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미 생태에 대한 짧은 글

어딘가에서 거미에 대해 대화할 때, 이정도 알고 있으면 좋지 않을까 해서 이 글을 남겨본다. 이 글에서 언급하는 거미종은 특별히 기억하지 않아도 된다. 대략 이런 것이 있구나 정도로 알아두면 될 것 같다.

1. 한살이

거미는 수명이 1년 미만인 종부터 20 년 정도 사는 종까지 다양하게 알려져 있다. 학자들은 보통 1 년 미만, 1~1.5 년, 2~3 년, 3 년 이상으로 나눈다고 한다. 내가 관찰한 바에 의하면, 우리나라에도 1 년에 두 번 나타나는 종(같은 거미줄이 봄에 한 번, 가을에 한 번 나타나는 종이 있기 때문에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부터 몇 년씩 사는 종까지 있다.

  • 1 년 미만인 종은 어미가 알을 낳고 바로 죽는다. 산왕거미, 무당거미, 풀거미, 검은날개무늬깡총거미, 응달거미 등
  • 1~1.5 년인 종은 알을 낳아 키우고 죽는다. 염낭거미, 닷거미, 늑대거미 등
  • 2~3 년인 종은 1~2 번 알을 낳아 새끼를 키운다. 꼬마거미, 잎거미, 대형 늑대거미 등
  • 3 년 이상인 거미는 그냥 오래 산다. 땅거미, 농발거미 등

(검은날개무늬깡충거미는 1~1.5 년 동안 산다고 분류되지만, 내가 관찰한 대로라면 수명이 1 년을 못 채운다.)

거미는 곤충처럼 외골격을 갖는 동물이기 때문에 탈피를 통해 성장한다. 탈피 횟수는 매우 중요한데, 3 회만 탈피하는 종도 있으며, 수십 번을 탈피하는 종도 있다. 탈란튤라 같은 경우는 20 년 넘게 살면서 평생에 걸쳐서 수십 번 탈피한다. 그러나 탈피는 매우 위험한 일이기 때문에, 대부분은 탈피하다가 죽는다.
탈피 횟수는 한 배 새끼도 각자 다를 정도로 환경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먹이가 많으면 빠르게 크게 자라므로 탈피 횟수도 늘어난다.

거미 성장 단계는 다음과 같다.

알 → 약충 애거미 유체 아성체 준성체 성체

  • 알의 크기와 개수는 거미종에 따라 다르다. 10~3000 개 정도의 알을 낳으며, 대체적으로 몸집이 클수록 많이 낳는다.
  • 약충은 막 부화한 거미이며, 알집에서 나오지 않는다. 다리가 짧아서 마음대로 움직이지 못한다.
  • 애거미는 1 번 탈피를 하고 알집을 찢고 나온 뒤부터 종의 특성이 나타나기 전까지의 단계이다. 처음 알집에서 나온 애거미는 몸집이 0.5 mm 정도로 매우 작고 몸이 반투명한 경우가 많다. 몸의 색과 무늬가 성체와 많이 달라 동정이 힘들다.
  • 유체는 몸의 색과 무늬가 성체와 거의 비슷해진다. 그러나 동정은 아직 힘들다. (동정은 생식기가 완벽히 만들어지는 성체에서만 가능하다.) 대부분의 거미종이 암수의 차이가 별로 나타나지 않는다.
  • 아성체는 성체와 몸의 생김새가 거의 같아진다. 그러나 생식기가 아직 분화하지 않는다. 암수의 몸집 차이가 크게 나는 종은 이때부터 몸집의 차이가 생기기 시작한다. 그 이유는…. 수컷은 이때부터 먹이를 거의 먹지 않기 때문이다. 먹지 않기 때문에 몸집이 오히려 서서히 줄어든다.
  • 준성체는 성체가 되기 직전 단계이다. 생식기나 교접기가 부풀어올라서 암수를 구분할 수 있게 되지만, 완성되지 않아서 동정은 힘들다.
  • 성체는 몸이 완전히 자랐고, 암수 생식기가 완성되어 있다. 1 년 이상 사는 종의 경우 첫 3 년 정도는 성장을 계속하며, 몸집이 커질수록 알을 더 많이 낳게 된다.

거미는 월동하는 형태가 다양하다.

2. 크기

거미는 크기를 말할 때 눈이 있는 머리부터 거미줄이 나오는 배 끝까지의 길이를 뜻하는 몸길이를 기준으로 한다.

거미의 몸집은 애초에 작은 종이나 크게 자라는 종이 있다. 다만, 먹이를 얼마나 먹었느냐에 따라 성장 속도가 달라지기 때문에 큰 의미를 갖는다고 보기는 힘들다. 그래서 도감에 나와있는 크기를 벗어나는 경우도 빈번히 볼 수 있다. 예를 들어서, [한국의 거미] 도감에는 들풀거미 크기가 암컷은 15~19 mm, 수컷은 12~14 mm로 나와있으나 직접 관찰한 크기는 암수 모두 25 mm 정도인 개체도 있었다.

  • 초소형종 – 2~4 mm; 부리네온깡충거미 등 (종은 많으나 관찰하기 힘들다.)
  • 소형종 – 4~10 mm; 염낭거미, 늑대거미, 꼬마거미 등 (많이 발견된다.)
  • 중형종 – 10~15 mm; 늑대거미 대형종, 닷거미류, 왕거미류, 응달거미류, 깡충거미류 등
  • 대대형종 – 15 mm 이상; 산왕거미 등, 무당거미, 일부 닷거미류, 들풀거미 등

3. 사는 곳

거미는 물 속에서부터 산지, 건조기후인 사막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서식능력을 보인다. 사막 등, 우리나라에서는 관찰할 수 없는 서식환경은 제외하고 생각하자.

  • 물 속 – 물거미(Argyroneta aquatica)
  • 물가 – 논거미(주로 논에 사는 거미 종류), 해안깡충거미, 해변애접시거미, 황산적늑대거미 등
  • 평지 – 대부분의 늑대거미, 왕거미, 꼬마거미류
  • 산지 – 도사거미류, 꼬마거미류, 풀거미류, 게거미류
  • 산 꼭대기 – 산길깡충거미, 부리네온깡충거미(산등성이의 흙 속)
  • 거의 모든 곳에서 발견되는 종 – 황닷거미

4. 생활형

거미는 거미줄을 활용하는 강력한 사냥꾼이다. 따라서 생활형은 어떻게 사냥을 하느냐 측면에서 따져볼 수 있다.

  • 정주성 거미
    거미줄로 사냥줄을 치고서 한 곳에 정착해 사는 거미 종류를 말한다. 진화적으로는 초기에 나타났으며, 거미줄을 잡고 다니기 위해 발 끝마다 발톱 3 개가 집게 형태로 붙어있다. 거미줄 형태는 다음과 같이 나뉜다.
    • 둥근 그물 : 왕거미, 무당거미, 응달거미, 알망거미, 갈거미
    • 접시 그물 : 잔나비거미, 외줄거미, 잎거미, 자갈거미
    • 깔대기 그물 : 공주거미, 풀거미, 굴뚝거미, 비탈거미
    • 불규칙 그물 : 실거미, 유령거미, 굴아기거미, 꼬마거미,도토리거미, 깨알거미, 접시거미
    • 차일 그물 : 티끌거미
    • 돔형 그물 : 땅거미, 주홍거미
  • 배회성 거미
    정주성 거미가 진화하여 나타난 거미종이다. 사냥용 거미줄을 치지 않고 먹이를 찾아 적극적으로 돌아다니며 사냥한다. 진화적으로 정주성 거미보다 후대에 나타났으며, 처음 나타난 늑대거미는 정주성 거미처럼 3 개의 발톱을 갖고 있지만, 그 이외의 배회성 거미는 모두 2 개 또는 4 개의 발톱을 갖고 있다.
    개중에는 다시 사냥용 그물을 치는 종도 있다.
    • 일부 염낭거미 : 돛단배의 돛 모양의 그물을 친다. (정주성 거미의 거미줄에서 발견되지 않는 유형)
    • 일부 깡충거미 : 차일 그물 모양의 그물을 친다.
  • 사회성 거미
    여러 개체의 거미가 같이 생활하며 사냥하는 종이 있다. 세계적으로 20여 종이 있으며, 모두 정주성 거미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에는 이것처럼 강한 집속력을 보이는 거미는 알려져 있지 않다. 깨알거미과Mysmenidae의 깨알거미Mysmenella jobi, 왕관응달거미, 주홍거미, 납거미 정도가 느슨한 형태로 단체생활을 한다.
    다른 종끼리 함께 사는 경우도 많다. 풀거미, 비탈거미는 같은 과의 다른 종끼리 서로 뭉쳐서 사는 것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또한 돌 틈이나 선상지 등에서 늑대거미류, 깡충거미류, 흑갈톱날애접시거미 등 여러 종이 한 그물 안에서 생활하는 것도 볼 수 있다.

5. 먹이

거미는 주로 육식성 식사를 한다. 비슷한 크기의 곤충부터 매우 작은 톡톡이까지 잡아먹는다. (우리나라에는 없지만) 몸집이 큰 탈란튤라 같은 거미는 쥐나 작은 새를 사냥해 먹는다.

특이하게 식물성을 먹는 거미들이 있다. 아카시아 같은 식물은 개미 등에게 제공해줄 목적으로 잎자루 부근에 고단백질의 덩어리를 만드는데, 일부 거미는 이걸 먹는다. 꽃게거미의 경우 꽃가루를 먹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그러나 식물성 식사는 주식이 아니라 동물성 식사를 보조하는 간식이다.

6. 기타

6.1 생김새

거미는 절지동물이다. 절지동물은 온 몸이 마디로 되어 있다. 거미도 머리가슴과 배의 2 부분으로 나뉘어 있는데, 예전에는 배가 수많은 마디로 만들어져 있었다. 마치 전갈처럼….. 많은 종의 거미가 배에 대칭적이고 반복적인 패턴의 무늬를 갖고 있는데, 이 무늬가 마디의 흔적이라고 한다. (실제로 마디 흔적이 남아있는 거미도 있다고 한다.)

게 같은 절지동물이 10 개의 다리를 갖는 것처럼 거미도 10 개의 다리를 가졌었다. 지금은 진화하여 8 개의 다리를 갖고 있으며, 2 개는 손 역할을 하는 더듬이다리로 진화하였다. (그래서 더듬이다리에 발톱이 있는 종도 가끔 있다.) 수컷은 더듬이다리에 교접기가 있다. 양쪽 더듬이다리를 모두 잃어 교접기가 없는 수컷은 짝짓기를 할 수 없다.

6.2 몸의 구조

머리 끝에는 입, 더듬이다리, 눈이 있으며, 가슴에는 8 개의 다리가 있고, 배에는 밑면에 생식기가 있으며, 끝에 거미줄을 만드는 실젖이 있다.

거미는 거의 대부분 8 개의 눈을 갖고 있으나, 일부 눈이 퇴화되어 1, 2, 4, 6 개를 갖고 있는 종도 많다.

머리가슴과 배가 하나로 합쳐진 벌레가 있는데, 통거미[장님거미]다. 통거미는 보통 거미로 많이 오해받는 편이니 주의하다.

6.3 특이한 거미

가죽거미 종류는 특이하게 머리의 엄니에 실젖이 있어서 스파이더맨처럼 거미줄을 앞으로 쏜다. 주요 먹이는 다른 거미이며, 다른 벌레도 잡아먹을 수 있다.

참고자료

[거미의 세계] 임문순 김승태 공저

[한국의 거미] 남궁준 저

[거미가 궁금해] 이영보 저

[거미생태도감] 공상호 저

https://news.joins.com/article/3475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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