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과 조리개와 렌즈 수차의 관계

예전에 어떤 사진작가와 사진에 대해 이야기하다가 렌즈와 사진 선명도의 관계에까지 전개됐다. 그 사진작가는 이전에 알려졌던 잘못된 조리개 지식을 갖고 계셨다. 예를 들어 회절은 조리개를 심하게 조여야만 나타난다고 생각하셨다. 그래서 이에 대해 설명해 드렸는데, 도저히 이해하지 못하셨다. 물리학을 모르기 때문에 수차와 회절에 대해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이 글을 쓴다.

이 글은 읽는 분들이 카메라 기본장비인 바디, 접사렌즈, 외장플래시와 사진에 대한 기본지식을 어느정도 안다고 가정하고 설명하겠다.


렌즈는 조리개값이 작을 때와 클 때 뿌옇고, 중간인 f/5.0일 때 가장 선명하다. 찍새 중에도 이것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이 많다. 이것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회절과 수차를 우선 이해해야 한다. 렌즈 성능이 이 두 가지 요소로 결정되기 때문이다. 이 요소는 모두 각각 빛을 분산시켜 사진을 뿌옇게 만드는 속성이다.

0. 렌즈의 구성요소

간단하게, 렌즈를 구성하는 요소는 크게 렌즈알과 조리개이다.

캐논 EF 40mm f/2.8 STM 렌즈 단면도 (출처 : 캐논 코리아)

렌즈알은 크게 볼록렌즈와 오목렌즈로 나눌 수 있는데, 모두 투명한 물체의 표면을 구형으로 깎아 만든 것이다. 구형으로 깎는 이유는 고등학교 물리교과서에 나오므로, 이에 대해서는 이야기하지 않겠다. (설명이 쉽지 않기도 하다.) 이런 렌즈알을 구면렌즈라고 부른다. 최근들어 렌즈알을 레이저로 가공하는 방법이 개발된 뒤에 렌즈알 모양을 자유자재로 만들 수 있게 됐다. 그래서 필요에 따라 복잡한 모양의 렌즈알을 만들어 쓰는데, 이런 렌즈알을 비구면렌즈라고 부른다.

반사렌즈 단면도 (출처 )

특별하게 거울만으로 만드는 렌즈가 있다. 뉴턴이 만든 반사렌즈이다.

조리개는 여러 개의 금속이나 플라스틱 조각을 원형으로 배열하여 동시에 움직이도록 만든다. 조리개 날의 개수에 따라 제작기술 난이도가 달라지기도 하고, 사진에 나오는 빛망울의 모양도 바뀌기 때문에 다양한 장치가 개발돼 있다. 몇십 년 전에 구소련에서 다양한 조리개가 연구되었고, 그래서 구소련에서 만들어진 렌즈를 선호하는 분들도 많이 있다. 그러나 현대에 팔리는 렌즈는 대부분 특정한 모양의 조리개만 쓰이는 것 같다.

참고로, 조리개가 아예 없는 렌즈도 있다. ‘곤충의 눈’ 같은 이름으로 불리는 렌즈도 그중 하나이다. 이런 렌즈는 빛이 워낙 적게 통과하기 때문에 빛의 양을 조절할 필요가 없다.

렌즈알과 조리개는 각각 다른 이유로 렌즈의 성능을 저하시킨다. 이들 각각에 대해서는 간략하게 아래에서 설명할 것이다. 그러면 이런 요소들에 의해 성능이 저하하지 않는 카메라를 만들 수 있지는 않을까? 예전 필름시절에는 불가능했지만, 디지털카메라로 발전하면서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그러나 성능 저하가 꼭 나쁜 것만은 아니기 때문에, 대중적으로 쓰이지는 않을 것으로 생각된다.

1. 수차에 따른 빛의 퍼짐

렌즈알에 빛이 들어갈 때, 몇 가지 이유로 빛은 한 곳으로 모이지 않는다.

첫 번째, 빛의 진행방향을 바꾸는 굴절율 크기가 빛의 파장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에 빛이 한 점에 모아지지 않는다. 대체로 푸른 빛은 붉은 빛보다 더 먼 곳에서 모인다. 그래서 색깔이 분리돼 보인다. 이를 색수차라고 부른다.

두 번째, 렌즈를 구면으로 만들면, 빛이 구면의 어느 부위로 들어오느냐에 따라 모이는 점이 달라진다. 그래서 뿌옇게 보인다. 이것을 구면수차라고 부른다.

이상적인 초점 형성(위)과 일반적인 구면수차(아래) (이미지 출처)

이것 이외에도 다양한 수차가 존재하지만, 이 두 가지 수차만이라도 알아두다. 이 두 가지 수차는 대부분 렌즈의 중심에 가까운 곳으로 들어오는 빛에서는 약하게 나타나고, 먼 곳으로 들어오는 빛에서는 강하게 나타난다.

이런 수차를 줄이기 위해 많은 연구가 있어왔다. 그래서 등장한 것이 앞에서 말한 비구면렌즈이다. 그러나 수차를 완벽하게 없애는 방법은 아직 없다.

2. 조리개값에 따른 빛의 퍼짐

렌즈 안으로 들어온 빛은 사람의 눈이나 필름이나 센서에 도착하는 동안 여러 투명한 물질을 통과한다. 그동안 불투명한 물질을 딱 한 번 만나는데, 그것이 바로 조리개다. 조리개는 빛의 양을 조절하는 장치이다.

검은 조리개의 구멍 가장자리에서는 렌즈를 통해 들어온 빛이 회절이 일어난다. 회절은 빛이 장애물의 영향으로 흩어지는 현상이다. 빛이 날에 가깝게 지나갈수록 더 심하게 회절한다. 옆 그림에서 붉은 부분으로 들어온 빛은 조리개의 영향으로 사방으로 흩어진다. (주로 조리개날 방향에 수직으로 흩어진다. 이는 광학으로 따져야 하지만, 생략하자.) 흰 부분으로 들어온 빛도 회절을 일으키지만, 상대적으로 조금만 일어난다. 따라서 구멍의 흰 부분과 붉은 부분의 넓이의 비가 선명함을 결정한다. 그림의 오른쪽과 비교해서 왼쪽이 흰색 영역의 비율이 더 크므로 회절이 일어나는 양은 더 적을 것이다. (아마도 구멍의 반지름에 비례해서….) 따라서 조리개를 많이 조였을 때(=오른쪽) 더 뿌예진다.

3. 조리개와 수차의 앙상블

아래 그래프에는 세 가지 곡선이 그려져 있다.

녹색 그래프는 렌즈의 수차에 의한 상의 흩어지는 정도를 나타낸다. 조리개를 조여 렌즈 중심 부위를 지나는 빛만 쓸수록 상이 선명해진다. 주황색 그래프는 빛이 조리개날에서 회절하면서 흩어지는 정도를 나타낸다. 조리개를 조일수록 회절이 많이 일어나므로 상은 점점 흩어진다.

이렇게 상을 흐릿하게 만드는 두 가지 원인은 조리개값에 따라 반대로 나타난다. 사진의 선명도는 이 두 원인의 조합에 의해 결정된다. 그렇다면 선명한 사진은 어떤 조건일 때 찍힐까? 조리개값 f/5.0일 때 가장 선명하다. 이 값은 사진을 찍을 때 매우 중요하다. 카메라와 렌즈 제조회사도 이걸 잘 알고 있다. 그래서 카메라는 모든 기능을 조리개값 f/5.0에 맞춰서 만든다. 렌즈도 어지간하면 조리개값을 f/5.0을 포함해서 작동하도록 만든다.

4. 심도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

심도는 찍새 입장에서 상당히 미묘하다. 명료하게 딱 떨어지는 값이 아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접사를 촬영할 때 어떤 중요한 면에 초점이 맞았다고 해보자. 보통 우리가 유효한 초점영역 안에서 카메라의 위치를 살짝 바꾸면 어떨까? 분명 사진에 찍힌 면은 상당히 선명하게 보일 것이다. 그러나 우리 눈은 그걸 선명하게 판단하지 않는다. 그러면 반대로, 그 면에 초점을 맞춘 상태로 사진을 찍었다면, 앞의 촬영에서 초점이 옮겨졌던 곳은 선명하지 않게 보일까? 거의 대부분 선명하게 보인다. 이것은 중요도에 따라 우리 뇌가 가중치를 두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측정기기로 심도를 결정하는 경우와는 다르게, 우리가 인지하는 심도는 객관적인 결과를 얻을 수 없다.

심도에 영향을 주는 요소를 생각해보자.

4.1 조리개

조리개는 보통 가장 흔히 심도를 조절할 수 있는 장치이다. 개방하면 심도는 얇아지고, 조이면 두꺼워진다.

4.2 카메라와 피사체 사이의 거리

피사체가 멀어지면 심도가 두꺼워진다. 먼 곳에 있는 피사체를 사진에 담으면 배경까지 선명하게 나오는 경향이 있는데, 이것은 자연스러운 것이다.
이 말은 반대로, 접사를 찍을 때 심도 확보가 얼마나 어려운지 보여준다. 특히 MP-e 65mm 같은 초접사렌즈로 촬영할 때 심도 두께가 엄청나게 엄청나게 얇아진다. 5× 배율로 f/7 정도의 조리개값으로 촬영할 때 0.02~0.03 mm(=20~30 μm) 정도….

4.3 렌즈의 초점거리

초점거리란 렌즈와 초점 사이의 거리이다. 이것은 렌즈의 특성에 해당한다. 같은 카메라일 경우 렌즈의 초점거리에 따라 사진에 담기는 장면의 넓이가 결정된다. 흔히 초점거리가 40~50 mm일 경우 표준화각이라고 부르며, 이보다 작을 경우 광각렌즈, 클 경우 망원렌즈(그중에 100 mm 안팎일 때 준망원렌즈)라고 부른다.
그런데 초점거리가 심도에 영향을 미친다. 일반적인 조리개 설정에서 생각해보자. 광각렌즈는 심도가 두꺼워서 보통 풍경촬영에 쓰인다. 표준화각 렌즈는 일상생활에서 인물을 찍었을 때 얼굴이 전부 선명하게 나올 정도이다. 물론 오이만두 같은 조리개를 매우 넓게 개방할 수 있는 렌즈는 이보다도 더 심도를 얇게 만들 수 있다. 망원렌즈는 심도가 더 얇다. 그러나 멀리 떨어진 인물을 찍었을 때 몸 전체가 선명하게 나올 정도의 심도는 된다. 그러나 멀리 떨어진 배경은 거의 모조리 뿌렿게 찍힌다.

4.4 카메라 센서의 크기

센서나 필름의 크기도 심도에 영향을 미친다. 그러나 주의해야 할 점이 있다. 큰 센서의 사진을 작게 자르면 작은 센서의 사진이 된다는 것이다. 물론 화소밀도가 같다면 말이다. (실제로 완전히 동일한 특성의 센서를 쓰는 카메라들이 있다. 내가 쓰고 있는 5DsR과 7Dm2의 경우 센서의 로우패스필터만 약간 차이가 난다. 잘라내면 사진이 호환될 수 있는 수준이다.)
방송용 카메라와 스마트폰 카메라(폰카)는 보통 f/20~f/30 정도이므로 심도가 많이 두껍다. 방송에 출연한 사람이 어지간히 움직여도 항상 선명하게 잡히는 게 이때문이다. 흔히 똑딱이라 부르는 작은 카메라는 심도가 방송용 카메라와 dslr의 중간쯤 된다. dslr은 조리개값이 작아 아웃포커싱(모든 배경을 선명하지 않게 찍어 주피사체를 부각시키는 촬영방법)하기 쉬운 게 특징이다. 원한다면 조리개를 f/1.0보다 작게 만들 수도 있다. 베이비렌즈처럼 심도를 극단적으로 얇게 만들기도 한다. 이렇게 선명도보다 더 중요한 것을 얻기 위해 정말 특별한 장비도 만들어진다.

4.5 사진의 크기

같은 사진이더라도 크기를 바꾸면 심도가 변한다. 이는 사진 크기를 바꾸면 한 개의 화소가 차지하는 영역의 넓이가 바뀌는 셈이기 때문에 나타나는 결과다. 사진을 작게 만들수록 심도가 두꺼워진다. 따라서 사진을 크게 활용하려 할 경우엔 심도 확보가 더 어려워진다. 보통 찍새들이 사진을 찍은 뒤에 크기를 10~20% 정도 크기로 줄여서 쓰는 이유이기도 하다.

5. 각 상황에 유용한 조리개값

사진을 찍을 때는 선명도만 중요한 것이 아니다. 작가가 원하는대로 원하는 피사체가 모두 선명하게 나오거나, 원하는 특정부위만 선명하게 나와야 좋다. 물론 어떤 조건으로 사진을 찍을 것이냐는 당연히 작가의 선택이다. 따라서 조리개값은 선명도는 참고만 하고, 원하는만큼 조여서 사진을 찍는 게 답이다. 그러나 각 상황에 따라 일반적으로 많이 쓰는 조리개값이 있게 마련이다.

5.1 접사

아래 그래프의 하늘색 곡선을 보면 알 수 있듯이, 심도는 조리개를 조일수록 두꺼워진다. 즉 초점 맞는 부분이 더 많아진다. 그러나 조리개를 조일수록 조리개를 통과하는 빛의 양이 줄어들어서 더 오래 노출해야 한다. 그러다보니 심도를 충분히 확보하기가 힘들다. 그래서 접사를 찍을 때는 항상 심도 확보가 중요하다.

‘곤충의 눈’ 같은 특수렌즈는 조리개가 f/90 정도여서 몇 cm 떨어져 있는 피사체부터 무한대에 가깝게 떨어져있는 별이나 구름까지 선명하게 찍힌다. 어디까지나 예외적인 렌즈다.

접사에 대해 다루는 책이나 커뮤니티에 올라오는 자료를 보면 조리개값을 보통 f/9~f/11 정도로 찍으라고 추천하고 있다. 나는 누구에게 배우지 않고 혼자서 접사촬영을 익혔는데, 몇 달 찍다보니 조리개를 f/9~f/11 정도로 조이며 찍고 있었다. 이게 답이긴 답인가보다.

f/11을 넘어서면 뿌옇게 나오는 정도가 심하고, f/15 정도가 되면 전시사진으로 쓰기는 힘들어진다. 심도라는 요소를 제외하고 생각한다면, 괜찮은 사진을 담기에 적당한 가장 큰 조리개값은 f/11 정도다.

반대로 괜찮은 사진을 담기에 가장 큰 조리개값은 얼마나 될까? 앞에서 말씀드렸듯이 선명한 사진을 찍을 수 있는 가장 작은 조리개값은 f/4 정도이다. 보통은 f/5가 제일 선명한 조건이자 한계이다. 물론 이렇게 찍을 수만 있다면 당연히 좋은 사진을 얻을 수 있지만, 심도가 얇아지면서 초점면을 피사체와 정밀하게 위치시키는데 어려움이 생긴다. 그건 기술로 극복하면 되니까 이 값을 최대값으로 인정하도록 하자.

5.2 얇은 피사체 접사

우리가 여기에서 하나 더 생각해야 할 것이 있다. 거미줄이나 넓고 판판한 잎사귀 같은 걸 찍으려 한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조리개를 완전히 개방하고 멀찌기서 찍어야 하는 경우가 생긴다. 접사지만 접사가 아닌 사진이 되는 건가? 아무튼 아주 가끔, 조리개값을 최대한 개방해 찍는 게 유용할 때도 있다.

5.3 멀티포커싱을 활용한 접사

접사에서는 보통 선명함과 심도를 확보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그러나 앞에서 설명했듯이, 선명함과 심도가 가장 좋은 조리개값은 다르다. 그러면 이 둘을 동시에 만족시킬 수는 없을까? 없다. 이게 답이다.

그러나 이미지 처리 소프트웨어가 발달하다보니 멀티포커싱이라는 기술이 발전했다. 멀티포커싱이란 건 여러 장의 사진을 겹쳐놓고서, 초점이 맞은 부분만 합하는 기술이다. 이런 기술을 쓰면 가장 선명한 조리개값으로 여러 장의 사진을 찍어서 합하면 선명하면서도 심도도 충분한 사진을 얻을 수 있다. 아래 사진은 그렇게 합성한 것이다.

알 수 없는 거미종의 애거미

이 거미는 알집에서 나온지 이틀 된 몸 길이가 0.5 mm 정도 되는 애거미이다. 일반적인 방법으로 찍은 사진은 조리개를 f/10 정도로 조여서 찍어도 심도도 얕고, 화질도 너무 뿌옇게 된다. 그래서 MP-e 65 mm 렌즈를 f/7.1로 설정해서 12 장을 찍은 뒤에 그중 8 장을 뽑아 한 장으로 합성했다. 일반적인 사진보다는 뿌옇지만, 피사체 크기를 고려하면 나름 모든 부위가 선명하다.

5.4 풍경사진에서의 조리개값

보통은 접사와 비슷하게 f/9.0~f/11.0 정도로 찍는다. 이 설정도 나쁘지 않으나, 다양한 조리개로 찍어보는 것을 추천한다. 상황에 따라서 좋은 것은 늘 바뀌게 마련이니까….

5.5 인물사진에서의 조리개값

일반적으로 찍는 사람들의 말을 들어보자면, f/2.8로도 모자란다. 최대개방 조리개 수치가 f/1.0에 가까운 특별한 고가의 렌즈를 이용해서 촬영하기도 한다. 그러나 상대적인 선명함을 추구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말 고품질의 인물사진을 원하는 것이라면 역시 어느정도 조여야 좋다. 여러분이 인상깊게 봤을만한 역사적인 사진은 대부분 조여서 찍은 것이다.

다만 그냥 이쁘다, 잘 나왔다 싶은 수준의 사진을 원한다면 최대개방으로 찍어라. 왜냐하면, 조여서 찍은 인물사진은 상당한 후보정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기생충] 800만 기념 무대인사에서의 봉준호 감독
(f/6.3으로 찍은 건데, 이건 이 렌즈의 최대개방 조리개값이었다.)

결국 인물사진을 주로 찍을 렌즈를 구입하려고 한다면, 최대개방 조리개값이 큰 것일수록 좋다. f/1.0인 렌즈(캐논의 경우 ‘할배만두’라고 이름붙여진 전설속의 렌즈)이면 더 좋을 것이다. 하지만 이걸 명심해라. 그런 기능이 가끔은 필요해서 이런 렌즈를 사는 거지, 실제로는 이런 렌즈를 쓰더라도 대부분의 사진은 결국 조리개를 어느정도 조여서 찍어야 한다는 것을…..

6. 노출시간에 따른 선명도 변화

많은 사진이 1/8000 초의 노출시간으로 찍힌다. 그러나 노출시간이 짧아질수록, (조리개를 조일 때처럼) 빛이 통과하는 부분의 면적 중에 셔터에 의해 회절이 일어나는 부분의 면적 비율이 커진다. 아래 그림에서 두 연두색 간격이 좁을 수록 흰 색 영역에 비해 연두색 영역의 비율은 커질 것이다. 그래서 노출시간이 짧을 수록 회절에 의해 빛이 더 심하게 번진다. 보통 1/8000 초로 사진을 찍을 때는 조리개도 최대개방일 테니 수차도 매우 심할 것이므로 사진은 아주 뿌옇게 나온다. 따라서 노출시간을 극단적으로 짧게 한다는 말은 선명하지 않은 사진을 찍겠다는 의지의 반영이라고 볼 수 있다. 이런 사진은 보통 가치가 없다.

조리개의 구멍(분홍색 원형) 양 옆으로 셔터날(연두색 직선형)이 지나가고 있다.
노출시간은 두 셔터날의 간격을 바꿔서 조절한다.

그러나 인물을 이렇게 찍으면, 이미지처리 프로그램으로 뽀샤시 처리를 하지 않아도 피부가 뽀얀 사진을 얻을 수 있다. 뽀샤시가 보통 해상도를 줄이는 작업이기 때문이다. 그런 사진을 보통 모델이 좋아한다고 한다. 오이만두(EF 50 mm f/1.2L USM)처럼 모델사진을 찍는데 좋다는 렌즈는 하나같이 최대개방 조리개값이 매우 큰 이유가 이 때문이다.

접사도 특별한 경우엔 1/1000 초 이상의 극단적인 노출시간으로 찍지만, 보통 접사는 노출시간이 1/250 초보다 길다. 이건 접사할 때는 보통 조리개를 조이기 때문에 빛의 양이 적어서 어쩔 수 없이 그렇게 설정되는 것이지, 선명도를 고려에 둔 설정은 아니다.

아무튼, 대부분의 경우는 노출시간이 길어질수록 찍힌 사진은 더 선명하다.

7. 선명도에 영향을 미치는 나머지 요소

이 글에는 어울리지 않는다 생각되어 빼려다가 설명 없이 추가한다.

접사링(Extension tube)이나 접사렌즈(close-up lenz)를 쓰면 화질이 나빠진다. 그 와중에 내부마감 수준에도 영향을 받는다.

외장플래시와 반사체 종류에 따라서도 선명도에 영향을 받는다.

조명과 관련해서 노출시간을 1/20 초 정도까지 유지할 수 있다면 정말 재미있는 사진을 찍을 수 있다.

결국 화질 좋은 사진을 찍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좋은 카메라와 렌즈는 기본이고, 많은 악세서리와 보조기구도 필요하다. 물론 노하우는 말할 것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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