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스파이더맨’ (2) : 스파이더맨은 어떤 거미 유전자를 갖고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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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글을 고친 날 : 2019.11.24

이 영화 <스파이더맨>의 주인공 피터는 거미에 물려 DNA에 변이가 일어난다. 어떤 거미에 물린 걸까? 이걸 따져보려고 했는데, 스파이더맨은 작품과 편마다 특징이 다르다. 예를 들어 거미줄은 전기가 안 통하는데,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2 편에서는 전선으로 쓴다. (진짜 전기가 통한다면, 스파이더맨이 지나간 뒤에는 합선사고가 많이 일어날 것이다.) 이 때문에 모든 작품을 고려해 글을 쓸 수는 없었다. 보통 설정이 이렇게 변하는 시리즈라면 망작이라 불려야 할 것이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여러 종의 거미 DNA를 유전공학 기술로 조합해 만든 거미에게 물려 스파이더맨이 된다는 프래임을 처음 제시한 2002 년작 <스파이더맨> 1 편만 분석한다.

<Spiderman> 2002

1. 피터를 문 거미 모습

피터는 콜롬비아 대학에 견학갔다가 거미에 물린다. 그 거미 생김새는 언듯 보기엔 그냥 뒷산이나 집에 사는 보통 거미와 다를 바 없다. 그러나 자세히 보면 뭔가 많이 다르며, 알 수 없는 점도 몇 가지 눈에 띄었다.

조금 이상한 자세로 거미줄을 타고 내려오는 유전자 조작 거미

가. 배 생김새는 꼬마거미과

배는 둥글고, 머리가슴에 비해서 커다랗다. 이런 모습은 전형적인 꼬마거미의 모습이다. 거미는 원래 개체변이가 워낙 심하게 일어나기 때문에 색깔과 무늬 패턴은 그리 중요하지 않다. 거미줄을 타고 내려올 때의 행동도 꼬마거미와 거의 비슷하다.

나. 눈 배열은 깡총거미과

거미를 동정(종을 알아보는 일)할 때는 눈이 어떻게 생겼는지 살펴보는 것이 쉽다. 눈이 몇 개인지는 영화를 봐서는 정확히 알 수 없지만, 앞쪽을 보면 한 줄로 길게 늘어서 있다. 이런 거미는 깡총거미밖에 없다. 그중 가운데 두 눈은 매우 크며, 그 옆의 눈도 비교적 큰 것도 당연히 깡총거미밖에 없다. 그러나 아래에 올린, 물 때의 거미의 눈과 바로 아래의 깡충거미의 눈을 비교해 본다면, 일 자로 배열돼 있는 건 같지만 뭔가가 좀 다르다는 걸 알 수 있다.

우리나라의 건물 담벼락에 흔히 붙어 사는 고리무늬마른깡총거미 수컷

 

다. 등판은 약간 투명한 유령거미과

등판은 유령거미처럼 약간 투명해 보인다. 다른 거미 중에서도 투명한 등판을 갖는 게 있긴 하지만, 과 전체적인 특성을 생각해보면 유령거미 특성이라고 생각하는 게 옳을 것 같다. 또 등판 전체의 생김새는 도사거미를 닮았다.

라. 정체불명기어가는 모습

피터를 문 뒤 도망갈 때 엄청 빨리 기어간다. 꼬마거미는 맨바닥을 기는 속도가 매우 느리다. 심지어는 자기가 처놓은 거미줄을 타고 가는 속도도 느리다. 따라서 이렇게 빨리 기어가는 건 설명하기 힘들다. 빨리 기어갈 수 있는 거미로는 닷거미, 늑대거미, 도사거미 등이 있는데, 다리를 쓰는 폼새가 다르므로, 이들의 DNA가 섞여있다고 보기는 힘든 것 같다. 결국 기어가는 모습에 적합한 거미종을 찾지 못했다.

마. 거미줄 모습은 응달거미과

거미가 매달려 있던 거미줄은 전체의 굵기나 색깔 등이 비슷한 둥근 나선형이다. 나선형 줄을 치는 거미종은 왕거미과, 갈거미과, 무당거미과, 응달거미과, 알망거미과의 총 다섯 개 과가 있다. 이중에 굵기나 밝기 등이 모두 비슷한 거미줄을 치는 거미는 응달거미과에 가깝다. 왕거미과나 갈거미과 거미줄은 패턴이 일정하지만 날줄과 씨줄의 특성과 굵기가 다르고, 무당거미과 거미줄은 오선지처럼 군데군데 넓은 칸이 있고, 노란 색이라는 것도 다르다. 오히려 스파이더맨이 영화가 끝날 때쯤 두 손으로 치는 것이 무당거미과 거미줄과 비슷하다. 알망거미과 거미는 내가 직접 본 적이 없지만, 여러 개체가 거미줄 하나를 협동해서 친다고 하니 확연히 다를 것이다.

모든 날줄과 씨줄이 비슷해 보인다.

바. 의문점

첫 번째 의문점은 피터를 물기 직전에 줄을 타고 내려오는 자세가 거미 같지 않다는 것이다. DNA 조합 과정에서 어떤 변화가 일어난 것 같다.
두 번째 의문점은 무는 모습이다. 거미가 위턱을 피터 살에 박아 넣듯이 무는데, 이렇게 무는 거미가 있으려나 모르겠다. 보통은 날카로운 엄니만 살에 박고서 독을 주입할 것이다. 엄니는 길지 않아도 독과 소화액을 주입하는 관이 있다. 실제로 사람에게 피해를 줄 수 있는 독거미도 비슷하다.

 

2. 피터의 능력 변화

피터는 거미에 물린 뒤, 자고 일어났더니 초인으로 변해있었다. 어떤 능력이 어떻게 좋아졌는지 살펴보자.

가. 시력

두꺼운 안경을 쓰던 피터가 스파이더맨으로 변한 뒤 갑자기 안경을 안 써도 잘 볼 수 있게 됐다. 거미 눈은 원리가 사람 눈과 달라서 수정체 두께를 바꿀 수 없고, 망막의 위치를 뒤쪽으로 잡아다녀서 초점을 맞춘다. 그래서인지 시력도 사람에 비하면 형편없다. 따라서 수정체 두께를 바꿔 시력을 확보하는 사람 눈이 거미 DNA의 영향으로 좋아질 리는 없을 것이다. 그래서 처음에는 영화 제작자가 무리한 설정을 한 게 아닐까 생각했었다. 그러나 더 좋은 방법이 있었다.

조금 더 자세히 설명해보자. 우리가 먼 곳과 가까운 곳을 모두 볼 수 있는 것은 수정체 주위에 조임근이 있어서 수정체 두께를 조절하기 때문이다. 그렇게 해서 눈으로 들어온 빛을 망막 위의 한 점에 맺히도록 만든다. 그러나 거미는 수정체 두께를 조절하는 조임근이 아예 없다. 그도 그럴 것이, 눈을 가진 최초의 동물이자 모든 절지동물의 조상인 삼엽충은 수정체가 딱딱한 대리석이었다. 조임근이 있었어도 쓰임새가 없었을 것이다. 그런 경향은 지금의 절지동물도 마찬가지여서 포유류와는 다르게 볼록렌즈가 고정돼 있다.
그럼 거미는 어떻게 보는 것일까? 거미 중에 시력이 가장 좋은 깡충거미는 안구 뒤의 망막에 근육이 붙어있어서 가까운 데 있는 걸 볼 때는 망막을 뒤로 옮기고, 먼 데 있는 걸 볼 때는 망막을 앞으로 옮겨 초점을 맞춘다. 피터가 눈이 나빴던 것은 조임근의 조절능력이 약해져서 초점이 망막에 정확히 맺히지 않았기 때문이니까, 거미의 방법대로 망막을 앞뒤로 옮길 수 있다면 초점을 쉽게 조절할 수 있다. (아니, 초점을 조절할 필요조차 없을지도 모른다.) 역시 거미 중에서도 시력이 가장 좋은 깡총거미의 DNA가 적용된 듯하다.

나. 청력

스파이더맨이 된 뒤에 귀가 매우 예민해지는데, 이는 엄밀하게 생각해 봐야 할 것 같다. 사실 스파이더맨이 소리를 듣는 능력은 보통사람과 비슷한 것 같다. 그냥 주변의 뭔가가 움직이는 걸 사람보다 예민하게 느끼는 것이다. (처음에 스파이더맨 능력을 얻게 된 뒤에, 이를 설명하는 화면이 나온다.) 그럼 주변의 뭔가가 움직이는 건 어떻게 느끼는 것일까? 사실 모든 거미가 갖고 있는 능력이기도 하다. 거미 몸에 있는 가시털이 소리와 압력 변화를 굉장히 예민하게 느끼는 감지기관이다. 피터도 온 몸의 털로 압력 변화를 감지하게 변한 것이 분명하다. 그러나 가시털은 모든 거미가 갖고 있어서, 예민해진 것만 갖고 특정 거미와 관련짓는 건 무리다.

참고로 외계별에서 왔다고 소리에 민감해진 영웅물도 있다. 여러분도 잘 아시는 ‘슈퍼맨’! 그러나 이건 분명한 NG다. 아무리 청력이 좋다고, 공기도 없는 우주공간에 올라가서, 전해지지도 않는 사람 목소리를 듣는 게 가당하냔 말이다…

다. 뜀뛰기

피터는 거미에게 물린 뒤 운동능력이 좋아져서 엄청 잘 뛴다. 건물 옥상에서 다른 옥상으로 뛰어다닌다. 꼭 깡충거미 같다. 깡충거미는 크기가 보통 5~10 mm인데 20 cm 정도는 쉽게 뛴다. 단순한 몸길이로 비교하자면, 사람이 70 m 정도 뛰는 셈이다.(물론 이런 식의 비교는 바람직하지 않다.) 고층건물 옥상에서 옥상까지 뛰기엔 무리인가? 뭐 아무튼 잘 뛰는 깡총거미 DNA를 받았다고 하자.

라. 근육

피터는 자고 일어났더니 운동도 안 했는데, 근육질 몸매로 변해 있다. 근육이 발달한 거미종의 DNA에 영향을 받았다고 볼 수 있다. 근육질인 거미는 몇 종류가 있다. 우선 깡총거미과, 팔공거미과, 수리거미과 정도가 있다. 팔다리가 짧은 땅거미나 주홍거미 같은 원시종도 근육질이지만, 이런 종류는 피터의 행동에는 어울리지 않는다. 이중에서 근육질은 역시 수리거미 DNA가 아닐까 싶다. 근데 사실 거미는 전투력이 근육과는 별반 관계가 없으니, 작가가 그냥 주인공 멋있으라고 설정한 내용 같다.

마. 벽에 달라붙기

팔다리에 작은 바늘이 나와서 벽에 잘 달라붙고, 잘 기어올라간다. 이런 거미는 어떤 게 있을까? 종류에 상관없이 작은 종류는 대부분 미끄러운 유리벽도 잘 기어오른다. 작은 거미는 단순히 정전기력만으로도 벽에 잘 붙을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피터는 작지 않다. 그렇다면 큰 종류 중에서 찾아봐야 한다.

스파이더맨의 손가락에 쏟아나는 작은 바늘

비교적 큰 종류는 유리면을 잘 올라가지 못한다. 중간 정도 몸집의 거미 중에서는 도사거미가 유리면도 잘 올라다닌다. 이 녀석들은 보통은 숲의 나무 꼭대기부터 낙엽 밑까지 온갖 곳을 배회하며 산다. 알은 나무나 풀의 잎사귀 위에 낳는데, 막 부화한 애거미 때부터 행동이 무지 빠르다. 거미 올림픽을 연다면, 단거리 달리기에서는 분명히 이놈들이 금메달감이다. 은메달감인 닷거미와는 비교도 되지 않는다. 더군다나 매끄러운 면도 거침없이 오르내린다.

그런데 거미와 스파이더맨은 벽을 타고 다니는 원리에 큰 차이가 있다. 작은 거미는 발끝에 아주 작은 털이 무수히 있어서 벽을 디뎠을 때 나노구조에 의한 접착력이 강해지기 때문에 벽을 타고 다닐 수 있다. 덩치가 좀 큰 것 중에는 게코도마뱀과 깡충거미 일부종이 그런 발을 갖고 있다. 그러나 피터처럼 가시 형태로 난 것이 아니다. 게코 도마뱀은 줄무늬로, 깡충거미는 실타래를 잘나놓은 것처럼 생겼다. 따라서 예네들은 후보에서 제외!

몸길이 1 cm 정도 크기의 깡충거미 사진. 다리 끝을 잘 보면 무수한 털이 나 있다.

아무튼 스파이더맨은 나노구조와 상관없이 몇 mm 길이의 바늘 같은 게 손발에서 나와서 벽에 붙는다. 혹시나 과학적으로 가능한 점이 있다 하더라도, 장화와 장갑을 뚫고 나오는 건 무리다. 그래서 과학적으로 불가능하다. 또 유리면에 붙을 수 없다. 엄밀히 따지자면 NG라 해야겠다.

3. 피터의 행동

피터가 스파이더맨이 된 뒤에 여러 가지 특징적인 행동을 했다. 그중에 대표적인 것이 거미줄을 쏘는 행동과 한때 유행했던 스파이더맨 키스다. 이 행동은 어떻게 하게 된 것일까?

가. 거미줄 쏘기

피터는 스파이더맨으로 변신한 다음날부터 손목에서 거미줄을 쏠 수 있게 됐다. 실젖이 손목에 생긴 것이다. 도대체 어떻게 이렇게 거미줄을 쏠 수 있을까?

아롱가죽거미가 자기를 공격하려고 달려들던 늑대거미에게 거미줄을 쏘아서 0.5 초도 안 되는 순간에 바닥에 붙였다.

보통 거미는 꽁무니에서 거미줄을 뽑아서 거미집을 짓거나 이런저런 곳에 쓴다. 뒷다리 두 개로 거미줄을 다룬다. 보통은 맨 뒤의 왼다리로 거미줄을 잡고 다니는 걸 흔히 볼 수 있다.(거미도 오른발잡이, 왼발잡이가 따로 있는 것 같기는 하다.) 그런데 가죽거미 종류는 꽁무니가 아닌 위턱에도 한 쌍의 실젖이 있다. 이 실젖으로 앞쪽 십몇 cm 정도 떨어져있는 먹이를 향해 거미줄을 총알처럼 쏜다. 가죽거미는 이렇게 해서 다른 거미를 전문적으로 사냥해 먹는다. 가장 쉽게 잡아먹는 게 늑대거미나 깡충거미. 보통 자기보다 열 배 정도 큰 몸집의 거미도 잡아먹는다. 직접 먹이를 줘보니 몸집이 어느 정도까지 큰 벌레도 모두 잡아먹었다. 못 잡아먹었던 건 덩치가 매우 큰 육식성 딱정벌레와 들풀거미 수놈뿐이었다.

스파이더맨이 처음 거미줄을 쐈을 때는 그물무늬 같은 건 없었다.
거미줄 형태가 원래의 왕거미의 것과 같다.

물론 가죽거미가 앞으로 거미줄을 쏘기는 하지만, 거미줄 발사원리 때문에 위아래로 지그재그로 쏘지, 스파이더맨처럼 그물이 완성된 상태로 쏘지는 못한다. 스파이더맨도 영화 중반까지는 보통 실타래처럼 쏘다가, 영화 후반부에서 그물처럼 거미줄 모양이 바뀐다. 아무튼 둥근그물 모양의 거미줄을 쏘는 건 만화가 머리에서 나온 것일 뿐, 실제로는 불가능하다.

영화가 끝나갈수록 점차 그물모양으로 쏜다.

참, 스파이더맨이 쏘는 거미줄 모양은 응달거미류의 것으로 보인다. 피터를 문 거미가 내려올 때 쳐져있던 거미줄과 특징이 같다.

영화가 완전히 끝나기 직전에는 싸우면서 크고 둥근 거미줄을 치는 장면이 나온다. 근데 오른 손으로는 씨줄을, 왼손으로는 날줄을 친다. 오른손에서 나오는 거미줄과 왼손에서 나오는 거미줄이 어떻게 교차되면서 둥근 거미줄을 만드는지 참 신기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영화기법 자체만 보자면, 정확한 장면을 보여주지는 않고서 컴퓨터 그래픽으로 대충 얼버무렸다.

나. 스파이더맨 키스

거꾸로 매달려서 하는 스파이더맨 키스. 거꾸로 매달려 키스하면 좋을까? 별로 그럴 것 같지는 않은데…..

아무튼 거꾸로 매달려 하는 스파이더맨 키스는 참 흥미로워 보인다. 근데 키스하고 싶은데 왜 거꾸로 매달린 걸까? 거미의 DNA가 본능에 영향을 줬다고 생각할 수밖에는….
실제로 닻표늪서성거미는 교미를 위해 구애를 할 때 거꾸로 매달려 키스한다. 닻표늪서성거미의 교미순서는 이렇다.

  1. 우선 숫거미가 암거미 앞에서 두 앞다리를 치켜들고, 바닥을 배로 두드리며 구애를 열심히 한다. 암거미가 숫거미를 잡아먹는 종은 아니라서 그런지, 다른 거미종과는 다르게 구애하는 동안 그리 겁내지는 않는 편이다.
  2. 암컷이 응하여 머리 앞을 살짝 들면 수컷이 아주 천천히 다가간다.
  3. 자석이 다른 극끼리 가까워지면 갑자기 찰싹 붙듯이, 암수가 어느정도 이상 가까워지면 갑자기 찰싹 달라붙으며 키스한다.
  4. 키스하는 상태로 숫거미가 암거미 위로 올라간다. (여기까지는 키스하는 보통 거미와 비슷하다.)
  5. 숫거미가 서서히 몸을 든다. 그러다가 앞쪽으로 완전히 뒤집어진다. (아래 사진)
  6. 숫거미가 암거미 위로 살짝 올라간 상태에서 계속 키스를 한다. (스파이더맨 키스 완성!!!)
  7. 숫거미는 교접기를 암거미의 생식기에 대고 정액을 주입한다.
  8. 이런 방식으로 서로 다른 여러 마리랑 여러 차례 교미한다.

서성거미에는 닻표늪서성거미 말고도 아기늪서성거미가 있다. 아기늪서성거미와 닻표늪서성거미는 사진을 찍어 세밀한 부분을 살펴봐야 구분할 수 있을 정도로 생김새가 비슷하다. 종이 분화된 지 백만 년도 안 된 것 같다. 이렇게 똑같이 생긴 종인데도 짝짓기하는 모습은 완전히 다르다. 아무튼 스파이더맨은 닻표늪서성거미 DNA의 영향을 받은 게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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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에 떠돌던 유명한 짤방

여기에서 중요한 점이 하나 있는데, 과연 스파이더맨이 번식할 수 있을까 하는 점이다. DNA가 변질됐으니 사람과는 번식할 수 없을 게 분명해 보인다. 그렇다고 거미랑 번식할 수도 없을 테니, 결국 번식은 불가능할 것이다.
스파이더맨이 메리 제인을 좋아하고, 쫓아다니는 건 사람이었을 때의 기억을 갖고 있어서, 성인이 된 뒤 불구가 된 내시(환관)처럼, 본능에 이끌려 하는 행동일 뿐인 것 같다. 그렇다면 스파이더맨이 결혼한 뒤, 아이를 낳으면 100% 바람핀 것일까?…. (TT)

저렇게 떨어지다가도 난간을 붙잡는다.

그러나 한 가지 생각해 봐야 할 것이 더 있다. 메리 제인은 영화 속에서 멍청한 짓도 많이 하지만, 엄청난 능력을 보여주기도 한다. 10 m도 훨씬 넘는 높이에서 떨어지다가 난간을 붙잡고서 매달린다. 보통 사람이라면 이럴 수 없다.

역시 주인공을 해야 물리법칙을 거스르면서라도 죽이지 않는다.

떨어질 때도 스파이더맨이 뒤쫓아 떨어지면서 구해주길 수차례…. 원래는 스파이더맨이 중력 이외의 힘으로 가속하고 있지 않는 한, 둘 사이의 거리는 점점 멀어져야 한다. 차라리 뛰어내린 직후에 거미줄을 메리 제인 배에 쏴서 붙드는 게 더 나았을 것이다. 반대로 스파이더맨이 메리 제인을 따라잡아 구할 수 있었던 건, 메리 제인이 다른 것보다 중력을 덜 받아 덜 가속되는 것이 분명하다. 아마도 메리 제인도 알려지지 않은 초인인 것 같다.

그러니 둘이 결혼해서 아이를 낳아도 바람핀 건 아닌 걸로 하자.

4. 기타 영화에 대한 생각

거미는 발끝으로 맛을 느낀다고 한다. 실제로 거미를 기르며 살펴보면, 먹이를 먹기 전에 발끝으로 톡톡 건드려본다. 상태가 나쁜 먹이를 주면 톡톡 건드려본 뒤에 먹지 않는다. 가죽거미에게 들풀거미 수거미를 줬을 때는 너무 크니까 발끝으로 톡톡 건들여본 뒤, 공격하지 않았다. (이들은 서로 너무 강하다고 생각했는지, 평화조약을 맺었다.) 이렇듯 거미에게는 발끝이 중요하기 때문에, 입으로 자주 청소한다.
그런데 피터도 이런 능력을 갖게 된 게 아닐까? 그렇다면 참 흥미로울 것 같다. 먹어보지 않아도 맛을 알 수 있고, 더군다나 보통이라면 입에 대보지도 않을 것들, 예를 들어 생필품도 맛이 느껴지고, 다른 사람과 악수하면 살갗의 맛을 느끼게 될 테니까….. 음식물쓰레기를 버리러 들고 갈 때는 기분이 정말 최악이겠다. 그러나 이에 대한 어떤 힌트도 영화에서 얻지 못했다.

마지막으로 물리적인 분석을 해보자.
스파이더맨이 타잔처럼 거미줄을 쏘면서 어떻게 계속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느냐 하는 점이다. 타잔을 보신 분들은 다들 아시겠지만, 줄을 잡고서 계속 앞으로 나아가는 건 불가능하다. 어디선가 힘을 공급해줘야 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스파이더맨은 어떻게 힘을 공급받아 줄타기를 계속 할 수 있는 것일까? 이게 궁금해서 한참 들여다봤다. 그랬더니 결론은 이랬다.

왼쪽 손목이 keypoint!!

영화를 보신 분은 아시겠지만, 스파이더맨이 외부에서 힘을 이끌어내는 건 아니다. 그렇다면 스스로 힘을 발휘해야 한다. 여러분이 어려서 그네를 탈 때 점점 더 많이 흔들리게 해봤을 것이다. 꼭대기에 다다랐을 때 다리를 흔드는 것이다. 다리를 흔드는 행동은 스스로에게 일을 해주는 역할이다. (그 행동을 반대로 하면 그네가 빠르게 멈추게 만들 수도 있다.) 스파이더맨도 비슷한 원리를 이용해서 줄을 탄다. 위의 캡쳐 이미지의 왼손을 보자. 줄을 놓기 직전에 손목을 아래를 꺾는다. 즉 손목을 아래로 꺾어서 자기 자신을 위로 조금씩 들어올리고 있는 것이다. 스파이더맨은 힘이 무지 세니까 저정도만으로도 충분히 연속적인 줄타기를 할 수 있었던 것이다. 물론 보통 사람이었던 타잔은 이렇게 할 수 없었기 때문에 연속으로 줄을 타기 위해서 평소에 가는 길이 조금씩 낮아지도록 줄을 연속으로 마련해 뒀어야 했을 것이다.

그런데 우표에 나온 스파이더맨에서는 이런 모습을 인식하기는 힘들다. 정지화면을 그린 것이니까 동적인 상황을 그리는 게 힘들어서 못 그린 것이겠지만….. (근데 아래 이미지의 왼쪽 위 첫 번째 우표를 보면 손가락이 꼭 개구리 같네요. ㅋㅋㅋㅋ)

영국에서 발행된 ‘MARVEL Collector’ 전지

또 하나를 생각해보자.
인터넷에 공개돼 있는 어떤 글들을 보니, 스파이더맨이 거미줄을 뿜어내면 굳는데 시간이 오래 걸린다고 한다. 그런데 실제 거미들을 살펴보면 생각이 좀 달라질 것이다. 일반적인 거미들은 거미줄을 한두 가닥만 뽑아낸다. 그러나 왕거미과 거미들은 채판이란 것을 갖고 있다. 채판은 거미줄을 뽑아내는 실젖 여러 개가 뭉쳐있는 기관이다. 그래서 먹이를 잡았을 때 순식간에 거미줄로 칭칭 감을 수 있다. 그러나 거미줄을 쓰기 전에 굳히기 위해 기다린다거나 하는 모습을 볼 수는 없다. 마찬가지로, 스파이더맨의 거미줄도 하나가 통으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얇은 거미줄을 뭉텅이로 내뿝는 것으로 볼 수도 있다. 위의 영화 캡쳐이미지 중에 식판에 거미줄을 붙인 장면을 보면 얇은 올의 거미줄을 다수 뿜어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스파이더맨이 거미줄을 뿜어낸다고 해도 굳기까지 오래 걸리지 않아도 된다.

5. 결론

스파이더맨이 갖게 된 거미 DNA는 어떤 종의 것인가? 앞에서 봤듯이 깡충거미, 꼬마거미, 닻표늪서성거미, 유령거미, 응달거미, 수리거미, 도사거미, 가죽거미, 왕거미의 DNA를 물려받은 것 같다. 모두 9 종이다. 설명할 수 없는 특징까지 합하면 10 종 정도의 거미 DNA가 섞인 게 아닐까?

ps.
스파이더맨의 능력에 대해 분석하면서 이야기 하나가 떠올랐다. <성공하는 사람들의 7 가지 습관>에 나오는 ‘동물학교’. 숲속의 동물들이 모여서 공동학교를 만들었는데, 수영, 잠수, 날아오르기, 달리기, 나무 오르기 등 모든 능력을 갖추도록 가르치다보니, 예를 들어 독수리 새끼는 날아오르기에서 뛰어난 능력을 보였지만 수영하기에서 낙제해 좌절하는 등, 모든 아이가 좌절했다는 이야기다. 스파이더맨은 이 동물학교 부속 거미학교 출신처럼 많은 거미의 강점만 모아서 갖고 있다. 거기다가 사람 육체와 정신의 강점까지…. 이게 좋은 상태인 건지 잘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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