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MB의 미래와 IP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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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MB가 등장한 것은 얼마 되지 않았다. 출범 당시에 관계자는 새로운 미디어로서의 가치가 충분할 것이라고 생각한 것 같다. (사실은 그 반대로 생각했을 것이다.)

DMB의 현재 위상은 어떠한가? 사용자가 거의 없기 때문에 DMB 방송매체는 위성을 이용하는 위성DMB이건 지상의 중계기를 이용하는 지상파DMB이건 묻닫을 위기에 처해있다. 이런 실패를 하게 된 것은 단말기를 사용하더라도 방송을 시청하기가 무척 불편하기 때문이다. 정부 기대와는 다르게 단말기 발전속도가 예상보다 느려서 실용성을 확보하지 못했다. 거기다가….

수적으로 가장 많이 보급된 DMB 단말기인 손전화는 DMB를 2시간 이상 시청할 수 있는 기기가 거의 없고, 발열도 심하다. 더군다나 손전화 특성상 배터리가 다 방전되면 당장 생활에 부담이 되기 때문에 DMB를 마음대로 시청하기에는 심적 부담이 컸다. 최근 보급 예정인 삼성 갤럭시S의 경우도 아마 비슷할 것으로 예상된다. 보통 재미있는 것을 찾아 채널을 돌리며 보는 성향이 강한 것이 매스미디어라는 것을 고려한다면 2시간은 지나치게 짧은 것일 뿐이어서, 가끔 월드컵같은 특수에나 반짝수요가 있을 뿐이다. 어느모로 생각하나 손익분기점을 넘기는 것은 처음부터 요원한 일이었다.

DMB는 웃긴 추억이 될 것이다.

DMB의 위상과 관련된 경쟁자로는 IPTV가 있다. IPTV는 DMB와는 달리 사용자가 프로그램을 직접 선택해서 볼 수 있는 장점이 있고, 특별한 단말기를 요구하지 않는 더 큰 장점이 있다. 오래전부터 몇몇 기업은 DMB를 건너뛰어 IPTV를 준비했다.
대기업의 IPTV는 셋탑박스 설치를 통한 자사 인터넷망 사용을 요구한다. 그러나 이전 글에서 소개해 드린 이지씨앤씨(EGC&C)같은 중소기업은 셋탑박스를 개발할만큼 자본이 충분치 않아서 셋탑박스가 필요없는 IPTV 서비스를 개발했다. 그런데, 그게 지리, 사용자층, 단말기를 가리지 않는 장점으로 부각될 가능성이 크다. 특히 교육용 강좌는 지금까지는 학생이 방송시간에 맞춰 봐야 했지만, IPTV를 통해 접할 경우 원하는 시간대에 마음대로 (부분)반복하여 시청할 수 있는 장점이 있으니 10대도 더이상 DMB 단말기에 관심갖을 이유가 없다.

삼성 갤럭시S - DMB 기능이 장점으로 꼽히는 마지막 기기가 될 것이다. (사진 출처 : 이데일리)

현재 이런 IPTV의 예견된 강점은 모든 개발이 다 끝난 상태다. 콘텐츠와 사용자 확보가 가장 마지막 과제이나 시간이 흐르면 해결될 것이다. DMB 서비스 회사는 현재 적자 상태가 계속되어 정부 보조금으로 유지되고 있으며, 앞으로도 수익원 확보는 힘들 것이기 때문에 몇 년 사이 모두 자취를 감추게 될 것이다.
사용자가 없어지니 머잖아서 손전화에서 DMB기능은 모두 빠지지 않을까? 물론 최근 삼성 갤럭시S의 장점으로 DMB 기능을 꼽는데, 이런 마케팅도 역시 추억이 될 것이다.

더군다나 탄탄한 OS 정평이 나 있는 애플 아이폰의 iphone OS와 신흥강자 구글의 안드로이드(Android) 플랫폼을 바탕으로 한 TV시장 진출을 발표한 상황이다. (개발자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오픈플랫폼이 아니다.) 더군다나 구글은 유튜브라는 강력한 콘텐츠 저장소가 있다. 하드웨어에 애초에 신경쓰지 않던 강자의 소프트웨어가 하드웨어 영역을 향해 변모하는 모습은 눈여겨 볼 만하다.

재미있는 점은, 이런 변화가 DMB 서비스를 개발하려던 2004년 정도 시점에도 쉽게 예측이 가능했고, 그래서 DMB에 반대하는 사람이 많았다는 것이다. 이제는 그냥 눈에 보이는 상황이 됐다. 그런데도 DMB를 계속 꾸려가는 이유는 무엇인가??

2 comments on “DMB의 미래와 IPTV”

  1. 아마 자존심때문에 이러고 있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저도 위성DMB폰 첨 나왔을 때 비싼가격에 샀지만 활용도는 떨어졌었죠.. 언제까지 이게 먹힐지 지켜보는것도 재밌을것 같습니다.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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