완전평형 상태가 되면서 일어나야 할 일이 일어나지 않을 수 있다.

공기가 냉각돼 온도가 이슬점 밑으로 낮아져 수증기가 포화수증기량보다 많아졌는데도 물방울이 생기지 않은 상태를 과냉각이라고 한다. 과냉각이 발생하려면 불완전평형 상태가 유지될 수 있도록 공기 속에 먼지나 전하 같이 평형을 깰 수 있는 불순물이 없어야 하고, 공기 흐름이나 충격이 없어야 한다.

여담으로 또 다른 형태의 과냉각도 살펴보자. 과냉각은 온도가 어는점 밑으로 내려가도 액체의 형태를 유지하는 것을 말한다. 불완전 평형 상태에서는 어떤 이유에서건 변화가 시작되면 급격하게 완전 평형 상태로 돌아가기 때문이다. 이런 성질은 공업적으로 아몰퍼스(Amorphous, 무정질)라는 물질상태를 만들 때 흔히 사용된다.

물은 보통 거의 관찰할 기회가 없겠지만, 실험실에서는 -17℃ 정도까지 과냉각시킬 수 있다. 과냉각시킨 물은 충격파의 일종인 음파를 가하면 1 초도 안 되는 시간 동안 모두 얼게 된다. 참고로 일상 속에서도 물의 과냉각을 관찰할 수 있다. 가정용 냉장고에 물을 넣고 얼릴 경우에도 20 번에 한 번 정도는 과냉각시킬 수 있다고 한다. (다만 일반적인 냉장고는 시끄러워서 음파 때문에 과냉각 되기 힘들다.)

반면에 과가열은 좀 더 쉽게 관찰할 수 있다. 물을 끓이면 처음에는 온도가 100℃를 넘어설 때까지 끓지 않는 것을 쉽게 볼 수 있다. (오히려 끓기 시작하면 물 온도가 100 ℃ 미만으로 떨어진다.) 이렇게 온도가 끓는점을 넘어서도 안 끓는 것이 과가열이다.

※ 주의

증류수를 끓일 때 100℃ 이상으로 온도가 올라갔다가 끓기 시작할 때 폭발할 수도 있다. 그릇까지 폭발할 정도로 위험하니 매우매우 주의해야 한다. 그래서 실험실에서 증류수를 끓일 때는 다공성 초벌구이 자기조각을 끓임쪽으로 넣는다. 끓임쪽 주변에는 항상 평형 상태가 깨져 있으므로 과가열되기 힘들어 안전하다.^^

물 뿐만 아니라, 기름 같은 순수한 물질을 끓일 때도 주의하자.

제트엔진 뒤로 뿜어져 나오는 비행기구름
끓는 물주전자에서 막 나온 김처럼 산란에 의해 푸르게 보인다


이러한 과냉각 상태가 높은 하늘 상공에서 자주 발생한다. 하늘에 먼지가 없으므로 우리 눈에는 에메랄드 빛깔의 맑은 하늘이 멋지게 펼처진다. 하지만 바람이 산을 타고 오르는 등 균형이 깨지면 갑자기 구름이 생성된다. 비행기는 하늘 전체의 균형을 깨기엔 작기 때문에 하늘 전체의 과냉각 상태를 깰 수는 없지만, 비행기가 지나간 자리 주변만큼은 잠시나마 균형을 깰 수 있다. 그리고, 비행기 엔진에서 뿜어져 나온 공기 속에 들어있는 각종 공해물질은  수증기가 달라붙을 핵이 되어 비행기구름을 만든다.

참고로, 사막에서 비행기구름이 6 시간 이상 흩어지지 않고 유지되는 경우가 있다고 한다. 한때는 이런 구름이 미군이 화학무기를 사용한 흔적이라는 음모론이 제기됐었는데, 결국 미군이 강우 조절용 물질 살포를 실험한 것이라고 확인해 줬다. 보통 비행기구름은 1 시간 정도면 흩어진다.

또 다른 주장

‘유용원의 군사세계’라는 밀덕 사이트에서 비행기 동체나 날개에 의해서 압력 불균형이 일어나고, 이로부터 공기가 팽창하는 효과가 생겨서 비행기구름이 발생한다는 주장이 제기됐었다. 그러나 위의 이미지를 보면 알 수 있듯이, 제트엔진의 배기가스를 중심으로 비행기구름이 쉽게 생긴다는 것을 생각하면 중요 원인이라고 볼 수 없다. 그리고 느린 비행기에서 생기는 비행기구름도 설명할 수도 없다.

소닉붐(Sonic Boom)에 대해서” 에서도 올렸던 여객기 사진
출처 : McDonnell Douglas DC 10 30(F)

소닉 붐 관련 글을 살펴보면 좀 더 다양한 현상을 볼 수 있다. 위 사진은 비행기 날개 윗부분에 저압에 의해 생성된 구름을 보여준다. 그런데 압력 불균형이 해소되는 날개 끝에서 바로 구름이 사라진다. 또, 위와 같은 모습은 비행기가 가속되거나 흔들리는 상황에서 아주 잠깐씩만 나오는 것이다. 우리가 아는 비행기구름과는 완전히 다르다.

평소 보던 비행기구름과는 또다른 이미지
출처 : interfacelift.com

3. 비행기구름 생성 조건 – 가을

비행기구름은 위에서 말한 생성조건을 고려한다면 특정 계절에 더 많이 볼 수 있을 것이라 추측할 수 있다.

가을에는 북태평양 고기압의 따뜻한 공기가 우리나라에 머물러 있을 때 찬 시베리아 기단이 확장하면서 따뜻한 북태평양 고기압을 밀어낸다. 찬 공기가 따뜻한 공기를 밀어낼 때 발생한 한랭전선은 8 월 말~9 월 초에 2~3 일 동안 늦장마를 일으킨다. 하지만 찬 공기가 따뜻한 공기 밑을 파고들기가 힘들어서 이동속도가 느리고, 고도도 높아진다. 원래 시베리아 기단은 보통 5~8 km수준으로 높이가 낮은데(북극 지방에서는 2~3 km까지 낮아진다고 한다.) 가을철 시베리아 기단은 높다. 높은 고도는 기단의 이동속도를 매우 느리게 하고, 애국가 가사에서처럼 가을 하늘을 공활하게 보이게 한다. 가을 하늘이 파랗고 깊게 느껴지는 이유다. 이렇게 높아지다보니 상층부에는 과냉각되고 잔잔한 공기층이 형성된다. 비행기구름은 이렇게 과냉각된 공기 속을 비행기가 지나갈 때 쉽게 생긴다. 그래서 비행기구름은 가을에 주로 생긴다.

그리고 이런 기상조건은 시베리아 기단이 후퇴하는 봄부터 오호츠크해 기단이 영향을 미치는 초여름에도 다시 생긴다. 아주 짧은 이 시기가 지나면 북태평양 기단이 확장하면서 장마가 시작된다. 그래서 장마 직전에 높은 가을하늘과 유사한 하늘이 생기고, 비행기구름을 잠시 볼 기회가 생긴다.

그러나 영종도 공항처럼 바다 위에서는 바람의 장애물이 없으므로  웬만한 바람은 잔잔하게 흐른다. 따라서 훨씬 더 자주 비행기구름이 생기며, 계절도 타지 않는다.

3 comments on “비행기 구름이 생기는 이유는??”

  1. 이 글을 다시 읽어보니….. 역시 글쓰기가 엉망…^^;; (언제 다시 손봐야겠다!)

  2. 글이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글쓰기 엉망인건 모르겠는데요..ㅋㅋ 고치신건가요? 아무튼 좋은글 고마워요ㅎㅎ 그런데 마지막에 1~6번에서 1번에 네온, 아르곤, 수증기 등이 소량포함된다. 라고하셨는데 뭐가 이 3가지를 포함한다는거죠? 이 6개 문장은 무엇인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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